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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요마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피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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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송
작품등록일 :
2020.09.05 02:00
최근연재일 :
2020.11.12 23:40
연재수 :
6 회
조회수 :
1,779
추천수 :
20
글자수 :
25,122

작성
20.10.19 02:55
조회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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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1쪽

★☆제2화 ~ 지상낙원

DUMMY

내 포지션은 와이드 리시버(WR)

말 그대로 공을 받는 자다.

축구로 치면 최전방 공격수 혹은 윙 포워드쯤.

공격 팀의 한 축으로 패싱공격을 전담한다.


미식축구의 꽃은 쿼터백이지만 하이라이트의 마지막은 언제나 리시버가 장식한다.

경기를 한방에 뒤집는 게임 체인져. 최고의 스피드에 운동능력까지 가장 화려하면서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포지션이다.


차에 치인 뒤로 경황이 없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몸 상태가 고등학교 때로 돌아와 있었다. 날 괴롭히던 부상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웠다.

하지만 이것 빼고는 모든 상황이 최악.

다른 스포츠에 비해 미식축구는 평균 입문 연령이 높은 편이다.

신체가 미성숙한 어린나이부터 풋볼을 하면 뇌에 충격이 갈 수도 있기때문.

그렇다 해도 고2 때 입문은 너무 늦은 출발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내 고등학교 시절에 비해 몸 상태가 월등히 좋다는 점.

내가 스무 살에나 도달했던 피지컬 수준이었다. 여기에 한국과 미국에서의 경험이 온전히 내 머릿속에 들어있다. 정말 오묘한 밸런스였다. 완전히 좌절하기도 그렇다고 포기하기도 뭐한.


“멈추는 사람은 10바퀴 추가다!!”

강도 높은 훈련이 시작됐다.


운동장 양 사이드를 번갈아가며 계속 달리는 인터벌 훈련. 다들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들려왔다.

“fuxk!”

특히 덩치가 큰 선수들은 죽으려고 했다.

바닥에 주저앉는 선수. 운동장 한편에 토하는 선수. 코치말은 무시한 채, 쉬엄쉬엄 산책을 하는 부류.

헬파티가 따로 없었다.

코치의 입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헤이! 넘버82 Are you kidding me?”

“거기 87번 동네 마실 나왔어?”

“사람이 언제부터 4발로 기어 다녔나? 일어서서 뛰라고!”


다들 죽을상인데 나 혼자 얼굴에 환희로 가득했다.

물론 죽을 만큼 힘들었다. 다리에 힘은 풀려가고 입에선 쓴맛이 느껴질 만큼.

하지만 고통이 지금의 기쁨을 넘진 못했다.

사실 너무 행복했다!

힘든데 행복하다면 약간 싸이코 갔겠지만. 정말 진심이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난 반에서 그 흔한 계주대표도 뛰어보지 못한 아이였다.

운동을 좋아는 했지만 특별한 재능은 없는 존재감 없는 학생B.

그런데 고등학교에 가면서 내게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갑자기 키가 1년 만에 14cm나 자라며 181까지 급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근육에 힘이 붙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환골탈태.

중학교 때 반에서 운동 꽤나 한다며 위세 떨던 애들이 이젠 어린애마냥 귀여워보였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내 피지컬은 그냥 사춘기 2차 성징 정도로 여겨야만 했다.

변변한 운동부 하나 없는 인문계.

입시 말고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죄악시 하는 분위기.

그나마 일주일에 한 번 있던 체육시간도 2학년부터는 자습시간으로 바뀌면서 내가 운동을 접할 기회는 단절되었다.

개인의 개성과 재능은 중요치 않았다. 오직 명문대에 몇 명이 진학하느냐가 그들의 관심사일 뿐.


집ㅡ학교ㅡ학원


일탈이라고 해봤자 가끔 가는 PC방이 전부.

삭막한 학창시절. 다양한 경험을 해볼 기회는 내게 없었다. 숨 막히는 야자만이 있을 뿐.


“좋은 대학에 가면 모든게 해결된다! 참고 견뎌라! 노력해라!”

“명문대에 가면 여친 얼굴이 바뀌고 배우자의 급이 달라진다.”

이런 천박한 말들을 너무나도 당당하게 하던 선생들.

‘뭘 위해서?’

문뜩 떠오르는 의문을 뒤로한 채, 피동적인 삶에 익숙해져갔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는 잊은 채.

