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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교수의 서재

채권자와 채무자는 스트리밍중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레드퓌파에
작품등록일 :
2019.11.18 12:56
최근연재일 :
2019.12.12 10:15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935
추천수 :
22
글자수 :
115,344

작성
19.11.25 19:29
조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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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8화 첫방송 - 2

DUMMY

드리미 : [어서오세요! 새로 오신 분들도 환영해요! 저는 유ㅁ- 아 드리미라고 합니다! 게임이랑 소통 방송 위주로 진행하려고 하는 스트리머에요!]


활기찬 목소리로 미몽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오 목소리 이쁘시당’

‘반가워요ㅋㅋ’


그에 맞춰서 올라오는 채팅이 올라왔다.


드리미 : [네네 반가워요! 헤헤. 아 음... 사실 오늘은 롤만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저챗하게 될줄은 몰랐네요!

그래도 여러분들께 잘 인사드리고 싶으니까... 괜찮죠?!]


‘네넹’

‘그럼요~’

‘드리미가 뭐에요?’


드리미 : [감사합니다! 아 드리미요? 음 꿈을 영어로 한 거에 크리미한 느낌?

거기에 여러분들께 뭔가 드리고 싶다는 의미에요! 좋죠!?]


‘오 ㅋㅋㅋ’

‘그렇게 깊은 뜻이었음? ㅋㅋㅋ’

‘이쁘네요 ㅋㅋㅋ’


활기찬 채팅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성진은 다시 한 번 벙 쪘다.

아니 정확히는 자신이 간과 하고 있던 점을 떠올렸다.


“맞다... 이 녀석 인싸였지...”


그렇다.

유미몽이라는 여대생은 이성진이랑은 완전 반대쪽을 걷고 있던 여자애였다.

당연히 얼굴이 안 보인다고 해서 그 능력이 어디 갈리는 없었다.


“내 걱정이나 할까...”


진심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이성진이었다.

주제넘은 것은 어쩌면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우울함이 밀려왔다.

그런 성진의 상황을 알 리 없는 미몽은 여전히 활기차게 떠들고 있었다.


드리미 : [취미요!? 저 티워치 보는거요!]


‘오! ㅋㅋㅋ 티수리머였음? ㅋㅋㅋ’

‘ㅋㅋㅋ 누구 방송봐요??’


드리미 : [저 현웅님 방송이요! 어? 티수리머가 뭐에요??]


‘와우. 머기업! ㅋㅋㅋ’

‘티수+스트리머요 ㅋㅋㅋ’


드리미 : [아아 그래서 티수리머라 하는 구나!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엫헴님? 이렇게 읽는 거 맞아요?]


‘앳 홈인데 ㅋㅋㅋㅋㅋㅋ’

‘엫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리미 : [아! 앳 홈이구나! 에이 영어 잘 못해요... 칫.]


‘아 삐지심? ㅋㅋㅋ“

‘제가 닉 고쳐올게요 ㅋㅋㅋㅋ’


웃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

그야말로 인터넷 방송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최고로 화사한 분위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가 유지되자,

어느새 시청자수는 23명 남짓 올라가고 있었다.

그 장면을 절찬리에 감상 중이던 이성진은 넋이 나갔다.


“뭐야.. 이러다 진짜 머기업 되는 거 아니야...?”


'자신은 엄청난 소녀와 만나버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광경을 바라보며

이성진은 복잡한 기분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나무랄 데 없는 대성공이지만 보통은 이럴 때 실수가 나오기 쉬운 법이었다.


‘리미님 몇 살이세요?’


채팅창에 올라온 한 글.

거기서 성진은 불길함을 느꼈다.


드리미 : [아 저요? 저는요~]


유미몽은 대답하는데 한 박자를 쉬었다.


드리미 : [여러분의 반짝반짝 햇살?]


“푸웁-”


이성진은 마시고 있던 물을 뿜었다.

다행인 건 그나마 재빠르게 바닥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미치-”


욕이 올라오려는 걸 억지로 삼키고 오그라드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리고 재빠르게 시선을 채팅창으로 돌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엌ㅋㅋㅋㅋㅋ’


거기에는 성진의 예상과는 완전 다른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 돌아버렸네?”


