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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님의 서재입니다.

의열단 출신 육군대원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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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음식
작품등록일 :
2024.09.1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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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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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997

작성
24.09.1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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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4화. 의열단 영웅들과 함께하기

DUMMY

김구 선생께서 괴로워하셨다. 주무시는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끄으윽.”


입 밖으로 흰 거품이 흐르며 괴로워하셨다. 그걸 보자 젊은 의사 선생의 멱살을 붙잡고 흔들었고, 의사는 자기가 한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문밖을 향해 도움을 청하기 시작했다.


“여기! 어서! 김구 선생께서-”


하지만 너무 늦어버렸다. 그거 벌인 짓이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모른 채 일은 그렇게 진행되었다.

49년 6월 26일의 피습은 막았지만, 며칠 뒤의 암습은 막지 못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정해진 것인지 또다시 흐르고 말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황망스러웠다. 내가 괴로운 것인지?

할아버지의 육신이 흘리는 눈물인지?


숨이 막힐 정도로 울기 시작했다.


젠장. 젠장!

일이 이렇게 된다고.


나는 할아버지의 몸에 갇힌 영혼.

할아버지 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아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할아버지가 살아온 삶을 이해하게 되었다.


김구 선생이 강력하게 추진하던 반민족특위가 어떻게 해체되는지 지켜보아야 했고,


친일파의 득세.

작아지는 독립운동가들의 영역.

일제 때 고문하던 순사가 또다시 경찰이 되어 심문하기 시작했다.


기가 차고 어이가 없고 분노할 사이도 없었다.


[네놈들은 공산당이 분명해!]

[남로당의 지령을 받아 국가를 뒤집으려고 했겠지.]


김구 선생이 사라진 지금은

이승만을 떠받드는 민족 반역자들에 의해 상황이 변했다.


요직을 차지하는 친일 인사.

별을 단 군인.

그들 중 고급 판사가 있었으며 검찰, 말단 형사까지 가득했다.


이들은 사회 곳곳에서 해방된 조국을 더럽혔다.


[빨간색은 잡아다가 족쳐야 해.]

[임정 출신이라고? 흣, 그래? 너도 빨간 물이 들었구나.]


정말 많은 사람이 잡혀가 수모를 당했다.


그 과정을 1년 내내 벌이며 나라는 뒤집었고 그 분위기에 김일성은 남침을 시작했다.


내가 아는 역사.

딱, 그대로 벌어지는 일들.


그곳에서 나는.

육군 하사로 시작해서 소위, 중위, 대위, 수많은 전쟁을 벌이며 살아남았다. 지금 내가 치르고 있는 전쟁이 할아버지의 기억인지? 아니면 나 자신이 만들어낸 변화인지 알 수 없는 시간 속에 실전 경험을 가졌다.


6.25 전쟁 중 옛 동료와도 만났다.


이들은 중국 내전에서 활약했고 더 멀리 일본과 전쟁을 벌이던 의용대들. 이들 대부분은 옛 동료였거나 한때나마 한솥밥을 먹던 사이였다.


나는 그들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들은 나를 기억하며 한마디씩을 했다.


내가 쏜 총탄에 가슴이 꿰뚫리며 비명을 질렀고 또 어떤 자들은 친근하게 나를 부르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다.


“....김두관이 자네도 많이 변했어.”

“.....우한에서 그랬지만, 지금은 더 악귀처럼 보이는군.”


무슨 소리인가?


그를 흔들어 깨우자 들리는 소리는 의열단. 할아버지 출신이 그러했나 보다, 어쩐지 예사 사람이 아닌 것 같은 몸놀림과 몸에 익은 실전 무예는 상당했다.


의열단이던 옛 동료를 죽이고 하늘을 올려다가 보았다.


사방에서 포탄이 쏟아지고 하늘 위로 비행기가 날아간다.


미국이 자랑하는 B25 포격기.


거대한 비행체가 쏟아낸 포탄에 아군 적군 가릴 것 없이 모든 게 날아간다.


펑! 펑! 퍼버버벙!


화염과 충격파. 내 몸 또한 붕 떠서 처박힌다.

