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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약 특성 최강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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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3.24 09:01
최근연재일 :
2024.04.24 14:05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4,764
추천수 :
93
글자수 :
127,337

작성
24.04.15 14:47
조회
69
추천
2
글자
10쪽

루나 길드 (7)

DUMMY

2층의 남쪽 숲 입구에 도착한 준영은 망설임 없이 숲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북쪽 늑대의 영역과 다르게 유난히 조용하고, 나무들도 더욱 울창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곧 몬스터의 존재를 감지하게 되었다.


‘이곳에는 곰이 살고 있다고 했지?’


곰의 영역이라고는 하지만, 느껴지는 감각은 늑대나 개미와는 확연히 달랐다. 그것은 마치 보스급인 여왕 개미를 연상시키는 강렬하고 위협적인 느낌이었다. 뭔가 이상함을 감지한 준영은 점점 더 신중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의 눈앞에 작은 호수가 나타났고, 호수 가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곰 한 마리가 보였다.


'생각보다 평범한 곰이네?'


실제로 눈앞의 곰은 늑대나 개미처럼 무리를 지어 다니지도 않았고, 겉보기에는 특별한 점이 없는 흔한 검은색 곰이었다. 그러나 감지된 강렬한 느낌과는 상반되는 모습에 준영은 더욱 혼란스러워했다.


조심스럽게, 그러나 확신을 갖고 준영은 곰에게 접근했다. 곰은 늑대만큼 예민하지 않았는지, 준영이 가까이 다가가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듯 보였다. 주변을 다시 한번 감지한 후, 곰이 혼자임을 확인하고는 곰에게 달려들어 옆구리를 세게 베었다. 곰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선공을 허용했다.


"이건... 별거 아니잖아?"


크어어엉!


그러나 곰은 베인 부위에서 울부짖으며 화가 난 듯 준영을 향해 강력한 앞발질을 했다. 준영은 빠르게 반응해 검으로 그 앞발을 막았지만, 공격에 당하자 마자 실수를 깨달았다. 예상 외로 강한 충격이 느껴졌고 충격에 몸이 공중으로 붕 뜨며 날아갔다.


"어라?"


첨벙—


다음 순간, 준영은 다행히 호수로 날아가 물에 빠졌다. 물속에서 벗어난 후, 그는 호수 건너편으로 헤엄쳐 나와 물을 털며 곰을 살폈다. 곰의 반응이 처음에는 느리고 둔탁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놀라울 정도로 민첩하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미친... 이게 늑대랑 같은 층이라고?"


준영은 던전 밖에서 실제 곰과 싸운 적은 없지만, 눈앞의 곰이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호수의 물이 충격을 상당부분 흡수했기에 정말로 다행이었다. 곰은 준영이 물 밖으로 나오자 곧바로 호수로 뛰어들어 유유히 수영하며 그를 향해 다가왔다. 빠른 속도로 수영하는 곰의 모습에 잠시 놀랐지만, 곧 침착함을 되찾고 준비 자세를 취했다. 곰이 다가오자, 준영은 그를 향해 다시 달려들어 옆구리를 베었다.


"늑대보다 훨씬 둔하다는게 다행인가?"


곰이 공격을 시도하려 했지만, 준영은 실수를 되새기며 그의 공격을 피하고 몇 차례 더 베었다. 그런데 곰의 반응이 이상했다. 몇 번이나 확실히 공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곰의 몸에서는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뭐야, 이거... 왜 이렇게 질기지?"


준영은 싸움을 계속하면서 곰의 가죽이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튼튼했음을 깨달았다. 같은 2층의 북쪽에서 싸웠던 늑대들에 비해 너무 나도 높은 난이도를 보며 준영은 어이가 없었다.

과도하게 어려운 난이도에 혹시나 우연히 곰의 영역에서 처음 만난 곰이 은랑과 같이 보스급에 해당하는 곰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지치지 않고 계속 공격을 가했지만, 곰도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반격을 시도했다.

