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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율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기자의 멸망 스트리밍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차율
작품등록일 :
2023.03.29 16:41
최근연재일 :
2023.04.14 22:58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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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5,677

작성
23.04.0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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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DUMMY

16화.


나비효과.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론이었다.

장정호의 실형이라는 날개짓은 기부단체의 대대적인 감사라는 태풍을 불러왔다.

그 덕에 수면아래 있던 기부단체의 비리가 통째로 끄집어 올려졌다.

TV에서는 온통 새롭게 밝혀지고 있는 횡령비리에 대해 연일 떠들어댔다.

[A기부단체에 이어 B와 C기부단체의 횡령 정황이 추가적으로 포착됐습니다. 검찰은 기부단체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요청하고 있으며 대중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기부단체에 대해 강한 비판을...]

나는 TV를 끄고선 퀘스트 창을 살폈다.

‘이 정도 규모면 얼추 비율은 맞출 수 있겠네.’

사건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채널>에서도 기부단체 횡령 사건이 나로 인해 비롯됐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듯 선악의 비율이 점차 맞춰지기 시작했다.

[4.3:5.7, 4.5:5.5, ... 5:5]

선악의 비율이 정확하게 5:5에 맞춰지면서, 알림이 떠올랐다.

띠링!

[퀘스트 클리어.]


<선과 악의 비율을 조절하라.>

현재 선과 악의 비율은 5:5입니다.

5:5 라는 황금비율을 달성해 퀘스트를 완료하세요!

*본 퀘스트는 이벤트 퀘스트입니다.

퀘스트 클리어 조건 : 선과 악의 비율 5:5 맞추기.

클리어 보상 : 1,000coin.

퀘스트 실패 시 : <채널> 등급하락.

제한시간 : 00:00:00


퀘스트가 클리어 됐다는 창과 함께 보상이 들어왔다.

‘천 코인이라. 흐음.’

1,000 코인이라는 보상이 적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퀘스트 난이도에 비해 보상이 적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생각보다 보상이 짠 것 같네요.”

내 입이 떨어지기 무섭게 시청자들은 키득거리며 웃었다.


-진짜 보상은 그게 아니지.

-원래 초반부 보상은 그래요.

-그럼 고작 비율 조금 맞춘 것 가지고 일확천금이라도 바란건가?

-허허허. 그래도 1,000코인이면 현실 돈으로 꽤나 큰 금액일텐데?

-어차피 다음 퀘스트 나올테니 걱정하지마요.

-어디보자. 이 다음퀘스트가 뭐였더라?

-아! 초대하는 거 아니었나?

-호오. 이번 기회를 잘 잡아야겠는데?


‘다른 보상이라도 있는건가?’

채팅창을 힐끗거리며 정보를 얻으려던 그때였다.

띠링.

알람소리와 함께 새로운 창이 떠올랐다.


<만찬 초대장.>

현재 선과 악의 비율은 5:5입니다.

선,악 진영으로부터 초대장을 받아 만찬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본 퀘스트는 이벤트 퀘스트입니다.

퀘스트 클리어 조건 : 만찬즐기기.

클리어 보상 : ???

퀘스트 실패 시 : -

제한시간 : -

[수락],[거절]


퀘스트 창이 떠오르자 채팅창이 시끌벅적 해졌다.


-이게 진짜 보상이지.

-기회라고 보는게 맞지 않나?

-관리자에게만 기회가 오는건 아니지. 이건 우리한테 더 기회니까.

-이번 관리자는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군.

-선,악 과연 무슨선택을 할지 지켜보도록 하지.

-우선 수락하고 초대장 명단부터 확인해 보라고.


‘진짜 보상이라...’

시청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분명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을 터였다.

나는 퀘스트 창을 천천히 분석했다.

‘만찬 참석에 패널티는 없고, 제한시간도 없네.’

만찬이라 함은 누군가로부터 초대를 받아 즐기는 저녁식사를 의미했다.

