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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감자 님의 서재입니다.

구원의 서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라이트노벨

이글감자
작품등록일 :
2019.07.20 19:33
최근연재일 :
2020.03.25 07:57
연재수 :
91 회
조회수 :
3,726
추천수 :
107
글자수 :
81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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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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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1쪽

미안해요

DU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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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자 이민준 아르케리온의 모든 힘을 동원하여 부활한 사탄과 맞서 싸우다.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하며 길고도 긴 전투 끝에 사탄의 3개 심장을 모두 없앤다.


아르케리온의 전설로 기록된 악마와의 전투. 성마전의 종결을 알리며 구원자 이민준과 그의 성좌들이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다.



구원의 서 아르케리온 편 51장 9절

====================================





⁂ ⁂ ⁂


‘여긴 어디지?’


악마를 쓰러트린 후 3일


이민준은 꿈을 꾸고 있었다.


“어째서 입니까?”


‘누구...?’


황금색 눈동자에 황금색 머리에 잘생긴 외모.


자기 모습을 본 따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이 아주 정성 들여 만든 작품이 있다면 눈앞의 사내일 것이다.


“어째서 저희는 나서지 않은 겁니까?”


사내는 품위 있고 위엄있는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목소리 그 자체만으로 그가 어떠한 위치와 성격을 가졌는지 대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이민준은 주변을 살펴 모았다. 목소리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서로 주거니 받거니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주인공은 홀로 중간계에 내려가 7계 대전에 참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나머지 천족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민준은 하나의 사실을 깨닫는다.


‘내가..... 말하고 있어?’


“지금 저희가 나서지 않는다면 정말 많은 이들이 죽을 것입니다!!”


분명 다른 목소리에 다른 얼굴을 하고 있어도 자신의 입술이 움직이며 말을 하고 있었다.


이는 이에수스가 이민준의 몸에 강림하여 나타난 부작용이었다. 이에수스의 기억이 이민준의 머릿속으로 강제로 덧 입혀지는 것이다.


“이에수스여... 누누이 말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내려간다면 필연적으로 1품 악마도 전쟁에 참전한다네 그러면 그때는 정말 모든 것이 끝일세....”


“언제까지 1품 악마를 핑계로 방관만 하고 있을 것입니까!!!”


“방관이 아니라.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일세! 자칫하다간 상황이 더 극악으로 치닫을 수 있다네.”


“그건 그 누구도 모르는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순간에도 많은 종족이 몰살당하고 있다는 것! 이제는 저희가 나서야만 합니다!”


“안 되네! 우리와 1품 악마 간의 충돌은 그 자체만으로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네 큰 힘에는 큰 대가가 따르는 법!”


“말씀 한번 잘하셨습니다! 바라건 바라지 않건 간에, 힘 있는 자가 연약한 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 도리! 그게 힘을 가진 자에게 부과된 책무와 다름없습니다!”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알고 있지 않은가!? 후.. 자네 마음을 모르진 않네. 우리라고 이러고 싶었겠는가!?”


“그럼 지금 당장이라도 중간계로 갑시다!!”


“안된다고 하지 않았나!! 자꾸 괜한 고집 피우지 말게나!! 내 못 박아 이야기하지만 절대로 우리가 내려갈 일은 없을 걸세!!”


“제발.. 제발 다시 한 번 재고해 주십시오!!”


“불가!!!!”


더이상 자신의 설득이 먹히지 않은 것을 깨달은 이에수스. 그는 하나의 결심을 한다.


“좋습니다. 그럼 저 혼자서라도 내려가겠습니다!!”


“자네 정말!!”


“막을 테면 막으십시오. 힘으로라도 밀고 나가겠습니다.!!”


“이런 고얀!!”


“건방진!!”


“꼭 그렇게 고집을 피워야겠는가!!”


이에수스 고집에 있던 몇몇 천족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드드드드드


1급 천족들은 기세를 피어올라 이에수스를 압박했고, 이에수스도 질세라 자신의 기세를 한층 높였다.


그들이 화를 내자 세상 그 자체가 흔들리며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그때 연이어 이에수스가 모두가 깜짝 놀랄만한 발언을 한다.


“1품 악마들의 참전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권능과 힘을 스스로 낮춰 2급으로 제한할 테니깐!”


“!!”


“!!”


“.......뭐?”


그의 폭탄 발언에 모든 1급 천족들이 얼이 빠지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천족들이 스스로 등급을 낮추는 일이 처음 있는 일이니 천족들은 그런 표정을 지은 것이다.


