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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핀님의 서재입니다.

야구 소설의 빌런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완결

쇼핀
작품등록일 :
2019.04.01 18:52
최근연재일 :
2020.04.1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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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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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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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개 같은 세상

DUMMY

보스턴 현지 시각 22시 21분.

경기가 중단된 지 30분이 넘어가고 있을 즈음 내야를 덮고 있던 거대한 방수포를 걷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십 여분 동안 거세게 내리던 비가 잦아들더니 지금은 그친 것처럼 보인다. 다시 비가 내린다면 늦은 시각이라 경기가 취소가 될 수도 있지만 난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끝장을 봐야 해.

네까짓 녀석이 감히 피를 보게 했단 말이야.

난 보스턴 더그아웃을 노려보며 전투력을 올렸다.

비만 오지 않으면 저 개자식들을 죄다 쓸어버릴 수 있어.

저것들을 반드시 시궁창에 처박힌 얼굴로 만들어 주겠다.


꾸준히 몸을 움직이며 경기 준비를 하고 있지만 감독과 코치진은 불안한 눈빛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성질 같아서는 괜찮다며 소리치고 공에 맞은 부위의 반창고를 확 떼어버리고 싶지만 간신히 참고 있다.

피는 멎었지만 쓰라린 것은 여전하다.


“괜찮겠어?”


제레미 멜린이 걱정스런 얼굴로 다가와 물었다.

같은 투수이기에 비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고 다시 던져야 하는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그는 얼굴 가득히 불안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아주 좋습니다. 지금 당장 올라가서 저 새끼들에게 진정한 공포를 맛보여 주고 싶어요. 몽땅 오줌을 지리고 기저귀를 차야할 정도로 말이죠.”

“그거 아주 멋지군.”

“그렇죠. 오늘 이후에 여기 펜웨이 파크 팀 스토어에는 레드삭스 마크가 새겨진 성인 기저귀를 판매할 지도 모르죠.”


“공에 맞더니 머리가 어떻게 된 게 틀림없어.”

“아냐, 쟤 원래 저래.”


다른 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스폰지 밥이 중얼거리자 좀비 매니아 녀석이 냉큼 끼어든다.

내가 고개를 획 돌려 두 녀석들을 노려보자 급히 농담이라는 듯 웃으며 딴 표정을 지었다.

얼굴에 반창고를 붙인 내 얼굴이 험악한지 두 놈은 얼른 다른 자리로 옮겨갔는데 그걸 보아서는 생존본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고삐리 시절 내 얼굴에 반창고가 붙은 날은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지.

그래서 가끔 기분이 꿀꿀하면 눈썹 위에 반창고를 붙이고는 했는데 오늘 이렇게 붙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

이게 다 저 빌어먹을 고블린 구장에 사는 레드삭스 몬스터 때문이야.

난 다시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트린 채 상대 더그아웃을 노려보았다.


“네드, 공 받을 준비 해!”


방수포를 걷으려 경기 운영 요원들이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 즉시 난 입고 있던 점퍼를 벗으며 구석에서 내 눈치를 살피던 네드에게 소리쳤다.

불안한 얼굴의 감독이나 투수 코치가 딴 생각 못하게 얼른 나가서 준비를 해야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도대체 뉴욕 양키스의 제프 케네디 감독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아무리 1차전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하지만 지금 웨인 투수를 그대로 올릴 생각을 하다니요. 이건 완전히 경기를 버릴 생각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디비전 5차전을 버린다고요? 그런 감독이 세상천지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말이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자일스 렌키위츠의 말에 또 다른 해설 위원인 폴 무버반이 바로 반박을 했다.

둘 사이에 끼어 있던 FOX 스포츠 채널 캐스터 오렌 마커는 이마를 손으로 짚었고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비로 인해 경기가 늦어지고 중단된 사이 양 옆에 자리한 둘은 서로를 끊임없이 헐뜯었고 비난하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처음에는 방송을 위해 중재를 하며 말렸지만 이제 그럴 기운도 사라진 오렌 마커는 어서 빨리 경기가 속행되기를 신에게 빌고 또 빌었다.


