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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NOVEL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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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NOVEL
작품등록일 :
2024.05.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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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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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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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불하 (2)

DUMMY

“이제 곧 주택을 수십 배로 후려칠 기회가 찾아오겠군.”

 

“무슨 생각을 그리 오래 하십니까?”

 

“...돈 생각.”

 

“유학자는 원래 돈 보기를 돌같이 해야 한다고 했는데···.”

 

“괜찮아. 나는 유학자가 아니니까.”

 

“그러면 가주님은 뭡니까? 나랏일에 종사하지 않으니 군인도, 관료도, 정치인도 아니니까···. 지주? 유지? 가주? 흠···. 너무 낭만이 없는데요.”

 

겸인, 하진성의 말에 한울신우는 턱을 쓰다듬으면서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답을 낼 수 있었다.

 

“6·25전쟁이 끝나고, 한반도에는 천박한 천민자본주의가 꽃피우겠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시민들은 우리를 욕하면서도 경외를 담아서 나와 자본가들을 이렇게 부르게 될 거야.”

 

“...뭐라고요?”

 

“재벌(財閥). 자본 권력을 휘두르며 언론계와 정치계를 장악하고, 국가의 경제와 안보마저 자기들 입맛대로 조정하는 초거대권력 집단.”

 

“......”

 

“그것이 바로 우리 한울 그룹의 목표다.”

 

한울신우의 원대하기 그지없는 꿈에 겸인, 하진성이···.

지랄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꿈 깨시고, 서울이나 잘 다녀오세요. 가주님이 원하시는 건 최선을 다해서 완료해볼 테니까요.”

 

“그래!”

 

***

 

1950년 2월 20일.

대한민국 강원도 오노다 시멘트 공장.

 

먼지가 풀풀 남기는 강원도까지 한울신우가 온 이유는 [부산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사용할 대량의 시멘트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어차피 자신의 회사가 될 예정이기에 미리 만들어놓으면, 시간 절약이 되지 않겠는가?

 

‘앞으로 4개월하고도 5일이 남은 건가? 부산을 제외한 전국토가 쑫대밭이 되는 민족 최악의 비극사가 말이야.’

 

“시멘트 구매하려고 왔습니다.”

 

“...얼마나 구매하려고요?”

 

“오노다 시멘트 공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시멘트를 구매하려고 합니다.”

 

한울신우의 말에 전직 오노다 시멘트 3라인 공장장이자 현 오노다 시멘트 사장이 대답했다.

매우 매우 서글픈 목소리로 말이다.

 

“아셔야 할 게 있습니다. 저희 오노다 시멘트는 현재 적산 불하 명단에-”

 

“걱정하지 마세요. 오노다 시멘트에 입찰하려고 서울로 올라갈 예정이니까요. 어차피 제 계열사가 될 예정이니 어서 시멘트 비축량을 모두 풀어놓으세요.”

 

“···!!!!”

 

한울신우의 현 오노다 시멘트 사장이 눈물을 글썽였다.

역시 주인이 없는 회사인데다가 광복 이후 시멘트 시장이 죽으면서 마음고생이 많은 것 같았다.

 

“오노다 시멘트는 현재 50만톤의 시멘트를 비축해두고 있습니다.”

 

“5, 50만톤?”

 

“네. 얼마 안 되죠?”

 

“......”

 

시멘트 1톤의 가격이 40圓

시멘트 50만톤이면 2,000천만圓

흠···.

.

.

.

.

 

“이, 일단은 한국저축은행의 어음으로 계산하지.”

 

“아! 네. 어디로 배송해드릴까요?”

 

“부산···. 부산으로 배달해.”

 

“알겠습니다.”

 

이렇게까지 많은 시멘트가 비축되어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6.25 전쟁으로 시멘트 가격이 2~3배 폭등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한울신우는 눈물을 삼키고 어음으로 계산했다.

 

***

 

1950년 3월 1일.

대한민국 서울.

 

3.1절을 기념하는 날.

한울신우는 사병, 하마연을 비롯한 사병 50명과 함께 부산에서 서울로 선박을 타고 이동했다.

 

비록 1950년이지만, 한반도의 중심이라는 생각에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도착한 서울을 보고···.

