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세계"의 네 가지 이야기 중 하나인 '어둑시니'!
한 때 어둑시니 부족의 일원이었으나 추방당한 18세의 소년 스캇 그래드. 스캇은 수년 간의 도망 생활 끝에 상업 도시 오슬로에 정착한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희생도 불사할 각오가 되어 있는 스캇에게 새로운 고난이 닥치는데…….
https://blog.munpia.com/aghgh1/novel/32027
‘어둑시니’편이 완결났습니다!
에필로그만 남겨두고 있어요 ^^
한 번 들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봐, 딤. 오늘 하루만 벌써 세 번째야. 알고는 있겠지?”
디믹은 피곤한 표정으로 그를 마주보았다.
“그래. 그래도 반은 내가 처리하지 않았나? 곧 추수철이니 굶주린 놈들이 논밭을 습격하는 것도 잦은 것 같군.”
“제기랄, 딤! 나는 그딴 씹할 추수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야!”
그는 큰 소리를 뱉고선 검게 그을린 대머리를 한 번 어루만졌다. 디믹은 그를 매섭게 쏘아보았으나 곧 고개를 돌려 한숨을 쉬었다.
“딤. 이 빌어먹을 농사도 좋다 이거야. 하지만 봐, 넌 부족장이야. 500명이 다 너를 따르고 있잖아. 네 말 한 마디면 500명이 모두 달려들어서 저 부자 돼지들을 약탈할 거라고. 이렇게 힘든 일로 모두가 고통 받지 않아도 된다니까? 우리는 힘이 있어. 몰래 가서 그들의 넘치는 재산을 안 들킬 정도만……. 이봐, 딤. 듣고 있나?”
디믹은 다시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우린 다시 예전의 짐승으로 돌아가게 되겠지.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논리를 버리고 다 같이 사람이 되기 위해 나는…….”
“염병할!”
“카든!”
디믹은 소리를 낮추라는 뜻을 잔뜩 담은 낮은 목소리로 대머리를 불렀다. 그러나 카든은 흥분을 가라앉힐 기색이 전혀 없었다.
“손에도 안 맞는 망할 농사일 때문에 모두가 불만이 가득해! 딤, 너는 곧 결정을 내려야 할 거야! 사람? 작년 겨울처럼 다시 모두가 배곯게 되길 원하나? 이런, 빌어 처먹을! 난, 난 더 이상 굶기 싫어, 딤! 그리고 이 변두리 땅에서 저 망할 사막의 방파제가 되기도 싫단 말이야!”
시체를 멀리 처리하고 온 장정들이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디믹은 차가운 눈으로 카든을 노려보았다. 돌아오는 장정들은 아마 디믹과 카든의 대립을 보았을 것이다. 디믹은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삼켰다. 개인의 힘만으로 정치를 할 순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부족장은 어떻게 뽑는 거였지, 카든?”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