다행히 이번 퀘스트의 경우 퀘스트 실패시 패널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다.

한 숨 돌리라는 <채널>의 배려일지도 몰랐다.

‘선,악이 나누어져 있는걸 보니 다시 선택하라 그 말 같은데.’

선 또는 악진영이 아니라 선,악 진영이라 표기한 것은 두 번의 만찬 모두 참석이 가능하다는 의미일 것이 분명했다.

‘결국 선택을 강요하는건가.’

고민은 길지 않았다. 만찬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우선 초대를 받아야 하니 내가 먼저 나설 필요는 없었다.

‘언제 초대장이 올지 모르니 미리 정리를 해놔야겠네. 휴가라도 쓰던가 해야겠어.’

만찬을 참석하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다.

눈 앞의 창을 치운 나는 곧장 신채민 편집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 *


정선우가 편집장실 문을 열자 신채민 편집장이 기다렸다는 듯 환한 얼굴로 맞이했다.

“이게 누구야. 국민일보 간판스타아니야?”

“뭘 그렇게 띄워주십니까.”

“빈말 하는거 아니야. 이번 기부단체 횡령 관련 기사 덕분에 국장님 어깨가 얼마나 올라갔는데. 네가 요청하는건 애지간한건 다 들어줄거다.”

다른 언론사들이 쉬쉬하며 몸을 사릴 때 국민일보는 총대를 메고 앞으로 나섰다.

결과가 좋지 않았으면 모를까 결과는 대박이었다. 국장의 입장에서 정선우가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고 싶을 것이 분명했다.

안그래도 시간이 필요했던 정선우에게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었다.

“그래요? 그럼 뭐하나 부탁좀 해도 괜찮을까요?”

“무슨?”

“저 휴가좀 길게 다녀오겠습니다.”

“얼마나 길게 가려고?”

“개인사정이라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오케이. 우선 국장님한테는 따로 잠복취재 하러 나갔다고 해둘게. 편할 때 돌아와서 기사 써.”

신채민 편집장은 연차를 사용하는 것 대신 다른 방법으로 정선우에게 시간을 선물했다.

이것이 호의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정선우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래. 잘쉬고 와서 더 좋은 기사 같이 써보자. 오늘부터 처리해 둘테니까 들어가서 쉬어.”

“예. 감사합니다.”

편집장 사무실에서 나온 정선우는 퀘스트 수락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초대장들이 하나 둘 쌓이기 시작했다.


* * *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

.

.

나는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을 뒤로한채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굳이 선택을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선택지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은 법이었다.

회사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초대메시지로 인해 한동안 조용하던 채팅창이 조금씩 꿈틀거리더니 이내 시끄러워졌다.


-누가 쫓아오는데? 아는사람인가?

-아는사람이 저렇게 몰래 따라오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봐, 관리자. 뒤에 누가 쫓아온다. 어떻게 할 거야?

-2명은 잘 모르겠고, 다른 2명은 조금 위험해보이네.

-도움 필요하면 알지? 이번에 1,000코인 받아서 코인도 넉넉하잖아? 언제든 요청하라고.


채팅을 확인한 나는 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주위를 둘러봤다.

미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모를까 알고나서 보니 확실히 누군가 내 뒤를 쫓고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총 4명인가.’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있는 사람 2명과 다부진 체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 2명이 정선우의 뒤를 따라붙고 있었다.

이들은 모르는척 나를 곁눈질 하며 계속해서 쫓아오고 있었다.

‘복장만 봐서는 같은 소속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대체 누구지?’

물론 이들이 어디에 소속되어있건 상관 없었다. 미행을 하는 것 자체에서 의도가 불순하다는 것 쯤은 예상 가능했으니 말이다.

‘눈치채기 전에 따돌려야한다.’

만약 저들이 자신들을 발견했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랐다.