허벅지의 살점이 터져나갔고 얼굴에 자상이 가득하다.


나는 얼굴을 감싸 쥐고 비명을 질렀으며 겨우 목숨을 부지한 채 숨을 헐떡거렸다.


낙동강 격전지에서 겨우 살아남아 후송.


또다시 병원.


온몸에 붕대를 감고 눈을 뜨지 못했다.

폭격의 여파로 세상 모든 게 빙글빙글 돌아가며 이명이 가득했다.


-위이이이이이이잉!!!!!!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죽기 직전 환상을 보고 있는 것인지?


또다시 할아버지가 보인다. 어떠냐고 묻고 계셨다.


어쩌면 지금까지 본 게 할아버지의 삶인지도 몰랐다. 김구를 지키려고 노력했고 결국에 이렇게 되어버린 삶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뭔가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나는 할아버지의 삶을 조금 비틀었을 뿐. 별반 다른 게 없는 삶을 산 것처럼 느껴졌다.


이대로는 부족하다. 내 힘만으로 안 되는 일인가? 동료를 더 키웠어야 했던가?


그 생각을 하자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다.


“해보니깐 어떠디? 달라졌디?”


그 말에 눈물을 삼키며 대답했다.


“변한 게 없어요. 뭔가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그럼 어떻게 할래? 이대로 포기하고 돌아갈래??”


할아버지는 꿈에서 깨겠냐고 묻고 있었다.


원한다면 돌려주겠다고.

긴 꿈을 꾼 것으로 하겠냐고 말이다.


하지만 난 힘차게 고개를 흔들었고 기회가 또 있다면 잡고 싶었다. 이대로는 억울해서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다.


“아니요. 해볼래요.”

“그래?”

“대신에 조금 도와줘요.”

“도와줘? 어떻게 말이냐??”

“힘이요. 제 능력보다 더한 힘이요.”


그 말에 할아버지가 웃으신다. 어린 손자의 치기를 듣고는 미소를 지으셨다.


“어디 보자. 내 삶에도 그런 꿈을 품은 자들이 있었지. 의용대 중에도 그런 동지가 수두룩했어.”

“의용대요?”

“그래. 내가 말하지 않았더냐.”

“그냥 광복군인 줄 알았어요.”

“처음은 의용대부터 시작했지. 그래 어디 보자 먼저 김익상 선생부터 만나볼까? 그에게 배울 게 있을 것이다.”

“김익상이요?”

“어쭙잖은 설명보다 김익상의 눈으로 보아라.”


할아버지는 또다시 빙의를 말씀하셨다. 할아버지의 몸을 떠나 김익상 선생과 함께해 보라고 말이다.


그 말과 동시에 세상이 뒤집히고 검은 장막에 갇혔다가 눈을 뜨니 나는 어딘가를 걷고 있었다.


아니지.

내가 걷는 게 아니라 그냥 걷고 있다고 느낀 것이지.


나는 김익상의 몸에 붙어 있었다.

내가 제어하는 몸뚱이가 아니라 그저 김익상의 시선으로 지켜보는 게 전부였다.


김익상.

조선 총독부에 폭탄을 3번이나 던지고 유유히 빠져나갔던 신출귀몰한 영웅.


그가 조선 총독부를 향해 걷고 있었다.

때는 1921년 9월 12일. 오전 10시.


전기 수리공으로 꾸민 김익상이 조선 총독부를 향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손에는 연장.

옷차림은 검은 때가 묻어 있어 누가 보아도 전기 설비를 수리하는 기능공의 차림이었다.


김익상의 표정도 경험이 가득한 수리공으로 보여서 누가 보면 뛰어난 연기자가 김익상이라고 손뼉을 쳤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 일을 벌이는 김익상의 심장 박동수는 차분해서 두려워하거나 굳은 표정 없이 그저 ‘또 시설이 망가졌다고!' 총독부의 전기 시설은 정말 말썽이다.’란 얼굴로 조선총독부의 초소를 지나치고 있었다.


김익상은 정문을 지키는 순사를 한 차례 바라보고 연장통을 퉁,하고 두들겼다.