그렇게 경멸의 눈빛으로 채팅창을 쳐다보았지만

당연히 그들은 그의 소심한 저주를 알리가 없었다.


드리미 : [히히 농담이구요. 음 그런 거는 조금 나중에! 알려드릴게요! 음~ 평균 시청자 500명!? 넘으면 나이 알려드릴게요! 이제 여러분들 큰일났다~ 이제 님들 영원히 모른다!]


‘ㅋㅋㅋ 금방 찍으실 것 같은데 ㅋㅋ’

‘리미님 지금 처럼이면 쌉가능 ㅋㅋㅋㅋ’

‘뭐임 여기? ㅋㅋ 재밌네 ㅋㅋㅋㅋ’


이성진은 그렇게 달아오른 채팅창을 입을 내민 채 바라보기만 했다.

그렇게 1시간을 ‘하하 호호’ 떠든 후 유미몽의 첫 방송은 종료되었다.


‘누적 팔로우 수 : 200’


이라는 글이 그녀의 팔로우 하트 마크 옆에 붙어있던 건 덤이었다.



*


“컴투울니이임~”

“네.”

텐션 최고조의 유미몽의 목소리였다.


“성진아아~~”

“뭐.”

그와 다르게 상당히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이성진이었다.


“잘했지!?”


쓰다듬어 달라고 애교부리는 강아지와 같은 목소리에 성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그래. 엄청 잘했네. 일약 스타 아니냐? 이정도면?”

“에이 그건 너무 띄워준 거 아니야?”

“여기 보고 말해.”


그렇게 말하며 성진은 디코 채팅으로 링크주소 하나를 보냈다.

미몽은 고개를 갸우뚱 하며 그것을 클릭했다.


“헉!!”

“...”


유미몽이 입을 막고 놀랐다.

성진이 보내준 사이트는 인터넷 방송 커뮤니티 사이트였다.

그곳에 대해서는 미몽도 알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새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글이

‘드리미’라는 신입 스트리머에 관한 이야기뿐이었다.

그것도 호평 일색이었다.


“내... 내... 얘기들이야 이거?!”

“그럼 오늘 방송한 드리미가 티워치에 둘 있겠냐?”

“뒤에 기호 붙인 드리미 그런 거 아니야!?”

“아 몰라. 잘했어 잔다~”

“성진아!”

“왜.”


왠지 모르게 심술이 나서 피드백도 안하고 전화를 끊으려는 성진을

미몽이 불러 세웠다.


“고마워... 정말...”

“....”

미몽의 차분한 말투에 성진은 볼을 긁었다.

물론 음성 통화였기에 미몽에게 보일 리는 없었다.


“우리 같이 잘해보자!”

“... 그래...”


그렇게 무뚝뚝하게 대답한 성진이었지만

자신도 모르게 입 꼬리가 느슨해져있었다.

그리고 나서 통화 종료 버튼을 눌렀다. 이윽고 찾아온 자신의 방에 적막.


“냐옹”


슈뢰딩거가 마치 그것을 아는 마냥 성진의 무릎에 올라왔다.


“하여튼 개냥이라니깐.”


이성진은 웃으면서 슈뢰딩거의 미간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줬다.

그리고는 모니터에 표시된 시계로 눈을 돌렸다.


“...”


월요일

2019-03-07


그 의미 없는 문구를 바라보았다.

“내일...”


그렇게 중얼거렸다. 유미몽은 잘 해주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큰소리로 그녀에게 알려주었던 자신도 그만큼은 보여줘야 한다.

그런 압박감이 마음을 옥죄어왔다.



*

[크루 : 블레이즈]


띠링-

[현웅님이 음성대화방에 입장하셨습니다]


현웅: [님들 하염.]

홍광: [여 현웅. 오랜만.]

현웅: [하이요. 홍님 크루방 오랜만에 오셨네?]

홍광: [쏘리. 요즘 방송 끝나고 매니저님이랑 상의할게 많이 밀려서 그거하고 바로 잤음.]

현웅: [아 그럼 인정이죠.]


