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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peDiem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인벤토리의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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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KarpeDiem
그림/삽화
매일 오전 10시 5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15
최근연재일 :
2024.06.11 10:05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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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799
추천수 :
7,462
글자수 :
207,087

작성
24.05.29 10:05
조회
6,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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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글자
12쪽

긴급 퀘스트

DUMMY

각성자 관리청의 이진철 청장은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보고 자료를 검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산업 전반에 걸쳐 마정석의 쓰임새가 계속 커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진철 청장은 국무위원인 장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단 한 번도 국무회의에 빠진 적이 없었고, 발언권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었다.


물론 그 발언권은 거저 얻은 게 아니라서 이진철 청장은 매일 격무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번 국무회의에서도 역시 가장 큰 이슈는 A급 마정석 확보 문제겠지? 다행히 이번에 한유나가 무사히 회복해서 퇴원했고, 김재욱도 지금 50층 대를 돌고 있으니, 곧 60층 대에 진입하면 말 그대로 드림팀이 생기겠군.’


이진철 청장이 한유나, 김재욱, 윤민수, 김상철, 이수영으로 이루어진 드림팀을 상상하며 흐뭇하게 웃고 있을 때였다.


“청장님! 헉! 헉!”


갑자기 노크도 없이 청장실의 문이 벌컥 열리며, 얼굴이 시뻘게진 전태수 팀장이 허겁지겁 뛰어 들어왔다.


“야! 너, 도대체 이게 무슨 짓···”


난데없는 무례에 기분이 상한 이진철 청장이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버럭 호통을 치려고 할 때, 전태수 팀장의 몰골이 눈에 들어왔다.


전력으로 뛰어온 듯, 땀을 뻘뻘 흘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 전태수 팀장을 보니 불쌍하기도 하고 어이도 없어서 차마 화를 내지도 못했다. 심지어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가득했다.


‘아이고··· 그래, 참자. 참아. 저 녀석도 지금 일주일째 집에도 제대로 못 들어가고 있는데, 무슨 급한 일이 있어서 이랬겠지.’


이진철 청장은 속으로 참을 인을 새기며 전태수 팀장을 반겼다.


“전 팀장. 그래, 무슨 일인데 그렇게 다급한가? 숨 좀 고르고 차분하게 이야기해봐.”


“그게 아니라··· 청장님! 큰일 났습니다!”


사색이 된 전태수 팀장의 모습에 이진철 청장은 덜컥 겁이 났다.


“갑자기 큰일이라니? 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설마 A급 각성자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


예전 한유나가 정신 이상에 걸렸던 나비 효과가 결국 정민재의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굳게 믿는 이진철 청장은 제발 그런 일은 아니길 간절히 빌며 전태수 팀장의 대답을 재촉했다.


“청장님? 그건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김재욱이 청장실 안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왔다. 곧이어 윤민수, 한유나, 김상철, 이수영이 뒤따라 들어오는 것을 본 이진철 청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까 이진철 청장이 상상만 하던 드림팀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각성자 다섯을 뽑으라면 무조건 들어갈 다섯 사람이 같이?’


모두 표정이 딱딱히 굳어 있기는 했지만 어디 다치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았기 때문에 이진철 청장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잠시 후, 김재욱이 인벤토리를 열어 바닥에 수많은 마정석을 꺼내놓자,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고개를 갸웃했다.


“이, 이게 다 뭡니까? 마정석? 이 정도 수량이면 B급, 아니 C급 마정석인가요? 그런데 이걸 굳이 여기서 왜?”


C급이나 B급 마정석도 물론 중요하긴 하지만 각성자 관리청의 청장인 이진철이 신경 쓸 수준은 아니다. 사후관리팀 팀장인 전태수가 이렇게 헐레벌떡 뛰어 들어올 일도 아니다.


대답은 김재욱이 아닌 전태수 팀장에게서 나왔다. 옆에서 숨을 고르고 있던 전태수 팀장이 잔뜩 흥분해서는 이렇게 외쳤다.


“청장님! 이건 모두 A급 마정석입니다! 제가 직접 측정기로 확인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미국의 A급 마정석 재고 보다 훨씬 많은 180개나 됩니다!”


“뭐, 뭐라고? 저 많은 게 전부 다 A급 마정석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에 이진철 청장은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도대체 이 많은 걸 어떻게 구한 겁니까? A급 마정석 하나를 구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A급 각성자라도 해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알고 있는데요?”


