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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코 님의 서재입니다.

지갑 용사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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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코
작품등록일 :
2022.05.11 12:05
최근연재일 :
2022.07.05 10:25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2,446
추천수 :
222
글자수 :
154,118

작성
22.06.01 11:35
조회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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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19화. 포장된 희생

DUMMY

오거의 시선이 나모루를 쫓았다.


그 괴물이 입맛을 다시며 그녀를 향해 손을 뻗기 시작했다.


“위험해요!”


부우우우우웅!-


3미터가 넘는 장신이 팔을 휘둘러 나모루를 잡아채려는 찰나 바루에서 뛰어오른 나모루가 공중에서 회전하며 공격을 피했다.


그렇게 묘기를 선보이며 공격을 피한 나모루가 자신의 부메랑을 다시 집어 들었다.


“제로 씨 주변의 언데드들을 맡아주세요.”


나모루가 오거의 뒤를 노릴 수 있도록 오거의 시선을 잡아둬야 했다. 나는 검을 빼어들고 오거를 향해 돌진했다.


카드드득!-


나의 +6 강 글라디우스가 오거의 종아리를 파고들었다. 뼈가 긁히는 소리가 날 정도로 깊숙이 박혔지만 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거의 목표는 처음부터 나모루였다. 지금 놈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는 나모루의 강철 부메랑뿐 제로가 들고 있는 활이나 나의 글라디우스로는 자신을 죽일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는듯했다.


놈이 홀로 부메랑을 들고 서 있는 나모루에게 일격을 가했다.


쿵!-


“꺄악!”


그녀가 막아내기엔 너무도 강한 일격이었다. 부메랑을 들어 가까스로 방어한 나모루가 바닥을 굴렀다.


“바, 바루!!!”


오거가 쓰러져 있는 그녀를 집어올리려는 순간 주인의 부름을 받은 바루가 쏜살같이 뛰어들어 그녀를 태우고 빠져나갔다.


“쳇! 저런 괴물 같은 놈을 어떻게 상대하라는 거야?”


주변의 언데드들을 정리하고 합류한 제로가 오거를 향해 화살을 날려봤지만 소용없었다. 눈과 목 가슴 등 약점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잔뜩 박혀있던 그녀의 화살이 재생되는 조직에 밀려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품 안에 있던 셀비가 당장이라도 뛰쳐나올 기세로 고개를 내밀었다.


“셀비 씨 절 믿으세요. 제가 해결할 수 있어요.”



오거도 결국 게임 내에서는 사냥감이었던 몬스터 중 하나, 무지막지한 회복량 때문에 딜로 찍어 누르는 건 거의 불가능했지만 약점만 알면 공략할 방법은 있었다.


그 약점은 바로 인간의 영혼을 집어삼킬 때 드러났다. 탐욕스러운 이놈은 영혼을 먹는데 온 힘을 쓰는 바람에 그 순간만큼은 재생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놈을 사냥할 때는 파티에서 가장 체력이 높은 캐릭터를 제물로 내준 후 오거가 그 캐릭터의 영혼을 흡수하고 있을 때 딜을 집중했는데 이 순간만큼은 오거 몸 안의 존재하는 모든 영혼이 서로 먹겠다고 입으로 몰려들기 때문에 단 한 번 목을 치는 것만으로도 오거를 죽일 수 있었다.


“셀비 씨는 여기서 제 배낭을 지켜주세요.”


“어쩌시려구요오옹"


스스로 제물이 되기로 결심한 이상 셀비와 드래곤의 알까지 휘말리게 할 수는 없었다. 메고 있던 배낭과 그녀를 안전한 곳에 내려두고 일행들을 불렀다.


“저에게 작전이 있어요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나는 제로와 나모루를 불러 공략법에 대해 설명했다.


힐을 해줄 사제가 없으니 오래 버티기는 힘들 터, 그녀들이 한 번의 공격으로 오거를 쓰러뜨리지 못하면 다음 기회는 없었다.


“말 도 안 돼! 제 발로 오거 입속으로 들어가겠다고? 잘못되면 어떡하려고 그래?”



“이 방법밖에 없어요. 제로 씨 나모루 씨 믿습니다.”


나는 내 칼과 방패를 제로에게 맡긴 후 오거를 향해 달렸다.


“어이 거기 덩어리! 여기 네 먹잇감이 왔다. 율의 계승자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을걸? 어때 구미가 당기지?”


“하민 씨 미쳤어?! 당장 그만둬!”


“멈추세요 스승님!”


나모루와 제로가 말릴 틈도 없었다. 오거가 그 긴 팔로 순식간에 내 몸을 잡아챘다.


“크윽! 야 살살 좀 해!”