매우 매우 실망했다.

 

“뭐지?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이랑 제2의 도시인 부산이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그거야 아직 광복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잖니? 거기다가 최근 잡히기는 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경제가 미처 돌아갔으니까 발전 자체를 못 했지.”

 

“...그런가요?”

 

21세의 서울과 지금의 서울은 격이 달랐다.

약간은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한울신우는 고모부와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국가행정부와 국회가 밀집된 중앙청(中央廳)으로 말이다.

 

구 조선총독부 청사(舊朝鮮總督府廳舍)였던 건물답게 화려···.

하지는 않았고, 그냥 그랬다.

애초에 중일전쟁, 태평양 전쟁으로 빌빌거리던 일본 제국을 생각하면 일개 총독부가 화려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겠지.


“여기서 적산불하 경매가 펼쳐지는 건가요?”

 

“그래. 그러니 너도 마음 단단히 먹으렴. 여기에 있는 사업가들은 수십 년 동안 일본제국의 뒷구멍을 핥아주며 성공했거나, 정치계에 연줄이 있는 거물들이 대부분이다.”

 

“훗! 나도 고모부와 삼촌이라는 뒷배가 있잖아요?”

 

“그건···. 그렇네.”

 

건국 초창기답게 군부의 세력이 막강하고, 냉전 시대와 6.25 전쟁으로 더 막강해질 시기에 군부 3대 축인 해군의 수장인 삼촌.

그분의 심기를 어지럽힐 멍청이는 적어도 이 자리에 없다.

애초에 수십 년 동안 일본 제국의 뒷구멍을 핥던 양반들이 갑자기 미쳐 날뛸 일이 없지 않은가?

 

정치계에 연줄이 있는 거물이라면 몰라도···.

아닌가? 오히려 본능적인 정치적 육감 때문에 더더욱 민첩하게 반응하려나?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평양.

 

소비에트 연방의 제후국 군주이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총비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석,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인 김일성.

그는 방금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 온 한장의 소식을 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북한의 적화통일에 우리 소비에트 연방의 초대 서기장, 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 스탈린께서는 공개적으로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또한-]

 

김일성은 그 낫과 망치가 그려져 있는 편지를 보고 실망했다.

그러나 그의 책상에 올려져 있는 편지는 하나가 아니라 두 개였다.

 

“...실망이군. 하지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우방은 소련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러면··· 나의 호구가 될 왕서방의 답변은 뭐라고 왔으려나?”

 

[중화인민공화국 초대 주석 마오쩌둥]

 

***

 

“그러면 들어가 볼까? 아! 그러고 보니 입찰가는 정했니? 정보를 얻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야.”

 

“당연하죠. 마침 겸인, 하진성이 경성제국대학을 졸업한 인재라 재무제표뿐만 아니라 이승만 정부의 내부 사정까지 얻는 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겸인, 하진성이 경성제국대학 출신이었어?”

 

한울신우의 말에 고모부는 꽤 놀랐는지 눈동자를 커다랗게 띄었다.

하긴···. 지금은 대학은커녕 기본적인 공교육 자체를 받은 학생들도 없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에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교라고 불리는 경성제국대학에 일개 겸인이 들어갔다는 말이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그도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었다.

믿지 못한다는 말에 볼을 잔뜩 부풀린 겸인, 하진성이 들고 온 경성제국대학 졸업장을 보지 않았으면 아직도 믿지 않았을 것이다.

 

“알아보니 그렇다고 하네요. 그 정도는 돼야 서울에 있는 경성제국대학 출신의 건축, 건설학과 친구들을 부산으로까지 끌어모으는 게 아니겠습니까?”

 

“하긴···. 굶어 죽기 직전이던 겸인, 하진성과 사병, 하마연 쌍둥이를 처형과 처제가 주어서 키웠으니···. 머리만 좋으면 경성제국대학에 가는 게 큰 문제는 아니었겠지.”

 

“어머니···. 아버지.”

 

갑자기 분위기가 굳어졌다.

고모부가 생각하는 어머니, 아버지와 한울신우가 생각하는 어머니, 아버지가 다르겠지만, 둘 다 없으니 상관없으려나?

