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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주)자룡 님의 서재입니다.

귀환했더니코인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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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룡
작품등록일 :
2022.10.27 20:50
최근연재일 :
2022.11.25 11:48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332,790
추천수 :
5,645
글자수 :
148,487

작성
22.10.27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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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글자
10쪽

컴백홈.

DUMMY

“허헉.”

차디찬 흙바닥이 느껴져야 했는데, 푹신한 감촉에 급격하게 눈이 떠졌다.


“어라, 여긴 어디지?”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병원?


“꺄아악!”


-챙그랑.


간호사가 죽었던 시체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본 것처럼, 놀라 비명을 질렀다. 들고왔던 쟁반을 바닥에 떨구자 같이 들고 왔던 의료기기들이 흩뿌려졌다


“왜! 왜그래?”


간호사의 비명을 듣고서 의료진들이 몰려 들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상황파악을 하고 있는 나에게 이목이 집중되었다.


“이, 이럴수가.”


“쓰러진 환자가 2년만에 갑자기 정신을 되찾다니.”


“빨리 바이탈 체크부터 안하고 뭐하고 있어!”


의사들이 정신을 차린 환자를 보고 놀라워 하는 것도 한순간. 기적처럼 의식을 차린 남성을 진단했다.


'정말로 돌아온건가?’


그런데 2년밖에 지나지 않았다니.. 이십년이란 시간을 다른 차원에서 보냈는데.


그것도 영혼만 옮겨진체로...


“정신이 드세요? 혹시 기억나는것 있으세요?”


의사가 펜라이트를 안구에 비추며 상태를 확인했다.


“음, 장진수... 몇 살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너무 오랜시간 타세계에 있다보니, 진짜 나 자신이 몇 살이었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억지로 기억을 떠올리면 무리가 갈 수 있어요. 일단 안정을 취하세요.”


일어나 있는 나를 다시 눕히려고 하는 의사 때문에 억지로 침대에 등을 밀착 시켰다.


-드르륵.


돗대기 시장 같았던 병실 안이 한순간 조용해졌다.


‘야, 잘생긴 남자가 쓰러져서 안쓰러웠는데, 나중에 대시나 한번 해볼까?’


‘으이구, 그넘의 얼빠 고쳐주는 곳은 없데?'


‘보기 좋은 떡이 맛있다는 말 몰라!’


간호사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문틈을 비집고 스며들었다.


“음...”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현실로 돌아 올수 있을줄이야. 믿기진 않지만, 영혼이 이동되어 타세계를 접한 경험도 있었으니 불가능한 일도 아닐테지.’


막상 다른 세상에 떨어졌을때의 신분이 노예였다. 겨우 도망쳐서 산전수전 다 겪으며 자리를 잡았었다. 그러다가 높으신 분의 명령으로 상단의 상품을 수송하는 호위를 하는 중에 도적무리에게 칼을 맞고 쓰러졌다. 제길 방심했던게 화근이었어. 뭐 덕분에 현실로 돌아 올수 있었지만.


‘혼수상태가 되어도 신체활동은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것인가?’


거울을 들여다보았다.

거무스름한 수염이 엉성하게 깍여 있었고 물수건으로 대충 닦았는지 여기저기 각질이 붙어 있었다. 풍성하게 자란 머리는 무신경하게 이발을 했는지 꼭 거지를 연상케 했지만 여전히 뚜렷한 이목구비와 큰 눈동자, 종이를 올려 놓으면 잘려 나갈 콧선이 아직 살아 있었다.


‘저쪽 세계에서는 졸라 못생겨서 인기도 없었는데.’


하필 영혼이 옮겨진 육체는 너무 못생겼다. 대신에 검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그래서 버텨 낼수가 있었지. 하지만 지금처럼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고 딴 세상에서 처음 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면 난 아마 모든걸 낙담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생각한것도 잠시였다. 여기서도 가진 것 한푼 없으니까. 천애고아인 내가 대학교에 합격 했을때 주위 선생님들이 대견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으니.


