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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노예 님의 서재입니다.

고구마도 아카데미에서 살고 싶어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글노예
작품등록일 :
2021.09.07 12:06
최근연재일 :
2022.10.07 11:55
연재수 :
9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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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5
추천수 :
476
글자수 :
476,287

작성
22.08.2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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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황실의 천리마.

DUMMY

원작에선 수없이 거론되는 내용중 하나가 제국의 정규병들은 하나같이 마력을 다루는 초인급이라는 말이다.


아무리 연공법이 대중화된 세계관이라 하지만 초인으로 군대를 만들 정도로 마력 사용자가 넘칠 리는 없다. 기껏해야 익스퍼드와 유저 오십 명 정도로 이루어진 기사단 정도?

하지만 제국과 성국은 달랐다.


성국은 베레쉬트라는 마법으로 원죄를 사하여 초인을 양성시켰고 제국은 마도학으로 만들어진 강화파츠로 대규모의 유저와 익스퍼드, 마스터들을 양산했다.

이 역시 라즈리, 황금의 기술로, 신비석을 가공한 파츠를 특수 제작한 갑옷의 홈에 넣어 입은 자의 신체와 정신을 대폭 상승시켰다.


지금 우리 앞에선 적은 마흔다섯의 상급 익스퍼드와 다섯 명의 마스터.


"크윽! 에델룬 경이 올 때까지 버텨라!"


하지만 파츠의 성능으로 강화된 마스터들과 순수한 마스터들의 힘은 비교되지 않는다.

당연히 나와 리젤은 장교로 보이는 마스터들과 열에 달하는 익스퍼드들을 상대했다.

수인인 이솔리아와 캇셀도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플레어."


비오나의 활약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갈고리 같은 불길이 퍼지면서 순식간에 마스터 하나와 수십 명의 익스퍼드가 비명을 지르며 전투불능이 되었다.

소설에서는 그냥 앞을 가로막은 병사들을 처리하고 올라왔다는 짧은 수식어만 남긴 전투답게 싸움은 일방적이다.


게임에서도 이 전투는 비오나 옆에서 잘만 피하면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는 전투다.

문제는 5분이라는 시간인데.......5분이 지나면 꽤 까다로운 상황이 발생한다.

뭐, 어지간해서는 5분이 넘기지 않으니 의미 없는 말이지만.


비오나의 활약에 힘입어 우리는 어렵지 않게 총독부 기동타격대를 제압하고 다시 산으로 올랐다.

이제부터 게임상에서는 난이도가 어느 정도 오른다.


바로 길 한가운데를 지키고 있는 저 청년 때문에.


"......."


단정한 적발에 짙은 녹안. 비율 좋고 큰 키와 농담이 통할 것 같지 않은 엄격하고 근엄한 표정의 미청년이 우리를 내려보고 있다.

비오나는 그를 보며 착잡한 표정을 짓는다.


"......아델룬 경."


아델룬 브렌하르트.

제국의 군권을 가진 오두회의 투구, 베르반 브렌하르트의 차남이자.........순수 마스터로 기사단을 꾸밀 정도로 인재가 넘치는 브렌하르트 대공가에서도 드물다는 그랜드 마스터에 도달한 청년.

먼 옛날 제국이 브렛 반도에서 라디안이라고 불리던 시절 갈리진 방계, 브렌하르트가는 직계만큼은 아니지만, 황족으로 대우받는다. 고로 엄연한 황실의 일원으로 취급해 게임상에서는 그의 머리 위에 이름과 함께 이런 문구가 뜬다.


<황실의 천리마>


그런 수식어가 붙을 만큼 제국 내에서 인정받고 있는 이 청년이 여명을 향한 여정의 두 번째 보스다.

아델룬 브렌하르트는 지그시 눈을 감으며 입을 연다.


"......부디 내려가 주십시오, 비오나양."


"그럴 수는 없어요, 아델룬경."


"여태까지 일은 불문에 부치겠습니다. 총독 각하께서는 모든 걸 이해해 주실 테니까요."


"........"


"그리고 모든 걸 이루실 겁니다.


비오나는 대답의 뜻으로 창을 들고 자세를 잡았다.


"아니, 각하께선 이미 모든 걸 이루셨습니다."


비오나의 눈에 망설임은 없다.

그 뜻을 받아들였는지 아델룬은 양손으로 자신의 키만 한 대검을 한 손으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마력으로 이루어진 붉은빛을 휘날리며 우리에게 달려든다.