그렇게 주위 분위기에 휩쓸려 물위에 나뭇가지처럼 흘러갔다.

이런 삶이 답답하고 숨 막혔지만 다른 대안은 없었다.

그 시절 나의 시야는 너무나 좁았기에.

고등학교라는 새장 속에 갇혀 대학이란 하늘만 바라봤다.

내 자신을 알아갈 시기에 영혼 없는 사람처럼 하루하루를 보냈다. 입시란 세계에 갇혀. 그 당시엔 유튜브도 SNS도 스마트폰도 없었으니까

얻을 수 있는 정보란 매우 한정적이었다. 세상을 보는 통로는 오직 학교 그리고 공중파 TV프로가 전부였으니.

진로선생님의 형식적인 상담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렇게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지원했고 제법 유명한 서울 4년제에 들어가게 되었다.

첫 학기 의욕에 넘쳐 장학금 까지 받았지만 결국 남은 건 진한 회의감 뿐.

내가 생각했던 대학생활이 아니었다.

그저 고등학교의 연장선.

달라진 거라곤 의미 없는 술자리 정도?

어른들이 말하던 이상향은 없었다.

당연한 결과였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잘하는지도 모르면서 전공을 선택했으니.


또다시 취업이라는 문이 반기고 있었고 모든게 똑같이 반복되었다.

“참고 견뎌라! 취직만 되면 모든게 바뀐다!”

타오르는 젊음을 누르고 화창한 날씨 우중충한 칸막이 안에서 고리타분한 법전공서를 읽으려니까 몸에서 사리가 나올 것만 같았다. 결국 상실감이 나를 집어 삼켰다.


그래서 군으로 도피했다.

하지만 이 선택은 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


“선비!! 막판 스파트!!!”

“Yes sir!”


얼마나 고마운가?


지금 하고 있는 운동은 한국에 있을 때도 내가 자주하던 훈련 중 하나.

밤늦은 시간까지 홀로남아 운동장 골대 사이를 왔다 갔다 하길 수십 차례.

차디찬 모래바닥.

조명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학교 운동장.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이마저 수위 아저씨의 눈치를 보며 뛰어야만 했는데, 여긴 파릇파릇한 잔디가 사방에 깔려있고 코치들이 오히려 힘내라고 응원까지 해준다.

그야말로 나에겐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정말 눈물겨웠다.

운동에 재능 있는 사람이 미국에 산다는 건 축복 그 자체.

모든 환경이 구비되어 있고 그저 난 뛰기만 하면 된다. 정말 낙원이 따로 없을 정도.

내 재능을 마음껏 표출하면서 모든 열정을 쏟아 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을 느꼈다.


폐가 아플 정도로 저려왔지만 눈에는 웃음이 그득했다.


허나 팀을 캐리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경험도, 신체도 모두다.

대신 난 내 피지컬이 어떻게 성장할지 한계는 어디쯤인지 알고 있다.

이를 최대한 이용해서 돌파구를 찾는다. 지금 할 수있는 최선.


고등학교 풋볼은 아직 장래가 확실하지 않은 아이들이 모여 있기에 수준차이가 극심하다.

프로선수를 꿈꾸지 않는 학생들도 섞여 있기에.

물론 1군 선수들은 나름 선별된 학생들이지만 역시 편차가 존재한다.

특히 이시기엔 발육정도의 차이가 가장 큰 요인.

키는 이미 최대치까지 성장한 만큼 높이와 스피드에는 자신이 있었다.

지금시점에서 내게 부족한건 파워.


근육량을 늘려 최소 73kg 까진 체중을 끌어올려야 한다. 몸싸움과 폭발력을 위해서.

육체의 완성도로 보면 100에 50정도. 이제 막 윤곽이 잡힌 시점.


주 챔피언이 되도 정말 잘해야 한 두명이 1부 리그에 갈 수 있을것이다.

재능은 있지만 피지컬이 딸리거나 늦게 시작한 경우 또 여러 사유로 인해 1군 스카우터들에 주목을 받지 못했을 시엔 2부 대학에 가서 편입을 노린다.

여기서도 지목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3부에 간다. 마지막까지 내려가면 전문대 풋볼까지 나오게 된다.


1군 대학에 가기 위해선 영웅이 되어야 한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능력으로 리그를 초토화 시켜야만 가능성이 있다.

