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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님의 서재입니다.

이중원 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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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won
작품등록일 :
2017.03.07 09:37
최근연재일 :
2017.05.29 17:40
연재수 :
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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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7
글자수 :
14,520

작성
17.05.29 17:40
조회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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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7쪽

이 나라 역사 교육의 문제점

DUMMY

한국 역사 교육의 문제점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이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은 두 번 반복된다.’

‘역사가들이란 같은 시대 사람들이 잊고 싶어 하는 것을 전문적으로 기억하는 사람이다.’

‘역사는 미래를 살아가는 등불이다.’


격언집을 보면 역사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들은 셀 수도 없이 많다. 이는 역사가 현재와 미래를 살아감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역사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여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현재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중요한 역사가 요즘 세대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혐오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이라 할 수 있는 10대들이 사회 선택 과목으로 국사를 고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그들은 역사에 관련된 소설 책이나 드라마까지도 대단히 기피하고 있다.

그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안중근 의사와 김두한, 이토 히로부미를 구별하지 못해서 여론의 뭇매를 맞는 아이돌이 생겨나기도 하였는데 이는 비단 가수의 문제만이 아니라 10대와 20대 사이에서 매우 흔한 것이 되어 버린 모습이다.

이를 두고 비판을 하는 이들은 하나 같이 요즘 세대가 국가 의식, 민족 의식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 나라의 국민이라면 당연히 역사를 사랑하고 적극적으로 공부하려 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이 요즘 젊은 세대들의 문제라고 보아야 할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전혀 아니다. 이는 학생들의 민족 의식을 탓할 것이 아니라 ‘국사’라는 과목의 문제를 탓해야 하는 것이다.

요즘 수학능력시험이나 공무원 시험 등에서 출제되는 국사 시험의 경향을 대변하는 문제를 하나 내보자면 이런 것이 있다.

[덧띠 토기, 덧띠 새김 토기, 덧무니 토기를 시대순으로 나열하시오.]

이것의 정답을 맞출 수 있는가. 애석하게도 필자는 전혀 모른다. 또한 알고 싶지도 않다. 왜냐하면 이런 문제는 위에 나열했던 격언의 역사와는 하등 무관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석기 시대 유물들의 시대 순서를 맞추는 것이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여 현재와 비교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필자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풍토의 시험 출제가 바로 이 시대 아이들이 역사를 멀리하게 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국사 책을 보면 역사를 4개로 분화하여 가르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중에서 요즘 국사 시험에서 대두되고 있는 것은 문화이다. 앞서 냈던 문제처럼 여러 시대에 존재했던 유물 등을 사진으로 현상화하여 문제를 내는 것이 최근 십 수 년 간의 트렌드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이 시대의 역사 교육을 망치고 있는 주원인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문화 부분은 역사의 흐름을 짚는 데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초조대장경과 속장경, 팔만대장경의 시대 순을 구별하는 것으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팔만대장경으로 몽골 족의 침입을 격퇴하려 했던 선조들의 어이없는 한심함을 답습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짓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식의 문제 출제가 현재의 트렌드가 된 것일까.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현 학생 세대들이 그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높은 교육열 속에서 자라난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고 그런 아이들에게 이전처럼 역사 인식에 꼭 필요한 ‘정치’ 위주로만 문제를 냈다가는 평균 95점이 나올 수가 있다. 왜냐하면 정치 위주의 역사는 흐름을 이해하면 매우 재미있고 쉬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 나라 교육계가 좋아하는 변별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를 위해서 이 나라 교육계는 역사 인식에 반드시 필요한 정치 분야를 등한시하고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 위주로 시험을 내고 있고 그에 따라 교육 자체도 문화를 암기하는 식으로 가고 있다.

이것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① 역사는 본래 정치 분야가 중요하고 이는 실제로 매우 재미있고 이해하기도 편하다. 많은 중노동을 수반하는 암기와는 거의 무관한 것이다.

② 이렇게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이 나라 교육계는 변별력을 위한 역사를 거의 무조건적인 암기 분야인 문화 분야로 주로 출제하고 있다.

③ 다른 과목에서도 암기 등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에게 국사는 대단히 부담이 되는 과목이 되어 버렸고 그로 인해서 역사 자체를 기피하게 되어 역사 문외한이 되어가고 있다.

④ 이렇게 역사 문외한이 된 아이들에게 이 나라의 어른들은 역사 의식이 없다고 비난을 한다.


이 무슨 시궁창의 파도와도 같은 흐름이란 말인가. 아무 문제도 없이 잘 돌아가던 역사 교육이 그깟 변별력을 위해서 이리도 변질되고 이렇게도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가 될 수가 있는지 참으로 신기하며 또한 통탄할 따름이다. 어깨 위에 붙어 있는 것이 장식품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망치기도 힘든 일인데 말이다.

이 나라가 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 드는 생각은 쉬운 것도 제대로 못하면서 어려운 일을 찾기 위해 매우 노력한다는 점이다. ‘역사 바로 세우기’, ‘국정 교과서’ 등 많은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토의해야 하는 어려운 일에 앞서 국사 과목 시험에 대한 모든 것을 과거의 정상적이던 때로 되돌려야 한다. 국사는 변별력을 위해 존재하는 과목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암기 덩어리 과목들로 차고도 넘친다. 국사는 평균 99점이 나오는 한이 있더라도 지극히 필요한 것들만 가르쳐야 하고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작금의 이 한심한 풍조는 단 몇 년의 일이 아니다. 벌써 십 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어졌으며 심화되어온 것이고 그로 인하여 그 시대에 중고등학교를 나온 세대는 역사에 대한 거부감을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국가를 위해서 대단히 큰 손실이다.

그러나 지나간 손실은 어쩔 수가 없다. 그것을 회복하려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이제부터라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잘 하는 길은 놀랍도록 쉽다.

그렇지만 과연 이 나라가 그 쉬운 길을 걸으려 할지는 의문이 따른다. 이 나라는 앞으로도 지금의 방식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고 모든 것이 늦은 상황에서 후회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때에 가서 역사 교육을 바꾼다 한들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늦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정말 늦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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