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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835_thekhan_0 1 님의 서재입니다.

인류최강의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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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탈로스
작품등록일 :
2019.08.0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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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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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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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 헌터마켓 쇼핑 (2)

DUMMY

차애리가 내민 것은 헌터 아카데미 입학과 동시에 지급되는 수련생 한정 할인권이었다. 수련생의 신분으로 헌터마켓을 이용할 시, 제품에 관계없이 10%할인을 받을 수 있는 1회용 할인권이다.


‘허허, 저걸 아직도 안 쓰고 있었어?’


현신도 그 할인권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저 할인권은 일종의 입학선물이다.

그걸 아직까지 안 쓰고 내버려 두었다는 것은 그만큼 그녀가 헌터마켓을 이용할 기회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흐음, 어디보자······.”


점원은 주머니에서 계산기를 꺼내 두드리더니 말을 이었다.


“예, 할인권을 사용할 경우 10% 추가로 할인되어 9720만원입니다.”

“······.”


현신은 고개를 저었다. 현재 그들의 통장 잔고는 9899만원, 어찌어찌 잔고 안으로는 맞췄지만, 그래서야 무기를 살 수가 없다.


“스, 스승님······.”


차애리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애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자 현신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구매의사가 있으시면 당장 구입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말씀드렸듯이 이 슈트는 가브리엘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현재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어서 가격이 점차 상승할 전망입니다.”

“······.”

“특히 S급의 천세리 헌터가 얼마 전 SNS를 통해 이 슈트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아시다시피 그녀의 재력이면 이 슈트는 당장이라도······.”

“잠깐! 잠깐!”


점원이 슬슬 시동(?)을 걸자 현신은 차애리를 끌고 가게 구석으로 간 후 입을 열었다.


“제자야.”

“···네, 네?”

“당연하지만, 안 돼! 왜인지 알지?”

“그, 그게······.”

“물론 살 수는 있지만 그랬다간 무기 살 돈이 없잖아. 고려할 가치도 없어.”

“···그, 그렇겠죠.”


차애리는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역시 상당히 아쉬운 눈치였다. 현신은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말을 이었다.


“너 앞으로도 계속 그 환도 들고 싸울 거야? 그거로는 오크 상대하기도 벅찰 텐데?”

“······.”

“우리의 목표는 뭐다? S급 1위라고 본인이 직접 말씀하셨잖아요. 근데 오크 선에서 정리되는 헌터가 과연 S급이라 불릴 자격이 있을까?”

“···알겠어요.”


차애리는 한숨을 쉬며 탈의실로 들어갔다.


***


“감사합니다. 또 이용해 주세요.”


결국 차애리의 슈트로 결정된 것은 바알제붑의 날개로 만든 은색 슈트 ‘키마르’였다. 9899만원 중 4620만원을 지출하고 남은 잔고는 5279만원.


“좋아, 이젠 무기를 골라 볼까?”

“···네에.”


차애리는 아직도 아까 그 ‘세라피스’가 눈에 아른거리는지 힘없이 대답했다. 현신은 그 모습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여간 여자들이란······.’


그렇게 방어구 구매를 완료한 그들은 바로 위층에 있는 근접 무기 코너로 향했다.


“어서오세요! 헌터마켓의 꽃! 근접무기 코너입니다!”


들어서자마자 50대의 중년 점원이 호들갑을 떨며 맞아주었다. 아래층과는 분위기가 딴판이었다.


“자아! 어떤 걸 원하시죠? 검? 창? 도끼? 둔기?”

“이 아이가 쓸 만한 검을 보여주세요.”


현신이 엄지로 차애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점원은 그들을 검들이 진열된 진열대로 안내했다.


“자! 여기가 검 진열대입니다. 순서대로 D등급부터 A등급까지 다~아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가격대를 원하시는지요? 말씀하시면 맞춰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하하······. 돈에 맞춰서요?”

“예! 저희 근접무기 코너는 헌터마켓 내에서도 가장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합니다. 믿으셔도 됩니다!”


점원이 비굴해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허, 아래층과는 여러모로 딴판이구만, 뭐 차라리 이게 낫나.’


현신은 이런 생각을 하며 실실 웃고 있는 점원을 향해 말했다.


“A등급 이상이면서 사용에 제한이 없고 내구력이 튼튼한 것. 가격은 4000만 원대.”

“예이! 알겠습니다!”


점원은 힘차게 대답하고는 검 몇 개를 소개해 주었다. 먼저, 검은 날을 가진 레이피어 하나를 내밀었다.


“많이 들어보셨죠? 마검 ‘라크셀’입니다. 독전갈 라라크의 꼬리를 잘라 만든 건데, 무게가 가벼워서 힘이 낮아도 쓸 수 있고, 독속성을 가지고 있어서 작은 상처만으로도 몬스터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단, 독이 통하지 않는 몬스터에겐 통용되지 않는 단점 때문에 가격은 꽤 저렴합니다. 3800만원이지요.”