“자세히 말하자면 깁니다. 하지만 우리는 원래 탑 50층 대에서도 A급 마정석을 이렇게 구할 수 있었어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러지 못한 건 상태창의 농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걸 막아야 합니다.”


정말 믿기지 않는 폭탄 발언이었지만, 김재욱은 담담하게 자초지종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재욱의 말을 다 들은 이진철 청장은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너무 파격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상태창의 농간? 상태창을 막아야 한다고? 진짜로? 눈앞에 A급 마정석이 있잖아! 그런데 각성자들이 가만있을까? 앞으로 마정석 확보는? 젠장! 이건 내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진철 청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정장 재킷을 걸치며 말했다.


“조금 있으면 국무회의가 시작됩니다! 대통령님께 직접 보고드리세요!”



***



청와대!


내가 여길 오게 될 줄이야···


이진철 청장이 미리 이야기했는지, 우리는 차 넘버를 확인한 경비들의 형식적인 검문만을 받은 채 그대로 청와대 본관으로 향했다.


차에서 내린 후, 긴장했는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내 옆에 서서 같이 걷던 이진철 청장이 내 귓가에 나직이 속삭였다.


“대통령님께 미리 간략하게 보고는 드렸지만, 진짜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야. 반드시 대안이 있어야 할 걸세.”


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국무회의가 열리는 1층 별관 세종실에 들어서자, TV에서 많이 보던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수많은 국무위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진철 청장에게 대략 듣기는 했지만, 당사자에게 정확히 듣고 싶군요. 일단 A급 마정석을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렇게 묻는 대통령은 살짝 상기된 얼굴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분명히 상태창에 대한 보고도 들었을 텐데 역시 당장 돈이 되는 A급 마정석부터 관심이 가는 건가?


나는 아무 말 없이 인벤토리를 열어 그동안 모은 정제된 B급 마석,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A급 마정석 180개를 테이블 위에 쏟아 부었다.


차르르!


테이블 위를 가득 메운 A급 마정석의 모습에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무총리 이하 모든 국무위원이 눈이 휘둥그레졌다.


“모두 측정치가 평균인 100만을 상회하는 상급 A급 마정석입니다. 각성자 관리청의 전태수 팀장이 직접 확인했습니다.”


일국의 대통령이자 국무위원인 그들도 이렇게 많은 A급 마정석은 태어나서 처음 봤을걸?


“도대체 이걸 어, 어떻게 구한 겁니까?”


대통령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그의 눈은 숨길 수 없는 희열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



같은 시간, 바벨탑 100층에서는 100년에 한 번씩 열리는 중요한 회합이 진행되고 있었다.


참석자는 창조신을 숭배하는 4대 제사장!


창조신의 피조물 중 가장 강한 선택받은 네 존재!


세계수와 함께 태어나 지금까지 가장 오랜 세월을 살아온 에인션트 하이 엘프 아리엔!


창조신이 정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종의 진화를 이루고, 스스로를 천인족이라고 명명한 최초이자 최후의 10 클래스 마법사 바란! 


숨만 쉬어도 마력이 쌓이는 축복받은 존재!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차원의 용을 다스리는 용왕 비샤프!


마지막으로 아리엔 만큼 오랜 세월을 살아온 죽지 않은 자들의 왕, 뱀파이어 로드, 진조 루체른! 


꽤 오랜 세월 동안 세 자리만 차던 자리가 오늘은 모처럼 꽉 차 있었다.


“그동안 회합에는 코빼기도 비추지 않더니 도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길래 나타난 겁니까? 드디어 당신에게도 책임감이란 게 생긴 겁니까? 죽을 때가 되면 안 하던 짓을 한다던데, 혹시 죽을 때가 된 겁니까? 비샤프?“


무표정한 얼굴로 비아냥거리는 아리엔의 말에 비샤프는 코웃음을 치며 아리엔을 노려보았다.


“흥! 내가 맡은 탑 90층의 도전자가 없어진 지가 언제인지 나도 가물가물할 정도야! 그건 너희들도 마찬가지 아닌가? 어차피 모여 봐야 논의할 것도 없는데 고작 100년마다 모이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그러자 루체른이 능글맞게 웃으며 그 말을 받았다.


“흐흐흐··· 비샤프! 아니 뭐 용건이 있어서 모입니까? 안부를 묻기 위해서라도 모여서 한 번씩 얼굴도 보고 하는 거죠. 우리는 같이 그분을 모시는 4대 제사장 아닙니까?”


