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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광야
작품등록일 :
2011.11.23 22:13
최근연재일 :
2011.11.2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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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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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52

작성
11.11.2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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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제 3장. 데스나이트. 3

DUMMY

"에즈님은?"

통신에서는 환이라 불리던 남자. '독립의 깃발'의 작전 지휘관인 게슈트는 화네틱 제 일 소대장에게 묻는다. 그는 대답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게슈트는 '참나'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다. 실재로 한 두 번 있던 일이 아니다. 처음에야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구출대를 만들고는 했지만......

"늦어졌습니다."

라며 구출대를 파견하기도 전에 돌아와 버리는 에즈 때문에 번번이 맥이 빠지고는 했던 것이다.

"휴우. 몇 번이고 말씀드렸습니다만, 행동에 주위를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기사님께 무슨 일이 있으면 디아카 맥작님께 저희가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

"다음부터는 그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게슈트는 입을 달착거리며 몇마디를 더 쏘아 붙이려다가 참는다.

'독립의 깃발' 아나토리아 더항군 중에서는 제법 큰 세력중 하나로, 이른바 왕당파 독립군의 대표적인 존재중 하나다. 이들의 리더는 디아카 백작으로 이미 오래전에 모조리 처형되었지만 아나토리아 왕실의 공주 중 한명과 혼약이 오갈 정도로 유서 깊은 귀족가중 한명이었다.

원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에 불과했던 에즈이지만, 어째서인지 백작인 그가 기사 작위를 내림으로서 단번에 신분이 상승한 것이다. 그래밨자, 한 나라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패망국의 기사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지휘관은 아니건만 가장 신분이 높기에 강하게 주의를 줄 수도 없다. 게슈트는 어딘가 부조리함을 느꼈지만 이윽고 머리를 휘젓는다.

이것은 전통있는 조국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에즈는 말없이 창 밖을 내다본다.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는 경치. 말은 마차라고 하지만 에즈의 상식 속에서는 이것을 마차라고 부르기 힘들다. 이렇게 빠른 물건이 아니었다.

사부는 그에게 살아가라고 말했다. 반드시 행복한 미래를 바란다고 하지는 않았다.

그저, 에즈 자신이 살아 있는 실감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이곳이 그저 미래라는 것일 뿐, 적응하고 나니 마음속은 여전히 텅 빈 채로 존재했다.

복수. 어찌보면 이뤄야할 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 이미 그것을 이루어낸 남자에게 있어 미래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가족을 위해? 그 가족들은 복수의 대상에게 죽임을 당한지 오래다. 그리고 모든 것을 의지할 수 있었던 사부인 이에즈가 있었지만 아마 그를 이곳에 보내고 죽었을 것이다.

그러니 과거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조차 없다. 과거도, 미래도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현재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무엇하나 필요 없이, 그저 죽어야 할 이유를 알지 못해 살고 있을 뿐.

'독립의 깃발' 이들에게 붙어있는 것 또한 그야말로 우연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몰랐기에, 가장 먼저 보인 이들을 따랐을 뿐이다. 이제와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차라리 저 에르세 연방이라는 곳에 주워졌다면 지금보다 상황이 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것조차도 아무래도 좋은 일. 살아 있다는, 에즈 자신에 대한 실감조차 없거늘 제 아무리 방대한 이야기를 주위에서 떠들어 되어도 와닿지 않는다.

그로서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일을 이루어내고 있는 이들. 비록 지금은 적으로서 마주하고 있지만 저들에게는 열정이라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무작정이라고 불러도 될 동경이다. 아니 무심코 바라보게 되는 것과도 같다.

그의 깊은 어둠속에서 그저, 빛나고 있으니까. 동경으로서의 빛이 아닌 그저 불 은 존재로서 말이다.

아마도 그로서는 영원히 이해 못할 그 무엇인가에 말이다.

이어지는 침묵에 지루했던 것일까? 독립의 깃발중 한명이 슬그머니 입을 연다.

"그러고 보니 자네, 그 얘기 들었나?"

"뭔 얘기?"

"지금 아나토리아를 점령죽인 국가가 프란젠이지 않나."

프란젠. 가장 먼저 시민 혁명이 일어났던 국가다. 거기에 현재 이들이 맞서 싸우고 있던 주된 국가이기도 하다. 누구나 알고 잇던 상식이기에 그 남자는 시큰둥하게 되묻는다.

"그런데 그게 왜?"

"다름이 아니라, 프란젠 군은 발코스툼 제국과의 전쟁 때문에 곧 떠난다나봐.

"그래?"

이들에게서 병력을 물린다는 이야기지만, 여전히 남자는 아무래도 좋은 듯 답한다.