순사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고 김익상은 아무 일도 아니란 얼굴로 총독부 정문을 통과했다.


김익상의 목표는 사이토 마코토 총독을 죽이는 일.

준비된 3개의 폭탄을 던져서 마코토를 박살내고 총독부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다.


김익상은 가방을 힐긋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겉으로 보면 절단기와 뺀지, 쁘라야 같은 수리 도구가 삐죽 나와있지만, 그 안에는 무시무시한 폭탄이 들었다.

폭탄 기술자인 김성근으로부터 직접 인계받은 폭탄이니 큰 폭발로 모든 걸 날려버릴 것이다.


김익상은 그걸 기대하며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뚜벅뚜벅 걸어 유유히 2층 총독 집무실로 보이는 방문을 열었다.


끼이익.

문이 열린다. 준비된 가방에서 폭탄을 꺼내 던진다.


휘릭- 툭.


몸을 숙이고 기다렸다.

하지만 터지지 않았다. 어쩐 일인지 폭탄은 불발이었다.


김익상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당황했지만, 안에서 반응이 없는 걸 보니 안의 사람들도 폭탄이 떨어진 걸 몰랐던 것 같았다. 대신에 재빠른 동작으로 폭탄을 꺼내 또 던졌다.


휘릭- 툭!


폭탄이 떨어진다. 또다시 반응이 없었다. 터지지 않았다. 마지막 3번째는 신중하게 던졌다. 제발 터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엄청난 굉음이 들렸다.


-쾅!!!!!


창문이 터져가고 흙먼지와 뿌연 연기가 피어올랐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아우성을 질렀다.


"으악! 이게 뭐야!"

"폭탄이다! 으으으윽."


되었다. 이제 살아서 돌아가자.


김익상은 살기로 결심했다.

지금까지 의열단은 거사를 성공한 후 사는 걸 선택하지 않았다.


대부분 잡히기 전에 독약을 먹거나 머리에 총탄을 박아넣어 생을 마감했다. 붙잡혀 심문을 당해 동료를 팔아먹는 것보다 죽는 걸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거사를 치르는 일은 죽음을 안고 가는 일이다.


하지만 김익상의 판단은 달랐다.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다.

생각보다 조선 총독부의 순사들은 안일하고 멍청하다.


그 과정에도 고함과 비명. 악다구니를 쓰며 도망쳐 나오는 총독부 관원들이 계단을 향해 뛰쳐나가고 있었다.

김익상은 그들과 함께 고함을 내질렀고 계단을 타고 올라오는 순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저기! 2층은 위험해! 괴한이 폭탄을 던졌다!!”

“아악! 유리 파편에 머리를 다쳤어.”

“괴한이 수류탄을 들었다고, 어서 뛰어!!”


후다다닥. 조선 총독부의 관원들과 함께 달렸다. 살기 위해 미친 듯 뛰었다.

순경들은 감히 2층을 향해 뛰어 올라가지 못하고 1층에서 집결해 총부리를 잡았다. 그리고 살금살금 무리를 지어 올라간다.


김익상은 그 모습을 보았다. 얼굴에 피식거리는 웃음을 삼키고, 다친 총독부 관원들과 함께 병원을 찾아서 움직이는 것처럼 행동했다.


유유히 빠져나가는 영웅의 풍모.

천천히 걸어 길모퉁이에서 숨어들었다.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그리고 기름때가 줄줄 흐르는 수리공의 옷을 벗어 던지고 말끔한 정장으로 바꿔 입었다.


의열단은 간지가 생명이다. 옷맵시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멋지게 차려입고 다시금 대낮의 거리를 활보해야지.


목숨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대의를 품은 심장이 중요할 뿐.


칼바람 위에 사는 인생.

오늘 죽어도 두려움 따위는 없구나.


김익상 그는 대단한 사람이었다.

엄청난 담력과 연기력을 가졌고 용의 주도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똑똑히 보았다. 그의 심장 떨림을 느꼈고, 차분하게 생각하는 마음을 알았다.


이런 사람이라고?

이렇게 차분하다고?


대단하다.