“보세요, 레드삭스는 오늘 선발 투수를 교체 했어요. 아예 몸조차 풀지 않고 더그아웃에 얌전히 앉아 있잖아요.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는 저게 맞는 겁니다. 아니, 중요한 경기가 아니라도 경기를 위해서나 선수 보호 차원에서도 선발 투수가 교체 되어야 해요. 심지어 웨인 투수는 공에 맞기도 했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야 하는 시각에 비 때문에 중단된 경기를 이어서 나온다고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네요. 저건 감독이 경기를 버렸다고 밖에 볼 수 없어요. 웨인 투수가 고집을 부렸다고 하더라도 팀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렇게 나오면 안 됩니다. 안되죠.”


“비 때문에 중단된 경기라도 이어서 던진 투수들이 많습니다. 렌키위츠 위원의 말씀도 일리가 있지만 그게 모두 잘못되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는 겁니다. 무엇보다 지금 투수 자체의 컨디션은 그 자신이 명확하게 알고 있고 그 다음 더그아웃에 같이 자리한 감독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멀리서 보고만 있는 사람이 그런 말을 입에 담는 것은 생각이 없다고 할 수 있지요.”

“뭐라고요? 생각이 없다고요?”


비꼬는 말투의 폴 무버반의 반박에 자일스 렌키위츠가 발끈했다.

그때 중간에 위치한 캐스터가 둘을 말리듯 얼른 끼어들었다.


“내야를 덮고 있던 방수포를 완전히 걷었습니다. 경기가 다시 재계될 것으로 보이네요. 비가 와서 중단된 지 30분이 넘었는데 관중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많은 시청자분들도 경기를 기다리고 계시겠지요. 늦은 시각이지만 경기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폴과 자일스는 서로를 노려보며 얼굴을 붉혔지만 방송중이라 차마 더 이상 나가지 않았다.

둘 사이에 낀 캐스터는 평소에 사이가 나쁜 둘을 동시에 방송에 투입한 생각이 없는 국장을 속으로 저주하며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혼자 떠들고 있어야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양키스의 웨인 투수 공을 던지며 몸을 풀고 있습니다. 비가 중단되기 전 상황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4회 말 원아웃에 주자 1, 3루의 상황입니다. 3루에는 2번 타자인 조나단 하이먼 선수가 볼넷에 도루를 해서 2루까지 진루를 했었고 이어서 유진 리 선수의 투수 강습 타구에 3루까지 진출 했습니다. 유진 리 선수의 타구는 내야 안타로 기록 되었죠. 레드삭스가 웨인 투수에게서 12이닝 퍼펙트를 당하다가 나온 첫 안타였습니다.”


마운드 관리 요원이 잠시 흙을 정리하고 난 곧바로 마운드를 밟았다.

이미 늦은 시각이라 마운드를 오랫동안 정리를 할 수 없었기에 흙이 엉망이었지만 상관없다.

이 천재님은 갯벌 위에서라도 눈부신 호투를 펼칠 수 있는 우주 최강의 투수이니까.


퍽!

처음 던진 공이 홈플레이트 앞을 사정없이 강타하며 튀어 올랐다.

더그아웃을 슬쩍 보니 감독과 투수 코치 영감의 얼굴색이 확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니, 이건 그냥 연습 투구잖아.

자식들이 뭘 이런 걸로 쫄고 그래?

나 웨인이야! 클라크 웨인!

퍼펙트게임 피처란 말이야!


다음 공이 무사히 네드 녀석의 미트에 들어가자 그제야 감독의 얼굴에 드러난 불안감이 조금 사라졌다.

주심은 대기 타석에 있던 레드삭스 4번 타자 에디 커비에게 어서 타석에 서라는 신호를 보냈다.

늦은 시각이기에 빠른 진행을 하려는 듯 손짓에 힘이 실려 있다.


에디 커비가 타석에 서자 곧바로 경기가 속행 되었다.

