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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01 님의 서재입니다.

동로마 황제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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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고라니01
작품등록일 :
2023.01.09 20:37
최근연재일 :
2023.06.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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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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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5화. 폭풍전야

DUMMY

1)


시칠리아 코인을 탄 라쉬카는 거칠 것 없이 진격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두클리야를 재빠르게 멸망시키고 오흐리드로 쾌속 진군하였다. 경로 상의 동로마군의 저항은 미약했고, 점령지의 토호들은 일제히 라쉬카에게 협력 의사를 내비치기 바빴다.


그 덕에 진군은 수월한 듯 했다.


"하하하하하. 보거라. 이제 로마의 운명이 다했구나. 시칠리아와 안드로니코스와 함께 라쉬카... 아니 세르비아는 번영하리라!"


스테판 네마냐는 자신이 코인을 제대로 탔다며 희희낙락했다.


그러나


쉬이익


“으아악!”


어느 구릉지역에서 야영하는 도중 갑작스럽게 화살비가 쏟아졌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다.


“쳐라. 저 침략자들을 다 죽여버려라! 성모 마리아여. 우리를 구원하시길!”


“적을 죽이고 군량고와 무기고는 불태워라! 최대한 많이 죽이고 불태워라!”


“로마를 침략한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줘라! 다 죽이고 불태워라!”


갑자기 나타난 동로마군의 공격은 매서웠다. 그들은 순식간에 파수병들을 해치우고 진영을 불태우면서 모든 것을 죽이고 불태우고 있었다.


“빌어먹을. 반격하라! 저 로마 놈들을 막아라! 여기서 놈들을 막지 않으면 우린 다 죽는다!”


물론 라쉬카 측도 가만히 죽을 생각은 없었다. 스테판 네마냐는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병력을 재집결해 반격을 개시하였다.


그 결과 갑작스러운 야간 전투는 점차 소모전 양상으로 변해가기 시작하였다.


“장군님. 라쉬카의 반격이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계속 여기 있다가는 우리 병사들이 다 죽게 생겼사옵니다.”


“씁. 어쩔 수 없군. 이 정도면 됬다. 전군! 철수하라! 빠르게 후퇴한다!”


테오도로스 브라나스는 라쉬카의 반격이 거세지자 바로 후퇴를 명령하였다. 재빠른 판단이었다.


“휴우. 겨우 적군이 물러났군. 그래. 피해가 어느정도인가?”


“병사 103명이 죽고 200여명이 부상당했습니다. 그 외에도 적이 무기고와 군량고에도 불을 놓는 바람에 창과 칼 각각 100여개와 밀 100포대가 불탔습니다.”


“끙... 알았다. 어서 부상병들을 수습하고 남은 물자들도 잘 간수해라. 수습이 끝나는대로 다시 남진할 것이다. 수습에 어느 정도 걸릴 것 같은가?"


"이래저래 피해가 커서 하루는 여기서 피해를 수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젠장할. 할 수 없군. 알았다. 최대한 빨리 수습하라!"


스테판 네마냐는 결국 하루를 피해 수습에 투자해야 했다. 그렇게 수습을 끝낸 후 그는 병사들의 진군을 재촉하였다. 피해가 크지는 않으니 병사들을 좀 더 재촉하면 이번 일은 잊고 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오흐리드까지만 가면 된다. 거기까지만 가면 시칠리아군이 기다린다. 그들과 합류하면 우린 이긴다. 그러니 얼마 전 일은 잊고 힘을 내자!”


그는 병사들을 격려하며 행군을 재촉하였다. 정말로 시칠리아와 합류하면 다 될 것이다. 그래. 잘 되야 한다. 이미 시칠리아 코인에 올인한 이상 그 길밖에 없었다.


그러나....


“매복이다! 적군의 매복이다!”


“큰일났습니다. 바위와 통나무로 길이 막혀버렸습니다. 우회로가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 하루 이상이 더 걸릴 것입니다.”


“그...급보이옵니다. 군량 수레가 다 털렸습니다. 후방에서 운송 중이던 군량 수레들이 싹 다 로마놈들에게 노획됬습니다!”


"도...독이다! 로마 놈들이 우물에 독을 탔다!"


"큰일났습니다. 전방에서 갑자기 산불이 났습니다! 불 때문에 전진할 수 없습니다!"


"모두 피해! 불붙은 소떼다! 불붙은 소떼가 달려든다!"


테오도로스 브라나스는 자신의 창의력을 몽땅 쏟아부은 듯 각종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라쉬카 군대를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그의 기상천외한 괴롭힘에 라쉬카 군대는 점점 느려지고 힘들어지고 있었다.


“진군이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군량이 슬슬 부족해지니 병사들의 사기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거기다 계속 빙빙 우회해야하는데다가 우회로에도 복병이 있기 일쑤이니 다들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쥐새끼 같은 놈들! 비겁하기 짝이 없구나! 차라리 정면에서 한판 붙자!”


스테판 네마냐는 너무나도 분노한 나머지 허공을 향해 대갈일성을 날렸다. 물론 적이 그걸 들어줄 리는 없.....


