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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임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고려의 신궁이다.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퓨전

슬라임2세
작품등록일 :
2020.02.14 19:51
최근연재일 :
2020.04.03 21:1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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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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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6. 어긋나는 역사

DUMMY

화령을 비롯한 이성계의 영지만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었고, 이 무렵. 이미 한반도는 왜구가 침공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왕 때, 심화되기 시작한 왜구의 침입은 공민왕 대에서 시작된 것이다.

왜구를 어떻게 하기는 해야 한다.


“그래서 왜구를 잡아야 열도까지의 길이 열리는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겠지요.”

“그렇다고 우리만으로는 무리고.”

“자네 왜놈들을 너무 의식하는 것이 아닌가?”

“의식할 수밖에요. 북진하다가 뒤에서 왜놈들이 약탈짓을 벌이면 보급이 힘들어지지 않겠습니까.”


심지어 운이 참 나쁘게도 전라도라는 한반도 남쪽에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전면전은 무리가 아닌가?”

“저들의 거점 중 하나인 이곳 대마도를 치는 것도 지금 병력으로 가능하겠습니까?”


조돈은 전면전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조도치의 물음에 굳이 대답하자면 무리다.

당장 국가규모로 대마도정벌을 계획했는데, 화령만으로? 심지어 화약도 없고, 병력의 태반이 육지에서 날뛰던 여진족들이다.

바다를 건너 대마도에 상륙하면 반대로 왜구에 학살당하지는 않을까?


“아니, 절대로 무리다.”

“본국에서 배를 지원해주면 모르겠습니다만.”

“그건 무리일 것이야.”


고려의 수군은 지금 개차반이었다.

여몽전쟁시기 까지만 해도 고려의 수군은 건재하였으나, 원간섭기시절 부터는 원나라에 의해 군사력도 크게 약화되어 있으나 마나해졌다.

그 결과 왜구들이 고려를 마음껏 누빌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영과 다른 인물들이 오죽 알아서 하겠냐마는 그래도 걱정이 된다.


“아직 왜구가 쳐들어온 것도 아니네, 성급한 결정은 좋지 못하네.”

“예, 총관님. 당장에 왜놈을 치다가는 요동정벌 전에 전하께 크게 혼이 날 것입니다."

“2년이나 흘렀는데 무리인가. 4군 6진도 설치했는데.”


이성계는 수복한 땅에 4군 6진을 설치하였다.

다만 조선 세종 때 설치한 4군 6진이 아니라 북쪽으로 오녀산성과 연해주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4군 6진보다 조금더 넓은 지역으로 설치되었다.

심지어 조선은 여진족을 정벌하고 설치한 것인데, 이곳의 이성계의 4군 6진은 고려인 출신 무관과 관리를 파견하고 그 지역 여진족들을 고려군에 편입시켜 설치한 것이다.


“나하추는 어떤가?”

“여전히 심기가 불편한 모양입니다.”

“아니, 그게 대체 왜?”

“대놓고 4군 6진을 설치하지 않으셨습니까? 이것은 즉, 나하추에게는 총관님이 북진의지를 비춘다는 의미로 해석될 것입니다.”


나하추는 4군 6진이 설치된 이후로 이성계와의 교류를 줄였다.

그리고 오히려 4군 6진을 설치한 이유를 코치코치 캐물으면서 군사를 분산배치하여 이성계를 대비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 힘이 부족한 마당에 이성계는 나하추를 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음, 대도나 노릴 것이지 왜 나한테 지랄인지 원.”

“문제는 지금 홍건적입니다.”

“무슨 말인가?”

“장사성이 주원장을 압박하면서 원은 한림아를 치기 시작했는데, 한림아는 죽고 그 잔당이 요동, 심양지역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역사가 바뀌었다.

본래 한림아는 주원장에게 암살당하는데. 원에게 죽어버렸다.

그럼 지금 강남의 사정은 어떤가?


“나하추는?”

“괜히 심양을 노리다 나하추군에게 격파당한 홍건적 무리가 있으나, 대다수는 나하추를 우회하고 있습니다.”