.

.

.

거친 소리가 나면서 부닥치는 거창과 대검.

동시에 바닥에서 짙은 색의 화염이 솟아오르면서 붉은 기운을 두르고 있는 아델룬을 덮친다.

동시에 마스터의 육체임에도 호흡조차 버거울 정도로 후끈한 열기가 퍼진다.


십자로 이루어진 적색의 검기가 쏘아지며 바위와 나무를 가르고 붉은빛으로 이루어진 해일이 쇄도한다.

직계인 엘라디안의 검술이 유려하고 빠른 푸른 검기의 속공이라면 방계이자 외척인 브렌하르트가의 검술은 무겁고 강한 붉은색 검기라는 소설 내용 그대로다.


이윽고 무기가 부닥치며 불길로 이루어진 태풍이 솟아오르고 검기로 이루어진 비가 직선으로 뻗는다.


이오네와 사샤, 초월자와 그에 준하는 존재의 싸움을 보고 난 터라 어지간해서는 충격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쪽이 더 위압감이 든다.

그 둘의 싸움은 현실감 조차 들지 않아 그냥 자연재해가 일어난 것처럼 느껴지지만 비오나와 아델룬의 전투는 수준 차이가 몸으로 느껴진다.


아마도 둘의 수준은 비슷하다.

변수가 없다면 누가 이기고 져도 이상할게 없는 상황.

그렇다면 우리가 변수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도 끼어들자."


"......끼, 끼어들자는 말임까?"


리젤이 껄끄러운 표정으로 나를 본다.


"하지만 둘 다 진지하게 싸우고 있는데....."


성도교인이자 성기사로서 자부심이 강한 리젤은 둘의 전투에 함부로 끼어드는 상황이 달갑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걸 따질 때가 아니야. 적은 아델룬 뿐이 아니니까."


".....적이 더 있슴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델룬은 던전의 2번째 보스다, 아델룬을 넘으면 그보다 더 강한 보스가 있고 그 보스를 넘으면 더더욱 강한 보스가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이 던전은 깨라고 만들어 놓은 던전이 아니다.

그냥 원작에서 일어난 일들을 잠깐이나마 체험하라고 만든 던전이지.


"릭스님 말이 맞아요. 우리는 아델룬에게 신경 쓸 시간이 없어요."


나에게 공감한 이솔리아의 다섯 꼬리 위에 각각 푸른 불꽃이 맺혔다.

그녀의 생각을 읽었는지 캇셀이 머뭇거리며 어찌할 줄을 몰라 한다.


"꼬, 꼭 싸워야 하나? 제국 놈이지만 아델룬은 괜찮은 녀석인데......"


"내 입장에선 총독도 내 은인이야."


"......알았어."


결정한 우리는 비오나와 아델룬의 싸움에 끼어들었다.


푸른 불꽃이 날리고 비오나의 몸에 생긴 크고 작은 상처들이 치유되면서 그녀의 힘과 체력이 불어난다.


"......여러분....."


우리의 도움이 정당하지 못하다 생각했는지 비오나가 살짝 흔들린다.

나는 흔들리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봤다.


"저 산 위에 있는 자와 싸울 때도 그런걸 따질 겁니까?"


산위에 있는자, 이오네를 생각하자마자 비오나는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알겠습니다."


그랜드인 아델룬이라도 우리의 협공에 밀리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리 아래 급이라 해도 같은 그랜드와의 싸움이니 주변에서 정신만 흩트려놓아도 알아서 비오나가 승기를 잡을 터.

싸움은 빠르게 아델룬이 불리한 상황으로, 우리가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갔고 결국 비오나의 창이 아델룬의 복부를 찔렀다.


"크헉!"


아델룬은 창에서 몸을 빼네 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는 거칠게 숨을 내쉬면서 피가 흐르는 복부를 손으로 잡고 힘겹게 서 있었다.


"......후우......."


우리를 향해 비겁하다 한마디 할 만도 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애초 비오나와 일행들의 사정을 이해하고 있을 테니.

그리고 무엇보다.......


".....하는 수 없군요."


그 역시도 다른 이의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


갑자기 하늘의 별, 물고기자리에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온다.

별의 은은한 빛이 아닌 은색의 태양 같은 광채가.


"......밤하늘의 별들을 목소리 삼아 각하께서 고하시길......."


그 광채는 고스란히 아델룬의 몸 안에 깃든다.


