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지능캐 님의 서재입니다.

실패한 복수자는 회귀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지능캐
작품등록일 :
2024.02.22 13:08
최근연재일 :
2024.03.05 12:35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685
추천수 :
40
글자수 :
69,201

작성
24.03.05 12:35
조회
28
추천
3
글자
12쪽

12화

DUMMY

다시 경찰서로 돌아간 이 형사는 증거물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했다.

증거물 데이터베이스는 각종 범죄에 사용된 증거물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모아 놓은 것으로, 일일이 증거물을 찾을 필요 없이 쉽게 검색할 수 있었다.


“미군용 대검에 시리얼 넘버는 지워져 있었고···”


군용 대검, 그것도 미군용 대검이라는 희귀성 때문인지 이 형사는 쉽게 해당 대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증 20180114-071’]

[증거 물품 확인하기]


증거번호 20180114-071.

낯익은 대검이 모니터에 떠올랐다.


“찾았다.”


증거를 찾은 이 형사가 증거 물품 확인하기를 클릭했다.

증거 물품 확인하기는 해당 증거가 사용된 사건이나 획득경로 등과 같은 히스토리가 담겨 있었다.


- 중국 마피아 ‘천룡회’가 연루된 사건.

- 국내 조직 ‘연기동 파’와의 마약 거래에서 패싸움 발생, 사망자 3명, 부상자 13명 발생.

- 해당 증거는 당시 천룡회 조직원이 사용하던 것으로 천룡회 조직원이라면 누구나 소지하는 범용 무기인 것으로 밝혀짐.

- 조사 결과 미군에서 사용하는 대검으로, 추적을 방지하기 위해 시리얼 넘버가 훼손되어 있음. (천룡회가 대검을 획득한 경로에 대해서는 알 수 없음.)

- 대검 특성상 다른 조직에서 모방해서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천룡회의 독문 흉기로 인식되고 있음.


B의 말이 맞았다.

대검은 천룡회의 독문 흉기로 인식될 만큼 천룡회의 것임이 확실해 보였다.


‘이야, 이거 일이 잘 풀리네? 확 내가 해결해버려?’


하지만 이 형사는 본의 아니게 강력계의 일을 뺏었다는 윤민성의 말이 떠올랐다.

생각 같아서는 자기가 증거를 찾았으니, 자신이 직접 사건을 해결해보고 싶었지만, 당연히 안 될 말이었다.

이 사건은 강력계에 배정되었고, 당연히 강력계가 해결해야 할 사건이었기 때문에.

여기서 더 설레발치다가는 아예 왕따를 당할지도 몰랐다.


‘에휴, 이건 박 형사님한테 알려드려야겠다. 안 그래도 낮에 설레발치는 바람에 기분 안좋으셨을텐데 이렇게라도 점수 따야지.’


이 형사는 휴대폰을 꺼내 박 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벨 소리가 울리고, 이내 박 형사가 전화를 받았다.


“어 이 형사, 왜?”


낮의 일 때문인지 살짝 화난 듯한 박 형사였다.


“박 형사님, 혹시 안 바쁘시면 잠시 드릴 이야기가 있는데 시간 좀 되십니까?”


“무슨 이야기? 그나저나 이 형사 퇴근한 거 아니었어?”


“아~제가 뭘 좀 찾았는데 박 형사님한테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제가 또 박 형사님 많이 사랑하지 않습니까 하하.”


“아이고, 징그럽게 왜 이래? 보자···나 여기 담배 피는 곳에 있는데 그럼 지금 잠깐 나올래? 속초항 사건 땜에 시간이 많이 없거든.”


“넵,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찾아가는 서비스! 바로 가겠습니다.”


“어, 이따 봐.”


자신이 찾은 걸 박 형사에게 알려준다고 하자, 박 형사의 목소리가 조금 누그러든 것 같았다.


‘그래, 내가 못 먹는 떡 가지고 있어 봐야 뭐 하겠어. 떡 대신 다른 거 줄 수 있는 사람한테 토스 하는 게 낫지.’


이 형사는 속초 경찰서 비공식 흡연 구역인 금연 표지판 아래로 발걸음을 옮겼다.


***


침대에 앉아 있는 김현우는 두 눈을 감고 있었다.

앞으로 진행될 일에 대한 시뮬레이션.

김현우는 그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현생의 김현우는 전생에서 알게 된 서한솔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고 있었다.


‘전생에서 서한솔은 죽었다.’


놀랍게도 김현우가 회귀하기 전 세상에서 서한솔은 죽었었다.


‘서한솔은 천룡회를 너무 얕봤다.’


전생에서 서한솔은 현생과 마찬가지로 천룡회와 주로 마약 거래를 했었다.