띠링-

[윙클님이 음성 대화방에 입장하셨습니다.]

윙클 : [홍하, 현하!]

현웅 : [안녕하세요]

홍광 : [오 윙클이 올만.]

윙클 : [에이린님은요?]

홍광: [그러게 들어와 있는 거잖아 저거. 에이린 음소거 풀어.]

에이린 : [아아, 여보세요?]

윙클 : [에하!]

에이린 : [윙하! 무슨 일 있어요?]

홍광 : [아니 오랜만에 다 있길래? 그냥.]

현웅 : [이거 유팁각인데. 녹음해도 됨?]

윙클 : [어휴 유팁충! 증말.]

현웅 : [윙클님 닥치시고요.]

홍광 : [그것보다 어제 밤 커뮤니티 봄?]

현웅 : [왜요? 뭔 일 있어요?]

홍광 : [난리 났던데? 드리미인가?]

윙클 : [아 마따! 봄! 봄! 장난 아니던데요?]

에이린 : [드리미요?]

현웅 : [누군데요? 사고 침?]

홍광 : [아니 어제 첫 방한 스트리머인데 대박이라던데.]

현웅 : [그래요? 다시보기 보러가야겠다. 수고.]


띠롱-

[현웅님이 음성 대화방에서 나가셨습니다.]


윙클 : [하여튼 저 인간은...]

홍광 : [냅 둬~ 저게 낙인 애인데. 너는 요즘 신입 스트리머 방 잘 안보냐 윙클아?]

윙클 : [저요? 그러게요 한동안 안본지 됐네요?]

홍광 : [왜 바빠?]

윙클 : [아뇨 그냥 요즘 뭔가 방송하면 지쳐서...]

홍광 : [슬슬 우리도 후세를 양성하지 않으면 안 되니까 봐둬.]

에이린: [후세라니 너무 올드 하지 않아요 홍광님?]

홍광 : [라떼는 말이야 어!]

에이린 : [네네~ 열심히 찾아볼게요~]

홍광 : [쯧, 어쨌든 현웅이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으니까 괜찮은 사람들 좀 찾아봐 줘.]

윙클 : [넹~]

에이린 : [어게이~ 저 그럼 나가볼게요~]

홍광 : [오케이 근데 나도 나감.]

윙클 : [그럼 나도 나가야지~ 빠염~]


또롱- 또롱- 또롱-

[에이린님이 음성 대화방에서 나가셨습니다.]

[홍광님이 음성 대화방에서 나가셨습니다.]

[윙클님이 음성 대화방에서 나가셨습니다.]

........

....

..

*


오후 5시 50분 데자뷰를 보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다만 다른 점은 어제와는 남자와 여자의 역할이 바뀌어 있다는 것이었다.


“좋아.”


그렇게 짧게 중얼거린 성진은 방송 시작 전에 세팅을 점검하고 있었다.


띵동동동동~


통화가 걸려왔다. ‘드리미’라는 닉네임을 보고 이성진은 통화연결을 눌렀다.


“여보세요.”

“준비 잘 되어가?”

“바쁘다...”

“응... 화이팅!”

“응 알았어.”


이성진은 짧게 대화를 나눈 후 통화를 종료했다.

미몽의 의기소침한 목소리를 듣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은 성진에게 더 이야기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바보같이 이딴 거에 긴장하고 있냐. 이성진.”


퉁명스럽게 자신을 나무란 뒤 방송 시작 버튼을 눌렀다.


컴툴 : [안녕하세요. 신입 스트리머 컴툴 입니다. 잘 부탁드릴게요!]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시작한 성진은 몰두했다.

뷰어 수는 1명.

유미몽일 거라 짐작했다.

그리고 개의치 않고 롤 랭크게임 큐를 잡았다.

그간에도 계속 말을 끊지 않았다.


컴툴 : [일단 보통 정글을 해서 정글 가볼게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일단 밴픽 들어갔는데요! 아 역시 저거 하네요! 그럼 전 이거 할게요!]


그때 뷰어 수가 2로 늘어났다.

성진은 목소리에 한층 더 힘이 들어갔다.