학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전전했었지만, 삶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죽을때까지 가난에 찌들어 살거라 생각하며 암울한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하..”


현재로 돌아온지 겨우 1시간 지났다. 기억을 더듬어 장진수라는 인간의 인생을 들여다보았다. 두 인물을 비교하니 차라리 저쪽 세상이 훨씬 나았을지도.


****


“검사결과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나왔습니다. 더 이상 병원에 있을 필요가 없어요.”


며칠동안 몸 구석구석 검사하지 않은 곳이 없었다. 정상이라고 하는데도 왜 기쁘지 않은걸까?


그건 바로 무식하게 나올 병원비가 걱정이었다.


“퇴원해도 된다는 말씀이시죠?”


담당의가 함박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혼수상태 기간이 길어서 체력이 많이 떨어졌어요. 당분간은 영양섭취와 가벼운 운동을 하면 완전히 좋아질겁니다.”


“감사합니다.”


담당의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선 문을 열고 나섰다. 반대편에는 원무를 담당하는 접수창고가 보였다. 그래도 병원비가 얼마나 나왔는지는 확인 해야 했었다. 쉽사리 옮겨지지 않는 두 발을 끌다시피 하며 창구 앞으로 다가갔다.


“장진수씨 퇴원 수속 하시려고요?”


짙은 화장으로 가면을 쓰고 있는 간호사가 무뚝뚝한 표정으로 키보드를 두들겼다.


“네,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까요?”


겁이 났다. 살아 났다는게 원망스러울 정도로.


“일단 자료를 확인해봐야 해서요. 먼저 짐부터 챙기세요, 청구서를 병실로 보내드릴게요.”


짐이라...


정말 초라했다. 짐이라곤 휴대폰과 쓰러진 당일에 입었던 옷이 전부였다. 유행도 한참이나 지난 촌스러운 패션.


“장진수씨, 여기 병원비 청구서에요.”


간호사는 침대에 청구서를 올려 놓고서는 밖으로 나갔다. 확인하긴 싫었지만, 청구서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곤 자리에 털석 주저 앉았다.


“9, 9천만원.....”


3개월 내로 입금 하여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추심이 진행될.....


눈뜨자마자 빚쟁이가 되었다. 차원 넘어서는 노예부터 시작하더니, 현재로 돌아오자마자 학업은 고사하고 막노가다를 해야 할 판이었다. 기가 막혀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또 다시 스물스물 장진수의 기억이 떠올랐다. 학비 내려고 돈을 모으다보니 한달에 생활비 30만원을 넘게 써본적이 없다. 그런데 병원비 9천을 무슨 수로 마련한단 말인가...


“안녕히 계세요.”


“안녕히 가세요.”


형식적인 인사를 하고서 병원을 나섰다. 누가 그동안 날 돌봤으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길이 없었지만, 그래도 살려는 줬으니까.


80만원....


와이파이가 터지는 곳에 자리를 잡아 휴대폰에 인터넷을 연결했다. 전용은행인 진한은행에 접속하니 타차원에 넘어가기 전에 아껴스며 모아두었던 금액이 나타났다. 다행이다, 현실로 넘어오자마자 굶지는 않겠어..


‘일단 밀린 휴대폰비부터 내자.’


연체가 발생해 휴대폰조차 터지지 않았다. SSK는 한달만 연체되어도 휴대폰을 정지 시켰다. 난 멜지유플러스를 사용했다. 그래서일까? 연체를 봐줬는지 밀린 휴대폰비가 40만원이 넘었다.


[입금되었습니다. 바로 개통해드릴테니 정상적으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통신사 직원과 통화후 입금을 하고나니 짤막한 문자 하나가 달랑 날아왔다.


“하....”


또 한숨. 2년이 흘렀으니 미투 보증금도 다 날라갔겠는데.