‘그게 어딜 봐서 저렴한 거냐? 쯧.’


현신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점원이 다른 검을 내밀었다.


“이건 어떠십니까? 라인메탈 소드입니다. 그냥 튼튼하고 날이 잘 들 뿐, 특별한 기능은 없지만, 그만큼 기본에 충실하기 때문에 많이 애용됩니다. 더구나 화검 김현일이 창시한 실전검법과 궁합이 아주 잘 맞죠. 소위 말하는 ‘강남 헌터’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가격은 4130만원입니다.”


현신은 점원의 말을 듣고 차애리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강남 헌터? 그건 뭐냐? 신조어야?”

“돈이 많아서 신인 시절부터 고급 장비로 떡칠하고 다니는 헌터들을 뜻하는 용어에요.”

“허허······.”


이어서 점원이 윤기가 흐르는 흰색 날을 가진 양날검을 보여주며 말했다.


“자! 이건 혼 자이언트의 뿔 중 최상급 품을 정교하게 가공해서 만든 혼 소드입니다. 일반 혼 소드는 B급이지만, 이건 마력이 부여되어 있어서 스킬인 ‘돌려베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가격은 4170만원이지요.”

“엥? 그게 다입니까? 그런 것 치고는 가격이 좀 비싼데요?”


현신이 시큰둥하게 말하자 점원이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


“어허! 혼 자이언트의 뿔로 만들어진 일명 ‘혼 시리즈’를 얕보면 안 됩니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헌터계의 전설인 뇌신도 제퓨로스가 없을 땐 혼 자이언트의 뿔을 무기로 썼다고······.”

“···뭐라구요?”


현신이 황당한 나머지 소리를 지르자 점원이 놀라며 흠칫 물러났다.


“왜, 왜 그러십니까?”

“누가 그런 헛소문을 퍼뜨립니까?”

“허, 허, 헛소문이라뇨?”

“아니 어떻게 제퓨로스랑 그걸······. 아휴 됐다! 말을 말아야지!”


현신이 넌더리가 난다는 표정으로 점원을 째려보자 점원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저는 그저 쇼핑을 좀 즐겁게 해드리고자······.”

“됐어요. 내가 직접 고를 테니 그만 가 봐요.”


점원은 민망한 표정으로 카운터로 이동했다. 차애리와 레오는 그 광경을 보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어이, 레오!”

“예, 형님.”


현신은 레오를 불러 귓속말로 속삭였다.


“검을 살피면서 마력이 느껴지는 게 있는지 잘 확인해봐. 혹시 대박 건질 수도 있으니까.”


레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무기는 마력이 실려 있다면 가격이 몇 배로 뛴다. 하지만 헌터연합에서 제작한 장비가 아닌, 몬스터들에게서 노획한 장비의 경우 마력이 실려 있어도 유통업자들이 그 가치를 알아보지 못해 헐값에 내놓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리고 높은 마력을 가진 헌터들이 이것을 알아보고 사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헌터들이 말하는 소위 ‘대박’이었다.


“제자님? 너도 천천히 골라 봐. 어쨌든 네가 쓸 거니까.”

“아, 예!”


그렇게 셋은 근접무기 코너의 검 진열대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현신은 정신을 집중해 마력의 흐름을 감지하려 애썼다. 하지만 특별히 눈에 띠는 것은 없었다.

그때, 레오가 현신을 불렀다.


“혀, 형님! 여기!”

“오, 뭐 찾았냐?”


현신은 반색하며 고개를 돌렸지만 레오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었다.


“아, 아닙니다! 제가 착각했네요. 죄송합니다.”

“···뭐야 갑자기?”


현신은 한숨을 쉬며 맞은편에서 진열대를 바라보고 있는 차애리를 보았다. 좀 전까지만 해도 방어구 매장에서의 그 ‘세라피스’가 눈에 걸리는지 시무룩해 있었지만 A등급의 검들을 보자 다시 눈을 빛내며 얼굴이 밝아져 있었다.


‘다행이군······.’


현신은 씁쓸하게 웃으면서 생각했다.


‘그냥 적당히 비싼 걸로 하나 사줄까? 사실 따지고 보면 장비는 나중에 바꾸면 그만이잖아······. 어라?’


현신은 갑자기 이질적인 마력의 흐름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좀 전에 레오가 서 있던 그 진열대였다.


[D등급 이하 - 30~50만원]


‘뭐야?’


D등급 이하, 수련생도 돈 좀 있으면 쳐다보지도 않을 법한 최하급 검들이다.