"이 위로 누구도 들이지 말라 하십니다."


황실의 천리마, 아델룬 브렌하르트의 2페이즈 시작된다.

.

.

.

잊을 때마다 주기적으로 깨닫게 되는 게 있다.

게임은 결국 게임일 뿐이라는 거.


원작에서 아델룬 브렌하르트는 그다지 어려운 보스가 아니었다.

애초 여명으로 향하는 여정 자체가 고통의 촛대가 공개되면 열리는 일종의 체험용 튜토리얼이다.

깨라고 만든 던전이 아니라 클리어는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클리어 할 수 있는 보스의 난이도는 절대 높지가 않다.


그래서 무의식중에 게임에서도 쉬우니 현실도 쉬울 거라 판단했는데........저걸 봐라.


검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날아오는 검기는 말 그대로 평타가 필살기에 가까운 수준이다.

재앙을 형상화한 브렌하르트 특유의 붉은색 마력이 아니라 이오네의 힘을 받아 백금색으로 빛나는 검기는 비오나가 없다면 그냥 휘두르는 순간 그녀를 제외한 모두가 전멸을 피할 수 없을 만큼 강하다.


엘라르디안 황가의 무가 자연의 숭고함과 아름다운 면을 구현한다면 베른하르트의 무는 자연의 재앙을 본떴다고 했던가.

그런 원작의 설명답게 백금색 검기가 휩쓸 때마다 능선이 평지가 되고 지형이 변한다.


"아델룬 인마! 적당히 좀 해!"


우리와 같이 비오나의 뒤에 숨은 캇셀이 머리만 내놓고 빼액대며 소리친다.


"크윽!"


그 비오나조차 막아내는 것 만으로도 힘겨운 상황.


"크윽! 어떻게 좀 해보십쇼! 릭스!"


"......이 상황에서 내가 뭘 어떻게 해?'


게임상의 지식으로 상황마다 능숙하게 대처했던 내 모습을 봐온 리젤이 이번에도 나에게 기대를 하며 '해줘'를 시전하는데 진짜 방법이 없다.


애초 게임상에서 아델룬은 그렇게 어려운 보스가 아니라 그냥 딜좀 넣으면 끝나니까.

근데 저 평타가 필살기인 괴물좀 봐라.

저딴걸 튜토리얼에 집어넣고 이기라고 했으면 유저들이 바로 회사에 트럭부터 보낼 거다.


'굳이 말하자면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만.....'


조금 더럽고 치사한 방법이 있긴 하다.


"으아아아아앗!"


방어를 포기하고 돌격을 선택한 비오나.

비오나가 공격적으로 나오자 아델룬은 멀리서 날리던 검기를 멈추고는 대검을 세워 그녀에게 격돌했다.

힘과 힘이 부닥치는 순간 그녀도 느꼈을 거다.

지금 자신은 아델룬보다 약하다는 걸.


"......전....이 위로 올라갈 겁니다."


"포기하세요, 비오나양. 그건 용기가 아니라 만용입니다. 만용을 부리지 않는다고 비겁한 게 아닙니다."


비오나는 모르겠지만 아델룬을 알고 있는 나에게는 목소리만으로도 그의 심정을 알것 같았다.


'저 자식, 비오나를.....'


아델룬은 결코 비오나를 해치지 않는다.

애초 그걸 알기에 이오네도 큰 고민 없이 자신의 힘을 아델룬에게 나누어 준 걸 테고.

그렇다면 그 부분을 노려야 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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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황금 22.07.16 99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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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고구마가 아카데미에서 살아남았어요.(1부 완결) 22.07.02 124 1 9쪽
73 천둥의 별과 검은 매 - 인연은 기적을. 22.06.26 106 2 9쪽
72 천둥의 별과 검은 매 - 대적자 22.06.25 104 2 10쪽
71 천둥의 별과 검은 매 - 고구마 VS 사이다패스 2 22.06.21 97 2 11쪽
70 천둥의 별과 검은 매 - 고구마 VS 사이다패스 22.06.19 140 2 8쪽
69 천둥의 별과 검은 매 - 무기 들어라, 주인공. 22.06.19 106 2 9쪽
68 천둥의 별과 검은 매 - 아버지 아버지 어찌하여..... 22.06.16 105 2 12쪽
67 천둥의 별과 검은 매 -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22.06.11 105 3 11쪽
66 천둥의 별과 검은 매 -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22.06.05 103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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