“잠깐, 우리 고려로 올지도 모른다는 것이 아닌가?”


역사가 바뀌었다. 그것도 매우 심하게.

아니, 애초에 노린 것이다. 이성계는 홍건적의 고려침공이 없도록 원이 홍건적을 두드려 팰 수 있도록 하였으니까.

일이 복잡해졌다.


‘원 역사와 이 부분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시기만 바뀌었을 뿐이라면?’


“원나라는 대체 뭘하고 있는 건가?”

“장사성과 함께 주원장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홍건적을 확실히 잡지 않고?”

“우창에서 진우량이라는 자가 들고 일어난 탓에 아예 주원장을 잡으려 하는 모양입니다.”


나쁜 선택은 아니다.

아마 기황후는 이성계가 홍건적 잔당을 토벌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성계는 그렇게 판단했다.

원나라로서는 굳이 쫓지 않아도 이성계가 알아서 격파해줄 텐데, 힘을 들일 필요없이 주원장을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원나라 사령관은 차칸테무르인가?”

“그걸 어찌 아셨습니까?”


‘차칸테무르가 아예 주원장을 맡고 있다고?’


역사가 어긋나기 시작했다. 이제 한치 앞도 알아볼 수 없다.

차칸 테무르는 원나라 마지막 명장. 원나라 멸망을 10년은 늦췄으며 탈탈 이후 원의 마지막 희망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본래는 62년에 투항한 홍건적 출신인 전풍에게 암살당하는데, 원의 적극적인 행보에 생각보다 한림아가 쉽게 격퇴당했고, 원은 이성계에게 남은 잔당을 맡기며 차칸 테무르를 주원장과의 전선으로 돌린 것이다.

이성계가 기황후를 설득하고 장사성을 움직임으로서 역사는 이제 앞이 보이지 않았다.

거대한 역사의 틀이 완전히 틀어져버려, 이성계가 알 수 있는 것은 끽해야 원나라 내부 사정과 인물에 대한 정보 뿐이다.


“예상외로 위험해지겠는데.”


차칸 테무르는 고려입장에서도 좋지 않은 인물이다.

굳이 고려의 장수와 비교하자면 이성계나 최영급이 아닐까.

만일 차칸 테무르가 주원장까지 공략할 경우, 원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차칸테무르가 있는데 뭐가 걱정일까. 적어도 원나라 내부에서 처형이라도 당하면 좋은데, 아직 멀쩡한 것을 보면 주원장이 오히려 차칸테무르에게 당할 수도 있었다.

그럼 최소한 그 기간 동안 고려는 요동이라도 완전히 취해야 한다.

이성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그러십니까?”

“나하추. 나하추를 대도로 움직이게 해야 하는데.”

“나하추가 가겠습니까?”


나하추가 가지 못하면 고려가 요동을 먹기는 힘들어진다.

기황후는 이성계가 요동을 먹는 것이면 몰라도 공민왕이 요동을 먹는 건 바라지 않을 것이다.

만일 이성계가 요동을 취하고 공민왕에게 바친다면, 필시 국내를 정비한 원은 고려로 칼을 돌릴 것이다.

그때는 이성계가 온전히 고려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테니, 기황후도 이성계를 적대햘 것이 뻔하다.

조도치의 대답에 이성계는 나하추가 갈지 안갈지 계산기를 두들겨 봤다.

솔직히 안 갈 가능성이 높다.

나하추가 언제 그 거대한 군세를 모았는지 몰라도. 이성계가 조금 귓바람 넣은 정도로 대도로 갈까?

원 역사의 나하추도 대도로 가지 않았다. 그런데 과연?

확신할 수는 없다.


“아니, 아직 기회가 있군.”

“예?”

“볼루드 테무르와 코케 테무르가 있다.”


이성계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군벌들의 각축장은 강남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화북지역에서도 벌어지지.

차칸 테무르가 있다고 해도 그 역사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 둘이 누굽니까?”

“코케 테무르는 차칸 테무르의 아들로 황태자파다. 즉, 기황후의 아들인 아유시리다라의 파벌이지.”

