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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왕k님의 서재입니다.

고수네 중국집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중·단편

대마왕k
작품등록일 :
2022.04.09 02:28
최근연재일 :
2022.04.11 10:26
연재수 :
4 회
조회수 :
346
추천수 :
10
글자수 :
14,338

작성
22.04.09 02:32
조회
76
추천
3
글자
8쪽

3. 중립지대.

DUMMY

싸움이야 스킵하자.


결과는 다들 알고 있잖아?


삼매진화에 미디엄 웰던으로 잘 구워진 녀석 하나.


허공섭물로 날린 무에 대가리 깨진 놈 둘.


주저앉아 얼타는 두 놈 주변엔 중식도 두 자루가 휘휘 돌고 있다.


끼어들지 못해 못내 아쉬운 유 녀석이 입맛을 다신다.


“자, 그럼 어찌할까?”


“글쎄...”


딱 보니 피래미들이다.


반로환동한 천하제일 사대고수.


그들이 정사 경계에 객잔을 차리고 음식을 팔고 있다.


무림에 몸을 담은 이는 모를 수가 없다.


그러니 그런 것도 모를 정도로 초짜이거나,


아니면 일에 몰두해 까먹어버렸던가.


어느 쪽으로 보아도 삼류일 뿐.


그러니 소영이 불러서 똥침이나 한 방 놔주고 보낼까 생각도 해 봤지만,


그래도 마누란데 외간 남자 똥꾸멍을 쑤시랄 수는 없잖아.


“당분간 쓸 점원이 는 셈 치지.”


기뻐해라.


울 객잔 청소부이자 전 화산파 장문인 악무군.


드디어 니 쫄따구 생겼다.


“제 이름은 유청영이고요, 동생은 유백령입니다.”


“호북 유가?”


“어찌 아셨어요?”


남자애가 놀라지만 당연할 수밖에.


수십 년을 무림 주유한 우리다. 안목은 누구보다 높다고.


녀석이 취했던 자세도 그 가전 무공의 기수식 그대로고.


아무튼 이야기를 들어보자니 호북 유가가 망한 것은 사흘 전.


수십 인이 넘는 일가도 몰살이란다.


살수들을 뒷광에, 애들은 빈 방에 집어넣고 우리들은 모였다.


“호북 유가가 작살난 이유가 뭐래?”


유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몰라.”


“모르다니, 살수들 잡았잖아?”


“아는 게 없어.”


삼류 놈들이라 조금만 찔러도 술술 분다.


아, 물론 똥침을 찔렀단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정보가 너무 적다.


자기들도 익명의 손님에게 고용된 몸일 뿐.


게다가 실력에 비해서 받았다는 돈이 너무 많다.


즉, 그 고용인은 털려도 상관없는 놈들을 보냈다는 거다.


애들보단 강하니까 잡아 죽이면 좋고,


설령 잡혀도 꼬리는 밟히지 않도록 말이다.


사정을 파악한 유가 고민했다.


“그럼 이쪽에서 알아볼 필요가 있을까...”


“그건 곤란하지. 물론 직접 나서거나 개방, 하오문 애들을 좀 캐면 윤곽이 나오기야 나오겠지만, 그래도...”


나는 경고했다.


“이번 생에까지 무림에 얽힐 셈이냐.”


“...그야.”


“우리가 여기 자리 잡은 것은 정파, 사파... 뭐 그런 싸움 조금 가라앉혀보고자 한 거 아니냐.”


이곳, 홍농은 딱 정사경계지간이다.


동쪽이 무림맹을 위시로 한 정파구역, 서쪽이 천산을 위시로 한 마교 구역이다.


소속 안 된 세력도 좀 있지만, 아무튼 양대 세력 합치면 무림의 8할이다.


그리고 여기는 어찌 보면 중립구역인 셈이다.


사대 고수가 있는 곳에서 깽판을 부릴 간 큰 놈은 없다.


무림맹 맹주고 마교 교주고 나발이고,


우리에겐 까마득한 후배에 애송이일 뿐이다.


그리고 거의 다 우리 장력, 칼맛을 한번 이상 본 놈들이고.


그러니 감히 여길 지나 서로를 노릴 수가 없다.


이를테면 지난 정사대전,


비록 우리가 짬짜면을 뿌리긴 했지만, 고작 음식에 싸움이 멈춘 건 아니다.


우리가 짊어지고 온 밥. 이걸 거절한다는 그 자체가 목숨을 내어놓는 일이고 엄포도 놓았기 때문이다.


“우리 밥 먹은 이는 다 우리 손님이다. 그리고 우리는 손님끼리 싸우는 거 못 본다. 알아서 처신해라.”


덕분에 대놓고 회전을 벌이는 일은 없다.


앞으로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린 온 무림의 주목을 받고 있어. 은퇴한 노인네들이 언제 다시 날뛸지 모른다... 그런 정도는 누구나 생각하는 거고..”


“그럼 그냥 있을껴?”


