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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신룡의 퀘스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5.08.07 08:35
최근연재일 :
2016.02.17 21:00
연재수 :
16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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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8,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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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934
글자수 :
880,432

작성
15.08.07 08:44
조회
14,260
추천
416
글자
11쪽

제 2 장 - 토룡

DUMMY

<제 2 장 - 토룡>





‘여긴…?’

신형이 빛에 감싸여 잠시 눈을 감았다 뜨니, 세상에는 컴컴한 어둠만이 가득했다.

‘으으…. 답답해.’

그는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무언가에 꽉 잡혀있는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게 뭐지. 드래곤으로 환생시켜 준다고 했으니까. 알 속?’

머리를 억지로 들어 앞을 밀어 보았다. 느껴지는 느낌은 조금 푹신했지만 밖으로 나갈 수 있을 만큼은 아니었다. 마치 흙 속에 있는 느낌.

‘어? 흙?’

바스락거리며 알맹이들이 움직이는 것이, 흙 속에 있는 것이 확실했다.

‘내가 왜 묻혀 있지? 드래곤이 땅 속에서 태어나?’

그런 캄캄한 어둠 한 구석에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그의 눈에 보였다.

‘저 빛은?’

손을 뻗어 만져보려 했으나.

‘어?’

손이 없다. 마치 손을 몸에 묶어놓은 듯한 감각이 느껴졌다.

그런 그의 생각을 알기라도 한 듯, 조그마한 빛이 점점 커져 그의 눈앞으로 다가왔다.


---

<상태>

이름 : 권 신형

종족 : 토룡(土龍)

신력 : 0/100

---

<알림>

현재 1개의 임무가 있습니다.

---


‘게임창!’

신선은 게임의 능력도 일부 준다고 했었다.

그게 이런 식으로 발생하는 모양이다.

‘토룡? 토룡. 지렁이! 지렁이잖아!’

용 중의 용. 토룡.

‘미친! 이건 사기야! 사기라고! 이 개같은 신선! 야이 개새끼야!’

그는 미친 듯이 소리치고 발광했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고 몸은 거의 움직여지지 않았다.

‘지랄같다 진짜…….’

한참을 발광하고 몸부림치자 몸에서 힘이 점점 빠졌다.

그렇게 기력이 다 빠지니 오히려 머리가 냉정해졌다.

‘생각. 생각을 하자. 그 늙은이가 심심해서 이럴 리가 없어.’

신선님에서 늙은이로 격하되는 것은 한순간이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게임창에 해답이 있다.’

신형은 눈앞의 상태창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생각했다.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신력과 임무.’

그는 상태창을 떠올렸을 때처럼 임무창을 강하게 생각했다.

과연 그의 생각대로 임무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

<임무>

세상 밖으로 안전하게 나간다.

위치 : 땅 위

최소 보상 : 신력 10, 복귀 1개월

제한시간 : 1년

---


‘그러니까 1년 안에 밖으로 나가면 된다 이거지?’

현재 신형은 지렁이다. 지렁이는 흙을 먹고 영양분을 흡수한 후 찌꺼기를 배출한다.

고로 흙을 먹으며 지상으로 향해야 한다.

‘젠장. 먹으면 되잖아. 먹으면!’

보통 흙을 먹는 사람은 미친놈이 된다. ‘엄마 쟤 흙 먹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하지만 지렁이가 먹으면 농부의 감사를 받게 된다.

그래서 그는 그나마 미친놈보다는 감사를 받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며 흙을 먹었다. 딱히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신형은 인간이다. 감각도 마찬가지다. 지렁이가 움직이는 법 따위는 몰랐다.

그래도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하니, 몸 전체가 꿀렁이는 느낌이 들었다. 정확히는 피부만 움직이는 느낌이랄까.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지렁이의 몸은 쉽게 배고파지고 쉽게 배불러졌다. 그렇게 열심히 흙을 파먹으며 신형은 계속해서 생각했다. 어차피 먹고 싸는 일이라 생각에 집중하기는 쉬웠다.

