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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퓨이아 님의 서재입니다.

F급이 잘나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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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북십자성
작품등록일 :
2019.07.29 20:40
최근연재일 :
2019.08.13 20:00
연재수 :
2 회
조회수 :
15,222
추천수 :
200
글자수 :
9,313

작성
19.08.13 20:00
조회
1,340
추천
22
글자
10쪽

유례없는 하루 (2)

DUMMY

성운은 그저 매일 끼니를 때울 돈벌이를 위해 노가다에만 열중해왔다.

적당한 수호자들과 싸우고, 그들에게서 드랍된 템들을 팔아치운다.

탑에 온 이후로 지상에 돌아가 본 적이 없어서 유통과정은 잘 모른다.

그저 매일 이렇게 돈을 벌어 끼니를 해결하는 것에만 집중해왔다.

위층에서 노는 플레이어들은 대기업의 든든한 후원까지 받으며 엄청난 돈벌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성운은 이런 꼴이다.

아마도 탑에 있는 플레이어들 중에서 지상을 왕래하는 자는 소수.

그 이유는 당연히 천상탑은 지상과 연을 끊다시피 한 자들만이 오기 때문이다.

포기하고 지상으로 돌아가는 자, 혹은 취재나 사업 등의 이유로 탑을 찾는 소수만이 전부이다.

천상탑은 지상에서 쫓겨난 이들의 유배지이다.

동시에 그들에게 있어서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인생을 살게 해주는 도피처이자 안식처이다.

그곳에서 오직 성운만이 외로이 떨어졌다.

가는 곳마다 F급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지만, 그래도 성운은 탑에 남아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지상으로 돌아가도 당장의 끼니걱정이나 해야 할 처지이기 때문.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이대로 실컷 당하기만 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명백히 손해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성운은 억지로라도 탑에 잔류하며 싸움만 반복하고 있었다.

2개월이란 시간을 그런 반복되는 노동으로 보냈다.

F급의 특성과 페널티는 여전히 성운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같은 시기에 시작한 다른 플레이어들 중 아무 C급이나 보아도 성운과 최소 10개 레벨은 차이가 난다.

성운은 하루의 대부분의 일과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호자들과의 사투로 보낸다.

반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훨씬 적은 전투만으로도 능력치 성장이 가능하여, 빠르게 전투력을 늘리며 위층의 보상을 노리고 경쟁하고 있다.

때문에 성운은 적어도 수호자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눈썰미만큼은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좋지만, 그들처럼 위층을 노리거나 하진 못한다.

‘어떻게든 위로 가고 말겠어······.’

탑의 위쪽은 일반적으로 아래보다 보상도 풍부하고 더 넓으며, 단순한 환경조차도 더욱 쾌적하다.

탑의 아래에서 가성비가 좋지 않은 노가다보다는, 조금이라도 위에서 싸우는 편이 더 낫다.

특히나 F급인 성운에게는 더더욱.

이 날이라고 다를 것 없다.

조금이라도 더 능력치를 늘리고 장비를 강화하기 위해, 성운은 바쁘게 수호자들을 찾아 사냥하고 있었다.

적당한 사냥터를 찾아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A급과 S급들의 파티와 마주쳤다.

‘망할······.’

재수가 없었다.

아마도 재고를 처리하러 1층으로 귀환하던 참이리라.

“야, 저기 봐! 전설의 F급이야!”

“눈에 엄청 잘 보이네! 야, 기념사진 찍어. 인터넷에 올려보자.”

짜증이 난 성운은 등을 돌렸다.

이미 성운은 인터넷에서도 유명해져서 바깥에서도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 지경이었다.

‘운도 지지리 없지.’

랭크가 높으면 성장속도도 월등히 빠르다.

A급과 S급들의 비웃음은 성운의 열등감을 자극하는 촉매이다.

성운이 처음 탑에 왔을 때, 높은 랭크를 판정 받은 사람이야 당연히 있었다.

그 때는 랭크가 높아봤자 최전방에서 죽을 확률만 높다고 여겼다.

그러나 반대이다.

