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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슬픔 님의 서재입니다.

무신일상(武神日常)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해피루
작품등록일 :
2017.07.15 21:43
최근연재일 :
2017.07.15 22:29
연재수 :
1 회
조회수 :
1,215
추천수 :
5
글자수 :
2,619

작성
17.07.15 22:29
조회
1,215
추천
5
글자
6쪽

끝.

잘부탁드립니다.




DUMMY

달조차 붉게 보이게 할 만큼 사방에서 풍겨오는 혈향이 평야 전체에 진동한다.

그 중심에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역시 착각이라는 듯이 만월의 밝은 달이 나를 비추고 평야를 밝혔다.

마치 선녀가 내려올 것만 같은 달빛에도 불구하고 평야에 펼쳐진 모습은 이곳이야말로 지옥이라고 말하는 듯이 죽음의 기운을 뿜어내 달빛을 밀어낸다.


"쿨럭, 크크 네놈 하나를 감당못하다니. 무림강호라는 말이 헛소리나 다름 없구나!"


내 발치에서 끊겨가는 숨을 힘겹게 붙잡은 노인의 마지막 말은 원망도 분노도 아닌 후회.

이또한 나를 씁쓸하게 만든다.


"이유, 그래 이유나 물어보자. 대체 왜그런거냐?"


"정명."


내 짧은 대답을 이해하지 못한 노인이 나를 올려다 본다. 역시 알리가 없다.


"1년 전 무림맹의 현무단 소속의 어린 녀석들이 자신의 옷에 꼬치의 양념을 뭍혔다는 이유로 한 아이를 폭행했다."


"..."


내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노인이 나를 올려본다.


"당시에 아이의 아비는 일이 있어서 옆마을에 간 상태였고 호되게 폭행당한 아이는 골목길에서 변변찮은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이웃이 챙겨주지 않은게 아니라 챙겨주지 못한 것이다. 그 어린 연놈들이 아이를 도와준다면 호되게 대가를 치를거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지."


"...설마"


"아이의 아비는 무림맹을 찾아갔다. 문지기는 위에 보고한다고 하였으면서도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도 매일 같이 찾아간 아비에게는 기다리라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


말문이 막힌 노인이 나를 보는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노인은 아무것도 듣지 못했을테니 당연하다.


"하여 아비는 무림맹의 정문 앞에서 기다리며 지나가는 높은 사람을 기다렸다. 그러곤 높은 사람이 지나갈때마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지. 하지만 외면당했다. 무림맹의 현무단의 단주도, 봉황단의 단주도, 의약당의 당주도!"


점점 언성이 높아져간다. 다 식은 줄았았던 분노가 다시 타오르는 느낌에 짜증이 솟구친다.


"무림맹의 군사란자도! 무림맹의 부맹주란자도! 전부!! 그 누구도 아비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노인의 고개가 떨궈진다. 그 표정은 보지않아도 침통함으로 가득찼으리라.


"평범한 아비였다면 이 억울함을 간직한체 화병으로 죽었을 것이다. 혹은! 무림맹의 무사들에게 뭇매를 맞아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명이의 아비는 달랐다."


"...힘이 있었는가."


"그렇다. 힘이 있었다. 자기 자식조차도 못지킨 힘이지만!!"


마음 속에서 분노가 울컥거리며 토해진다. 이 분노는 식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분노는 눈앞의 시체들과 노인을 향한 분노가 아닌 자신을 향한 분노니까.


"혼자서 백만의 군세를 이기고 만의 무사를 이기며 천의 고수를 짖밟을 수 있는 힘이기에! 그리하였다!! 무림맹의 무사 수 만을 찢어 죽여도 풀리지 않을 분노를 가라 앉힐 수 없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해야만 했다! 어미조차도 없이 아비만 있음에도 언제나 환하게 웃어주던 그 아이의 퉁퉁 부어 얼굴조차 알아볼 수 없는 그 몸이! 푸른색으로 도배되어 싸늘하게 식은 몸이! 나를 멈출 수 없게 하였다!"


뜨겁게 터질 것 같은 가슴에 주먹으로 가슴을 내리쳤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목구멍이 분노로 막혀 노인에게 화를 쏟아낼 수도 없을 것 같았다.

노인의 눈에 맺히기 시작한 눈물은 아이에 대한 연민인가 자신의 무지에 대한 후회인가. 알 필요도 없고 알 마음도 없다.


"그래서 나 정무현은! 무림맹을 없앴다. 못난 아비지만 할 수 있는거라곤 이것 밖에 없기에 행했다."


"...미안하네."


"무림맹주 네놈을 살려둔 이유는 최소 네놈이라도 정명이의 묘지에 향을 올리고 사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네 목숨은 그 뒤에 거둘 것이다."


나에 말에 고개를 숙인 노인이 떨리는 눈으로 나를 올려봤다.


"하지만... 하지만 도중에라도 나에게 말해 줄 수는 없었는가? 아니 최소한 죄없는 다른 무사들이라도 살려줄 수는 없었는가?"


"전자가 불가능 하다는 것은 네놈이 가장 잘 알 것이다. 그리고 후자는 헛소리다. 방관죄도 죄이고! 무지 또한 죄이다."


노인의 고개가 푹하고 꺽여진다.


"정명이의 묘는 무림맹 인근의 오산의 북쪽 초입부분에 있다. 그 후에 내가 넣어 놓은 기운에 서서히 그 명을 거둬라."


"...알겠네."


"그러면. 나도 그만 갈때가 되었군."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내 갈비뼈사이로 하나의 검자루가 지나가며 심장을 꿰뚫었다.


"무, 무슨?!"


"그래... 혜령이였나? 복수는 이뤘으니 되었느냐?"


검에 찔린 상태로 뒤를 돌아보니 열두셋 되어보이는 소녀가 칼자루를 놓은 손모양 그대로 손을 떨고 있었다.

첫살인인가.


"나는 네 아비의 원수다. 그러니 후회하지도 슬퍼하지도 마라. 그저 담담하게 가슴에 뭍고 앞을 향해 걸어가라. 그게 네 아비가 바라는 길일 것이다."


"왜, 왜 안피한거에요?"


혜령이의 목소리가 떨린다. 당연하겠지 노인이 나에게 말을 걸때부터 이 아이가 움직이고 있는걸 알고 있던 나니까. 여태까지의 싸움에서도 치명상을 한번도 입은적 없었고 말이지.


"이 장소에서 나를 죽일 자격이 있는건 너뿐이고. 내가 이제는 숨을 거두기를 희망했으니까다."


"...비겁해요."


피식


"아아 비겁하지. 비겁하기 짝이 없지."


막대한 힘으로 지탱하던 심장의 균열이 벌어진다. 슬슬 끝이 다가왔다.


"...잘있어라."


혜령이가 울먹이는 소리가 멀어지고 내 의식은 어둠에 잠겼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프롤로그가 엄청 깁니다. 이게 아니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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