현재 그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들은 게임창에 관한 것이다. 과연 상태창과 알림창, 임무창만이 전부일까?

그래서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상식들을 총동원했다. 스킬창은 물론이고 경험치까지. 그러나 눈앞에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그러던 중 도움말이 생각났고, 도움말을 강하게 떠올렸다.


---

<도움>

FAQ : 신력 1

Q&A : 신력 10

1:1 도우미 : 신력 1,000

---


‘떴다! …뜨긴 떴는데.’

신력이 필요했다.

‘제길.’

신형은 그런 와중에도 열심히 먹었다. 흙을. 우걱우걱.

땅 속은 시간의 흐름을 알 수가 없다. 게다가 지렁이는 비정기적으로 잠이 왔다. 졸리면 자고, 깨면 먹었다.

결국 그가 발견한 것은 상태창, 퀘스트 창, 도움말 창. 셋 뿐이었다.

그렇게 게임창에 대한 생각만 주구장창 하다보니 게임창은 생각대로 움직일 수도,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신형은 퀘스트 창을 확대했다.


---

<임무>

세상 밖으로 안전하게 나간다.

위치 : 땅 위

최소 보상 : 신력 10, 복귀 1개월

제한시간 : 1년

---


갑자기 느낌이 싸하다.

문득 이게 전부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은 퀘스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몇 가지가 마음에 걸린다.

‘안전하게, 복귀. 그리고 시간제한.’

키워드는 세 개다.

왜 ‘안전하게’인가, ‘복귀 1개월’이 무엇인가. ‘제한시간’에 걸리면 어떻게 되는가.

땅 위는 안전하지 않다? 집으로 1개월간 돌아갈 수 있다?

‘아니, 아니다. 땅 위로 가는 순간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모순이 된다. 그렇다면 땅 속이 안전하지 않다는 소리.’

최소 보상? 그렇다면 그 보상이 늘어난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최대 보상은? 신력과 복귀시간의 증가인가.’

제한시간을 초과하면 죽음? 지옥?

‘알 수 없다.’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신형의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땅 속의 위험은?

‘먹이. 무엇의? 땅 속 무엇의 먹이일까. 두더지?’

보상을 늘리는 방법은?

‘제한시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지상으로 올라가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먹는다. 마구!’

신형은 즉시 흙 먹는 속도를 올리고,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눈앞의 흙만 먹느라 대각선으로 경사지게 올라가고 있었는데, 그 방향을 수직으로 바꾸었다.

그렇게 미친 듯이 흙을 먹던 그에게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놈의 몸은 잤다 깼다 하는 게 자기 멋대로였다.

‘안 돼!’

그는 억지로 수마를 쫓아내려 애썼다. 팔다리만 있었어도 때리거나 꼬집기라도 했을 텐데, 지렁이의 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버티던 그가 선택한 것은 집중.

잠을 쫓기 위해 집중해서 먹었고, 집중해서 쌌다. 그런 행동이 익숙해지자 종국에는 먹으면서 쌀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잠들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위험하다’라는 생존의 본능이 신형의 집중력을 날카롭게 벼렸다.

그렇게 한참을 집중하다보니 몸의 움직임도 하나하나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렁이의 몸은 많은 털이 있었다.

인간은 다리로 걷는다. 하지만 지렁이는 온 몸의 털을 이용해 긴다.

그 단순한 깨달음은 신형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힘을 다해 위로 올라가고 있던 그의 눈앞에 갑자기 알림창이 떠올랐다.


---

<알림>

신력이 1 증가합니다.

---


당황스러웠다. 무얼 했다고 신력이 올랐을까.

‘그래. 맞아!’

신형은 즉시 도움말을 열어 FAQ를 열었다.


---

<알림>

신력을 1 소모합니다.

---

<FAQ>

검색어를 말하세요.

---


‘신력을 얻는 방법!’


---

<FAQ>

검색어가 없습니다.

정확한 검색어를 말하세요.

---


‘젠장! 그러면, 신력! 신력에 대해!’


---

<FAQ>

신력

신들이 사용하는 힘.