‘과연 너에게 그럴만한 재능이 있을까?’ 라고 묻는다면

내가 괴물들이 넘쳐나는 미국 스포츠 시장에서 그중 최고만이 도전한다는 풋볼을 꿈꾼 이유에는 막연한 허풍만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겐 특별한 재능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좆같은 병영문화가 나를 각성시켰다.


훈련소에서 개구리 군복이 익숙해지려고 할 쯤 갑자기 모든 소지품을 빼앗더니 남색으로 바꿔갔다.

순식간에 소속이 국방부에서 행안부로 바뀌며 경찰학교로 보내졌다.

이후 난 제주도에서 막 올라온 평택에 한 기동단에 배치 받게 되었는데 모든게 열악했다. 구더기가 빗방울처럼 떨어지는 간이화장실, 창고용 컨테이너 박스에서 2년을 보내야만 했다. 시설은 그렇다 쳐도 최악의 고참들은 정말 참기 힘들었다. 갖은 구타와 가혹행위들 여기에 이를 외면하는 기간요원들 까지.

각설하고

특이하게도 우리 중대에는 소싯적 운동 좀 했다는 애들이 유난히 많았다. 체격들도 다 좋아 180이상이 중대에 흔했다.

덕분에 처음 소대대항 축구시합에서 공 한번 제대로 건드려보지 못하고 패했다.


“신병 미쳤어? 축구 좀 한다며 새끼야!”


패배의 대가로 내무실에서 한 시간 넘게 머리를 박고 나서야 깨달았다.

‘아 경기에서 지면 좆되는구나.’

그때부터 죽기 살기로 뛰었다.

“이경 김선비 괜찮으십니까?”

“이 새끼 돌았나?”

타 소대 고참들과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FC서울 2군? 체대 출신? 내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살려면 무조건 이겨야 했기에.

정말 죽기 살기로 발악을 하자 웃프게도 내 안에 있던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냥 운동 좀 하는 정도인줄 알았는데 그 이상이었다.


빡센 훈련과 고단한 일과생활 여기에 잠자기 전까지 친히 체력증진을 시켜주시는 천사 같은 고참들 덕택에 내 피지컬은 진화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운동하고 정말 미친 듯이 먹어댔다.


어느덧 64키로 정도 나가던 체중이 80키로에 육박했다.

근육량이 늘자 몸이 완전 달라졌다.

목욕탕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 정도로 그곳엔 전혀 다른 사람이 서있었다.

제대 후, 24살까지 정말 끝없는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날이 갈수록 몸이 더 좋아지면서 가슴팍은 터져나갈 듯 탄탄해졌고 하체는 경이로울 정도였다. 그렇게 매일 리즈시절을 경신하며 완전체가 되어 갔다.

여기에 정성스러운 엄마의 집밥과 군에서 밴 운동습관이 맞물리자 시너지가 폭발했다.


“와.. 방금 머리 닿지 않았냐?”


수직점프가 무려 1m. 농구골대에 거의 머리가 닿을 정도.

100m는 비공식 기록이지만 대학교 트랙에서 11초02를 기록했다.


나는 최고의 하체를 갖고 태어났다.

다리와 허리힘만큼은 그 누구한테도 지지 않을 정도로.

상체 파워는 평범한 수준이지만 강한 코어근육과 긴팔이 이를 커버한다.

얇은 발목에 두꺼운 허벅지는 미칠 듯한 스피드에 급격한 방향전환까지 가능하게 해준다.

여기에 뛰어난 지능과 운동센스 극한의 상태를 즐기는 똘끼 까지.

과거의 난 미국에서도 통하는 신체능력을 보유했었다. 그것도 운동을 전공한 것도 아닌 혼자 취미로 2년 만에 이정도 수준까지 올라섰다.


내 신체 전성기는 23살부터.

앞으로 5년 남았다.

20살에 1군 대학에 가고, 23살에 NFL에 입성한다.

이게 앞으로의 계획.


하지만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부상은 한순간에 모든 걸 앗아가니까. 설령 살아남는다 해도 주 챔피언에 오를 확률은 미지수.

그만큼 현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헤이 선비!”


그때 감독님이 나를 불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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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3화 20.10.24 288 4 11쪽
» ★☆제2화 ~ 지상낙원 20.10.19 313 4 11쪽
2 ★☆제1화 20.10.15 392 4 12쪽
1 ★☆#0 ~ 프롤로그 20.10.15 421 4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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