“보고드립니다. 동로마군이 우리 앞을 정면에서 가로막았습니다. 그 빌어먹을 테오도로스 브라나스가 이끌고 있다고 합니다.”


“오! 그래! 좋다. 적병의 숫자가 어느정도인가?”


“2천명밖에 안 되옵니다.”


“해볼만하구나! 좋다! 바로 놈들을 쳐라!”


정말로 동로마군이 정면에서 한판 붙으려고 나타났다. 스테판 네마냐는 이 답답한 상황을 한번에 타파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뻐 날뛰며 전투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것도 알고보니 브라나스의 장난질이었다.


“자. 이 정도면 됬다. 퇴각하라! 퇴각하라!”


테오도로스 브라나스는 적당히 라쉬카 군대를 상대하다 바로 후퇴하였다. 그리고는 이전처럼 매복과 기습, 길 끊기로 라쉬카 군대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젠장할! 매복에 길을 끊고, 정면에서 싸우려는 것 같다가도 바로 도망치고! 쥐새끼 같은 로마 놈들! 테오도로스 브라나스인지 뭔지 하는 놈 아주 쥐새끼가 따로 없구나!”


“문제는 시간이옵니다. 적들이 하도 여러 방법으로 괴롭히니 행군 속도가 늦춰지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병사들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습니다만 가장 큰 문제는 행군속도이옵니다. 이러다가는 원래 예정보다 오흐리드에 늦게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제기랄. 그래. 시칠리아 쪽은 어떠한가? 그쪽에서는 소식이 없는가?”


“시칠리아 쪽도 우리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적의 기습 등으로 행군 속도가 늦어지는 모양입니다.”


스테판 네마냐는 그 말을 듣자 무언가 생각난 듯이 무릎을 탁 쳤다.


“그랬군.... 그랬어. 이 놈들 오흐리드에서 뭔가 함정을 파놓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우리의 행군을 집요하게 방해할 수 없지. 하아. 우리가 도착할 때쯤이면 함정이 다 파져있을 가능성이 있겠구만.”


스테판 네마냐는 동로마가 꾸미는 짓거리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눈치채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망한 코인에 탑승한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가지면서.


2)


갈리폴리.


유럽의 남동부 끝자락인 이 도시는 다르다넬스 해협을 두고 소아시아를 마주보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이 해협을 통해서만이 흑해와 지중해를 오갈 수 있었다.


하긴 그런 곳이기에 후세에 윈스턴 처칠이 ‘갈리폴리’한 것다. 갈리폴리를 장악해야 다르다넬스 해협을 장악할 수 있고, 그래야 지중해와 흑해를 통제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결과는 대재앙이었고, 그렇기에 갈리폴리가 처칠의 역린이 된 것이었지만.


여튼 꼭 지나가야 하는 곳이니 만큼 지금 콘토스테파노스가 150여척이 넘는 대함대를 이끌고 갈리폴리에 정박해있었다.


“대제독. 함대의 물자 보급이 다 완료되었습니다.”


“모두 다 실었다고? 그래. 그럼 선원들의 상태는 어떠한가? 또한 정비 상태는 어떤가? 배와 무기들도 모두 이상 없는가?”


“선원들 모두 빠짐없이 모여있고 군함과 무기들 모두 완벽합니다. 전투 준비는 완벽합니다.”


“좋다. 그럼 전 함대. 출항하라!”


콘토스테파노스는 출항 명령을 내렸다. 그 말에 맞추어 로마의 대함대가 닻을 올리고 돛을 피며 잔잔한 에게해 앞바다로 나아갔다.


“대제독님. 지금 출항하면 어디서 싸우게 될 것 같사옵니까?”


어느 정도 먼 바다로 나아가자 부관이 조심스럽게 콘토스테파노스에게 물어보았다.


“글세... 일단 적은 테살로니키로 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거기서 육군과 합류해 같이 콘스탄티노플로 가려고 할테니 말이다.”


“그렇겠지요. 대제독님.”


“그렇다면 아마 아테네나 그 근처 에우보이아 섬이 되겠지. 테살로니키로 가려면 그 쪽을 꼭 지나야하니 말이다.”


콘토스테파노스는 부관의 물음에 답하면서 저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람은 적절한 순풍이었고, 바다는 고요하였다. 참으로 항해하기 좋은 날씨였다.


“그러니 얼른 항로를 에우보이아, 아테네 쪽으로 방향을 잡아라. 우리의 명운이 그 곳에 달려있다. 아테네든 에우보이아든 우리가 이겨야 한다. 그래야 폐하의 대계가 완성된다.”


“대계라니요?”


콘토스테파노스가 내뱉은 단어에 부관이 되물었다. 그러자 그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흠흠. 그 말은 못 들은 것으로 하게.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니네.”


“아... 알겠사옵니다. 헌데... 저 질문이 하나 더 있사옵니다.”


부관은 자신이 민감한 부분을 건드렸다는 것을 알고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참으로 사회생활을 잘 하는 사람이었다.


“무엇인가? 어떤 것이 궁금한가?”


