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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단편 모음집-space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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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jin
작품등록일 :
2018.02.02 15:01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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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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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52
추천수 :
88
글자수 :
250,032

작성
18.09.15 10:22
조회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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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6쪽

살을 빼다

DUMMY

************************



늘 큰손이었던 어머니는 살을 빼고 싶었던 나에게 큰 난관이었다.


어릴 때 작게 태어났다던 나에게 어머니는 밥을 많이 주었다.


늘 많이 먹던 나는 자주 뛰어다니면서 에너지를 소비했었지만 초등학생이 되면서 살이 쪘다.


살이 점점 찌면서 비만이 되었다.


뛰기 힘들었고 식욕이 원하지 않음에도 늘어서 군것질이 늘었다.


두 공기씩 밥을 먹는 자신이 싫었다.


엄마는 좋아하기만 했다.


“잘 먹는 모습이 예쁘기만 하네. 많이 먹으면 키 커.”


반박하고 싶었다.


“어릴 때 비만이면 오히려 키가 안 큰대요. 밥 안 먹을 거야!”


“옆집의 누구누구는 어릴 때부터 밥을 세 공기씩 먹어서 지금 키가 185cm라더라. 먹고 운동 열심히 하면 돼”


느긋하게 대답하는 엄마의 천성이 불만이었다.


누구누구와 나는 달랐다.


밥을 먹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막상 밥 때가 되어 식탁에 앉으면 밥을 먹고 있는 내가 있었다.


굶어보기도 했지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리면 이길 수가 없었다.


포기했다.


불만족스러우면서도 그저 제자리에 머물기로 했다.


바뀌게 된 계기가 찾아왔다.


공부를 제대로 하면서였다.


중간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다가 고등학교 때 선생님과 면담을 하게 되었다.


현재의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을 알아보았다.


애매했다.


더 높은 대학에 가고 싶었다.


노력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일이 아까웠다.


마음을 독하게 먹기로 했다.


게임을 끊고 TV를 보지 않았다.


예습과 복습을 했다.


7시간 자던 잠을 2시간 줄였다.


수업시간에 졸지 않고 핵심을 기억했다.


노력하기 시작하고부터 얼마간은 성적이 별 영향이 없었다.


중간고사가 지나고부터 변화가 찾아왔다.


눈에 띄게 성적이 향상되었다.


선생님과 부모님이 좋아하셨고,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아서 더 기뻤다.


처음에 예상하던 대학보다 훨씬 높은 곳으로 수시로 합격했다.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을 가진 나의 다음 목표는 몸이었다.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시간이 있었다.


식욕을 이기겠다고 마음먹었다.


해보자!


집 주변에 헬스장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근처 아파트 단지에 헬스장이 하나 있었다.


꾸준히만 한다면 세 달치를 결제하는 일이 한 달치보다 나았다.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다.


“저 이제 운동해서 다이어트 할 거에요.”


어머니는 생각보다 가볍게 허락해주었다.


“그래, 하고 싶으면 해보렴.”


어머니와 함께 헬스장에 가서 회원권을 만들었다.


다음으로 식이요법을 해야 했으나 잘 몰랐으므로 닭가슴살과 비타민제만 먹기 시작했다.


헬스장이 쉬는 날이 아닌 한은 매일 가기 시작했다.


매일 닭가슴살을 먹었다.


어머니는 음료수나 우유, 샐러드, 밥 등을 계속 권하였다.


우유와 샐러드만 가끔가다 먹고 말았다.


처음에는 운동이 분명히 힘들었다.


목표했던 운동의 강도로 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달리기는 쉽게 숨이 찼다.


목표량을 달성하기까지 집으로 가지 않기로 했다.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연결해 영화를 보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인터넷으로 찾아본 자세를 하는 자신이 어색했다.


남들 눈치를 보지 않기로 하자 나아졌다.


어차피 주위에는 또래는 없었다.


있어봤자 아저씨와 아줌마, 가끔가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다였다.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이 흘렀다.


잘 느껴지진 않았지만 부모님이나 친구들이 몸이 변했다고 말해주었다.


잘 몰랐다.


더 해보기로 했다.


운동 자세를 하면서 어디에 힘이 들어가는지 알게 되었다.


자세가 점점 정확해져 갔다.


