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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peDiem 님의 서재입니다.

EX급 인벤토리의 주인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KarpeDiem
그림/삽화
매일 오전 10시 5분 연재
작품등록일 :
2024.05.08 10:15
최근연재일 :
2024.06.11 10:05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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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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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5
글자수 :
207,087

작성
24.06.0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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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격변

DUMMY

[국민 여러분! 보이십니까? 지금 막, 오늘 바벨탑에 진입한 부대 중 마지막 부대가 무사히 귀환하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대한의 건아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개선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전 세계 마정석 시장을 주도하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잔뜩 흥분하여 얼굴이 상기된 채 방송을 진행하는 KBC 기자 뒤로, 제일 마지막 조였던 제707 특임대 소속의 군인들이 바벨탑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다섯 사람 모두 다소 지쳐 보이긴 했지만, 어디 하나 다친 곳 없이 입가에는 미소를 머금은 채, 오히려 살짝 들떠 보이기까지 했다. 


“대통령님. 드디어 마지막 조가 나오고 있습니다. 비록 5층까지만 공략했다고 하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탑 공략을 마쳤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이게 모두 자네 덕분일세. 저 기자 말대로 이제 우리나라가 전 세계 마정석 산업을 주도하게 되었어. 이제 F급과 E급 마정석 가격이 크게 떨어지며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될 걸세. 원유 충격으로 인해 크게 오른 물가도 안정화되겠지."


이성현 대통령은 정말 기쁜지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나와 대통령은 바벨탑 근처에 있는 청와대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마지막 조가 나오는 시간에 맞춰 그들을 맞이하기 위해 현장에 나와 있었다.


어차피 군인들이 사용하는 인벤토리는 내 입장에서는 CCTV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나오는 시간을 예상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미리 군인들의 바벨탑 공략을 공지했기 때문에 바벨탑 주변에는 내외신 기자들로 가득했다.


나는 기자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공략 성공은 저 기자들에 의해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고, F급 각성자들과 E급 각성자들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군인들에 의해 싼값으로 풀리는 F급과 E급 마정석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할지, 아니면 군인들이 가지 못하는 더 높은 층으로 가기 위해 노력할지 말이다.


각성자들은 스킬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게임에 나오는 HP/MP 개념이랑 똑같다. 스킬을 쓸 때마다 마력을 소모하고 이걸 다시 채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F급 각성자들은 마력도 낮기 때문에 더 그렇다.


즉 고작해야 하루에 한 개 층밖에 공략하지 못한다. F급 각성자가 스킬을 쓸 수 없는 상태로 탑에 들어갔다가는 슬라임조차 이기지 못할걸?


탄약만 충분하면 체력이 허락되는 한 몇 번이고 탑을 공략할 수 있는 군인들과는 비교가 안 된다.


"방심만 하지 않으면 군인들만으로도 29층까지는 무리 없이 갈 수 있을 겁니다. 물론 혼자서 미노타우로스를 상대해야 하는 30층을 넘기는 힘들겠지만요."


“나도 자네가 찍어온 미노타우로스와 오우거의 영상을 보기는 했지만··· 역시 힘들까? 혹시 인벤토리에 탱크를 넣어서 가지고 가면?”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탱크가 있어도 혼자서 원활하게 움직이는 건 무리입니다. 아무리 줄여도 조종수와 포수 두 명은 필요합니다. 포를 쏴도 움직이면서 쏴야지, 가만히 서서 포만 쏘다가는 미노타우로스나 오우거의 먹이가 될 겁니다.”


오우거의 힘이면 아마 탱크도 집어던지거나 어쩌면 장갑을 찢어발길 수도 있을 것이고, 미노타우로스는 집어던지지는 못해도 최소한 밀어서 뒤집을 수는 있을 것이다.


혼자서는 조종과 발사를 동시에 하지 못하니 혼자서는 탱크를 가지고 간다고 해도 솔직히 의미가 없었다.


 스웨덴의 스트리스방 103 전차 같은 경우는 차체에 주포가 완전히 고정된 형태라서 조종수가 포수의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움직일 수 있는데, 이건 포를 겨냥하기가 너무 힘들다. 오우거나 미노타우로스가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그렇군. 욕심인 건 알지만 조금 아쉽긴 하군.”


