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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號Tiger 님의 서재입니다.

용맹의 바퀴(The Wheel of The Bold)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6號Tiger
작품등록일 :
2018.10.17 10:59
최근연재일 :
2020.04.07 10:20
연재수 :
472 회
조회수 :
332,746
추천수 :
10,040
글자수 :
1,852,915

작성
20.03.20 09:53
조회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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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8쪽

Two Steps From Hell Part IX

DUMMY

“멈춰!!!”

호위병이 칼을 내리치려는 순간 알렉산더가 고함을 질러 멈추게 했다. 칼을 거두고 물러나게 하니 호위병은 마치 영혼이 없는 기계인형처럼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곧 잠시 동안 모든 공간을 지배했던 침묵이 사라졌다.

“······두렵지 않나?”

“사자로 소임을 맡게 되었을 때 이 육신에 깃들어 있는 목숨은 제 군주인 몰링톤 백작님께 양도했습니다. 본래 제 것이지만 이 자리에 선 순간만큼은 제 것이 아닙니다. 백작님을 위해 죽는 것이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헨리 전하께서 그대를 몹시 칭찬하셨지. 마틴 곰 남작도 스스로 맡은 소임을 다하고 있지만 그대의 패기 또한 매우 본받을만하다고 말이야.”

“저는 오직 제 소임을 다할 뿐입니다.”

알렉산더 첼트는 에드워드의 제안을 생각해 보겠다면서 내일 오전까지 답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물러나 쉬도록 하니 던컨은 정중히 예를 올리고 물러났다. 모두의 시선이 오직 알렉산더에게 집중되었다.

이미 스스로는 항복을 하겠다고 결정했지만 지금 투항한다면 굉장히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밖에 없었다. 한 번 싸워 자신들의 힘을 보인 다음에 협상을 해야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전투를 지속한다고 남게 되는 것이 무엇이지?’

이번 봄에 벌어진 오크 족과의 전쟁과 옥스티드 포위를 풀기 위해 동원된 군대 때문에 제대로 농사가 이뤄지지 않아 이번 여름이 지나면 당장 식량이 부족해 질 것은 분명했다. 에드워드가 식량 공급만 차단해도 모두 굶어죽게 될 것이다.

“······지금 곧바로 항복한다면 애송이가 우리를 얕잡아 보며 이런저런 무리한 요구를 해올 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병력만으로 버티고 싸운다고 해도 애송이의 기병대를 상대로 개활지에서 맞서 승리할 수는 없습니다.”

“······.”

좌우에 있던 사람들 모두 합당한 걱정을 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개활지에서 에드워드의 기병대를 상대로 절대로 승리할 수 없었다. 돌벽 뒤에 숨어 있으면 물러날 수 있겠지만 드래곤 브레스를 상대로 끝까지 버티는 것은 불가능하다. 알렉산더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싸울 수 있을 때 싸우고 지켜야 할 때 지키며 도망쳐야 할 때 도망치고 항복해야 할 때 항복해야 한다.”

“······.”

“지금은 싸울 때도 아니고 지킬 때도 아니고 도망쳐야 할 때도 아니다. 싸울 수도 없고 지킬 수도 없고 도망칠 수도 없다.”

“······.”

남은 것은 항복해야 할 것이니 모두들 어깨를 늘어뜨렸다. 몇 사람은 검을 빼들어 바닥에 내던져 버리기도 하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진정하자 알렉산더는 차분히 그 다음을 이었다.

“몰링톤 백작은 야심이 큰 사람들이니 이곳에 있는 모두를 충분히 환대할 것이다. 나 또한 그렇게 되겠지. 하지만 나는 에드문드 전하부터 시작해서 헨리 전하를 섬기며 동부 롱포드 왕가의 모든 것을 통치했다.”

“······.”

“또한 나의 아들 휴스턴이 에드워드의 손에 죽은 원한을 잊고 그 앞에서 항복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이곳에 있는 모두를 죽음의 길로 함께 이끌고 갈수는 없다.”

“······.”

알렉산더 첼트는 자신은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이 갈 길을 결정하겠다고 나섰다. 모두들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아 만류하자 알렉산더는 차분하게 그렇게 해야 하는 점을 강조했다.

“만약에 내가 이대로 항복한다면 분명히 후한 대접을 받겠지. 그렇지만 몰링톤 백작은 내가 세력을 모아 반역을 일으킬 것이라고 항상 걱정하며 불안해 할 것이다. 겉으로야 공정하게 행동하겠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

“몰링톤 백작이 섬긴 모든 사람들이 그 끝이 좋지 못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내가 사라져야 자네들 모두에 대한 의심을 거둘 것이다. 또한 이것이 첼트 가문을 지켜내는 일이니 나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를 대표로 협상을 해야 하는지요?”

좌우에 있던 사람들은 알렉산더의 결심이 확고한 것을 알고 그 결정을 만류하지 않았다. 이것이 못내 섭섭하기는 했지만 각자 자신의 가문과 목숨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렉산더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굳이 대표를 정할 것 없이 함께 움직여 각자의 목소리를 내도록 하면 될 것이네. 이렇게 된다면 몰링톤 백작은 이곳 사람들을 존중하고 각자의 영지와 재산을 보전해 줄 것이다.”