“볼루드 테무르는 적대하는 세력입니까?”

“그렇지.”


이성계의 말에 이지란, 조도치는 볼로드와 코케가 맞붙으면 원은 설령 차칸 테무르가 있다고 해도 쉽게 고려로 올 수 없다고 판단했다.


“어디서 그 많은 정보를 얻으셨습니까?”

“신궁은 무엇이든 알 수 있네.”

“어련하시겠습니까. 즉, 그 둘이 맞붙는다는 겁니까?”

“주원장도 바보가 아닌 이상, 진우량과 어떻게 궁합을 맞춰보려 하겠지. 주원장이 당한 이후에는 장사성과 원 연합에 의해 다음은 진우량이 될테니 잘 만 하면 주원장이 진우량과 연합하여 더 버틸 수도 있겠어.”


마음을 가라앉히자 그래도 눈에 보이는 것이 있다.

앞으로의 역사는 뒤집힐 것이다. 하지만, 원 역사의 인물들이 가진 특징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입맛에 맞게 잘 조율하면 된다.

결국 힘을 키우면 그만이다. 이미 이성계는 고려 본국이 아닌 화령을 비롯한 여진족의 땅을 다스리기 시작하면서 여진족을 기반으로 성장하였고, 심지어 만주의 여진에 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었다.

그리고 때를 기다려 반드시 중원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사이 그 볼루든지 코케인지 뭐시기 두 놈을 맞붙게 합니까?”

“그래.”

“그럼 우리는 왜를 노립니까. 요동을 노립니까? 자꾸 이랬다저랬다하는 것보다 하나를 우선하나를 정하는 게 좋습니다.”


결정할 때가 되었다.

수군은 약하니 왜를 도모하는 것은 힘들다. 그렇다고 그냥 두면 후일 북진에 큰 장애가 된다.

그럼 답은 하나다.


“양분해야지.”

“예?”

“고려 본국은 왜를 맡고, 우리는 요동을 노린다.”


원 역사에서도 없었고, 하기에는 너무도 부담되는 양면전선이다.


“총관님. 말이 됩니까? 나하추의 군세를 생각하십시오.”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지 않나? 우선 왜는 조정이 중앙군을 보내 수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힘들겠지만 우리만으로 요동을 도모하는 것이 최선이지. 오히려 고려군까지 더해 요동정벌을 시도하면 원나라가 좋게 보지 않을 거야. 누가 봐도 원나라의 쌍성총관이 아닌 고려의 화령부총관으로서 북진하는 것이 아닌가?”


고려말 왜구의 침입은 보통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통합된 왜군은 아니다. 그 정도는 이성계가 노리지 않고도 최영이 잘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요동정벌을 신속하게 끝내면, 보급문제도 해결된다.

생각해보니 간단하다.

이성계 자신은 지금 원의 신하기도 하다. 고려의 보급이 아니라 원의 보급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나하추인데.”

“차라리 나하추에게 빈틈을 만들어 그가 대도로 간 사이, 요동은 아니더라도 더 북진하여 여진족들을 모두 휘하에 포섭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형님. 참모님의 의견이 참으로 지당합니다. 여진족들을 모두 흡수한다면 나하추의 군세와도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지란의 말이 백번 일리가 있다.

고려에서 세력을 키우는 건 힘들고 내전은 더욱 안 되는 상황. 군사를 키우려면 여진족들 밖에 없다.


“총관님께서 코케와 볼루드 테무르에 관해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둘 중 한 파벌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래.”

“기황후와 친분을 다진 저희는 당연히 코케 파벌이겠군요.”

“정확히 말하며 아유시리다라의 파벌이겠지.”


코케 테무르가 황태자 파니까 이성계 역시 황태자파가 될 것이 뻔하다.

어차피 정해진 수순이다.


“차라리 잘 되었습니다. 차칸 테무르와도 친분을 다져두시죠. 좋은 기회가 아닙니까?”

“차칸 테무르를 잘 꼬셔서 고려로 오지 말게 해달라?”

