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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주)자룡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했더니코인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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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룡
작품등록일 :
2022.10.27 20:50
최근연재일 :
2022.11.25 11:48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32,792
추천수 :
5,645
글자수 :
148,487

작성
22.10.28 12:47
조회
17,552
추천
240
글자
10쪽

생애처음만져보는거금.

DUMMY

옆에서 쉬지도 않고 떠들던 중년 남자는 통화가 길어질 것 같았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2년이란 시간동안 존버했다.’


당시에 코인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전무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코인거래가 가능한 사이트가 있었다. 재테크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지만, 원래 뭐든지 초기에 진입을 해야 큰 이득을 본다라는 말을 자주 접했었다. 그래서 큰 결단을 내렸다. 거품이 되어 허공으로 날아 갈지언정.


‘몇 천원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키보드를 두들겨 검색창에 비트코인이라는 글자를 새겨 넣었다. 정확하게 얼마에 샀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백원이 채 안될때에 샀던건 같았는데.


-쾅.


비트코인 가격을 보고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나버렸다. 의자가 튕겨져 나가며 바닥을 뒹굴었다.


“아이씨, 깜짝이야. 아저씨 여기 게임 혼자 하러 왔어요!”


고등학생 녀석이 크래프트를 즐기다 놀랐는지 소리를 내질렀다.


“아저씨!”


멍하게 서 있는 나를 보고서 또 한번 신경질적으로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어, 어. 미안.”


쌍심지를 키며 레이저를 쏘는 고삐리였다. 양손으로 녀석의 목을 잡아 홱하며 꺽어 한방에 저승행으로 만드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었지만, 이곳은 2017년 서울, 거기다가 치안률이 높은 대한민국이었다.


잘못하다간 죽을때까지 감옥에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머리를 긁적이며 의자를 주워 다시 자리에 앉았다.


-후우, 후우, 후우.


벌컥벌컥.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모니터에서 눈을 때지 못했다.


수천여개의 화살이 날아와 몸통을 꿰뚫으려고 할때에도, 죽기 직전의 상황에 도달했을때에도 이만큼 심장이 달아 오르진 않았다.


‘1천7백만원.....’


비트코인 시세가 자그마치 1천, 아니 2천만원을 향해가고 있었다. 미친 이게 말이되냐고...


어떻게 해야 백원을 왔다갔다 하던 녀석이 천만원이 넘는 가격이 되는거지?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기분이 좋을법도 한데, 꿈을 꾸는 것 같아서 믿기지가 않았다.


[비밀번호가 틀렸습니다. 다시 확인해주세요. 5회 오류시 사용할수 없으며...]


‘젠장, 젠장, 젠장.’


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았다. 결국 5회 다 실패했다. 그래서 고객센터에 연락을 취해야 할 것 같았다. 지금 시간은 정상근무 시간이 아니라서 통화가 안될게 뻔했기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일자리 찾는게 문제가 아니었다. 더 급한 일이 생겼다.


“8천5백원입니다.”


여인숙으로 향하는길 맨정신으로는 잠이 올 것 같지가 않았다. 편의점에 들러 소주 2병과 과자를 몇 개 집어 들었다.


‘그새 물가가 많이 올랐구나.’


한국 물가의 기준을 논하는 국민 술, 소주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분명 2년전에는 천원을 넘기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천원하고도 오십원을 더 줘야 했다.


-벌컥, 벌컥.


“캬아아아.”


반갑다 이친구야. 소주잔을 들여다보니 투명하게 채워져 있는 소주가 너무나도 반가웠다. 타공간에서는 술같지도 않은 역한 냄새를 풍기는 증류주 같은걸 마시면 그 다음날은 반드시 전날 먹은걸 다 궤어 냈었다.


“흐흐흐.”


소주 한병을 비우기 시작할때부터 취기가 올라왔다. 놀라운 마음은 사라지고 즐거운 마음이 살금살금 찾아 들었다.


거지같은 삶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수 있을 것 같은 묘한 기대감이 서렸다.


****


[네, 고객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30분이나 돼서야 겨우 고객센터와 통화가 가능해졌다. 이것들은 돈도 많이 버는게 일하는 사람 안뽑나.


“네,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요.”


[본인확인 절차를...]


여성 안내원의 긴 설명을 들으며 본인확인을 끝냈다. 임시 비밀번호를 메일로 보냈다고 했다. 또 PC방에 가야 했다.


-두근두근.


분명 백원단위일 때 백이십만원어치 샀었다. 물론 한번에 산건 아니었다. 코인에 대해서 알았던건 그보다 더 일년전이었다. 몇십원이었나? 확실히 기억은 나지 않았다.


처음에는 생활비를 쪼개어서 5만원어치 샀는데, 꾸준히 오르는 모습을 보고 생활비를 쪼개어서 10만원, 11만원. 이렇게 일년을 넣어 둔것이었다.


그러다가 알바를 하던 편의점에서 쓰러졌다.


“어서오세요.”


같은 PC방이었으나 어제의 배불뚝이 아저씨가 아니었다.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여자 알바가 있었다.


카드를 집어 들고 구석자리로 향했다. 낮시간에 초딩들이 몇 명 떠드는 것 말고는 한적한 모습이었다.


오수정XX, 영문으로 비밀번호를 새로 입력했다. 오수정, 대학교에 복학 했을 때 쫒아다니는 여자였었다. 서광대의 퀸카로 통하던 여자가 뭐가 아쉽다고 날 좋아했는지 매달려서 귀찮았다.