어찌나 세게 움켜쥐는지 갈빗대가 다 으스러지는 것 같다. 그렇게 오거의 손에 달랑 들어올려진 나는 그대로 놈의 벌어진 입속으로 끌려갔다.


역한 오거의 입 냄새가 확~ 하고 풍겨오나 싶더니


텁!-


놈이 내 몸의 절반을 집어삼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오거의 입안, 점막과 끈적한 액체가 기분 나쁘게 달라붙었다.


역한 냄새에다 오거의 혀가 목과 가슴을 조여대는 바람에 숨이 턱턱 막혔다. 그나마 다행인 건 놈이 나를 씹어대진 않아서 하반신이 온전히 몸에 붙어있다는 것 정도였다.


오거가 본격적으로 내 몸의 생명력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놈의 장기가 내 모든 것을 삼킬 것처럼 꿈틀거렸고 그와 함께 온몸이 찢기는듯한 고통이 찾아왔다.


‘아아아악! 이놈 차라리 날 죽여라!”


혈관이 터져나가고 뼈가 으스러지는듯했다. 사방에서 조여오는 압력에 당장이라도 몸이 터져버릴 것 같던 그 순간


퍼퍼퍽!-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거대한 충격이 내 몸을 덮쳤다


···

..

.


[ 경험치가 1968 (기본 1640 + VIP 보너스 328) 상승했습니다. ]


아마도 잠깐 정신을 잃었던 모양이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눈을 떠보니 시스템 메시지 창 너머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나모루와 제로의 얼굴이 보였다.


“뭐야! 죽은 줄 알았잖아!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정말 다행이에요. 소녀 이대로 스승님을 잃는 줄 알았어요 흑흑”


두 사람 다 펑펑 울었는지 눈가가 빨갛게 부어있었고 셀비 역시 내 품에 고개를 파묻은 채 흐느끼고 있었다.


“아, 전 괜찮아요 다행히 어디 잘려나가거나 부러진 곳은 없는 것 같네요.”


그녀들을 안심시키느라 말을 그렇게 했지만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차라리 죽고 부활하는 게 나을 뻔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온몸에서 고약한 오거의 입 냄새가 풍겼다.


‘아 못 견디겠네 어디 가서 샤워부터 해야지'


행여나 그녀들에게도 냄새를 풍길까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키는데


[ 제로의 호감도가 36 (기본 30 + VIP 보너스 6) 상승했습니다. ]


[ 나모루의 호감도가 60 (기본 50 + VIP 보너스 10) 상승했습니다. ]


뭐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호감도가 올라가는 건데?


“소녀 스승님의 희생정신에 감동했어요 이것이야말로 군주의 덕목!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정말 남다르다고 생각했지만 타인을 위해 목숨을 걸어? 앞으론 절대 그러지 마 하나도 안 멋있으니까!”


오해다.


부활 특권으로 되살아날 수 있기에 시도할 수 있었던 작전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그녀들에게 감동을 주고 말았다.


“맞아요오옹 용사님이 돌아가시면 셀비도 따라 죽을거예요옹 그러니까 앞으로는 절대 스스로를 희생하시면 안돼요오옹"


셀비가 품 안에서 울먹이며 나를 올려다봤고, 이 장면을 지켜보던 나모루가 잔뜩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스승님 놀라지 마세요. 소녀 고양이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어째 점점 더 오해가 쌓여가는 것 같다.


“족장님이 경지에 오르면 동물들의 말을 들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제가 해낸 것 같아요! 방금 제 두 귀로 똑똑히 들었거든요 저 고양이가···”


“하민 씨가 죽으면 따라 죽겠다고 말한 거?”


“에? 제로님도 들으셨어요? 설마 당신도···”


오해를 풀기 위해 나는 셀비를 나모루에게 소개했다. 셀비는 원래 수인이고 지금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고양이로 변신한 상태라는 걸 알게 된 마모루는 다소 실망한 눈치였다.


어쨌든 상황은 정리되었으니 이제 전리품을 챙길 차례다.


전리품이란 다름아닌 마정석


마족뿐 아니라 공허의 힘이 깃든 생명들을 모두 마정석을 품고 있었다. 등급과 크기에서 차이가 있을 뿐···


나는 바닥에 목이 잘린 채 널브러져 있는 오거의 시체를 살폈다.


[ D 급 마정석 × 1개를 습득했습니다. ]


챙길 건 다 챙겼으니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이다. 우선은 이 찝찝한 몸부터 씻고 싶은데···


“이 협곡에서 멀지 않은 곳에 오아시스가 있어요. 스승님 절 따라오세요.”


눈치 빠른 나모루가 앞장섰고 우리는 그 뒤를 따랐다.


나모루가 안내한 오아시스는 저주받은 협곡을 지나 오디사로 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었다.


축구장 만한 웅덩이를 가운데 두고 주변에 먼저 찾아온 동물들이 평화롭게 물을 축이고 있는 게 보였다.