가난한 수련생이 파손된 무기를 수리하는 동안 임시로 쓰지 않는 이상 헌터들의 손에 쥐어질 일이 없는 무기들.

그런데 그것들 사이에서 약하지만 이질적인, 상당히 독특한 마력이 느껴졌다.


“흐음.”


현신은 정신을 집중해 그 마력의 근원을 발견하고 손을 뻗었다. 그랬더니 흙투성이의 낡은 손잡이가 잡혔다.


“에엥?”


들어 올리고 보니, 그것은 차마 검이라고 하기에도 뭐한 물건이었다. 날의 길이가 약 60센티 정도 되는 중도(中刀)였다. 아니 그랬던 걸로 보였다.


그렇게 밖에 표현 수 없는 이유는 날이 마치 시멘트를 바른 것처럼 돌로 덮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마르기 전에 시멘트에 검을 꽂아 놓고 나중에 뽑으면 이렇게 될 것 같았다.


‘가만, 분명 뭔가 있는데?’


현신은 상태창을 열어 아이템 설명을 요청했다.


[등록명 : 이방의 석검]

[설명 - 균열 A-306, 엘프왕의 대장간에서 발견되었다. 돌에 감싸진 날을 복구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으나 실패. 사실상 검보다는 둔기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뭐야, 그냥 착각인가?’


의미 불명의 무기였다. 현신이 실망하며 검을 내려놓으려는 찰나,


‘가만, 엘프왕? A-306?’


뭔가 떠오른 현신은 석검에 약간의 마력을 가해 보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안에서 무언가 반응이 느껴지며 자신의 마력이 튕겨져 나왔다.


‘이건, 서, 설마······?’


현신은 석검을 잡은 채 잠시 생각하더니 회심을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푸하하하하하하하!”


현신이 갑자기 크게 웃는 바람에 차애리와 레오는 물론, 가게 점원들까지 모두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


“형님, 왜 그러십니까? 무섭게.”

“스, 스승님?”


당황하며 묻는 레오와 차애리에게 현신이 웃으며 말했다.


“하하! 쇼핑 끝이다! 이걸로 해! 무조건!”

“···네에?”


현신이 내민 검을 보고 차애리는 입을 벌렸다. 그도 그럴 것이, 날이 돌로 감싸져 있는 이것은 아무리 봐도 검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것이었다.

레오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형님, 저도 아까 봤는데, 그건······.”

“그만, 그만!”


현신이 레오의 말을 자른 후 그 석검을 가리키며 말했다.


“어떤 의견이 있든 간에 일단은 전부 무효! 무기는 이걸로 한다! 내 말을 들어!”

“허어?”

“스승님······.”


여전히 의아해하는 둘을 무시하고 현신은 그 석검을 들고 카운터로 향했다.


“소, 손님. 이걸로 하시게요?”


심지어 호들갑을 떨던 그 점원조차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묻자 현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습니다. 얼마죠 이거?”

“아, 예······. 45만원입니다.”

“뭐라구요?”

“네에?”


현신이 돌연 목소리를 높여 되묻자 점원은 당황하며 또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아니, 지금! 이런 차마 검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걸 팔면서 45만원이냐 챙겨 받으시겠다고? 양심은 어디 갔어?”

“소, 손님······. 저는 그저 정가대로······.”

“시끄럽고, 30만원에 쳐 줘요. 이런 쓰레기를 수거해주는데 오히려 내가 돈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

“······.”


점원이 난처한 얼굴로 현신을 쳐다봤지만 현신은 점원을 계속 압박했고, 결국 어찌어찌 그 석검의 가격을 30만원으로 깎는 데 성공했다.


“스승님!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가게를 나오고 나서, 얼굴이 붉어진 차애리가 현신에게 소리쳤다. 그 얼굴엔 딱 봐도 당혹감과 실망감이 가득했다.

현신은 여전히 웃으면서 그녀에게 말했다.


“자, 그럼 이제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가자고!”

“네? 아래층은 또 왜요?”


차애리의 질문에 현신이 그녀가 좀 전에 구입하여 들고 있던 슈트, ‘키마르’를 가리키며 말했다.


“왜긴, 그거 반품한 다음 너한테 어울리던 그 슈트를 다시 사야지! 돈 굳었잖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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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 헌터마켓 쇼핑 (3) +1 19.08.17 434 11 12쪽
» 23화 - 헌터마켓 쇼핑 (2) +1 19.08.16 450 8 12쪽
23 22화 - 헌터마켓 쇼핑 (1) +5 19.08.15 475 9 12쪽
22 21화 - 돈을 벌어보자 (3) +1 19.08.15 473 10 12쪽
21 20화 - 돈을 벌어보자 (2) +1 19.08.14 502 11 13쪽
20 19화 - 돈을 벌어보자 (1) +1 19.08.13 588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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