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존칭 잘못 사용하고 계시는 거 알아요?”
“...네?”
“컬러판 여기 보시면 되시고요, 가 아니라 보면 되시고요. 화장실은 저쪽으로 가시면 되세요, 가 아니라 가시면 돼요. 가 맞고. 카드가 한도 초과로 나오셨습니다, 가 아니라 초과로 나왔습니다.”
“......네?”
“장사하시면서 존칭 잘못 쓰시면 안 되죠~ 계속 신경 쓰여서. 대학은 나오셨죠?”
“아.. ”
“여기 젊은 애들도 오지 않나? 잘못 배우면 어떡해요. 학교 다닐 때 국어시간에 집중 안하고 안 들으셨나봐~ 뭐, 내가 국어 선생이라 잔소리하는 건 아니고. 안타까워서 그래요. 내 딸 같아서.”
“손님, 저도 사물 존칭이나 이중 존칭이 틀리다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오히려 잘못 알고 계시는 손님께서 제가 어법에 맞게 존칭을 쓸 때 예의가 없다고 지적받은 적도 있었어요. 저도 서비스직에 오래 종사하다 보니 존칭에 존칭을 더해서 극존칭을 하는 게 습관이 들었나 봐요. 하지만 손님 말씀대로 가끔이지만 여긴 학생들도 오는 공간이기 때문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했는데 간과했네요. 앞으로 신경 쓰겠습니다.”
애써 웃음 짓는다.
“음. 그래서?”
“네?”
“사과는?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거라고 안 배웠나?”
···
“(일본어로 말하는 중) 한국이 손재주가 좋다던데, 맞네~”
“(일본어) 그러게. 그런데 생각보다 김치 냄새는 안 나는데?”
“(일본어) 무슨 소리야! 비행기에서 내릴 때부터 마늘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으 김치냄새~”
“(일본어) 하긴. 역한 냄새가 있긴 해. 여기도 보니까 아무리 이것저것 향기로 덮으려는데 어쩔 수 없나 봐.”
“(일본어) 김치가 몸에 얼마나 좋은데 요~ 세계적인 완벽 식품이랍니다.”
일본어로 수다 떨던 손님 두 분이 깜짝 놀라 나를 쳐다본다.
“(일본어) 일본어.. 할 줄 아세요?”
“(일본어) 네. 중국어, 영어도 가능합니다.”
물론 현지인처럼 잘하려면 지금처럼 손을 잡아야 하지만. 듣다 듣다 화딱지 나서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무안해진 손님 두 분은 갑자기 입을 꾸욱 닫고 조용히 네일 아트만 받기 시작했다. 아이 조용해. 얼마나 좋아. 그래도 손재주 좋은 한국인이 해주는 아트인데 섬세하고 제대로 해줘야지. 아주 오래.
문피아 공모전 참가작인 오 후의 오후의 네일샵 中
저런 손님들 다 제 경험담이라는 놀라운 사실^^ 그때 너무 당황해서 후처럼 대처를 못 했던 게 너무 아쉬워 글로 풀어봅니다...
https://novel.munpia.com/267431/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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