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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코 님의 서재입니다.

지갑 용사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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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코
작품등록일 :
2022.05.11 12:05
최근연재일 :
2022.07.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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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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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1화. 자격 증명

DUMMY

잘 가나는 연합답게 패스파인더 지부는 오디사 내 상업 구역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었다.


으리으리한 본청 건물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여관과 주점이 즐비했다. 패스파인더 지부에 들러 고급 의뢰를 하청 받아 수행하려는 모험가 길드들을 위한 것이었다.


패스파인더 연합은 제국을 비롯해 대륙의 왕국들과 수도원 등 수많은 단체들과 계약을 맺고 있었고 그들로부터 소위 돈이 되는 고급 의뢰를 받아 수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돈과 명예를 거머쥘 수 있는 이 의뢰를 자신들만 독점하지 않고 연합에 소속되지 않은 다른 모험가 길드들에게도 개방하여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한편 능력 있는 길드를 자신들의 연합에 가입시키는 창구로 활용했다.


당연히 대륙의 모든 모험가 길드들이 이 의뢰를 받고 싶어 했고 그를 위해 기꺼 자신의 길드 정보를 패스파인더 연합에 넘겼다. 간단한 자격시험만 통과하면 그때부터 들어온 의뢰를 하청받아 수행할 수 있었는데 이후 수행 실적에 따라 패스파인드 등급이 매겨졌고 최고 등급이 되면 심사를 거쳐 패스파인더의 위원 자격을 획득할 수 있었다.


통상 패스파인더 연합 소속 길드란 이 위원 자격을 획득한 모험가 길드를 의미했다 그때부터 패스파인더로서의 각종 혜택을 지급받는 건 물론 패스파인더를 운영하는데 참가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었다.


본청 안은 고급 의뢰를 하청 받기 위해 대륙 각지에서 모여든 모험가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을 헤치고 홀 중앙에 위치한 접수대로 가자 패스파인더 제복을 차려입은 늘씬한 접객원이 나를 맞이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모험가 길드 등록이나 의뢰 접수는 반대쪽에 마련된 창구를···”


“아니요 저는 위원 자격을 승계하기 위해 왔습니다.”


방금 전까지 밝게 웃으며 나를 맞이했던 그 접객원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게 바뀌었다.


“성함과 소속을 알려주시겠어요?”


“카인드핸즈 길드의 하민입니다.”


“확인 감사합니다. 저를 따라오시죠”


접객원의 안내로 안으로 들어가자 거대한 서고가 나타났다.


패스파인더는 모험가 길드의 연합,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미개척지와 저주받은 땅을 탐험하고 그곳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서고 안에 줄지어 서 있는 책장마다 패스파인더 소속의 모험가들이 대륙 각지에서 지도와 보고서 등 각종 서류로 가득 차 있었다.


도서관을 지나 안쪽에 따로 마련된 방으로 들어가자 심사관 한 명이 준비를 마치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하민님 자격 심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심사관은 자신 말고 앞으로 두 명의 심사관이 순차적으로 들어와 심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줬다. 입사 면접을 봤을 때와 비슷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자격 심사에 사용될 피스를 확인하겠습니다. 전 마스터를 통해 전달받으셨겠지요?”


렌지 노스혼으로 부터 받았던 동전 세 개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심사관이 눈을 감고는 동전 위로 선을 뻗었다.


그가 주문을 외우자 동전들이 각자 진동하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렌지 씨가 이 동전에 뭔가 특별한 마법 같은 게 걸려 있다고 그랬었지?’


한참 동안을 테이블 위 동전들의 합주에 귀를 기울이던 심사관이 눈을 떴다.


“피스에서 어떤 강제력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정도면 전 마스터의 자발적인 의지로 전달된 거라고 판단할 수 있겠군요.”


첫 번째 테스트가 끝났다.


“아무쪼록 남은 심사도 잘 받으시길 바랍니다.”


덕담을 남긴 심사관이 나가고 이어 두 번째 심사관이 입장했다.