랭크가 높으면 고레벨 플레이어들이 성장을 지원해주고 여러 노하우도 알려준다.

그렇게 한 사람의 몫을 하게 되면 그 든든한 지원자들과 함께 싸운다.

당연히 확실한 실력이 보장되는 동료들이 있기에 생존도 쉽다.

그 간단한 것을 성운이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그것이 더욱 성운의 절망을 부추겨왔다.

그 날 고등급 랭크를 받은 자들은 한참 높은 레벨을 만끽하고 있을 것이다.

“F급 씨! 손 좀 흔들어 보세요!”

이것에 응하면 굴욕이 따로 없다.

하지만 괜히 피했다가 A급과 S급 사이에서 안 좋은 인식이 박힐 것이 두려워, 성운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물론 그것은 성운의 소심함과 스트레스의 조합이 만들어낸 망상에 가깝고, 스스로도 그걸 알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된다면?

그런 불안감을 성운은 무시하기가 힘들었다.

성운이 가볍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하하, 조회수 엄청 빨리 늘어나네.”

“자, 좋은 구경 다 했으면 어서가자고.”

성운은 그들을 부러운 눈치로 바라봤다.

질 좋고 비싼 장비들로 중무장한 그들은 정말로 멋있어 보였다.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뒤에 서있는 청년마저 고급 장비로 도배를 해놓았다.

‘나도 A급이었으면 저랬을까.’

한숨을 쉬며 떠나는 성운의 등 뒤에서, 갑자기 둔탁한 소리가 들린 것은 그 직후였다.

고개를 돌리면 S급과 A급들이 모두 멈춰있었다. 그들 앞에는 거대한 그림자가 있다.

“······뭐야 이거.”

그것은 거대한 수호자.

비대한 몸집을 가진 거대한 금속 거인과도 같다.

그것만 놓고 보면 특이할 점은 없다.

하지만 금속 외피 곳곳에 녹 슨 금속이 뿔처럼 자라있다.

온 몸에 붉은 눈들과 검은 뼈들이 불규칙하게 붙어있다.

“무, 물러나!”

“버프를 걸어!”

곧장 거리를 벌린 파티원들에게 서포터가 버프를 걸어주었다.

밝은 빛이 각자를 감쌌다.

‘대체 뭔 일이야······?!’

성운이 급히 구석진 곳에 몸을 숨겼다.

파티원들이 각자 노련하게 진형을 맞추고 무기를 들었다.

“내가 선두로 갈 테니까 측면을 노려!”

리더로 보이는 S급이 양손으로 도끼창을 잡고 들어올렸다.

그러자 창이 섬광을 비추고 푸른 안개가 그의 몸을 휘감았다.

오랫동안 무기를 익혀 얻는 고유스킬이다.

그것은 S급 특유의 높은 스탯과 맞물려 효과가 증폭되었다.

동시에 다른 인원들이 변이 수호자의 양쪽을 노렸다.

“다리부터 부숴주마!”

S급이 순간적으로 몸을 가속시켰다.

변이수호자의 다리가 꿰뚫렸다. 변이수호자의 다리 파편이 흩어졌다.

“뭐야······?”

S급이 당황했다.

다리가 부서졌다. 하지만 변이수호자는 멀쩡히 서있다.

보이지 않는 골격이 그것을 지탱하는 것과 같다.

“으, 으아아아악──!!”

갑자기 수호자는 몸집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S급을 붙잡았다.

붙잡힌 S급은 그것의 검붉은 스파크에 고통 받으며 흡수당했다.

성운이 집중하여 수호자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레벨과 이름이 나타났다.


<[?변이된 XXX 수호자?] ★★★─···[ERROR]>


“뭐, 뭐야 이거!”

“거리 벌려!”

급히 다른 파티원들이 물러났다.

스킬을 쓰려던 A급이 빛이 나는 검을 들고 돌진했다.

“뒈져라 이 괴물 새끼야!!”

S급보다는 약하지만 A급 역시 웬만한 수호자는 손쉽게 해치울 수 있다.

검은 허공에 붉은 궤적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갑자기 수호자가 사라졌다.

