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시바입니다.
2017년 5월 4일자로 완결을 냈었던 저의 데뷔작 [커브볼러]는 외부 플랫홈과의 완결작 계약으로 인하여 7월 중으로 비공개처리로 돌렸습니다. 그 동안 전 커브볼러 연재 내용상 편집을 하지 않고 공개를 해버릴 시에는 분쟁의 위험이 생기는 내용도 많고, 퍼블리싱 문제가 발발하는 요소가 많기에 이번 여름은 내내 커브볼러의 수정만 몰두하며 긴 시간을 골방에서 썩어가며 지냈습니다.
그렇게 편집만 5고까지 진행되는 고행 끝에 결국 8월 31일에 커브볼러가 데뷔를 하게 될 예정이었습니다만.... 그렇습니다, 제가 계약을 맺은 곳은 근래 웹소설 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이트죠. 레진 웹소설이었습니다.
8월 24일 자로 웹소설 서비스가 중지된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계약서 내용과 이메일을 통해 첨부된 내용을 파악해본 결과 9월 30일 자로 제가 맺은 모든 계약은 전면 종료되고, 제 그간의 노력은 금전적으로 일부 회수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번 여름 골방에 처박혀가며 낑낑거렸던 제 시간은 돌려받는 게 불가능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문피아에서 무료연재로 완결냈던 글이었는데, 다른 곳의 독자들도 끌어오고 싶은 마음에 판을 벌렸지만, 결과적으로는 완결작을 아껴보시고 싶어하던 문피아 독자님들만 글을 못 보게 만든 거란 생각이 들어서 유감스럽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픈 예정이 좀 늦게 잡히는 바람에 그 플랫홈에서 유입될 수 있었던 독자분들은 결재를 하고 보시다가 피해를 받을 뻔한 걸 면할 수는 있었다는 점 하나네요. 안 그래도 부족한 글인데 그거 보시겠다고 결재했다가 갑자기 연재가 둥 떠버리면 그것만큼 난감한 것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 피해자들을 편집으로 인한 오픈 지연 덕에 막을 수 있었다는 건 어찌보면 아이러니네요. 저도 뭔가 허탈하면서도 우습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저는 완결본 전체를 가져가는 계약이라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그 플랫홈에서 연재를 하고 계시던 분들이나, 폐쇄 직전 공개 라인업에 작품을 올리게 된 작가분들은 입장이 매우 곤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조치와 대응이 이루어질지 전 이제 막 데뷔를 했다가 무산되어버린 초보 글쟁이라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잘 처리되어야 할 텐데요....
일단 앞으로의 커브볼러 관련 일정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어차피 무료로 달려온 완결작이고, 잦은 지각 연재와 현재 비공개 전환으로 인해 더 이상 보실 분들은 없는 것 같지만, 레진 측과의 전면 계약 해지 일자가 지나면 10월 중으로해서 다시 커브볼러를 공개로 돌릴 예정입니다. 물론 오탈자와 일부 설정 오류, 문제되는 부분이 일체 수정된 최종 편집 버전으로 오픈하겠습니다. 커브볼러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으신 분들은 시간 여유 있으시면 찬찬히 둘러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표지로 쓰일 예정이던 일러스트 결과물도 받았었지만, 이건 소유권이 작가가 아닌 일러스트레이터에게 귀속이 된다고 합니다. 커브볼러 등장 인물 5인방이 특징에 맞게 잘 꾸며진 결과물이 나왔었는데 아쉽습니다. 협의가 되어서 공개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일단 저도 한 번 알아는 볼 예정입니다.
저는 일단 커브볼러와 관련해서는 이제 건드릴 일이 없어졌으니, 그동안 미루고 미뤄왔던 차기작 쑥부쟁이 피어나는 시절을 새롭게 작업 중에 있습니다. 미천한 필력이지만 그래도 장편 하나 완결낸 짬밥은 있는 건지, 이전과는 다른 속도로 타자를 두들기고 있습니다. 커브볼러 문제로 인해 기분이 한껏 다운되었었지만 새로운 신작으로 여러분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나름 감회가 새롭고 다시금 열정이 올라오는 느낌이네요. 앞으로 있을 새로운 만남을 위해 두근거리는 마음을 조금만 더 묵혀두고 있겠습니다.
길었던 여름이 다 지나가고 이제 해가 지면 선선한 바람이 부는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환절기에 고생하는 것은 저로 족합니다. 독자 여러분들 건강 조심하시고, 항상 건승하길 기원하겠습니다.
2017.08.27.
반지하 자취방에서, 이시바.
https://twitter.com/Freak_Tras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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