주로 신앙심에 의해 얻어진다.

드물게 정신수양, 한계극복 등으로 얻어진다.

---


‘정신수양, 한계극복!’

잠을 이겨내는 것이 정신수양인지 한계극복인지는 모르겠지만, 신형은 중요한 단서를 얻었다.

‘그렇다면 계속 잠을 참고 전진하다보면 또 얻을 수 있다는 뜻!’

그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흙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마는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집중을 하고, 아무리 마음을 다잡아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다.

‘으…. 안돼. 집중! 집중! 안 되는…데….’

그렇게 수마를 이겨보려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





신형은 갑자기 숨이 막혀왔다.

‘헉! 뭐! 으악!’

보통 잠에서 깨면 정신을 차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 역시 마찬가지인지라 상황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 잠시의 시간동안 숨은 계속 막혀왔다.

‘숨이! 윽. 아! 위험!’

주변의 온도가 떨어졌다는 것이 느껴졌다. 딱히 추위가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몸이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내오는 것은 알았다.

‘물? 맙소사! 비! 비였어!’

숨은 여전히 쉬어지지 않았다.

그는 당황하며 흙을 먹으려 했으나 물기를 머금은 흙은 쉽게 먹히지 않았다.

‘숨이! 안돼!’

흙을 먹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흙이 부드러워져 몸을 밀어 억지로 전진할 수 있었다.

‘흑! 으흑!’

지렁이는 피부 호흡을 한다. 온 몸에 묻은 물기는 계속해서 숨통을 조여왔고, 신형은 점점 정신이 사라져갔다.

‘컥! 커컥! 이…. 늙은이….’

신형은 자신의 몸을 타고 흐르는 빗물들이 마치 자신의 눈물 같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죽을 것 같냐!’

그런 힘과 오기가 어디에 숨어있었는지 그는 최선을 다해 전진했다. 이렇게 악착같이 행동하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그렇게 온 힘을 다해서일까.


---

<알림>

신력이 3 증가합니다.

---


신형의 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그런 것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당장에 죽어가는데 신력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으아아아아!’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물이 피부 안으로 들어와 몸이 팽창되는 것이 느껴졌다.

이대로 가면 틀림없이 사망한다. 물을 빼기 위해 힘을 주고, 여기저기 부딪혀도 봤지만 물은 빠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결국 방법은 위로 올라가는 것 뿐. 신형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몸이 움직이는 것인지, 혹은 그런 생각만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끝까지 전진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 행동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푸하!’

더 이상 머리 부근에서 흙이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이나마 숨이 쉬어졌다.

약간의 기운이 난 그는 힘을 쥐어짜듯 움직여 나머지 몸도 바깥으로 빼냈다. 어느새 비는 그쳤는지 더 이상 내리지 않았다.

‘헉! 헉! 해냈다! 해냈어! 어? 어어?’

그렇게 살아남을 자축하고 있을 때, 이상함이 느껴졌다. 세상이 보이지 않았다.

‘헉! 맞다!’

지렁이는 눈이 없었다. 세상은 여전히 어두웠다.

그리고 그런 신형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

<알림>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

<임무>

달성도 : 140%

보상 : 신력 14, 복귀 42일

복귀하시겠습니까? Y/N

---


‘으으. 늙은이 이 개 같은….’

저게 뭐라고 이 생고생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신선을 향해 이를 갈고 있을 때,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다.

“蚯蚓阿!”

‘중국어? 아니, 다른가?’

지렁이도 소리를 들을 수는 있는지, 누가 무어라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정확히는 그런 진동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아, 몰라. 복귀.’

반쯤은 죽어가는 그였기에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YES’를 누른다고 생각하자마자 전원이 끊어지듯 정신이 끊겼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출근시간’이라고 울리는 자신의 스마트폰이 보였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늘과 내일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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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 장 - 토룡 +18 15.08.07 14,261 416 11쪽
2 제 1 장 - 신선 +29 15.08.07 16,565 422 13쪽
1 서장 +16 15.08.07 17,362 353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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