두 번째 심사관은 내 앞에 세 개의 양파지를 꺼내 놓았다. 양피지에는 각기 서로 다른 상징이 그려져 있었다.


“이 중 자격 증명에 필요하신 걸 가져가시면 됩니다.”


렌지의 설명대로 손바닥이 그려져 있는 양피지를 선택하자 심사관은 나머지 양피지를 챙기더니 꾸벅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심사관들끼리도 서로 정보를 주고받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듯했다. 굳이 이렇게까지 단계를 나누어 자격을 심사하는 건 패스파인더 위원이 가진 권한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었다.


위원 자격을 가진 것만으로 자신을 비롯해 소속된 길드원들은 패스파인더와 계약한 국가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어디 그뿐인가? 패스파인더와 계약되어 있는 여관에는 위원들을 위한 전용 룸이 준비되어 있어 무료로 숙식을 제공받을 수도 있다.


아무런 기반 없이 이 세계에 뚝 떨어져 실버리드로 가야 하는 내가 앞으로 가장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위원들은 투표권을 통해 패스파인더의 운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


패스파인더 연합은 200여 명의 위원과 30명의 상급 위원, 그리고 7명의 최고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임기가 5년으로 정해져 있는 상급 위원은 위원들의 투표로 결정되었는데 패스파인더를 총괄하는 7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고 탄핵하는 권한이 있었다.


그리고 이 7명의 최고 위원이 패스파인더의 통치자로 모험가의 섬에 있는 패스파인더 요새에서 연합을 다스렸다. 한번 선출되고 나면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거나 사망하거나 상급 위원으로부터 탄핵당하지 않는 한 교체되지 않았다.


즉, 모든 위원들은 장차 패스파인더를 다스리는 최고 권력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었고 이는 대륙의 모든 모험가들이 그토록 위원 자격에 목을 매는 이유였다.


세번째 심사관이 들어오고 그는 나에게 피스와 양피지를 이용해서 자격을 증명해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렌지의 말을 떠올렸다.


‘금화를 검지 끝마디에, 은화를 손바닥 중앙에, 동화를 약지 중간 마디에 놓아 자격을 증명하시면 됩니다.’


그가 알려준 대로 양피지 위에 순서대로 세 개의 동전을 놓았고 그렇게 자격 증명을 마쳤다.


“이것으로 자격 증명이 완료되었습니다. 하민님 패스파인더의 위원이 되신 걸 축하드립니다.”


축하 팡파르도 시스템 메시지도 없었다. 전 대륙의 모험가들이 그토록 원하는 위원직을 얻었는데 뭔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하시면 새로운 자격 증명법을 등록하실 수 있습니다만···”


“괜찮습니다. 기존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겠습니다.”


어차피 패스파인더 위원 자격은 실버리드로 가는 데까지만 유지할 생각이었다. 렌지의 부탁을 다 들어주고 나면 카인드핸즈 길드원 중 한 사람에게 위원직을 돌려줄 텐데 그때도 렌지의 방식으로 하고 싶었다.


“지금 바깥에 위원님을 뵙고 싶어 하는 카인드핸즈 길드원들이 도착해있다고 합니다.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시죠"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카인드핸즈 길드의 전반적인 정보나 운영에 대해서도 궁금했지만 무엇보다 어떤 길드원들이 모여있는지 알고 싶었다. 만약 능력이 뛰어난 길드원을 동료로 영입할 수만 있다면 팀의 전력을 단숨에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기대를 잔뜩 안고 도착한 대기실에는 두 명의 길드원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가서기도 전부터 느껴지는 압박감, 이는 이들이 가진 능력이 내 예상보다 강하다는 뜻임과 동시에 나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의미였다.


“여~ 이번에 우리의 새로운 마스터가 되셨다는 분이신가? 반갑수다 근데 뭐라고 불러드려야 하나?”


능글거리며 나를 향해 다가오는 30대 초반의 금발 남성, 산전수전 다 겪은듯한 여유와 노련함이 몸에 배어있다.