말이 한 계급을 낮춘다는 것이지 자신의 삶 전부를 포기한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천족들이 한 계급 높은 단계로 가기 위해선 매우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실력, 운, 노력, 타고남, 시간, 그러한 모든 것들을 필요로 한다.


위로 올라갈수록 그것이 심하고, 불가능에 가까워지니 1급이라면 더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에수스는 너무나 쉽게 그것을 포기한다고 했다. 그가 내내 주장한 억울하게 죽어가는 종족들을 위해..


“크흠.....”


“허허허...”


그의 결단력을 보며 천족들이 짐짓 헛기침했다. 언제 화를 냈냐는 듯 기세가 수그러들었다. 이에수스는 맑은 호수가 되어 나머지 천족들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다.


“후.....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이에수스여.....”


이에수스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으며 강한 눈빛으로 나머지 천족들을 보았다.


“알겠네....”


누구보다 많은 적을 처치하고, 누구보다 궂은일을 도맡고, 그리고..... 누구보다 인간을 사랑하는 천족 이에수스가 중간계로 내려오는 순간이었다.







반짝.


감겨 있던 이민준의 눈이 떠진다.


“아..... 여긴 어디?”


잠시 후,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더니, 넋 빠진 얼굴로 멍하니 중얼거렸다.


“나는.....누구?”


이민준의 뇌리에 새겨진 이에수스의 기억.


단순히 꿈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생생했었다. 꿈속에서 이에수스는 자기 자신이었고, 그의 각오, 감각, 생각, 모든 것들이 직접적으로 느껴졌다.


- 이민준.......이민준.....


“민준....?”


- 이민준..... 이민준.....


“이민준....?”


- 그래.... 네 이름은 이민준 잘 생각하게나 자네가 누구인지....


“내 이름은 이민준.... 성서의 주인이자.. 릴리 강철우 하이델 무영의 친구...... 남궁수린의 아들.....”


복잡하게 얽혔던 기억들이 정리되며 서서히 의식이 돌아왔다. 이민준의 뇌리에는 원래의 기억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악마를 쓰러뜨리기 위해 이에수스에게 부탁했고, 강제로 자신의 의식을 잠들게 한 것이 기억이 났다. 이에수스와 악마가 싸우는 장면 또한 어렴풋이 기억에 남았다.


어느 정도 머릿속을 정리한 이민준은 팔다리를 움직여 보았다.


“어라..?”


뭐라고 해야할까? 자신의 팔다리가 아니라고 해야 할까? 움직임에 드문드문 어색함이 느껴졌다.


- 아직 어색하지 않는가?


“흠... 이상하네 내 몸 같지 않다고나 해야 할까?”


- 당연하지 내가 자네의 몸을 차지하고 자네의 영혼은 반강제적으로 육체를 떠나 있는 상태였다네 완벽하게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네.


이민준은 침대에서 일어나며 좀 더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여 보았다.


“그래도 생각보다 후유증이 심하지는 않은데? 당장 움직이는 데 불편하지는 않겠어.”


아직 자연스럽지 않았지만, 그것뿐이었고 생활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이에수스가 말하기를 의식을 되찾으면 당분간 움직이지 못한다고 했다. 심지어는 이에수스의 기억이 대량으로 흘러들어와 자칫 자신의 자아를 잃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직 이민준의 나이는 20대 초반에 불과했고 이에수스는 영겁의 세월을 보낸 천족이었다. 몇 백년의 기억만 흘러 들어가도 이민준의 기억은 역으로 먹혀들어 갈 것이다. 자신의 누구인지 모르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천만 다행히 이에수스가 중간계로 내려오기 전 있었던 기억이 전부였다. 이는 전부 이에수스가 이민준의 몸에 짧게 머물렀기 때문이었다.


- 친구들한테 고마워하게나 생각보다 강림의 시간이 짧은 것도, 생각보다 쉽게 녀석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것도 다 자네 친구들 덕분이니


이에수스가 사탄과 만날 당시 이미 사탄은 많은 힘을 소비하고 난 후였다. 아무리 그가 사탄에게 강했어도 이 정도로 쉽게 제압할 수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일어나셨나요?”


“민준아!!”


“주군!!”


“형!!”


기분 좋은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민준은 나갈 채비를 했다.







⁂ ⁂ ⁂


다채로운 색감과 화려한 음악이 어울려지는 이곳


남녀 간의 만남과 사교 등이 이루어지는 무도회.


전쟁에 대한 승리로 1주일 내내 파티가 열리고 있었따.