칼이 의미 없이 허공만 갈랐다. 곧바로 그는 밟혀서 즉사했다.

“괴, 괴물 새끼가!”

“왜 하층에 이딴 놈이 나온 거냐고!”

“양쪽에서 때려!”

둘로 갈라진 인원들이 접근한다.

서포트를 맡던 2인이 원거리 마법 공격을 날렸다.

높은 능력치와 고위 마법이 맞물려 둔탁한 소리가 공기를 울렸다.

잠시 수호자가 충돌로 인해 비틀거렸다.

동시에 양쪽에서 파티원들이 돌진했다.

그러나 갑자기 수호자가 안개를 뿜었다.

짙은 자주빛 안개를.

“독구름이다!”

누군가가 소리쳤다.

저항력 수치가 높으니 일반적인 독에는 어느 정도 저항이 가능하지만, 독구름에 시야가 가려졌다.

“이, 이쪽으로 오잖아!”

“으아아아악──!!”

안개에 갇힌 파티원들이 하나씩 공격당한다.

이곳의 장애요소는 더 있다.

이 층의 저주는 상태이상이나 부상의 효과를 증폭시킨다.

작은 상처나 상태이상으로도 지구력 소모가 크다.

때문에 싸움이 길어질수록, 파티원들은 일방적으로 사냥 당한다.

“우, 우리밖에 안 남았잖아!”

“걍 튀어! 승강기로 가자고!”

혼비백산하며 모두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수호자는 큰 몸집과 빠른 몸놀림으로 그들을 쫓았다.

“흐, 흐아아아아──!!”

한 명의 A급이 기둥으로 돌진해온 수호자에게 압살 당했다.

수호자는 거칠게 돌진한다.

제 무게를 못 이기고 기둥이나 벽에 부딪쳐도.

“이, 괴물 새끼가아아──!!”

마지막 남은 S급은 민첩한 몸놀림을 이용해 제법 오래 버텼다.

도끼창으로 몇 번 타격까지 주었다.

그러나 결국 수호자는 그를 제압해버리고 말았다.

‘이 틈에 나도······!’

성운도 몰래 도망치려 했으나─.

───챙!

누군가가 버려뒀을 검이 발에 채여 큰 소리가 나고 말았다.

‘하, 엿 같은 탑.’

곧바로 변이된 수호자가 알아챘다. 그것이 곧장 돌진해왔다.

성운은 피하려 했다. 허나 수호자가 빠르게 접근했다. 팔이 휘둘러졌다.

직격은 피했다. 허나 충격 탓에 성운은 뒤편으로 날아갔다.

“끄아악······!”

동시에 성운의 시야에 경고문구들이 나타났다.


「!출혈!」

「!늑골 골절!」

「타박상」

「신체 반응속도 페널티」

「통증 증폭」

「이동 속도 감소」

「근력 감소」


충격의 크기를 생각하면 이 정도로 그친 것은 기적이다.

하지만 상태이상으로 디버프가 걸렸으니 재빨리 도망갈 수도 없게 됐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일어선 성운은 다가오는 수호자를 보며 절망감에 몸서리쳤다.

“이런 염병할, 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 건데! 좀 사람답게 살아보겠다는데 왜 되는 일은 없냐고! 엿 먹어! 그리고 이 뭣 같은 탑도 다 엿 먹어!!”

소리치던 성운이 다시 찾아온 격통에 몸을 움츠렸다.

탑의 저주 탓에 출혈까지 심해지고 있다.

부러진 늑골의 통증까지 겹쳤다.

‘나도 좀 살아보겠다는데 왜 아무도 날 내버려두질 않지?!’

죽음을 앞두고 몰려오는 절망과 설움에 성운은 세상에 대한 분노를 토했다.

그런 성운의 시야에 갑자기 표식이 나타났다.

『조건이 충족됐습니다.』

“······어?”

뜬금없이 나타난 메시지에 성운이 당혹감을 느꼈다.

『신규 스킬 해금』

갑자기 나타난 하나의 메시지.

보잘 것 없는 그것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리라고, 과연 성운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성운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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