벌써 총독부 순경들의 행동 패턴을 읽고 있구나. 다음 수를 알아차리고 미리 행동하고 있어.


한발 빠르다. 한 수, 아니 두 수 앞서서 행동한다.


한참을 걸어 용산역에 다다랐고 그곳에서 미리 준비한 철도 수리공의 옷을 걸쳐 입었다.


이번에는 용산을 떠나 평양으로 가자.

멍청한 순사들은 한성 시내를 뒤지겠지.


김익상이 예상한 것처럼 한성이 발칵 뒤집혔다. 김익상을 잡고자 노력했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누가 던진 폭탄인지?

도대체 누구의 소행인지 오리무중이었다.


범인의 인상착의도, 범인이라도 추정되는 사람도 없으니 잡을 수가 없었다. 훗날 의열단에서 총독부 폭탄 사건은 우리의 일이다. 라고 밝히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김익상은 평양에 도착했고, 다시금 신의주에서 베이징까지 1주일 만에 주파했다.


대단한 성과.

죽지 않고 살아온 의열단 요원.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도, 붙잡혀서 고문을 당하지도 않았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김익상의 눈으로 보았으니 마치 내가 한 일처럼 머리가 뜨거워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

이런 사람이 있다니?


대단한 넉살과 연기력이다.


엄청난 담력과 지혜, 표정 연기, 무엇 하나 빠질 게 없는 사람이 김익상이다.


나는 베이징 모처에서 쓰디 쓴 커피를 즐기는 김익상을 보고 있었다.


“하하하. 일제 놈들의 간담이 서늘해졌겠지.”


그 말에 김익상의 지인인 오성륜이 표정을 살짝 굳혔다가 대답했다.


“매우 위험한 일이었어. 그리고 실수도 있었네.”

“하하하. 나는 쫄깃한 맛이 좋던데.”

“허세는 여전하군. 아니 잔머리가 뛰어나다고 해야 하나?”

“사람 볼 줄 모르는군. 지금 놀리는 건가?”

“놀리기는 칭찬이네. 자네의 행적은 그 누구도 따라하기 어려울 테야.”

“그랬으면 좋겠네. 대대손손 조선 백성이 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당연하지. 누가 또 자네 같은 기행을 벌이겠나?”


그 말에 김익상은 웃었고 오성륜은 끄덕였다.


나는 그 말을 하는 김익상과 한 몸이 되어 그를 통해 배웠다.


김익상의 판단력, 지혜, 순발력, 연기력까지.

그의 능력이 내게 전해지는 게 느껴졌다.


아니, 반투명 창으로 용의주도한 영웅이란 타이틀이 달리는 걸 보았다.


마치 게임 속 상태창처럼 타이틀이 걸렸다.


[용의주도한 영웅을 획득함]

[담력, 지혜, 표정 연기가 대폭 상승함.]


가슴이 담담해진다. 뭐든지 두렵지가 않았다. 죽을 것 같은 위기가 와도 차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김익상의 혼이 내 몸에 들러붙는 게 느껴졌다. 정확하게, 내 왼쪽 어깨에 자리했다.


강신술인가?

필요에 따라 소환하는?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하나 더! 라고 말씀하신다. 만족한 내 표정을 보고도 아직 멀었다고.


“400 대 1로 싸운 의열단 선배가 있지. 아주 전설 같은 선배였어.”


400 대 1이란 말을 듣자마자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하와이 피스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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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영웅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NEW 2시간 전 56 4 12쪽
8 8화. 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밀어라 +1 24.09.18 179 11 13쪽
7 7화. 영웅본색 +2 24.09.17 208 12 13쪽
6 6화. 진짜 시작 +2 24.09.16 273 7 12쪽
5 5화. 하와이 피스톨 +2 24.09.14 329 9 13쪽
» 4화. 의열단 영웅들과 함께하기 24.09.13 410 13 14쪽
3 3화. 암살 사건 그후 +1 24.09.12 413 10 12쪽
2 2화. 김구 암살의 그날. +1 24.09.11 437 13 12쪽
1 1화. 시작 +1 24.09.10 459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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