데뷔탕트 드레스를 입은 소녀들은 누구보다 예뻐 보이길 원했고, 혼기가 찬 여자들은 사랑하는 배우자를 찾기를 원했으며 남자들은 이 파티에 중심이 되기를 원했다.


딴따가라라 따라라따라


파티 안에는 클래식하고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사람들은 음악을 느끼며 고급스러운 조니 워커 블루 라벨(Johnnine Walker Blue Label)을 얼음물 한잔에 곁들여 마셨다.


블루를 한 모금 입안에서 돌리며 미각이 모두 열리자 숙성된 곡물의 달콤한 무게감 느껴진다. 식도를 타고 흐르는 상쾌함에 그들의 마음은 한껏 개방되며 파티 분위기에 흠뻑 취했다.


그래도 역시 무도회의 꽃은 춤이었으니, 사람들은 짝을 이루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지나가는 호감을 사랑으로 만들기 위해선, 그 사랑을 계속 지키기 위해선 같이 춤을 추라고 했던가?


소녀들은 얼굴에 홍조를 띠며 수줍은 방심을 드러냈고, 실제 커플들은 마냥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현재 연주 중인 곡은 'Town Hal'l로 현악기로 연주하는 곡으로 비교적 템포가 빠른 곡이었다. 사교계에서 인기 있는 곡으로 귀족이라면 이 곡에 대한 춤을 누구나 익히고 있었다.


탁. 탁. 탁.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자 경쾌한 발걸음을 소리가 울렸다. 사람들은 자신의 파트너와 눈을 떼지 않으며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다.


다음 동작은 파트너와 위치를 맞바꾸는 것. 이때에도 상대방에게 시선을 떨어뜨리며 안되고, 동선이 겹쳐서도 안 된다.


이는 조금만 연습하면 누구나 가능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감 있게 무릎을 굽히며 기품있는 동선을 만들었다.


짝. 짝. 짝. 짝.


넓은 궁전 안에 퍼지는 박수 소리.


박자에 맞춰 한 몸인 양 다 같이 박수를 치자, 무도회 장소를 가득 메웠다.


자신의 손뼉을 마주치며 한 번, 상대방의 왼손 손뼉을 마주치며 한 번, 상대방의 오른쪽 손뼉을 마주치며 한 번,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손뼉을 마주치며 한 번


총 4번의 박수를 치며 다음 동작을 준비했다. 그다음은 파트너와 양손을 맞잡으며 앞으로 세 걸음 걸었다가 다시 자리를 교차하는 루트였다.


남자들은 여자의 손을 살포시 잡으며 그녀들을 이끌었고, 여자들도 남자들의 리드 속에 몸을 맡겼다.


탁. 탁. 탁.


준비된 동작에 맞춰 사람들은, 앞으로 세 걸음을 내딛은 후 한쪽 손을 풀어 서로의 자리를 교차했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그다음 동작이었다.


후욱.


여자들이 드레스를 휘날리며 제자리에서 턴을 돌았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중심을 잃지 않게, 혹은 쉽게 턴을 돌 수 있게 보조를 잘 맞춰주었다.


멋지게 루트를 성공한 후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그 찰나의 순간 여러 감정이 오갔고, 다시 경쾌하게 몸을 굴렸다.


따다단!


이윽고 음악이 끝나며 춤도 끝을 맺었다. 사람들은 파트너에게 가볍게 무릎을 구부린 후 고개를 숙였다.


악사들은 다음 곡을 준비했고, 사람들은 우아하게 부채질하며 열기를 식혀나갔다.


2분쯤 흘렀을까? 원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에게 집중하고 들뜬 마음이다 보니 더 짧게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파티를 알리는 시작에 불과했으니, 아쉬움보다 한껏 부푼 기대감이 더 컸다.


다음 곡은 'Secret Felling'이라는 곡으로 남녀 간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곡이었다.


용기가 없어서 레이디에게 춤을 신청 못 했던 남자들은 우격다짐했고, 여자들도 도도한 표정을 유지한 채 내심 멋진 남자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한편 파티와 동떨어져 이리저리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권력의 욕심이나 야망에 가득찬 인물들도 권력의 실세들에게 어떻게든 연줄을 만들고 있었다.


이외에 키탄 왕국의 제 1왕자인 에이퍼, 마루마 성국의 성녀 세실리, 아르테미아 왕국의 명문 가문인 카셀가주, 소드킹인 베델리우스, 최상급 정령사 율리시스, 상급 정령사 쥬더와 등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있었다.


아르케리온의 유명한 모든 귀족들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모두들 파티의 주인공을 보기 위해 온 것이다.