루체른의 말에 비샤프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말을 들었다는 듯,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뭐? 안부? 안부를 왜 물어? 네놈같이 죽지도 않는 괴물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는 건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지 않나? 아마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짓이 네놈들 안부를 묻는 짓일 거다!”


비샤프의 말이 끝나자 아리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딱히 만나서 할 일도 없는데 100년마다 모이는 건 너무 간격이 짧긴 하죠. 내게는 100년의 세월은 마치 찰나와도 같습니다. 여러분? 우리 이제 100년이 아니라 1,000년에 한 번씩 모이는 건 어떨까요?”


그러자 바란의 차가운 목소리가 아리엔을 말렸다.


“아리엔. 탑에 도전하는 필멸자들에게는 100년도 무척 긴 시간입니다. 그들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소중할 텐데, 그들의 위대한 도전에 이상이 없는지 100년마다 확인하는 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흥! 누가 필멸자 출신 아니랄까 봐··· 아 참! 그러고 보니 전할 일이 있다. 사실 수면기에서 깨어나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기도 하지.”


투덜거리던 비샤프가 용건이 있다고 하자, 모두의 시선이 비샤프에게 향했다.


과연 엉덩이 무겁기로 유명한 용왕을 움직이게 한 일이 무엇일지 모두 궁금했다


“용건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구 차원에 EX급 아이템이 나타났다. 나도 어쩌지 못하는 차원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아이템이야. 절대적인 보호 권능도 걸려 있더군.”


비샤프의 말에 모두 웅성거렸다.


“EX급이라고요? 정말인가요? EX급을 만들 수 있는 건 그분과 그분께서 직접 만든 시스템뿐인데?”


루체른이 놀라워하자, 비샤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믿기지는 않지만, 그 정도 권능을 구현하려면 EX급이 맞아. 내가 전력을 다해도 부술 수 없는 강도에 잠깐 열렸을 때 느껴지던 끝이 없는 무한의 차원 에너지··· 그분께서 만드셨을 리는 없을 테니 시스템이 만들었겠지.”


“놀라운 일이군요··· 아무리 시스템이라고 해도 EX급 아이템을 만들었다면, 엄청난 다르마 에너지를 소모해서 크게 약화되어 있을 텐데···”


아리엔이 걱정스럽게 말하자, 비샤프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거랑 연관된 건지는 모르겠는데, 두 번째 용건은 누가 지구 차원의 각성자들에게 수작을 부리고 있나 봐. 상태창을 건드려서 각성자들에게 가야 할 다르마 에너지를 강탈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이번에는 바란이 얼굴을 찌푸렸다.


“확실한가요? 누가 감히 시스템의 보안을 뚫고 그런 짓을···”


“아까 그 EX급 아이템을 가진 놈의 말이야. 지금 지구 차원 각성자들의 수준이 형편없는 걸 보면 확실한 거 같아. 물론 우리는 탑에서 이루어지는 퀘스트 자체만 관리하면 되지만 그래도 찜찜하니 너희들도 좀 알아봐 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비샤프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누군가의 눈빛이 위험하게 반짝거렸다.


그리고···


「긴급 공지! 시스템에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위험 인물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시스템의 취약점을 노려 모든 보상을 독식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시스템의 존립이 위험합니다!

퀘스트 : 한국의 각성자 김재욱, 한유나, 윤민수, 김상철, 이수영을 제거하고 그들의 아이템을 회수하라!

퀘스트 성공 보상: S급 마정석 100개!

퀘스트 실패 페널티: 전 각성자, 상태창 사용 불가!」


지구의 모든 각성자에게 퀘스트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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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충돌 +10 24.05.31 6,339 153 15쪽
24 새로운 변수 +10 24.05.30 6,617 160 12쪽
» 긴급 퀘스트 +11 24.05.29 6,888 174 12쪽
22 우리가 갑입니다 +8 24.05.28 7,400 177 12쪽
21 진실을 확인할 시간 +7 24.05.27 7,777 187 12쪽
20 우리의 적입니다 +12 24.05.26 8,015 201 13쪽
19 용왕님은 츤데레 +7 24.05.25 8,450 214 13쪽
18 그걸 내가 왜 신경써야 하지? +9 24.05.24 8,551 215 13쪽
17 미션 파서블 +10 24.05.23 8,654 216 12쪽
16 미션 임파서블 +15 24.05.22 9,314 22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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