에르세는 말 그대로 연방이다. 한 국가가 떠난다고 한들, 다른 국가의 병력이 그 지리를 대신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괴물이 떠난들, 다른 괴물로 채워진다면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하지만 본론은 그게 아니라는 듯, 남자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연다.

"진짜 문제는 이건데..... 자이펀이 대신 온다는 얘기가 있더라고."

"뭐라고?"

그제서야 남자는 시큰둥한 표정에서 벗어난다. 그뿐만이 아니다. 별관심 없이 있던 다른 남자들의 시선에 일제히 그에게 쏠린다. 자연스럽게 그 긴장된 분위기에, 에즈 역시 창 밖에서 시선을 뗀다.

'이름만으로 이들을 긴장시키는 국가라?'

이 곳에 머문지 시간이 좀 흘렀다고 하나 아직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특히, 그가 살던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없을 정도로 수많은 국가들이 새로 생겨나 있기에 더욱 그렇다.

"자이펀이라는 나라가 무슨 문제라도 있나?"

에즈가 입을 여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에 놀란 듯 남자들은 순간 흠칫 했지만, 이윽고 그의 말에 답한다.

"음. 저희가 말할 건 아닙니다만, 사실 에르세 연방 중에서도 프란젠 군은 가장 신사적인 편에 속합니다. 하다못해 겉으로 보이는 건 신경을 쓰는 편이거든요. 그에 비해 자이펀은 다르지요. 눈치를 보지 않는달까.... 좋게 말하면 파격적인 국가이기도 하고 나쁘게 말하면 지독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에르세 연방중에서는 프란젠과는 가장 극에 위치한 나라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다면 가장 비신사적인 나라라는 뜻이다. 자세히는 모르나, 프란젠의 통치도 이들에게는 그리 견디기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 백성들은 강제로 징용을 당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지독한 세금에 말 그대로 먹고 살기도 힘든 판국이다. 그리고 그들을 대변할 국가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완전히 편입되어 자국민으로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강제 통치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그런 이들이 협력하고 있는 것이지?"

"저도 자세히는 알지 못합니다. 일종의 이념의, 혹은 이익의 일치겠지요. 다만 자이펀은 뭐랄까.... 그렇다고 해서 완벽한 혁명 세력인 것도 아닙니다. 입헌군주라고 떠들고 있고, 일단 대외적은 방침도 그러합니다만 사실 왕국에 가깝고......어찌되었던 간에 상당히 기묘한 나라이지요."

입헌군주니 뭐니 떠들어 되도 에즈는 그 단어 자체를 알지 못한다. 이건 또 뭔 소린가 싶어서 한참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으려니, 잠자코 듣고 있던 게슈트가 입을 연다.

"아직 확실하지도 않은 일이다. 그만 떠들어라."

그의 진중한 한마디에, 남자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다시 입을 꾹 다문다. 에즈가 그를 빤히 바라보자. 게슈트는 고개를 저으며 말한다.

"어차피 소문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저희가 하는 일에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하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지.'

그리고 에즈는 다시 시선을 창 밖으로 돌렸다.


작가의말

많이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유학이랍시고 사실 여유작작...하게 있을 줄 알았는데 갑자기 바빠지네요.

한국이 많이 소란스럽네요. 하지만 뭐,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동네는 한번 소란스러운 것을 보고 싶을 정도로 조용한 나라라서요. 2월 말이나 3월 쯤에 귀국할 텐데, 다행히 선거는 참여 할 수 있겠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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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제 3장. 데스나이트. 1 +6 11.11.03 674 2 10쪽
11 연중공지입니다. +7 09.08.18 1,279 1 2쪽
10 제 2장. 그들의 이름은 독립의 깃발. 끝 +13 08.09.06 1,560 2 8쪽
9 제 2장. 그들의 이름은 독립의 깃발. 4 +3 08.09.06 1,488 1 33쪽
8 제 2장. 그들의 이름은 독립의 깃발. 3 +3 08.09.06 1,459 5 14쪽
7 제 2장. 그들의 이름은 독립의 깃발. 2 +3 08.09.06 1,259 1 23쪽
6 제 2장. 그들의 이름은 독립의 깃발. 1 +2 08.09.06 1,821 2 23쪽
5 제 1장. 소드 마스터 미래로 가다. 끝 +6 08.09.04 1,578 1 16쪽
4 제 1장. 소드 마스터 미래로 가다. 3 +2 08.09.04 1,764 1 10쪽
3 제 1장. 소드 마스터 미래로 가다. 2 +2 08.09.04 1,792 1 9쪽
2 제 1장. 소드 마스터 미래로 가다. 1 +3 08.09.04 2,420 1 14쪽
1 프롤로그 +7 08.09.04 3,03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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