“······알겠습니다.”

“또한 은광산을 주저할 것 없이 넘기도록 해. 그렇게 한다면 이후 몰링톤 백작의 후한 대접으로 다들 지금 이상의 부와 힘을 누리게 될 것이네. 이것들 모두 그대들의 충정에 대한 나의 마지막 보답이네.”

“······.”

알렉산더는 자신에게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모두 돌아갈 것을 재촉했다. 모두 눈물을 흘리며 어찌 할 줄 몰라하니 자리에서 일어나 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의 손을 잡았다. 몇 사람이 힘을 내 싸우길 청했지만 알렉산더가 여러 차례 만류했다.

“굳이 싸우지 않아도 되고 죽지 않아도 될 것을 반복하는 것은 지울 수 없는 죄악이다. 그런 죄를 짓지 않도록 해.”

“······.”

“그럼 모두와 작별했으니 나는 나만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네. 모두 물러나도록 하게.”

“······.”

다들 눈물을 흘리면서 쫓겨나듯 그 자리를 떠났고 알렉산더 첼트는 다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가만히 목에 걸린 황금으로 만든 목걸이를 벗어 그 가운데 가문의 문장을 손에 들었다. 물끄러미 그것을 내려 본 알렉산더는 손톱으로 문장 뒤를 열었다.

그 안에 작은 유리병이 나왔는데 새끼손톱 크기였다. 그것을 손에 쥐고 만지작거리던 알렉산더는 입안에 넣었다. 눈을 감고 주저하며 계속 우물거리던 알렉산더는 마지막 결심을 굳히고 어금니를 깨물었다.

유리 조각이 깨지는 소리가 났고 잠시 뒤 입에서는 거품을 내뱉고 목을 움켜잡았다. 눈이 터질 듯 커졌지만 이내 눈동자는 힘을 잃었다. 영혼이 떠나지 않도록 목을 쥐고 있던 양손도 천천히 바닥으로 추락했다.



==============================


봄이네요...^__^


Next-56


●‘뒤까발리오’님...에구...어제는 들어와서 잠깐 누웠더니 아침에 출근할 때네요...ㅎ.ㅎ;;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피로 때문에 면역력 떨어지면 끝이니 쉴 때 푹 쉬어야죠...하지만...그냥 잠깐 누웠는데 일어나 보니 아침이라니 참...ㅠ.ㅠ;;

글쿠 말씀대로 알렉산더의 고심을 잘 이해해 주셨습니다. 아들을 죽인 원수에게 허리를 숙여야 하는 것이 얼마나 상심이 큰지요...웅...어쨌든 알렉산더는 스스로의 명예를 지켰습니다...야심이 컸다면 도쿠가와 이에야스처럼...오다 노부나가에게 장남이 죽어도 끝까지 고개를 숙이고 때를 기다리고 있었어야 하는데 말이죠.

물론 이렇게 되면 더 흥미진진해 지겠지만요. 첼트 가문이 온존되면서 나중에 어떻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__^; 그나저나 봄 날씨네요...좋기는 한데...요즘 우한 코로나19 때문에 사람 많은데 피하며 동네 뒷산 등산이라도 다녀야겠습니다.

운동을 중단하지 않아 면역력을 키워내야죠...:p 뒤까발리오님도 건강 조심하시구요. 힘차게 화팅입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모든 독자분들 화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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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뒤까발리오
    작성일
    20.03.20 17:35
    No. 1

    알렉산더 첼트가 현명한 이네요.
    자기 마지막을 결정할수 있다는게 정말 큰 생각입니다.잘했다.라고 칭찬할 일은 절대 아니겠지만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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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 등장 캐릭터들 20.04.07 541 3 33쪽
470 후기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3 20.04.07 401 12 5쪽
469 Two Steps From Hell Part IX(End) +4 20.04.07 393 14 7쪽
468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4.06 213 11 8쪽
467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4.05 237 9 8쪽
466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4.03 219 10 8쪽
465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4.02 208 11 7쪽
464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4.01 218 11 8쪽
463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3.31 227 11 7쪽
462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3.29 210 9 9쪽
461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3.27 222 9 7쪽
460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3.26 209 9 7쪽
459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3.25 211 10 8쪽
458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3.24 215 8 7쪽
457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3.23 224 12 7쪽
456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3.21 218 10 9쪽
»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3.20 236 10 8쪽
454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3.18 222 11 6쪽
453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3.17 245 9 8쪽
452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3.16 223 10 8쪽
451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3.15 222 9 7쪽
450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3.14 233 14 8쪽
449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3.13 234 12 7쪽
448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3.11 221 14 7쪽
447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3.10 213 11 7쪽
446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0.03.09 213 11 8쪽
445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3.08 219 11 9쪽
444 Two Steps From Hell Part IX +1 20.03.07 230 9 8쪽
443 Two Steps From Hell Part IX +2 20.03.06 228 9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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