군인들에게 대여해주는 인벤토리는 양산형이다. 


당연히 파괴 불가 옵션은 붙어 있지만, 그 외에는 오직 물건을 넣고 빼는, 말 그대로 인벤토리 기능밖에 없다. 그냥 소환하면 딱 눈앞에 나타났다가, 소환을 해제하면 다시 몸속으로 사라질 뿐이다.


내가 쓰는 것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공격을 막을 순 없다. 그건 토리의 에고가 내 생각을 읽고 내 뜻에 따라 조종하는 거니까.


그뿐 아니라 내 인벤토리처럼 수를 늘릴 수도 없고, 크기를 계속 키울 수도 없다. 최대로 키우면 딱 전차 정도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


그래서 나처럼 방패로 사용하는 건 무리다.


결국 이성현 대통령은 29층에서 만족하기로 하고 아쉬움을 삼킨 채, 이제 바로 앞까지 다가온 제707 특임대 소속 군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앞으로 걸어 나갔다. 


대통령과 내가 먼저 앞으로 나가 악수하며 그들을 맞이하자, 탑에서 먼저 나와서 대기하고 있던 육군 특전사와 해군 UDT, 해병대 수색대 소속의 장병들도 열렬한 박수로 그들을 환영해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담기 위해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며 셔터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먼저 탑을 공략한 군인들을 인터뷰하던 기자들이 우리를 향했다.


나는 대통령의 양보를 받고 기자회견을 위해 마련된 단상 위에 올라갔다.


“안녕하십니까? A급 각성자 김재욱입니다.”


[김재욱 씨! 최근 모든 각성자에게 내려진 퀘스트에 대해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


[정말로 시스템 전복을 노리시는 겁니까?]


[진실을 밝혀주십시오!]


전 세계 각성자들에게 떨어진 퀘스트에 대해서는 이미 어느 정도 소문이 났기 때문에 내가 나타나자마자 온갖 질문이 쏟아졌지만, 나는 모두 무시하고 마이크 음량을 최대로 키운 채, 말을 이어 나갔다.


“오늘 중요한 발표를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 하루만 약 3천여 개 조, 1만 6천여명의 군인이 바벨탑에 진입해 약 10만여 개의 F급 마석을 얻었으며, 이는 기존 마정석으로 변환할 경우 100만 개의 F급 마정석 또는 10만개의 E급 마정석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내 말이 끝나자,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졌다.


“방금 마석이라고 하셨는데, 제대로 발언하신 겁니까?”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마석이 맞습니다. 마석은 탑 안의 몬스터에서 추출되는 순수 에너지 결정체로 한 개의 F급 마석은 E급 마정석 한 개 또는 F급 마정석 10개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10층 미만의 층에서는 F급 마정석만 보상으로 받았다는 걸 알고 있던 기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오늘 공략에서 F급 마석, 그러니까 E급 마정석이 나왔다는 건, 지금까지는 보상을 10%만 받았다는 겁니까?”


“네. 맞습니다. 상태창을 가지고 있는 각성자들은 지금까지 보상을 10%만 받아왔습니다. 상태창이 없는 군인들이 가져온 마석이 그 증거입니다.”


나는 기자들을 찬찬히 훑어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시스템이 저를 중대한 위협이라고 규정했다고요? 아닙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상태창을 오염시켜 시스템이 주는 정당한 보상을 가로채고 있습니다. 시스템을 위협하는 건 제가 아니라 바로 상태창입니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회견장은 난리가 났다.



***



미국의 대통령인 조나단 바인즈는 허탈한 표정으로 한국의 KBC에서 나오는 특집 뉴스를 보고 있었다. 주변에는 급하게 소집된 백악관 참모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둘러앉아 눈에 불을 켜고 영상을 지켜보았다.


상태창의 진실을 고발한 김재욱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군인들이 직접 촬영한 바벨탑 공략 영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차피 김재욱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군인들의 일제 사격으로 순식간에 터져나가는 슬라임 무리를 멍하니 지켜보던 조나단 바인즈가 버럭 짜증을 냈다. 


