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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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꿈이 아니었다.
[그..글 쓰는 거 좋아하나 보네?]
카페에 앉아 있던 강신의 옆에서 호감에 찬 남성의 중저음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온다.
펑퍼짐한 하얀 면바지에 조금 늘어난 듯한 회색 반팔 티셔츠.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다크 써클을 감추기 위해 착용한 듯한 검은색 뿔테안경을 낀 채 강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펼쳐놓은 옛 노트에 적힌 글을 노트북으로 옮겨적던 강신의 등줄기에 서늘하고 오싹한 소름이 돋았다.
몸은 얼어붙어서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고, 당황한 입은 그저 뻐끔대는 것만이 제 기능인 양 아무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카페 창밖으로 지나가는 커플이 놀라 동상처럼 뻣뻣하게 굳어버린 강신을 발견하고는 킥킥거리며 지나간다.
강신이 이렇게나 놀란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그가 옆에 서 있다는 것을 인지한 시간만 벌써 10분.
10분이나 같은 위치에 서 있는 낯선 남성에게서 똑같은 말을 다시 한번 들은 후.
낯선이의 말을 무시하던 태도를 바꾸고 힐끔 카페 창가의 유리를 통해서 바라본 그의 모습이 창문에 전혀 비쳐지지 않았기에.
그렇다. 어제 겪은 믿을 수 없는 일은 꿈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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