“그쪽부터 소개하는 게 예의일 것 같습니다만···”


“하핫 운만 좋은 분인 줄 알았더니 위아래도 따질 줄 아는 아주 권위적인 분이셨네? 그럼 내 소개부터 하지 나는 운사라고 합니다 그리고 요놈은 폭풍이라고 부르는 내 친구, 재수 없는 놈들 몸에 구멍을 내는 게 특기라오.”


운사가 자신이 들고 있던 창까지 나에게 소개하는 친절함(?)을 보였다.


뭔가 원하는 걸 얻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아까부터 신경이 쓰였던 건 이 190이 넘는 이 장신의 남자가 아니라 그 뒤에 서 있는 흑발의 여성이었다.


170 중반의 늘씬한 키에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이 미인은 마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의 엄청난 위압감을 내뿜고 있었다.


“어이~ 너도 이리 와서 우리의 새로운 마스터님께 인사 올려야지?”


“바네사입니다.”


마지못해 앞으로 나선 그녀가 짤막하게 자신의 소개를 마쳤다.


“저는 하민이라고 합니다.”


어색함과 긴장감으로 안 그래도 무거웠던 분위기가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어떻게 이 상황을 풀어가야 고민하고 있을 때 운사가 나섰다.


“새로운 마스터, 우선 렌지 노스혼의 최후에 대해 듣고 싶은데? 미숙하긴 했지만 단순 호위 임무에서 죽을 정도로 형편없는 친구는 아니었는데 말이야.”


“사고가 있었습니다···”


나는 그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레스카 상단의 물건을 노린 병사들의 반란, 그리고 그 반란에 홀로 맞섰던 렌지의 용기와 예상치 못했던 오크의 습격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전해 듣던 두 사람의 표정이 조금씩 풀려가는 게 보였다. 그들이 가지고 있던 반감이 조금씩 줄어드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은의 장막에 오크가 있었다니 그건 예상 밖이었군. 그나저나 마스터는 어떻게 거기서 빠져나온 거요? 상대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렌지 씨가 지켜주지 않았다면, 특히 그가 가지고 있던 이 방패가 아니었다면 살아남기 힘들었을 겁니다. 운사 씨 혹시 이 방패의 주인이 누군지 알고 계시나요?”



“당연히 알지 내 절친인데 모를 리가”


“그럼 그분께 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방패를 꼭 주인에게 돌려달라는 렌지 씨의 유언이 있었거든요.”


나는 메고 있던 방패를 운사에게 내밀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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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드래곤의 숨결 +10 22.06.18 38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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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바라타리엔의 눈물 +10 22.06.13 36 5 11쪽
25 25화. 푸른 불꽃의 향연 +6 22.06.11 35 3 10쪽
24 24화. 크라고네스의 무덤 +5 22.06.10 37 3 10쪽
23 23화. 육아 지옥 +5 22.06.08 40 4 10쪽
22 22화. 드라코 +10 22.06.06 38 5 10쪽
» 21화. 자격 증명 +10 22.06.04 45 5 10쪽
20 20화. 항구도시 오디사 +11 22.06.03 45 7 10쪽
19 19화. 포장된 희생 +10 22.06.01 49 5 11쪽
18 18화. 에반데일 가문의 중재 +8 22.05.30 46 7 10쪽
17 17화. 마족 남작 마자힐 +17 22.05.28 65 8 9쪽
16 16화. 저주받은 협곡 +5 22.05.27 57 5 10쪽
15 15화. 카오스 게이트 +9 22.05.25 61 8 9쪽
14 14화. 동료 육성 +8 22.05.24 59 7 10쪽
13 13화. 율의 계승자 +8 22.05.23 62 5 11쪽
12 12화. 그림자 화형식 +4 22.05.22 76 5 11쪽
11 11화. 사미엘의 성화 +4 22.05.21 63 4 9쪽
10 10화. 영웅 뽑기 +6 22.05.20 76 5 11쪽
9 9화. 아바타 시스템 +8 22.05.19 75 7 11쪽
8 8화. 드래곤의 알 +8 22.05.18 86 5 11쪽
7 7화. 오크 정찰대 22.05.17 8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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