난 잠시 1루에 자리한 이유진 녀석에게 살기어린 눈빛을 보내고 곧바로 투구 동작에 들어갔다.


파앙!

네드의 가죽 미트에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스트라이크 불이 하나 켜졌다.

99 마일!


좋아, 이제부터 새로 시작이야.

저것들을 죄다 기저귀 차게 만들어주지.

경기 전 샤워를 하고 또 비까지 맞았다.

몸에 에너지가 끓어 넘치는 기분이야.

너희들 죄다 죽었어!


네드가 슬라이더 사인을 보냈지만 난 바로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깔끔하게 포심 패스트볼이지.


두 번째 공이 안쪽 보더라인에 꽂히자 타자의 얼굴색이 확 달라졌다.

다시 99 마일.

에디 커비가 즉시 타임을 부르고 타석에서 벗어났고 난 그 틈에 새로 준비된 로진백을 주워들어 가루를 이유진을 향해 불었다.


후우!

너 이 새끼, 곧 멘탈이 먼지처럼 날아가게 만들어주마.

이 천재님의 처벌을 기다리고 있어라!


툭!

그때 차가운 무엇인가가 내 손에 떨어졌다.

빗방울이었다.

투툭!


아악, 시이바아알!

검은 하늘에서 한두 방울씩 비가 떨어지고 내 표정은 다시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보셨죠? 99 마일 포심을 타자 몸 안쪽에 집어넣는 제구력을 말이죠. 저런 투수를 교체해야 한다고요? 지금까지 12이닝 퍼펙트를 하고 있었고 겨우 볼넷에 내야 안타 하나 맞은 투수를?”


FOX 스포츠 채널의 경기 해설자인 폴 무버반이 비꼬는 말투로 말을 하자 자일스 렌키위츠의 얼굴이 삽시간에 일그러졌다.

자일스 렌키위츠는 마운드 위에 서 있는 투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경기 시작 전 그라운드에 내려갔었던 그는 두 팀의 선수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가장 최근에 명예의 전당에 오른 300승 투수.

살아 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그를 선수들은 존경심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인사를 했다. 특히 투수들은 그와 조금이라도 더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

양 팀의 에이스인 제레미 멜린과 데릭 레이치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단 한 명!

지난 1차전에서 퍼펙트게임을 했고 시즌 중에 연속으로 노히트노런 경기를 했던 투수는 달랐다.

아니 그는 다른 투수들이 존경심 서린 눈빛을 보낼 때 반대로 경멸감이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먼저 다가와 인사도 하지 않았고 일부러 슬쩍 다가가도 멀어지며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듯 거리를 두었다.


건방진 새끼!

자일스 렌키위츠에게 웨인 투수는 재수 없고 보기 싫은 건방진 신인 투수였다.

자신이 이제껏 해보지 못한 노히트노런과 퍼펙트게임을 첫 해에 거둔 운 좋은 애송이.

위험한 투구 폼과 마른 체형을 보아 몇 년 만 반짝하고 사라질 녀석이 분명한데 감히 명예의 전당에 오른 자신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조차 하지 않다니 너무나 재수 없는 녀석이었다.


하지만 그는 상대방도 재수 없다고 생각하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작년 애리조나 대학에서 조카의 훈련을 도우며 마주쳤던 날파리 같던 방해자가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는 투수라는 것을 그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두 말할 것도 없습니다.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는 웨인 투수입니다. 데뷔 첫 해에 당신도 못한 퍼펙트게임에 노히트노런까지 한 투수잖아요?”

“으흠, 조금 더 두고 보죠.”

“다시 비가 내리는 것 같습니다. 전과 같이 퍼붓지는 않지만 조금씩 비가 다시 내리는 것 같습니다. 제 3구는, 엇! 네드 선수 간신히 볼이 빠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양키스로서는 천만다행이네요. 주자들은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폭투가 나오자 폴 무버반과 자일스 렌키위츠의 얼굴이 확 달라졌다.

웨인 투수를 칭찬하던 폴 무버반 얼굴 미간이 좁혀졌고 반면에 자일스 렌키위츠의 얼굴은 주름이 펴졌다.