“그... 우리가 이길 수 있을까 싶습니다. 시칠리아 인들도 배를 잘 다룬다고 들었습니다.”


부관의 걱정은 합당한 것이었다. 시칠리아의 노르만 인들은 원래 저 북유럽 바이킹들의 후예였다. 바이킹이 어떤 존재들이던가? 유럽 전체를 불태웠던 해적놈들 아닌가.


그 해적들의 후예이니만큼 노르만인들도 배를 중시하였다. 노르망디에서 잉글랜드로 쳐들어간 건 논외로 하더라도 시칠리아 왕국도 함대의 질과 양을 중요시하였다. 시칠리아 왕국은 따로 함대 관련 직책까지 설치하였고, 그 함대를 이용해 아프리카와 이집트를 공격하기도 하였다.


그런 자들이니만큼 방심은 결코 금물이었다. 방심하는 순간 훅 갈 수도 있었다.


“방심은 금물이겠지. 시칠리아가 배를 잘 다루는 것은 분명 사실이니 말일세. 허나... 우리에게도 믿을 것이 있지.”


콘토스테파노스는 지긋이 배에 실어둔 대포들을 바라보았다. 저 시꺼먼 금속덩어리들을 말이다.


“저 대포들 말이옵니다. 육지에서는 활약이 대단했다고는 들었습니다. 성을 부수고 적 병사들의 대열을 마구 찢어놨다지요.”


“그렇네. 그 덕에 튀르크인들을 아주 쉽게 제압할 수 있지 않았는가. 정말 황제 폐하의 은총이 따로 없었지.”


콘토스테파노스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대포의 위력을 믿어 의심치 않는 모양새였다.


“확실히 대단한 물건이긴 합니다만... 바다에서 얼마나 위력을 발휘할지 걱정이 되옵니다. 바다의 파도나 바람은 육지보다 거세지 않습니까.”


부관의 걱정은 일리있었다. 육지야 흔들림이라는 것이 없고 바람도 보통은 그렇게 세지 않다. 하지만 바다는 바람도 세고 파도 때문에 흔들거린다. 그런 상황에서 대포가 제 위력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콘토스테파노스는 그 부분에 대해서 믿을만한 구석이 있었다.


“틀린 걱정은 아닐세. 허나 미리 훈련을 단단히 해두었지. 거기다 튀르크인들과의 전투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칠리아 놈들에게 써먹을 구석이 있어보이더군. 대포의 소리를 처음 들으면 다들 크게 놀라고 사기도 떨어진다더군.”


“그게 사실이라면 대박이겠군요. 저 대포가 역사를 바꿀 것 같습니다.”


이제 부관도 더 이상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 역시 기대감에 부풀어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승리를 의심치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 역사가 바뀌겠지. 허나 방심은 금물일세. 자. 그럼 다가올 전투를 준비하게!”


“예. 대제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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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4화. 빌어먹을 악몽 (1부 完) +4 23.06.08 584 21 12쪽
94 93화. 악연이 끝나다 (2) +4 23.06.07 530 18 13쪽
93 92화. 악연이 끝나다 (1) +3 23.06.06 424 18 13쪽
92 91화. 카리스토스 해전. +3 23.06.05 429 19 12쪽
91 90화.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4) +3 23.06.03 425 23 12쪽
90 89화.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3) +2 23.06.02 400 19 12쪽
89 88화.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2) +2 23.06.01 477 21 13쪽
88 87화.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1) +1 23.05.31 409 15 11쪽
87 86화. 나비효과 +3 23.05.30 423 14 12쪽
» 85화. 폭풍전야 +2 23.05.29 381 21 11쪽
85 84화. 지연전. +4 23.05.27 440 20 12쪽
84 83화. 코인 +4 23.05.26 418 24 13쪽
83 82화. 전쟁의 시작 (2) +1 23.05.25 425 21 12쪽
82 81화. 전쟁의 시작 (1) +2 23.05.24 435 22 12쪽
81 80화. 주사위는 던져졌다. +2 23.05.23 446 20 12쪽
80 79화. 밀과 가라지를 걸러낼 시간 +2 23.05.22 560 19 12쪽
79 78화. 세상은 조금씩 변한다. +3 23.05.21 517 20 12쪽
78 77화. 잠깐의 휴식 +4 23.05.20 524 22 12쪽
77 76화. 예루살렘과 시칠리아 (2) +2 23.05.18 484 23 12쪽
76 75화. 소소한 변화 +3 23.05.16 521 20 12쪽
75 74화. 예루살렘과 시칠리아 (1) +2 23.05.14 543 24 14쪽
74 73화. 천상의 왕국 (2) +3 23.05.13 540 21 13쪽
73 72화. 천상의 왕국 (1) +5 23.05.11 558 20 12쪽
72 71화. 원로원과 민회 (6) +2 23.05.09 534 19 12쪽
71 70화. 원로원과 민회 (5) +2 23.05.07 552 23 11쪽
70 69화. 원로원과 민회 (4) +3 23.05.06 537 22 12쪽
69 68화. 원로원과 민회 (3) +4 23.05.04 572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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