끼이익


그때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젊은 청년들이 등장했다.


그들의 등장으로 인해 모든 것이 멈췄다. 시끌벅적한 무도회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연주를 준비하던 악사들도 악기를 내려놓았고, 춤을 추던 사람들도 멈추며 등장한 청년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사실 파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최고의 배우자감 누구이며, 이 파티의 주인공이 누구이며, 현재 대륙의 실세가 누구 인지를.


“아!!! 이쪽으로 오십시오!!”


저벅. 저벅.


정신을 차린 시종장이 그들을 상석으로 안내했다. 사람들은 당연한 듯이 길을 내주며 그들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털썩


그들이 자리에 앉았을 때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흘렀다.


악사들이 다시 연주를 시작했고 사람들은 파티의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몇몇 고위층 귀족들이 친분을 쌓으려 그들에게 접근하였다.


‘오늘이 마지막 밤이군.’


이민준이 중얼거렸다. 이 파티가 아르케리온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다. 멸망의 위기로부터 이 세계를 구했으니 지구로 넘어갈 계획이었다.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이민준은 무도회장을 쭈욱 둘러보았다. 플랑드르가의 사람들이 보였고, 검은 삭월의 사람들과 엘프들도 눈에 보였다.


감회가 새로웠다. 여러 사람을 만나며 부딪치고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았다.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 이 자리에 앉아 있지 못했을 것이다.


회자정리거자필반(會者定離去者必返)


앞으로의 인연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당장 내일부터 헤어져야 한다니 가슴 한쪽 구석이 아렸다.


그러기도 잠시, 이민준에게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왔다.


“공자님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제가 얼마나 걱정하고 있었는지 아십니까?”


“전재의 기사님! 앞으로 아르케리온을 이끌어갈 미래인데 쾌차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하하하!”


“소문보다 정말 인물이 훤칠하십니다!!”


“하하하하!!”


‘불편하군.....’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얼마나 봤다고 자신에게 사탕발림하고, 친근하게 굴며 웃고 떠는 것인지... 가면을 쓰며 자신에게 접근하는 기분이었다.


과연 내가 다른 위치에 있었다면 이들은 어떻게 나왔을까? 모든 것을 잃었을 때 나를 도와주기나 할까?


‘피식....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어쨌든 자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이니 매몰차게 대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고 진심을 다해 호인이라 대해줄 생각은 없지만...


‘그리고 보니...’


이민준은 다시 한번 파티장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르케리온에서 연을 맺은 사람들 중에 로즈메리 상단연합의 제니퍼가 보이질 않았다.


그녀와는 릴리랑 단둘이 여행할 때 도움을 주고받은 사이였다. 늘씬한 키에 어린 나이에 거친 사내들을 이끄는 모습이 참 인상 깊은 여자였다.


이 파티에 참석하지 않은 것일까?


더 자세히 둘러보자 구석에서 위치한 제니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자리가 맨 끝에 위치에 있어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것이었다.


덜컹.


이민준은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덜컹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행동에 사람들은 일제히 호기심을 갖고 그를 주목했다. 일행 중 리더라고 알려진 그가 처음으로 자리에 일어난 것이었다.


‘아!’


멀리서 다가오는 이민준을 보며 제니퍼는 작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설마 자신을 기억하고 있을 줄이야. 직접 찾아올 줄이야.


그녀는 이민준이 파티에 등장하자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나누고 싶었다. 남에게 친분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기쁜 마음으로 그를 다시 만나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자신은 지방의 볼품 없는 가문이 출신이었고, 그는 현재 대륙의 가장 저명한 인물이었다. 당장 파티장에 위치를 봐도 알 수 있다. 이민준은 파티 중심의 상석에 위치에 있었고 자신은 구석진 자리에 있었다.


그에게 접근하는 사람도 어느 나라의 왕족이나 왕비 출신이었고, 명문으로 소문난 가문들뿐이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 주눅이 들며 소심해 졌다.


그리고 또 하나 두려운 것은 그가 자신을 모르는 척하거나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한데 그가 직접 자신을 만나러 올 줄이야...


“잘 지내셨나요?”


“아......네!! 덕분에 별 탈 없이 지냈습니다. 부상입고 쓰러졌다고 들었는데 몸은 괜찮으세요?”


“네 저도 괜찮습니다.”


술렁 술렁.


