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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재

[주인공 : 마리오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서이재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2
최근연재일 :
2021.05.28 18: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594
추천수 :
19
글자수 :
97,213

작성
21.05.18 18:00
조회
28
추천
1
글자
12쪽

거부

DUMMY

“자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겐가..?”


한참을 대답이 없자 다시 물었다


“해야해..? 내가? 그것을?

이젠 내게 명령까지 할 정도가 됐는가 김비서?”


“아..아닙니다, 회장님

제 말씀은..”


“이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것이라

생각하고 말을 내뱉은것일까..? 난 납득이

쉬이 되질 않는구만.. 내가 김비서를

상당히 잘못보고 있던 모양이야..그런가?”


“죄송합니다,회장님..”


어디선가 봤던 장면이 다시금 연출됐다


90도로 접힌 허리

약간은 비어보이는 정수리

한참동안을 그 상태로 지켜만 보던 나는

아무 말없이 자리를 떠버렸다


계속해서 그 자세로 있었을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이 사람의 다음 행동이

더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계획이란 대체 무엇일까..


놀랍게도 이 사람의 행동은..

하나도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오전 오후를 호텔안에서

각종 서비스를 받으며 편하게 보낸뒤

밤만 되면 가부키초를 찾아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체험(?)을 즐길 뿐이었다


인간이 과연 이럴수가 있는것일까 싶을정도로

일주일 내내 그 짓거리만을 반복했다

그리고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일주일간 내 눈에 비친 광경이란..

커다란 호텔의

다양한 서비스시설과

가부키초의 밤거리..


그리고 나체의 여성들 뿐이었다


마침내


링크가 끊어졌다






“어떠셨습니까?..”


“아주 만족스러웠네, 최박사..

이건 정말이지 상상이상이었네..

아주 놀라웠어 더이상 완벽할 수 없을 정도로..

경매는 다음주부터 진행되는겐가..?”


“그렇습니다, 만족하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동안 지원해주신 바에 비하면

아직 한참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꼭 경매에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그래,그래.. 훌륭해

다음 경매부터 바로 참여하도록 하지..

혹시 해외에서 바로 시작할 수는 없는건가..?

아무래도 시간제약이 있다보니..

그부분이 살짝 걸리긴 하더군.. 어떤가?”


“한번 방법을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능하도록 노력해볼게요, 4번 투자자님”


“고맙구만..”


변조된 음성과의 통화를 마친 뒤

최서현은 담배에 불을 붙여

깊게 들이마셨다..


“후우.. 더러운 노친네같으니라고..”


“크킄.. 이 정도로 호색한이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일주일내내 그짓만..어휴..”


“분명히 우리쪽에서 모니터링이 가능할걸

알고 있었을텐데도 그렇게까지 하는걸 보면..

보통 인간은 아니네 확실히.. 안그래?”


“그러게..다음번엔 도대체 어디서 뭔짓을

할 생각이길래 외국에서 시작을 하길 원하는거야

대단한 인간이네..몇살이나 먹었을까?”


“뭐..자세한 정보는 모르겠지만, 70대이상

아니겠어? 그러니 그짓거리에 그렇게

돈을 퍼 쓰는거겠지..”


“대단하네 여러모로..

근데 쟨 왜 저러고 있냐 또..”


“충격먹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보다 날짜를 좀 조정해야할 것 같아

노친네 요구도 그렇고, 세팅하는데 필요한

시간도 있으니..

대기시간을 5일정도로 줄여야겠는데..?”


“순순히 받아들일까 그걸..

좀 지켜보자 당분간은..”


말을 마친후 광수는 한참동안 화면을 바라봤다





멍하니 바다를 바라봤다

얼마나 지났을까.. 링크가 풀려버린 뒤

다시 서울에서 정비랍시고 하루동안을

이것저것 실험 해본 뒤

제주도로 내려왔다


해질녘의 아름다운 풍경에 넋을 잃을정도였다

5월의 제주도는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처음 보는 풍경들과 깨끗한 공기.. 그리고

완벽한 봄날씨, 모든게 완벽했다

하지만

전혀 즐겁지 않았다


지금은 자유를 만끽해야 할 시간이다


사실 난 인생의 절반을 누군가에게 빼앗긴

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내가 즐길수 있는 절반의 인생을

누구보다 행복하게 보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은 완벽하지만,

그걸 온전히 사용하는 방법을 모른다


처음 링크를 행하기 전 그 며칠동안은

꽤나 즐거웠다

원하는 음식 모두 배달 시켜 마음껏 먹고,

드라이브도 즐기고,

서핑도 태어나서 처음 해봤다

약간의 강습만으로 꽤 즐겁게

탈 수 있을정도로

즐거운 운동이었다


그런데 그 일주일간의 기억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지금은..