오거의 타액으로 동물들의 식수를 오염시키는 것 같아 미안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아 뭔가 진상 손님이 된 기분인데?’


풍덩!-


곧장 물속으로 뛰어든 나는 내 몸에 묻어 있던 오거의 타액을 씻어냈다.


[ 하민 루드릭 lv 32 경험치 12 / 100


힘 40 지력 51 민첩 45 체력 45


보유 스킬

율의 계승자 lv.1 / 성검의 주인 lv1. / 피의 맹세 lv.1 / 군주의 지휘 lv.1 / 아크레시아의 가호 MAX / 아크레시아의 축복 MAX ]


투명한 수면 아래로 현재의 내 정보가 보였다. 불과 며칠 전까지 레벨 1에 불과했던 내가 이제는 오크 정도의 몬스터는 쉽게 상대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이 모든게 VIP 시스템, 호구가 되어 2년간 프리아드 사가라는 게임에 현질을 하면서 얻게 된 혜택 덕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며칠 새 많은 일이 있었네 동료도 둘이나 영입했고, 카오스 게이트도 닫고, 오거 입안에도 들어가보고’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간인데 오랜 세월을 여기서 산 것처럼 익숙하게 느껴졌다. 오히려 지구에서 류하민으로 살아왔던 28년간의 기억이 꿈처럼 느껴질 정도···


어쩌면 실버리드에 있다는 현자 리오네 스타리아의 말처럼 지구에서의 삶이 루시드 발드레의 저주로 만들어진 환상이고 이곳에서의 삶이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나저나 나 류하민의 삶으로 돌아갈 수는 있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몸을 씻고 나오자 어느새 날이 저물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뙤약볕에 푹푹 찌던 대기가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차갑게 식었다.


젖은 몸을 말리기 위해 미리 피워놓은 모닥불 앞으로 가자 배낭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일행들이 보였다.


셀비는 배낭이 열리면서 반쯤 드러난 드래곤의 알 위에 쪼그려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고 제로와 나모루가 드래곤 알을 양쪽에서 품듯이 감싼 채로 누워있었다.


그리고 나모루의 등 뒤에는 바루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언데드를 처치하고 구한듯한 커다란 뼈다귀를 물고 뜯었다.


“스승님 알이 너무 따뜻해요 이쪽으로 와서 몸 좀 녹이세요.”


“이리로 와요 하민 씨 남녀가 유별하지만 오늘 밤은 특별히 내 옆자리를 허락할 테니까”


그녀들의 말대로 알 주변에서 후끈후끈한 열이 느껴졌다.


날이 어두워지고 모두 그렇게 드래곤의 알 주변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했다.


그렇게 또 프리아드 대륙에서의 하루가 저물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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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율의 힘 +8 22.06.27 36 4 10쪽
30 30화. 마스터의 자격 +7 22.06.19 35 4 9쪽
29 29화. 드래곤의 숨결 +10 22.06.18 38 6 10쪽
28 28화. 쌓여가는 유대 +5 22.06.17 33 3 11쪽
27 27화. 사상 최소의 공격대 +10 22.06.15 37 5 11쪽
26 26화. 바라타리엔의 눈물 +10 22.06.13 36 5 11쪽
25 25화. 푸른 불꽃의 향연 +6 22.06.11 35 3 10쪽
24 24화. 크라고네스의 무덤 +5 22.06.10 37 3 10쪽
23 23화. 육아 지옥 +5 22.06.08 40 4 10쪽
22 22화. 드라코 +10 22.06.06 38 5 10쪽
21 21화. 자격 증명 +10 22.06.04 45 5 10쪽
20 20화. 항구도시 오디사 +11 22.06.03 45 7 10쪽
» 19화. 포장된 희생 +10 22.06.01 49 5 11쪽
18 18화. 에반데일 가문의 중재 +8 22.05.30 46 7 10쪽
17 17화. 마족 남작 마자힐 +17 22.05.28 65 8 9쪽
16 16화. 저주받은 협곡 +5 22.05.27 57 5 10쪽
15 15화. 카오스 게이트 +9 22.05.25 61 8 9쪽
14 14화. 동료 육성 +8 22.05.24 60 7 10쪽
13 13화. 율의 계승자 +8 22.05.23 62 5 11쪽
12 12화. 그림자 화형식 +4 22.05.22 76 5 11쪽
11 11화. 사미엘의 성화 +4 22.05.21 63 4 9쪽
10 10화. 영웅 뽑기 +6 22.05.20 76 5 11쪽
9 9화. 아바타 시스템 +8 22.05.19 75 7 11쪽
8 8화. 드래곤의 알 +8 22.05.18 86 5 11쪽
7 7화. 오크 정찰대 22.05.17 8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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