난 가난하다. 사귀면 만날 시간도 별로 없다. 별의별 말로 때어내려고 했지만, 결국 사귀었다. 하지만 그녀가 포르쉐를 끌고 다니는 놈이랑 모텔에 들어가는걸 우연히 보았다. 양다리였던 것이었다.


‘개같은년.’


그런데도 비번을 이렇게 만든건 그날의 일을 잊지 말고 반드시 성공해서 복수를 하자는 의미였다. 분명 전에도 이렇게 비번을 만들었는데, 뭔가 잘못 입력했었나 했다.


“헉!”


눈 앞에 튀어 나온 숫자를 확인하자마자 심장이 멎는 듯하는 줄 알았다.


“일십백천... 4, 40억!”


자, 자그마치 4천배 가까이 올랐다. 그리고 어제 소주를 들이키며 뉴스를 봤었는데, 온통 코인 얘기 뿐이었다. 그 말은 아직까지 시들지 않았다는 얘기. 하지만 뉴스에 팔아라고 했는데...


마우스를 잡고 있는 오른손이 부들부들 거렸다.


‘진짜인가? 이게, 이게 내돈인가?’


믿기지 않았다. 일단 50만원을 이체해보기로 했다.


-띵똥.


문자메시지가 울렸다. 내용은 50만원이 계좌로 입금되었다는 내용.


즉시 진한은행 홈페이지를 확인했다.


‘진짜다. 진짜로 돈이 들어왔어!’


-후우, 후우.


로또 1등 당첨금에 버금가는 금액. 거기다가 실시간으로 상승중인 돈나무를 가지고 있게 된 것이다.


-드르륵, 드르륵.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 빼버리고 싶지만, 침착함을 유지했다. 당장에라도 40억이라는 거금이 허공으로 사라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 뇌리에 박혔지만, 분위기를 살펴도 늦지 않을 것 같았다.


[비트코인의 열풍은 도대체 언제까지.]


[1만 4천 달러 넘어서다. 과연 2만 달러를 달성할지.]


[비트코인에 올라탄 졸부들 연이은 탄생.]


[뒤늦게 올라탄 개미들 울상.]


너무나도 많은 뉴스가 정보를 쉴새없이 내뿜고 있었다.


‘아직까진 괜찮지 않을까?’


악마가 귓전에서 속삭이고 있었다. ‘40억 그거 얼마나 된다고? 집사고 차사면 남는 것도 없어. 더 버텨.’


보통 이럴 때 이성은 천사와 악마로 인해서 갈등한다고 했었는데, 왜 악마의 속삭임 밖에 들리지 않냐고.


‘일단, 병원비부터 처리하고 조그마한 아파트나 알아보자.’


조그마한 아파트?


속으로 생각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우스운 마음이 들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숙식제공되는 일자리를 찾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넘의 돈이라는게 뭔지, 상황을 변화시켰다. 운명을 바꾸었다.


-띵똥.


5억을 이체했다. 이제 진한은행에는 5억이라는 돈이 버젓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그런데 9천만원을 병원에 보내려고 하니 이체가 되지 않았다. 은행을 방문하라나....


아무래도 이체한도가 안되는 것 아닐까.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져보는 거금, 천만원이라는 돈도 이체를 해본적이 없었다. 당연한 일일지도.


****


“어서오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번호표를 뽑고서 순서를 기다렸다. 전광판에 번호가 뜨자 자리로 이동해 은행직원 앞으로 가서 앉았다.


“저, 한도를 늘리고 싶어서요.”


“네, 신분증하고 통장 주시겠어요.”


“여기.”


“얼마나 늘리실건가요?”


“무제한 될까요?”


“무제한으로 하시려면 은행VIP로 등록되셔야 하구요. 아니면 직접 은행을 방문 하셔야 해요. 음. OTP 신청 하시겠어요? 5억까지 이체 가능하세요.”


은행직원이 미소를 짖고 있었지만, 의혹이 가득한 눈빛이 순간적으로 지나쳤다. 허름한 옷을 입고 있는 젊은 넘이 내뱉을 만한 내용은 아니다 이거겠지.


“어머, 잘생긴 분이 부자신가봐요.”


통장의 잔고를 확인했는지, 그새 직원의 자세가 고쳐졌다.


“아, 아니에요.”


십여분간 앉아서 이런 저런 서류에 사인을 휘갈겼다. 그리고 받아든 OTP.


“여자친구분은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뜬금없는 칭찬을 내 뱉는 여자는 사적인 정보를 알고 싶어 했었다.


‘여자? 여자라면 진절머리 난다. 오로지 복수의 대상일뿐.’


반반한 얼굴덕에 여자에게 인기는 많았지만, 실체를 알고서는 모두가 등을 돌렸다.


“아, 네.”


얼른 서류를 챙겨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병원에 들려야 했다. 9천만원이라는 거금을 내주어야 한다. 이체로 지불하는거지만, 현금으로 지불하는거니까, 영수증을 챙겨 받기 위함이었다.


“병원비를 지불하려고요.”


“어머, 벌써요? 하루밖에 안지났는데...”


원무과의 직원이 놀란 모습을 했지만, 이내 자신이 맡은 일을 했었다.


직원이 이런저런 영수증을 출력하는게 시간이 걸렸다. 병원의 풍경이 보고 싶어서 고개를 돌려 여기저기 살펴 보았다. 그, 그런데.


기가막힌 타이밍에 복수의 대상이 눈 앞에 나타났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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