그저 멍하니 바다만을 바라보며

양껏 담배를 태우고, 원없이 술을 마시는것만

행할 뿐이었다


뭔지 모를 감정들로 머릿속이 끝없이 복잡해져

술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원초적으로 생존의 본능에 충실하던

노숙자의 시절이 그리워지고 있었다


그때는 복잡한 생각따윈 할 필요도,

할 여유도 없었다

그저 하루하루 사는데 최선을 다 할뿐

그것만으로 만족했던 인생이기에

지금 다시 인간들 속으로 들어온 나의 상황이

한없이 불편하고 복잡할 뿐이다


최서현에게 전화를 걸기로 했다


“네, 최서현입니다”


“네 박..아니 이부신입니다.. 잠시 통화

괜찮으신가요?”


“말씀하세요”


“네.. 혹시 이 계약을..

무를수는 없습니까..? 무르려면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네 없습니다

..불편하신게 있으신가요? 요구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문자로 요청하세요 뭐든지

최대한 빨리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아..아뇨, 없습니다 괜찮아요..

다른 방법이 전혀 없겠습니까?.. 사실

너무 견디기 벅찹니다 이 모든게 전부..”


“..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왜 그러고 계신건가요?

뭔가 하고 싶은게 있지 않으셨나요?

집도 생겼고, 차도 생겼어요

거기에 금전도 충분할겁니다..

지금 뭐하고 있는겁니까? 할수있는건 얼마든지

차고 넘칠정도로 있을텐데?”


“네.. 그게 없습니다..하고싶은게..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아니 그저 원래

있던곳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서현은 손톱을 깨물기 시작했다..

안된다 이 상태로는..

현재로선 이부신의 전폭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모든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

분명 갑은 자신이어야만 한데,

자꾸 이부신에게

주도권이 넘어가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단 내일중으로 이사를 할 예정입니다

서울로 돌아오세요, 만나서 대화 나누시죠..”


“..네 알겠습니다.. 미안합니다 자꾸

이런얘기만 해서..”


‘—뚝..’






드넓은 방안에 음산한 기운이 감돈다

뭐랄까..마치 드라큘라의 은신처 같은 이 곳..

벽지도 없고, 바닥재도 따로 없다

온통 아스팔트로 뒤덮여 있는 이 장소

한 쪽벽면 벽난로엔 약한 불길이 솟아있다


옅은 조명으로 은은하게 밝혀진 이 곳에

한 남성이 앉아있고, 그 앞에 몇명의 무릎 꿇은

사람들의 그림자가 보인다


“그래..또 실패를 하셨다..

뭐가 그렇게 힘듭니까..도대체?”


“죄..죄송합니다.. 너무 경비가 심하기도하고

CCTV들로 가득차 있어..”


“그걸 모르고 이 제안을 수락하신게 아니죠..

당신들은..그렇지 않습니까..?

너무 변명이..하찮네요..”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시면..”


“됐습니다.. 뭐 힘드시다면 어쩔 수 없죠..

제가 보낸 금액 모두 지금 송금하시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없던일로 치겠습니다”


“사..사장님..그게.. 그 대금을 사용한게 있어

조금만 말미를 주신다면..”


“.. 임무를 다 마치지도 않았는데,

돈은 벌써 써버렸다..이건가요?

그러니 기다려달라?”


“죄송합니다 정말.. 다시 기회를 주시면

꼭 성공해보이겠습니다..!”


“이미 실패한 인간을

내가 어떻게 믿고

그걸 다시 맡기겠습니까..?

안될말이죠~ 그건~

그렇다면, 지금 내가 낸 돈도 돌려주지 못하고..

제가 내린 명령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쓸모없는 인간들이군요 당신들은..”


“에..예? 아닙니다.. 꼭 성공하겠습니다!

일주일만 시간을..”


“안될말이라니까요~ 방금 말했는데..

제 말을 듣지 않으시는겁니까~?”


“사장님.. 제발 기회를..”


“음.. 돌려받을 돈도 없고,

해결된 일도 없으니 제가 갖고 싶은걸 갖는걸로

이번일은 끝내도록 할게요.. 괜찮죠?”


“예..? 예..알겠습니다.. 뭘 가져다드리면..”


“귀.. 하나 둘 셋 넷 다섯..

음 다섯명이니까 총 10개 귀 10개만

갖겠습니다”


그가 말을 마치자 문앞에 대기하고있던 두명의

거대한 그림자가 한 사람씩 그의 앞쪽으로

끌고왔다


“아프지 않습니다..

사실 뇌가 느끼는 기억의 조각일뿐이에요

고통이란.. 거짓된겁니다”


‘스—걱’


“끄아아아아아악—!!!!!!!!”


“아프지 않다니까요..