몰래 그 만남을 곁눈질하며 사람들은 머릿속에 주판을 두드렸다. 그녀의 가문이 어디이며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연락을 닿을 수 있는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파티장에서의 이 한 번의 만남으로 그녀의 위상이 달라진 것이다. 이 파티가 끝나면 많은 가문이 그녀와 접촉하려 시도할 것이다. 이 기회를 잘 살린다면 자신의 가문은 큰 발판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변화와 분위기를 상인은 그녀가 모를 일이 없었다.


‘고마워요.....’


아마 이민준은 순수히 반가운 마음에 자신을 만나러 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의 마음이 고마웠다.


헤어진 그날처럼 항상 이민준에게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다.


이민준이 제니퍼와 시간을 보낼 때 성서의 일행들도 각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3성좌 무영은 어머니를 만나며 작별 인사를 고하고 있었다.


이 아르케리온은 다른 세계관보다 시간이 가장 빠르게 흐르기 때문에 기약 없는 만남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무영의 어머니 에레나는 아들과의 이별을 어느 정도 예상하였기에 망설이는 아들의 등을 밀어 주었다.


“아들 걱정말고 다녀오렴. 우리 먼 조상으로 올라가 보면 엘프가 그 조상에 있단다 지금은 피가 많이 옅어져 특징이 많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보통 인간들보다 2배는 오래 사니깐 아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


하이델과 강철우는 자리를 고수하며 일일이 귀족들의 말 상대를 해주었다. 똑똑한 하이델 보다 강철우에게 접근하는 귀족들이 더욱 많았다.


상대적으로 강철우가 구워삶아 먹기에 좋아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진짜 그런지는 아무도 알수 없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릴리는 한 테라스에서 한 남자에게 구애를 받고 있었다. 마루마 성국 성기사 아서스였다


지난 클로드 지역에서 릴리에게 목숨을 구출 받고 계속 연심을 품고 있는 아서스였다.


“레이디. 저랑 교제를 허락해 줄 수 있나요.?”


“죄송해요”


릴리는 단번에 그의 고백을 거절했다. 이 밤을 끝으로 지구로 넘어갈 계획이었으니 아서스의 고백을 받아주는 것은 어려웠다.


릴리도 이를 알고 있기에 단호하게 그의 고백을 거절한 줄 알았다.


만약 아서스의 다음 질문이 없었다면.....


“혹시 마음에 두고 있는 청년이 있으시오?”


“아.....!!”


순간적으로 단번에 떠오르는 그의 얼굴.


저벅. 저벅.


릴리는 테라스를 벗어나 파티의 중심으로 향하였다. 그녀는 이민준과 있을 때 느끼는 정체불명의 그 무엇인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가슴에 부푼 감정으로 가득 찼지만, 때로는 너무 부풀어 올라 터질 것 같아 걱정이기도 한....


여기서 한 번 질문을 던지고 싶다.


정말 자신의 마음을 모르고 있었냐고?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게 아니었고? 외면하고 싶은 게 아니라?







화려한 파티장.


샹들리에 비치는 아름다운 풍경.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장식품, 정성이 깃든 다채로운 음식.


그녀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모든 것이 회색으로 비췄으며 저 멀리 있는 그만이 색채를 띠고 있었다.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자리.


하지만,


‘미안해요...... 그의 옆모습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습니다....’


나팔소리와 함께 시작된 축하곡.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목소리.


흘러넘치는 웃음 소리


하지만,


‘미안해요.... 그의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아 더 이상... 아무것도 들리지 않습니다.’




반갑습니다. 작가를 꿈꾸는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한 명이라도 제 글을 재미있게 봐주신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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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2부 3화 먼치킨이 되어 돌아온 그들 20.02.29 19 0 17쪽
87 2부 2화 변해버린 지구(2) 20.02.19 34 0 18쪽
86 2부 1화 변해버린 지구(1) 20.02.16 20 0 18쪽
85 ---------------------- 1부 완결 -------------- (공지사항) 19.12.28 27 0 2쪽
» 미안해요 19.12.28 26 0 21쪽
83 악마와의 사투(5) 19.12.01 25 0 17쪽
82 악마와의 사투(4) 19.11.30 23 0 16쪽
81 악마와의 사투(3) 19.11.30 22 0 17쪽
80 악마와의 사투(2) 19.11.27 22 0 17쪽
79 악마와의 사투(1) 19.11.24 24 0 19쪽
78 릴리, 그녀의 마음 19.11.23 23 0 16쪽
77 결전 준비 19.11.20 28 0 18쪽
76 마지막 계획(4) 19.11.17 22 0 19쪽
75 마지막 계획(3) 19.11.16 32 0 18쪽
74 마지막 계획(2) 19.11.13 23 0 20쪽
73 마지막 계획 19.11.10 25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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