점점 길어지는 싸움에 지쳐가는 준영은 결국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기로 결정했고 곰의 공격을 다시 한 번 피해 곰의 몸통을 찔렀다. 검이 제대로 안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지만, 상관없었고 준영은 인챈트의 주문을 크게 외쳤고 검의 끝에서 강력한 마법을 발사했다.


"에너지 볼트!"


꾸어어엉!




튼튼한 피부를 자랑하던 곰이었지만, 준영의 마법 공격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곰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무너져 내렸고, 그 자리에는 마석이 남겨졌다.


"하아... 드디어 끝났구나."


오늘 하루 몬스터 한 마리를 겨우 잡는데, 그것도 24시간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는 필살 기술을 써야 했다니. 준영은 지친 몸을 이끌고 바닥에 앉아 숨을 고르며 생각에 잠겼다.


"다른 숲으로 가볼까?"


2층을 조사하며 읽었던 몇몇 글귀들이 떠올랐다.


- '남쪽 곰은 5층 보스보다 강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 '잡기는 힘들지만, 마석 값은 예상보다 싸요.'

- '보스급 곰은 일반 곰보다 백 배는 더 튼튼해요. 보면 그냥 도망가는 게 상책입니다.'

- '곰이 너무 힘이 세서 근접 헌터들이 버티기 어렵습니다. 파티 사냥을 계획 중이라면 다른 숲을 추천합니다.'

남들이 말하던 그 힘듦을 몸소 체험한 준영은 결국 방금 잡은 검은 곰의 마석만 챙기고는 남쪽 숲을 떠났다. 숲을 벗어나자마자, 그는 다음 행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동쪽 뱀의 영역은 해독제 없이 간다는 건 자살행위였다. 서쪽의 원숭이들은 나무를 뛰어다니며 높은 기동성을 자랑했기에 쉽게 잡히지 않았고, 남쪽 곰들은 각각이 너무 강해 혼자 상대하기 어려웠다. 이런 이유로 준영이 선택할 수 있는 곳은 루나 길드가 접수한 북쪽 늑대의 영역밖에 없었다. 다른 숲들을 직접 체험하며, 루나 길드가 왜 북쪽 늑대의 영역을 독점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아... 다른 층으로 가야 하나?”


어제 루나 길드와의 마찰을 떠올리며 자동으로 한숨이 터져 나왔다. 다른 층이라고 해도, 3층으로 가는 것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기에 당연히 기각이다. 그렇다고 1층으로 내려가는 것은 너무나 아쉬웠다.


‘... 주변을 감지하는 기술로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준영의 감지 기술은 늑대뿐만 아니라 헌터의 위치까지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이었고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다른 헌터와 마주치지 않으며 몰래 사냥하는 게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숲에 다른 루나 길드원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했기에 대규모로 늑대를 몰아 사냥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다른 숲을 가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준영은 이동했다.


이 계획은 상대방 헌터 역시 감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쉽게 들킬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준영은 이런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준영은 북쪽 숲에 도착하자마자 조심스레 숲의 경계를 탐색했다. 혹시 다른 헌터들의 눈에 띌까 두려워 숲을 경유해 조용히 접근했다. 숲 안은 이전에 겪었던 늑대의 영역과는 달리 조용했으며, 주변에 다른 헌터들의 존재가 감지되지 않자 그는 안심하고 깊숙이 들어섰다.


“세 마리군.”


늑대들은 준영이 접근하자마자 그의 위치를 알아챘고, 곧바로 포위 공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준영은 이미 그들의 감각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는 첫 번째로 돌진해 온 늑대를 매서운 일격으로 마석으로 변화시키고, 뒤이어 달려든 두 번째 늑대까지 빠르게 처리했다.


남은 늑대는 위기를 감지하고 겁에 질려 도망쳤다. 준영은 재빨리 추격하여 마지막 늑대마저 제압했다. 사냥은 순조로웠지만, 그는 늑대가 울어서 다른 무리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꼈다.


“이렇게 해야 다른 무리를 불러오지 못하겠지.”