더 먼 거리를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음식을 먹지 않으니 너무 힘들어서 일주일에 한 번은 엄마가 해주는 밥을 마음껏 먹었다.


닭가슴살이 질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세 달이 끝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


계속해서 하자 옷의 사이즈가 달라졌다.


기존에 입던 웃옷은 자연스럽게 오버핏이 되었고 청바지가 허리띠를 차지 않으면 흘러내렸다.


사이즈 차이가 더 커지자 옷들을 새로 샀다.


자고 일어나면 몸이 덜 피곤했다.


친구들과 축구를 하면서 더 오래 뛰어다니면서 수비수에서 미드필더로 올라갔다.


친구들은 매주 나를 볼 때마다 달라진다며 놀랐다.


세 달이 끝나고 이어서 다음 세 달치를 결제했다.


식스팩이 보이기 시작했고 볼살이 빠졌다.


기뻤다.


해낼 수 있었다.


엄마는 살이 너무 빠졌다면서 키가 크지 않는다며 걱정했지만, 나는 더 건강해졌다.


만족스러웠다.


아직 더 뺄 살이 보였으므로 안주할 수 없었다.


운동을 그만둔다면 몸이 예전을 기억해서 살이 다시 돌아올 것이었다.


더 해야 했다.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헬스장에 다녔다.


오랫동안 헬스장에 다니다보니 직원들이 나를 알아보았다.


인사를 가볍게 나누다보니 친해져서 운동 자세를 배우기도 했다.


개강으로 인해 이제 그만 다닌다고 하니 헬스장 직원이 아쉬워했다.


“방학 때가 되면 다시 오세요. 할인해 드릴게요.”


“하하하, 예 감사합니다. 생각해볼게요.”


개강을 하고 나자 운동을 자주 하지 못했고, 술도 마시면서 살이 쪘다.


예전으로 돌아가나 싶었지만, 예전만큼은 아니었다.


어느 순간에 다다르자 몸은 그대로였다.


그러고 보니 식사량도 줄어 있었다.


몸은, 이제 새로운 상태를 기억하기로 했나보다.


몇 년이 지나 군대에 입대하면서 달리고 있는 나는 예전에 운동하기로 마음먹을 때를 생각했다.


뛰면서 다짐했다.


몸을 다시 만들어보자.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무의미하게 시간이 가게 놔둘지 말지는 나에게 달렸다.


의지를 다지며 있는 힘껏 숨을 들이쉬고 내뱉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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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나갈 생각 24.01.23 5 0 5쪽
80 기억하기 19.03.22 56 0 5쪽
79 뫼비우스의 띠 19.01.07 64 0 7쪽
78 강철은 아니던 몸 19.01.03 47 0 5쪽
77 티 나지 않는 18.12.23 67 0 9쪽
76 깨끗하게 씻겨주던 18.12.14 113 0 6쪽
75 너머의 영웅 18.11.25 73 0 6쪽
74 점 쳐주던 그 18.11.16 82 0 12쪽
73 납치 거래 18.10.21 60 0 7쪽
72 e의 글쓰기 18.10.15 62 0 6쪽
71 마음에 들지 않는 목소리 18.10.11 74 0 9쪽
70 새벽 18.10.07 80 0 6쪽
69 귀신 헌터 18.10.01 89 0 7쪽
68 소년과 상상 18.10.01 78 0 8쪽
67 달리는 기차에서 18.09.25 83 1 6쪽
» 살을 빼다 18.09.15 76 1 6쪽
65 나를 가두다 18.09.08 73 2 6쪽
64 12.25 선물 상자 18.09.02 60 1 7쪽
63 극복 (2) 18.09.01 90 1 13쪽
62 극복 (1) 18.08.31 78 1 13쪽
61 바뀐 밤낮 18.08.15 92 1 12쪽
60 알람이 울리던 아침 18.08.09 71 1 8쪽
59 헤엄치는 구피 18.08.01 88 1 5쪽
58 집안의 보물 +1 18.07.28 94 1 10쪽
57 줄타기 18.07.15 93 1 4쪽
56 심호흡 18.07.09 83 1 10쪽
55 이슬 먹고 자란 꽃 18.07.04 464 1 11쪽
54 같이 밑으로 18.06.30 95 1 6쪽
53 미세먼지 18.06.28 59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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