200에 40짜리였다. 원래 돈을 아끼기 위해서 원룸을 많이 선택하지만, 좁은걸 싫어했던 나는 과감하게 나 자신에게 투자하기로 했다. 유일하게 안식을 취할수 있는 곳인데, 그것마저 여유를 누리지 못하면 너무 서글플 것 같아서였다.


‘현실을 직시하자.'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을 복학했기 때문에 아싸로 통했던 나는 가까이 지내던 사람 한명 없었다. 때론 밥사달라고 찐득하게 달라붙는 후배들도 더러 있었지만, 알바 할 시간도 부족했다. 그게 장진수의 대학생활이었다.


‘어디 고시원, 아니 그럴 돈도 안되는구나. 여관이라도 잡자.’


숙식제공되는 일자리를 찾아 볼 생각이었다. 빚은 빚이고 그래도 대학은 나와야 사람구실을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전에 다니던 대학에 전화를 걸었다.


“감사합니다. 서광대입니다.”


나긋나긋한 여사무원이 전화를 받았다.


“저기 장진수라고 하는데요. 재수강 신청을 하려고요.”


“잠시만요, 2015년부터 나오지 않으셔서 출결 부족으로 학기 수업을 더 받으셔야 합니다. 겨울에 수강신청 하시면되요.


또박 또박 설명을 자세히도 해주었다. 그럼, 지금 가을이니까, 겨울에 재수강이 가능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학을 다녀야 해.


“아줌마 며칠만 묵으려고 하는데요. 하루에 얼마에요?”


가락동 구석의 구석을 뒤져서 겨우 허름한 여인숙을 찾을수가 있었다.


“2만원만 줘.”


남아 있는 전액을 현금으로 인출 했다. 만원짜리 두장을 아주머니에게 건네니 조그마한 열쇠를 내어주었다. 열쇠에는 303호라고 쓰여져 있었다.


‘진짜 해도해도 너무하네.“


사람 4명이 누울정도의 협소한 공간에 덜렁 이불 하나 깔려 있었다. 전구가 오래되었는지 조명이 어둑해서 잘못하다가는 눈이 나빠질 것 같았다.


“일단 PC방에 가서 일자리가 있나 찾아보자.”


예전처럼 구인을 하기 위해 일간지를 둘러보던 시기는 지났다. 간편하게 컴퓨터로 사이트를 훝어보면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을 수가 있었다.


어두침침한 조명아래 신나게 크래프트를 즐기는 아이들, 고스톱을 치는 아줌마들이 더러 보였다. 감회가 너무나 남달랐다. 최첨단 기기를 만나니 실로 눈물이 다 나올려고 했었다.


“카드 챙겨가세요.”


카운터의 배불뚝이 아저씨가 얼굴도 쳐다보지 않은채 말을 던졌다.


‘어디가서 앉을까?’


저녁 시간이라 붐볐다. 구석자리에도 사람이 듬성듬성 자리에 앉아 있었다. 비어 있는 자리에 앉으니 양쪽으로 사람들이 붙어 있어 불편했다.


-드르륵.


알밤천국에 접속해서 숙식제공 되는 곳을 찾으려 마우스를 열심히 움직였다.


-지이잉.


옆자리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진동으로 맞춰 놓았는지 테이블에 진동이 느껴졌다. 이래서 옆에 누가 있으면 불편하다니까. 거기다가 쉴새없이 떠드는 목소리를 들으니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안그래도 병원비 9천 때문에 앞날이 캄캄한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


“어디긴 어디야, PC방이지, 어, 그래. 어, 뭐야? 아직도 망설이고 있어? 난 벌써 30%로 넘게 수익 올렸다고.”


‘하, 신경쓰여 죽겠네.’


옆으로 고개를 돌려 한마디 할려고 할 찰나였다.


“코인, 그거 앞으로 더 크게 갈거라고. 나만 믿어 보라니까.”


‘코인?’


그제야 알바시간에 경제지와 IT/과학 잡지를 보다가 흘려 보았던 코인에 백이십만원어치 사 놓았던게 떠올랐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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