 

분위기가 축 처지던 그때.

저 멀리서 삼촌이 다가오면서 말했다.

 

“여기에 있었어? 빨리 들어가자.”

“네···. 들어가죠.”

 

***

 

3월 15일.

2,700개의 기업이 적산불하되는지라 입찰과 심사평가에만 2주가 들었다.

분명히 지루하고, 짜증 나고, 당장 뛰쳐나가서 누군가의 멱살이라도 쥐고 흔들고 싶은 기나긴 시간이었지만, 기다림에 대한 대가는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한국저축은행]

업종명: 금융

영업이익: 80만圓

순이익: 2만 4,000圓/법인세 70%

자산총액: 400만圓

 

입찰가: 120만圓

계약금: 24만圓, 10년간 연 금리 7%로 상환.

소유주: 부산 한울 가문(100%)

-1대 주주: 한울 신우(100%)

 

“5대 시중은행답게 노리는 거물들이 많았지. 하지만 워낙에 규모가 크고,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융계 전체가 폭삭 주저앉지 않았으면 지금의 몇십배에 해당하는 입찰가를 적어냈어야 했을 거야.”

 

“그러면 굳이 왜 낙찰받으신 겁니까?”

 

“5대 시중은행이라는 티켓을 얻기 위해서야. 나중에 가서는 은행업 자체에 진출할 수 없거나 매우 매우 어려울 테니까.”

 

[오노다 시멘트]

업종명: 기타 비금속 광물 제품 제조업(시멘트)

영업이익: 2만圓

순이익: 6,000圓

자산총액: 8만圓


입찰가: 8만圓

계약금: 1만 6,000圓, 10년간 연 금리 7%로 상환.

소유주: 부산 한울 가문(100%)

-1대 주주: 한울 신우(100%)

 

“경쟁 자체가 없었지. 시멘트 회사를 사려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니까.”

 

“왜요?”

 

“시설이 워낙에 낙후되기도 하고, 1년에 20만톤 규모의 공장을 가동해도 건설업계가 불황이니까 돌리면 돌릴수록 손해라고 판단했겠지.”

 

“그래도 비축분으로 시멘트가 50만톤이 있잖아요.”

 

“공장이 삼척이라는 오지에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은 비축분으로 시멘트가 50만톤이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을 거야. 알았어도 삼키기 부담스러운 양이고. 강원도에 있는 시멘트를 서울과 부산으로 옮기는 비용만해도 천문학적일걸?”

 

[동백 방직]

영업이익: 4만圓

순이익: 1만 2,000圓

자산총액: 20만圓

 

입찰가: 32만圓

계약금: 6만 4,000圓, 10년간 연 금리 7%로 상환.

소유주: 부산 한울 가문(100%)

-1대 주주: 한울 신우(100%)

 

“아! 삼백산업의 꽃인 방직 공장.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했지. 그나마 방지 공장이 10개가 넘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하나도 구매하지 못할뻔했어.”

 

***

 

₩이 아니라 圓이라 그런지 규모가 엄청나게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맞다. 작다.

 

일본 재무 담당이라는 미친놈 한명 때문에 현재, 대한민국은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1936년에 100을 기준으로 통화량을 잡으면···.

 

1944년 241.

1945년 2,817.

1946년 13,478.

1947년 40,203.

1948년 72,516.

.

.

.

 

매년 2배에서 5배까지 통화량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1950년의 상황은 어떻게 되었겠는가?

물론 최근에는 정부와 미군이 사활을 걸고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가라앉기는 했다.

 

대략···. 10% 수준이다.

그러나 이건 페이크다.

6.25라는 희대의 사건이 있지 않은가?

 

***

 

한울그룹 조직도.

 

[한울건설.]

소유주: 부산 한울 가문(100%)

자산총액: 10만 달러/100만평토지

 

[한국저축은행]

소유주: 부산 한울 가문(100%)

자산총액: 400만圓

 

[한울 시멘트]

소유주: 부산 한울 가문(100%)

자산총액: 8만圓/비축시멘트 50만톤


[한울 방직]

소유주: 부산 한울 가문(100%)

자산총액: 20만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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