또 말을 안들으시네.. 제 말을 안들으면

더 고통스러울뿐입니다

다른 생각에 집중해보세요..음 행복한 식사를

가족들과 함께 하고 있는 생각?”


‘스—걱’


“커헉..으으으아아아아악!!!”


“깔끔하게 잘 썰렸네요.. 다음분?”


“죄..죄송합니다 사장님.. 꼭 제가 이번엔..!”


다음 사람을 끄집어내서 무릎을 꿇린순간

그가 말을 꺼냈고, 그 벌어진 입으로

앞사람의 썰린 귀가 들어갔다


“으으읍··· 큭”


양 팔을 붙잡고 있던

손중 하나가 그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래~ 이제 좀 조용하네..

기회를 줄게요 방금 들어간걸 다 씹어삼키면

당신의 귀는 취하지 않겠습니다..어때요?”


울며 고개를 가로젓는 그를 바라보며

다시 칼을 집어드는 그 남자..


“그래요 그러면.. 어쩔수 없죠 뭐”


‘서——걱’


“으으으ㅂ으어억!!!!”


다섯명의 귀를 모두 썰어버린 뒤

그는 그것을 불태우며 누군가에게 말했다


“이런 방법으론..안될것 같으니 다른 방법을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가급적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찾아봐요

알았죠~?”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의 눈앞에서 사라진

검은 그림자를 한참 지켜보다

다시 활활 타오르고 있는

벽난로 속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냄새 좋네..”






이사를 한다길래 어느정도 짐을 싸두고

준비하고 있었다

내 짐이랄건 없지만, 어쨌든 여기 있는걸

전부 두고 갈 순 없으니..

그런데 광수라는 그 남자가 다시 찾아와서

짐은 모두 두고간다고 전해줬다

..밤새 뭔 짓을 한건지..


서울에 도착해서 끝없이 뻗어오른 건물로 향했다

도대체 몇 층인지 가늠이 안될정도로 높은..

엘레베이터가 오르는동안 여기서 뛰어내리면

얼마나 있다가 떨어질까.. 한동안 생각했다


8902호..

이게 말이 되는건가?

89층이란 소린가..?

문을 열고 들어간 광수가 안으로 손짓했다


“자 여기 키, 카드키니까 지갑에 넣고다녀요

그리고 안쪽은 천천히 둘러보도록 하고..

서현이 올겁니다 일단 얘기좀 나누죠 우리”


거실의 소파에 앉아 잠시 있자 곧 최서현이

도착했다


“우리가 너무 자주보는것도 좋지 않은데..

자꾸 만나게되네요 부신씨”


“그렇습니까..? 미안합니다..

사실 계약이란걸 해본적도 별로 없고..

사람과 이런 경험이 익숙치..”


“잠시만요.. 여전히 급하시네요..

우리 차한잔 하면서 천천히 얘기해요,

황박사님 우리 차 한잔씩 하죠?”


옆에 서있던 광수가 알았다는 대답과 함께

주방으로 향했다


“조금 제 취향대로 꾸며봤는데..

집은 어때요? 둘러봤어요?”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대화하기 참 불편한

여자다 싶었다 자기 할말만 하는 느낌..


“아직.. 저도 방금 들어왔습니다”


“음, 그래요..”


잠시 후 지난번 그 집에서 맡은것과 비슷한

향이 느껴졌다

문득 이 차를 마시면 쓰러지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 차를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 주전자에서 따른 차를 최서현과 광수

모두 아무렇지 않게 마시고 있었다


“차엔 아무것도 없어요.. 걱정말고 들어요

우린 이부신씨에게 뭔가를 숨기거나 속일생각이

없습니다 오히려 다 알고 협력해주길 바랄뿐..”


내 맘을 읽기라도 한듯 말하는 최서현..


“예.. 미안합니다..”


“왜 그렇게 자꾸 사과를 하는거죠? 부신씨는?”


“예? 아.. 아무래도 이런 자리를..

많이 겪어보질 못해서.. 미안합니다..”


“아니, 흠.. 그래요 뭐 익숙해지겠죠

내가 하고 싶은말은 다른게 아니에요 우린

부신씨가 현재를 즐겼으면 해요 진심으로..

꽤 좋은 기회잖아요? 말했다시피 이젠 계약을

무를수도,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수도 없어요

모든게 갖춰졌는데 왜 아무것도 하려고 하질

않는건가요? 저로썬 이해가 가질 않아서..”


“그래요 부신씨, 나도 이해가 안돼..

이렇게 풍족한 생활 해본적 없잖아요?

왜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요 흥청망청

돈을 쓰던, 무엇을 먹던, 무얼 하던

아무도 간섭하지 않는데..”


서현과 광수 모두 말했다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들의 말도 틀린말은 아니다

어차피 이렇게 된거 그냥 즐기면 된다

무엇때문에 난 이런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가..?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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