그는 늑대의 마석을 수집하고 더 많은 늑대 무리를 감지하며 숲을 더 깊숙이 탐험했다. 목표는 가능한 한 적은 수의 늑대를 찾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었다. 무리가 많아질수록 울음 소리 내는 것을 커버하기 어려웠고, 그만큼 다른 늑대를 부를 확률도 높아졌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계속하던 준영은 점차 적은 수의 늑대들만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결국 많은 수의 늑대 무리만 남게 되었다. 한 마리도 도망치지 못하게 잡으려니 상당히 귀찮았고 수가 적은 무리를 찾으면서 이동하는 시간도 길어 늑대를 잡은 지 몇 시간이 흘렀지만, 이전에 늑대들을 몰아서 잡은 늑대의 수가 더 많은 느낌이었다.


‘이렇게 잡을 바에 개미를 잡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하며 준영은 남은 늑대 무리를 사냥할지, 아니면 다른 계획을 세울지 고민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이 숲에 루나 길드원이 없는 거 아닌가?’


준영은 문득 지금까지 숲을 누비면서도 한 명의 헌터도 감지하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 수가 적은 늑대 무리만 찾아서 이동하느라 더 넓은 범위를 돌아다녔음에도 하나도 감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준영은 문득 오늘 이 사냥터에는 현재 아무도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혹시 감지로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감지되지도 않을 정도로 먼 거리에 있을 것이고 다른 늑대들이 동료를 부르기 위해 우는 소리도 듣지 못했기에 생각은 점점 확신이 되어갔다.

숲에 루나 길드원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니 준영은 과감한 생각이 들었다.


“몰이 사냥 딱 한 번만 하고 나갈까?”


이전처럼 늑대를 모아서 한 번에 잡는다면 단기간에 지금까지 모은 마석보다 더 많은 양의 마석이 한번에 손에 들어올 것이다.

준영은 늑대가 아무리 많아도 압도할 자신이 있었기에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마석을 얻을 수 있다는 유혹은 당장에 돈이 필요한 준영에게 피하기 힘든 유혹이었다.

그렇게 몰이 사냥을 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한 번 더 주변을 감지해보고 이 숲에 아무도 없는 것 같으니 딱 한 번만 더 늑대가 동료를 모으게 하고 몰이 사냥을 하자고 결정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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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입원 24.04.24 31 1 10쪽
31 루나 길드 (14) 24.04.22 36 2 12쪽
30 루나 길드 (13) 24.04.21 44 2 11쪽
29 루나 길드 (12) 24.04.20 43 1 10쪽
28 루나 길드 (11) 24.04.19 59 1 11쪽
27 루나 길드 (10) 24.04.18 60 1 8쪽
26 루나 길드 (9) 24.04.17 65 2 10쪽
25 루나 길드 (8) 24.04.16 62 2 8쪽
» 루나 길드 (7) 24.04.15 70 2 10쪽
23 루나 길드 (6) 24.04.14 83 2 7쪽
22 루나 길드 (5) 24.04.13 83 2 9쪽
21 루나 길드 (4) 24.04.12 86 1 10쪽
20 루나 길드 (3) 24.04.11 98 3 10쪽
19 루나 길드 (2) 24.04.10 98 3 10쪽
18 루나 길드 (1) 24.04.09 111 5 10쪽
17 두 헌터 24.04.08 127 4 7쪽
16 무기 24.04.07 133 3 7쪽
15 24.04.06 135 3 9쪽
14 야생의 땅 (3) 24.04.05 146 3 12쪽
13 야생의 땅 (2) 24.04.04 147 6 9쪽
12 야생의 땅 (1) 24.04.03 159 3 9쪽
11 일상 24.04.02 184 3 9쪽
10 사냥 정산 24.04.01 196 4 8쪽
9 사냥 계획 (2) 24.03.31 202 3 7쪽
8 사냥 계획 (1) 24.03.30 218 3 9쪽
7 새로운 감각 24.03.29 249 4 10쪽
6 입원 24.03.28 247 5 8쪽
5 파티 사냥 (3) 24.03.27 248 5 7쪽
4 파티 사냥 (2) 24.03.27 256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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