화면에 굳게 입을 다문 웨인 투수의 딱딱한 얼굴이 잡히자 폴 무버반 미간의 골이 깊어졌다.


“4구 역시 볼입니다. 다시 흔들리는 모습인가요?”

“양키스는 불펜 준비를 해야 합니다. 현재 두 명의 투수가 급히 나와서 몸을 풀고 있지만 늦었어요.”

“흠,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지켜보다가 경기를 놓치게 되는 거죠. 흔히 보는 감독들의 실수라 할 수 있습니다. 빠른 투수 교체는 월드시리즈를 가져갔던 감독들의 결단이었습니다.”

“그게 월드시리즈를 놓쳤던 감독들의 실수이기도 하죠. 아까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했던 분이 누구신지 모르겠네요?”

“으흠!”



괜찮아!

아직 비가 많이 내리는 것도 아니다.

두 번의 폭투는 비 때문이 아냐.

이건 내 심적인 동요 때문이야.

진정하자, 진정해!


후우!

깊이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쉬자 몸이 오들오들 떨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제길, 마운드에 서면 비가 오고 지랄이야.

아직 옷도 젖지 않았으니 얼른 던지고 들어가야겠어.


네드가 불안한지 빠지는 유인구를 던지라고 사인을 보내고 있었지만 난 바로 고개를 저었다.

비가 오고 있는 이 상황에 시간을 더 지체했다가는 무슨 일이 터질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난 곧바로 투구 동작에 들어갔다.


1루에 위치한 이유진이 넓은 리드폭을 가져갔지만 견제구로 시간을 버릴 수 없어 곧바로 포심 그립을 쥐고 힘껏 공을 던졌다.

3루에 위치한 주자가 홈으로 뛰어드는 척하며 신경을 거슬렸지만 그딴 것에 휘둘릴 내가 아니다.


파앙!

스트라익 아웃!

다시 보더라인 깊숙이 꽂힌 공에 주심의 손이 올라가자 레드삭스 강타자 에디 커비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나를 노려보다가 등을 돌려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는데 그 시간도 아까워 욕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개자식, 삼진 먹었으면 빨리 빨리 들어가란 말이야.

날 노려보면 내가 무서워서 ‘죄송합니다.’하고 인사라도 박을 줄 알아?

다음에 확 눈깔로 공을 던져 버릴까보다.


다음 타자인 뚱뚱한 톰 바론이 어슬렁거리며 타석에 들어서는데 속에서 천불이 올라오는 것 같다.

배가 무거워 뛰지 못하면 집에서 쇼파에 기대어 TV나 보란 말이야.

고작 몇 미터 되지도 않는 타석에 나오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려?


난 느릿느릿 걸어와 타석에 서서 흙을 정리하는 놈을 보며 녀석의 머리를 향해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을 가까스로 내리 눌렀다.

톰 바론은 주심의 서두르라는 말을 듣자 고개를 끄덕이고는 배트를 세웠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난 곧바로 공을 던졌다.


파앙!

몸 안쪽에 위험한 공이 들어가자 놀란 톰 바론이 임산부 같은 배를 집어넣고 뒤로 급히 물러섰다.

99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이 살짝 몸을 스친 듯 보였지만 종이 한 장 차이로 지나친 듯 보였다.


돼지 새끼를 맞추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강했어.

진정하자.

한 구, 한 구 시간이 소중해.


두 번째 공은 우 타자에게 가장 먼 코스에 꽂혀 원 볼 원 스트라익.

세 번째 공은 슬라이더였다.

부웅!

살짝 떨어지는 공에 타자의 배트가 헛돌자 톰 바론은 잠시 타석에서 벗어났다.


저 돼지 새끼가 슬라이더에 타이밍을 맞추고 있었어.

방금 전 슬라이더가 살짝 더 낮게 떨어지는 바람에 운 좋게 맞지 않았지만 위험했다.


비록 지금 비가 오고 있지만 몸 컨디션은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라이더의 변화가 전보다 조금 더 떨어진 탓에 타자의 배트가 헛돈 것 같았다.