나는 미행을 따돌리기 위해 곧장 근처에있던 택시에 올라탔다.

“어서오세요. 어디로 갈까요?”

“우선 이 근처 돌아주세요. 최종 목적지는 나중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예?”

“빨리요!”

“알겠습니다.”

부우웅.

택시가 출발하고, 나는 내부에서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 우연히 나를 지켜보고 있던 정장을 입고있는 사내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나를 보며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마치 미행을 눈치챘냐는 듯 한 미소였다.

하지만 다행히 그는 더 쫓을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그는 어디론가 무전을 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택시는 도로를 따라 한참이고 달렸다.

나는 택시의 미터기가 1만원을 넘어갈 때 쯤이 돼서야 나는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따돌린건가.’

미행하는 이들을 따돌렸다고 생각하던 그때였다.

택시기사가 신경질내며 클락션을 울리기 시작했다.

빠---앙!

“저거저거! 미친거아니야?”

언제 따라붙었는지 건장한 체격의 두 사내가 오토바이를 탄채 택시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택시기사는 창문을 열고서 소리쳤다.

“거 아저씨! 빨리 나와요. 신호 바뀐거 안보여요?”

하지만 당연하게도 비킬 리가 없었다.

건장한 체격의 두 사내는 등 뒤에 있는 야구방망이를 꺼내 택시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어? 어?”

택시기사는 차를 빼내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했으나 가로막고 있는 오토바이 때문에 차량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두 사내의 시선은 내게 고정되어 있었다.

‘쯧. 이건 좀 위험한데.’

도로 한복판이었다.

당장 내려서 도망친다고 한들 붙잡힐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갈까 고민하던 그때였다.

눈 앞에 새로운 알림창이 떠올랐다.

보이지 않는 자 : [그러게 내가 알을 빨리 부화시키라고 하지 않았는가. 우선 얼른 수락하게나.]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 진영의 보이지 않는 자. 로부터 초대장이 도착했습니다. 이를 수락하시겠습니까?]

[수락],[거절]

선택지가 없었던 나는 곧장 수락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눈앞에 칠흑 같은 어둠이 생기며 내 몸을 빨아들였다.


* * *


어둠을 통과한 몸이 어딘가로 떨어져 내렸다.

털썩!

바닥에 내팽개치듯 떨어지자 머리가 핑하고 도는 것이 느껴졌다.

속이 뒤틀린 듯 계속해서 헛구역질이 나왔다.

“허억. 허억.”

거칠게 숨을 몰아쉬던 나는 제대로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당황했다.

유독가스를 들이킨 듯 폐가 터질 것처럼 아파왔다.

“컥.”

숨이 들이켜지지 않아 눈 앞이 캄캄해지려던 그때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자네는 인간이였지. 내가 깜빡했군. 이걸 쓰게나.]

스으윽.

무언가 귀에 걸리는 감촉과 함께 숨을 쉬기가 편해졌다.

천천히 눈을 뜨자 흐릿하던 초점이 점차 맞춰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제야 눈 앞에 있는 이가 누구인지 확인 할 수 있었다.

훤칠한 키에 허리까지 떨어지는 흑발을 지닌 사내였다.

조금 특이한 점이라면 농구선수처럼 큰 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으나 나는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토록 추운 공간에 고작 천 하나만 걸친채 있을리는 없으니 말이다.

나와 눈을 마주친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실제로 보는건 처음인가? 잘부탁하도록 하지.]

나는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리고선 최대한 정중하게 그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만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놀라지 않고 정중하게 인사하자 그의 칠흑 같은 두 눈동자에 이채가 띄었다.

[평범하지 않다는 것 쯤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 일줄은 몰랐군. 자네는 충분히 내 초대를 받을 자격이 있어. 환영하네 관리자여. 이곳은 내가 기거하고 있는 곳이라네.]

보이지 않는 자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푸른 불꽃들이 벽에 붙어 있는 횃불들을 수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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