“이제는 하다 하다 비각성자인 군인들까지 탑에 들어가잖아! 고작 3,200개 팀 16,000명이 들어가서 하루 만에 100만개의 F급 마정석을 얻어냈어! 이제 격변의 시대가 올 거라고!”


한국의 군인들이 가져온 건 정확히는 F급 마석이었다. 이 F급 마석은 인벤토리 안에서 F급 마정석 10개 또는 E급 마정석 1개로 변환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오늘 하루에 나온 물량만 해도 기존 전 세계 F급 각성자들이 하루에 공급하는 양과 비슷했다.


상태창에 강탈당하지 않으니 10배! 거기에 군인들은 마력의 제한이 없으니 거기에 또 30배!


“이제는 확실해졌어. 김재욱의 주장 그대로잖아? 상태창이 없는 비각성자가 들어가니, 탑 저층에서도 E급 마정석을 구할 수 있었어! 상태창인지 나발인지 우리를 등쳐먹고 있었다고!”


한참을 씩씩거리던 조나단 바인즈가 이성을 되찾고 이번 일이 미칠 파장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저 군인들이 과연 탑 몇 층까지 올라갈 수 있을 거 같아? 각성자들은 수가 정해져 있지만, 군인들이야 훈련시키고 총만 쥐여주면 되잖아?”


F급에서 C급까지의 마정석은 주로 가공해서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마정석 발전소의 원료, 이제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마정석 자동차의 배터리 등등···


이대로라면 마정석 시장이 발칵 뒤집힐 것이다. 


“대통령께서도 보고 받아 아시겠지만, 김재욱의 스킬로 강화된 총기류의 위력은 이미 예전 김재욱의 영상을 분석해서 결론이 나왔습니다.”


국토안보부 소속의 각성자 담당 팀장인 조 딜런이 먼저 나섰다.


“총기류를 강화해서 사용할 경우, 한발 한발이 D급에서 C급 마법 스킬과 맞먹는 위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스킬과는 달리 딜레이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탄약만 넉넉하면 마력 걱정 없이 계속 쓸 수 있으니 실제로는 B급 마법 스킬보다 유용합니다.”


“그러면 무기만 충분하면 군인들 만으로도 40층 대까지는 충분하다는 건가?”


조나단 바인즈의 질문에 조 딜런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10층, 20층, 30층, 40층은 모두 혼자서 공략해야 하는데, 몬스터의 공격력도 강하기 때문에 아무리 공격력이 좋아도 방어 스킬이 없으면 통과하기가 힘듭니다. 보호막이 있는 각성자들도 죽어 나가는 곳 아닙니까? 저희는 29층까지를 비각성자의 한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29층? 똑같이 총을 사용하는 김재욱은 50층 대를 돌고 있잖아?”


“한국에서 은밀히 입수한 공략 영상을 보면 김재욱 각성자는 몸놀림은 이상할 정도로 평범하지만, 그 대신 정체를 알 수 없는 방어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방어 스킬이 없으면 혼자서는 40층의 오우거는 불가능하고 30층의 미노타우로스도 솔직히 힘듭니다.” 


조 딜런의 말에 조나단 바인즈는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


“일단 김재욱이 가진 인벤토리의 유용성은 충분히 증명된 거 같군. 이대로 김재욱의 능력을 한국이 독점하면 우리 미국은 얼마 안 가 한국에 밀려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자리를 넘겨주게 될 거야. 일단 김재욱에게 접근해서 인벤토리를 얻어내고, 궁극적으로는 반드시 김재욱을 우리 미국으로 귀화시켜야 하네!”


조나단 바인즈가 그렇게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다급한 표정의 비서관 한 명이 허겁지겁 회의실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대통령 각하!”


무슨 일이 생겼음을 직감한 조나단 바인즈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무슨 일인가?”


조나단 바인즈의 말에 비서관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방금 전 북한에서 A급 각성자들에 의한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바벨탑의 침식을 사용한 북한의 각성자들이 일시에 봉기하여 주석궁이 완전히 무너지고, 수뇌부가 모두 몰살당했다고 합니다!”


“뭐라고?” 


“지금 북한은 무정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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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그걸 내가 왜 신경써야 하지? +9 24.05.24 8,561 2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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