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녀상궁의 충심이 과했군.”
이것을 괘씸하다고 해야 하나, 눈물겹다고 해야 하다. 세자를 향한 충심은 충심인데 그 충심이 오히려 진짜 세자의 걸림돌이 되고 만 것이다.
겨우 그친 개돌이 눈물이 다시 또르르 흘러나왔다.
“언니. 그냥 포기하자. 포기하고 지금까지 살던 대로 살자. 응? 그냥 반촌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살면 아무 일 없을 거잖아.”
“그건 이미 늦었어.”
한참을 고민하던 세자의 머릿속에 불현 듯,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여인의 몸으로 궐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
세자는 설아에게 천천히 다가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아니, 왜 이러셔요?”
“도와주세요.”
“네?”
“동궁전에서 일한다 했죠?”
“그렇습니다만은...”
“저, 궐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뜻밖의 말에 설아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 도와달라는 게... 설마 저처럼 무수리가 되겠다는...?”
“그렇게라도 할 수 있게 해준다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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