[어~ 이거 조금 힘들 수도 있겠는데요? 적 조합이 너무 좋은데... 아 절대! 밑밥 까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시청자 수가 3으로 올라갔다.

그걸 확인하고 이성진은 한층 더 텐션이 올라갔다.


[블루 스타트 할게요! 이건 상대가 절대 모르겠죠?]


그때 채팅창에 첫 채팅이 올라왔다.


‘쌉노잼’


그리고 이내 시청자수는 2명으로 줄었다.

이성진은 순간 흠칫 놀랐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아... 죄송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안 까불게요...]


‘재밌게 보고 가요 힘내세요~’


응원하는 메세지가 올라왔다.

그렇지만 그것과는 반대로 시청자수는 1명으로 줄었다.

표현하기 어려운 착잡한 감정이 이성진을 덮쳤다.


컴툴 : [튕클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또 보러 오세요!]


유미몽만이 들을 뿐인 그 공허한 목소리였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제의 유미몽이 이상한 것이었다.

‘이게 정상이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이성진은 게임에 집중했다.

바텀 라인에서 혼자서 킬을 따내고 맵에 있는 주요 오브젝트도 전부 확보했다.

압도적으로 잘 풀리는 게임.

반면, 여전히 시청자의 숫자는 1이었다.


“....”


그 방송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유미몽은 왠지 모를 죄악감이 밀려왔다.

유미몽이 잘못한 것은 물론 없다.

하지만, 자신보다 힘든 환경에서 싸우고 있는 이성진의 모습을 눈앞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자신의 어제의 방송이 요행임을 깨닫는 중이었다.

유미몽은 키보드에 손을 얹었다.

‘와 대박-’

거기까지 치고 이내 백스페이스 버튼으로 글을 모두 지웠다.

그 판단은 정답이었다.

이성진이 만약 그 글을 본다면 반대로 비참하게 느낄 것이 분명했다.

유미몽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를 바라보고 있어주는 것뿐이었다.


게임은 대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성진의 마음도 끝나버릴 것만 같았다.


‘1’


그 숫자만이 그의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당연한 결과다.

‘자신은 그저 어쩌다 운 좋게 연금복권에 당첨된 사람.

그것조차도 과분한데 더 과분한 걸 바라는 게 이상했던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하핫...”


이성진의 허탈한 웃음이 새어 나왔을 때-


“....”


시청자 수가 1049명으로 증가했다.


작가의말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시존하는 인물, 단체와는 관련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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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계약은 이어진다 (완) 19.12.12 27 1 13쪽
20 20화 스트리머다워야 한다 19.12.07 51 1 12쪽
19 19화 미안해. 부술게. 19.12.07 30 1 11쪽
18 18화 한 고비 넘어 또 한 고비 19.12.06 22 1 12쪽
17 17화 달이 떠오를 때 19.12.04 22 1 12쪽
16 16화 그들의 뒤풀이 19.12.03 42 1 12쪽
15 15화 마술의 비밀 19.12.02 36 1 13쪽
14 14화 초신성 등장 19.12.01 25 2 12쪽
13 13화 오뚜기는 정말로 이룬다 19.11.30 43 1 12쪽
12 12화 꿈이 삼켜지는 밤 19.11.29 22 1 13쪽
11 11화 균열은 갑작스럽게 생긴다 19.11.28 31 1 11쪽
10 10화 파란만장한 떨림 19.11.27 30 1 14쪽
9 9화 대격변은 생존본능을 일깨운다 19.11.26 46 1 12쪽
» 8화 첫방송 - 2 19.11.25 32 1 12쪽
7 7화 첫 방송 - 1 19.11.25 27 1 12쪽
6 6화 작전 회의와 폭풍전야 19.11.23 48 1 11쪽
5 5화 경천동지 in 자취방 19.11.23 45 1 11쪽
4 4화 포기의 형태 19.11.21 34 1 12쪽
3 3화 탄생. 채무관계 스트리머 19.11.20 37 1 14쪽
2 2화 소녀는 이득을 바란다 +1 19.11.19 154 1 12쪽
1 1화 불행의 형태 19.11.18 13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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