“그래야지.”


“아까는 굳이 나서더니 이번엔 소극적이네?”


“틀려. 똑같이 꿇어앉아도 발 저린 놈이 먼저 움직인다. 찾아갈 수 없다면 찾아오게 해야지. 그럼 싫어도 알게 될 거고.”


나는 위층을 눈짓했다.


“좋은 미끼가 둘이나 있잖아.”


“상대가 포기하면?”


“뒤 구린 놈일수록 자기 엉덩이 똥 묻는 건 못 참아. 호북 유가는, 지금은 삼류무가라도 역사는 있는 명문이다. 부러 이걸 멸문시킨 속 시커먼 놈이라고. 후계가 있는 이상 어떻게든 손을 대려 할 거다.”


“과연... 당분간은 돌봐야겠군.”


“싸우더라도 주방은 피해줘요.”


마누라가 투덜댔다.


“안 그래도 접시가 모자란데.”


“미안해, 동생.”


연화가 헤헤 웃는다.


설거지 중에 치매 오는 탓에 깨먹은 접시가 좀 많다.


실력은 우리 중에서도 두 번째인데 그 순간은 전투력 제로다.


갈수록 심해지는 것도 걱정이다.


나중에 정기휴점할 때 약이나 좀 찾아볼까.




사흘이 지났다.


가게는 여전히 바쁘지만 그래도 좀 낫다.


점원이 일곱이나 늘었거든.


“여기 안 쓸어?!”


소영이 화풀이가 아니다.


악무군 이 새끼가 모처럼 얼굴이 밝다.


군대도 신병 들어오면 기존 막내가 신이 나잖나.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다섯 살수... 가 아니고 이제는 전 살수.


바보들이 기겁하며 마당을 쓴다.


독약을 먹여놓았으니 도망은 못 칠거고.


사실은 코딱지 파서 대충 밀가루에 비빈 거지만 삼류 놈들이 알리는 없고...


“관 대협! 짬뽕 두 그릇요!”


청영이가 배식구 사이로 고개를 내민다.


“대협은 그만두고... 또, 난 누가 내 이름 부르는 게 싫다.”


“그럼... 사부님?”


“제자는 하나도 골치 아프다.”


춘식이도 어쩌다 받은 거야.


그나저나 이 청영이란 애.


불과 사흘 전에 죽다 살아난 놈이 맞는 건지.


목숨값 운운하기에 됐다고 그랬지만,


다음날부터 돕겠다고 또 이렇게 나서고 반년쯤 일한 것처럼 익숙하게 돌아다닌다.


눈치도 좋고 경우도 있고, 제법 쓸 만하다.


30년쯤 전이라면 제자 고려는 해 보겠다만.


아니, 아니다.


무림은 이제 즐이다, 즐.


“어이, 종 아우. 장작 다 팼다.”


남궁유가 대도를 휘두르며 들어온다.


이름 또 부른다, 이런 개...


“누가 아우냐고.”


“내가 나이가 더 많은데?”


“반나절 차이로?”


유와 나는 생년월일이 같다.


젊은 시절 쉬이 의기투합한 원인이기도 하고...


내 이름 탕탕 부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놈이고.


...하지만 역시 이름을 부르는 건 마음에 안 든다.


자, 내 성은 관씨.


이름은 종.


...합치면 뭐다...?


...씨부럴.


이 몸의 예전 주인.


몸은 반로환동에 성공했지만 혼이 실패한,


그래서 죽어버린.


유의 거시기와 연화의 치매보다 더 심각한 결과.


덕분에 트럭 타고 날아온 내가 안착할 수는 있었다만...


어쨌든 그 부모가 관우의 광팬이고, 마침 스스로도 관씨고.


그래서 관우의 삶을 따르라, 그렇게 따를 종을 붙여서 아들 이름을 지었단다.


그래서 속뜻이야 그렇다만...


그럼 뭐해. 내가 듣기 죽겠는데.


...관종이라니!


하고 많은 이름 중에 관종이라니!


이 마음을 모르는 유는 그저 고갤 꼰다.


“사흘이나 지났는데 조용하다? 어쩌면 포기한 걸까?”


“아직 사흘이야. 삼년도 석달도 아니고, 사흘이라고.”


성질 급한 건 여전하다.


“관종, 관 대협 계심까?”


씨부럴. 또...


밖에서 부르는 소리에 나는 중식도를 도마에 내리쳤다.


“주방장이라니까!”


“아이고, 송구합니다. 매번 깜빡해서리...”


넉살좋게 들어오는 노인네.


이 마을 촌장인 조칠봉이다.


조가네 일곱째인데, 여섯째가 아닌 게 놈에겐 다행이다.


그리고 구 마교 지옥당주.


성가신 놈이 찾아와버렸다.


작가의말

일단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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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내 밥 먹으면 내 손님이다. 22.04.09 83 3 9쪽
1 1. 평화는 스스로 쟁취한다. +1 22.04.09 13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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