네드가 더 낮은 슬라이더 사인을 보냈지만 내 선택은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비가 더 굵어지기 전에 얼른 끝내야 해.

유인구를 던질 시간이 없다.

글러브 안에 있는 가죽 공을 쥐자 손 안에 확 들어오는 느낌이 전해지며 포심 그립이 바로 잡혔다.

좋아, 끝내자!


타자의 배트가 높이 서자 백스핀이 걸린 공이 허공을 날았다.

동시에 톰 바론의 배트가 튀어나왔는데 타이밍으로 보아 포심 패스트볼을 노린 것 같았다.

부웅!

하얀 가죽 공이 배트의 위로 지나가며 그대로 헛스윙.

평소보다 덜 가라앉은 공에 배트를 헛돌린 톰 바론의 뚱뚱한 몸이 곧바로 휘청거리며 비틀거렸고 타석에 볼품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스윙, 스트라익 아웃!

평소였으면 몸 개그를 펼친 돼지 새끼를 비웃으며 시선을 놈에게 줬겠지만 오늘은 전혀 그럴 수 없었다.

빌어먹을 비.

얼른 더그아웃에 들어가서 옷을 다시 갈아입어야 하기에 놈을 놀릴 시간조차 아깝다.


난 내리는 비를 피해 곧바로 더그아웃으로 빠른 걸음을 옮겼다.

내가 막 파울라인을 넘자 거짓말같이 비가 뚝 그쳤다.

더그아웃 앞에서 멈춰서 하늘을 보자 보슬보슬 내리던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는 것이 마치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 그쳐 있었다.


시발!

개 같은 비.

개 같은 세상이네.


작가의말

정말 죄송합니다...

생갈치2호님 후원금 고맙습니다...

면목 없습니다...

일이 어느정도 정리 되어 이제 전과 같이 올리지는 못해도 어느정도 빠르게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투자를 해서 이직을 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하기에 ㅋ

빨리 올리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더군요...

이제 여유가 조금 있어 멈춰 있는 다른 소설도 곧 다시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일이 좀 꼬이는 바람에 이것 저것 다 엉망이 된 느낌입니다...

원래 이 글 끝내고 일이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순식간에 빨리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벌 받아 최근 얼굴 피부와 여기저기도 엉망이라... 흑흑...

가장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확 적어 치고 나갔어야 했는데 늦어져서 질질 끄는 느낌이 강하네요...

오늘 열심히 적어서 내일도 올릴 예정입니다...

다시 이틀에 한 번 꼴로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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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아름다운 모습 +12 20.03.04 2,185 97 17쪽
144 힛 바이 피치 볼 +16 20.02.23 2,227 94 13쪽
143 날파리 +17 20.02.12 2,309 93 15쪽
142 시스템 +24 20.01.25 2,601 108 16쪽
141 뇌 구조 +10 20.01.15 2,588 96 14쪽
140 웨인 빌딩 +8 20.01.13 2,431 93 16쪽
» 개 같은 세상 +10 20.01.12 2,327 80 16쪽
138 피 값 +13 19.12.28 2,527 86 12쪽
137 진지한 결의 +7 19.12.23 2,882 85 13쪽
136 설사 +5 19.12.21 2,524 85 15쪽
135 거지발싸개 +8 19.12.06 2,757 94 15쪽
134 퍼펙트 +8 19.12.06 2,716 77 15쪽
133 갈구는 맛 +20 19.11.30 2,917 95 14쪽
132 단 한 경기 +24 19.11.22 2,909 96 13쪽
131 한 걸음 +40 19.11.20 2,873 111 18쪽
130 주먹을 부르는 얼굴 +26 19.11.17 2,771 107 15쪽
129 첫 계단 +6 19.11.17 2,483 78 12쪽
128 시작 +12 19.11.14 2,696 87 16쪽
127 샴페인 +10 19.11.10 2,714 93 16쪽
126 불가사리 +10 19.11.08 2,745 76 13쪽
125 복수 +12 19.11.05 2,822 8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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