“무슨 말씀이십니까? 주인집 뒷마당에서 강도가 횡포를 부리는데 가만히 있을 개새끼가 어디 있습니까?”


조도치는 뒷마당은 요동, 강도를 고려에 비유했다. 적어도 차칸 테무르에게는 고려가 그리 보일 것이라는 이야기겠지.

이성계는 납득했다.

그럼 친하게 지내라고 하는 것까진 아닐 것이다. 원보다는 자신의 권위를 위하는 기황후와 달리 그는 오로지 원만을 위하는 족속이다.

친하게 지내면 오히려 발목이 잡힐 위험이 있다.


“그럼?”

“총관님은 ‘신궁’이 아닙니까.”

“오.”

“접할 기회만 생긴다면 바로 잡을 수 있지 않습니까?”

“아, 그렇네?”


조금이라도 친분을 쌓아 가까이서 볼 수만 있다면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을 터. 문제는 알리바이를 만드는 일이고, 당장 눈앞에 마주한 문제는 차칸 테무르 일아 이니다.


“그리고 지금은 홍건적의 문제입니다. 나하추에게 무너졌다고 해도 결국 4군 6진으로 침입해올 수 있습니다.”

“그럴까? 지금 군대는 얼마나 낼 수 있지?”

“화령부에 소속된 여진족 병력을 모조리 소집하면 3만은 넘을 것입니다.”


문제는 적의 규모였다.

홍건적의 2차 침공 때는 무려 20만이나 침입해왔다.

만일 그 역사가 반복되면 4군 6진에서 그들을 방어할 수 있을까?

지금은 방비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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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9. 다시 대도로 +7 20.04.02 1,521 42 12쪽
48 48. 심양부총관 이성계 +11 20.04.01 1,591 41 12쪽
47 47. 요동을 장악하다. +2 20.03.31 1,636 38 12쪽
46 46. 요동을 취하라. +5 20.03.30 1,614 43 12쪽
45 45. 홍건적의 허무한 패배 +4 20.03.29 1,580 42 12쪽
44 44. 홍건적과 나하추 +3 20.03.28 1,693 42 13쪽
43 43. 요동정벌의 최적기 +5 20.03.27 1,634 51 12쪽
42 42. 요동정벌? +3 20.03.26 1,625 46 12쪽
41 41. 화령을 버려라. +6 20.03.25 1,679 45 13쪽
40 40. 요동의 지배자 +4 20.03.24 1,720 44 12쪽
39 39. 홍건적의 고려침공3 +5 20.03.23 1,655 46 12쪽
38 38. 홍건적의 고려침공2 +2 20.03.22 1,614 43 12쪽
37 37. 홍건적의 고려침공1 +4 20.03.21 1,684 44 12쪽
» 36. 어긋나는 역사 +2 20.03.20 1,763 47 12쪽
35 35. 화령부총관 이성계 +5 20.03.19 1,726 43 12쪽
34 34. 의심병 +7 20.03.18 1,732 46 13쪽
33 33. 새로운 판도 +3 20.03.17 1,674 46 13쪽
32 32. 너무나 쉬운 북진 +2 20.03.16 1,734 50 12쪽
31 31. 호발도의 패배 +4 20.03.15 1,712 47 12쪽
30 30. 호발도 +3 20.03.14 1,703 50 12쪽
29 29. 북진 +6 20.03.13 1,772 45 12쪽
28 28. 이성계만이 가능하다. +4 20.03.12 1,885 44 12쪽
27 27. 동북 9성 +4 20.03.11 1,805 43 12쪽
26 26. 돼지같은 지주들 +3 20.03.10 1,743 38 12쪽
25 25. 식량난이 해결되다. +3 20.03.09 1,870 46 12쪽
24 24. 형제국 +7 20.03.08 1,802 44 12쪽
23 23. 장사성 +2 20.03.07 1,764 40 12쪽
22 22. 기황후2 +4 20.03.06 1,762 43 13쪽
21 21. 기황후 +3 20.03.05 1,776 3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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