천룡회라면 무시 못 할 힘을 가지고 있는 세력.

처음엔 서한솔도 그런 천룡회를 경계하고 무서워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려움과 경계심은 사라졌다.

문제는 그런 천룡회를 서한솔이 만만하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아마 지금이 천룡회를 한창 얕보던 시기였을 것이다.’


전생에서 검찰에 고소 후, 기소유예 판결을 받기 전에 서한솔이 천룡회의 손에 죽었으니 아마 맞을 것이다.

어쩌면, 이번 속초항의 마약 거래가 그 기폭제가 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생은 다를 것이다.

김현우가 서한솔과 천룡회의 마약 거래 자체를 파토내버렸으니까.


당연하게도 김현우는 천룡회가 서한솔을 죽이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남이 아닌 자신이 직접 하는 복수.

김현우는 그런 복수를 원했다.


‘하지만 천룡회는 최대한 이용한다.’


천룡회는 서한솔을 압박할 좋은 카드였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 두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B가 경찰을 움직였다.’


김현우의 지시로 B는 경찰을 이번 사건에 끌어들였다.

속초 경찰서 수사대 이준호 형사를 이용해서 속초항 사건에 대한 이야기와 서한솔에 대한 정보를 흘렸다.

아니, 정확히는 사실과 거짓이 섞인 정보를 흘렸다.


마약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

천룡회가 서한솔을 불구로 만들었다는 거짓.

거짓 정보에 적절한 사실이 섞여 있다면 구분하기 어려운 점을 노렸다.

이 정보는 분명 서한솔의 귀에도 흘러 들어갈 것이다.


서한솔의 천룡회에 대한 일방적인 분노.

이 분노는 서한솔과 천룡회를 대립하게 만들 것이 분명했다.


‘충분히 준비한 서한솔은 천룡회에게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


서한솔은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조직도 있었고, 힘을 빌려올 수 있는 여러 루트도 있었다.

서한솔의 지위는 그런 것들을 가능하게 할 수 있으니까.


김현우는 천룡회를 이용해서 서한솔을 바닥에 끌어내릴 계획이었다.

서한솔이 쓰고 있는 위선의 탈을 벗겨 그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놈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뺏는다.’


서한솔이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한다고 해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물론 김현우가 서한솔을 불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신체적 불편함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서한솔은 자기에게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뿐이겠지.’


서한솔이 이런 이유로 자살하거나 마음 아파 할 성격인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을 욕하는 사람들을 비웃으며 음지에서 그림자처럼 살아갈 것이다.

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그렇기 때문에 김현우는 서한솔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돈을 없애기로 했다.

그렇기 때문에 서한솔에게 심었다.

자기 형 서한욱에 대한 의심의 씨앗을.

다른 재벌가들의 형제들과 비교해서 사이가 좋은 그들의 대립은 점점 자금의 소모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김현우가 그렇게 만들 것이기 때문에.


‘서한나가 서한솔의 자금줄을 끊는다.’


서한솔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금줄이 말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그때쯤이면 서한나가 이미 서한솔의 목을 움켜쥔 뒤일 것이니까.

서한나는 철저히 서한솔을 거지로 만들 것이다.

남매사이에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하는 의문은 무의미했다.

서한나는 서한솔을 싫어하다 못해 증오하고 있으니까.

그런 서한나의 증오심을 이용해 김현우는 서한솔의 자금줄을 끊어버릴 예정이었다.


사회적으로 매장당하고, 한 푼 돈도 수중에 없는 서한솔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아마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워하지 않을까?

그때 김현우는 서한솔의 소원을 들어줄 수 있게 될 것이다.


김현우가 눈을 떴다.

겉으로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복수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의 평정이 조금씩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조급해하지 않아야 한다.’


김현우가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길게 내뱉었다.


‘조금만 기다려줘 은희, 장인 장모님···그리고 기쁨아.’


만삭인 아내에 배 속에 있던 아기의 태명까지 부른 김현우.


‘곧 한명씩 지옥으로 보내줄 테니까.’


그런 김현우의 눈빛이 깊게 침잠해갔다.


***


서한나는 기분이 좋았다.

오늘 찾아온 형사들.

B가 알려준 시나리오대로 행동했다.

B는 서한솔과 마약 거래를 하기로 한 상대편 조직원이 보낸 것 같은 메시지를 서한나에게 보냈다.

물론 미리 들어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B : 메시지 하나 보낼 테니 내일 형사들에게 보여줄 것]


심플했지만 효과는 컸다.

형사들이 속초항 사건에 서한솔이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범죄에 연관된 것이 아닌가하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서한나가 직접 노골적인 힌트까지 줬으니 경찰이 서한솔을 추적할 것이 분명했다.

비록 자기 동생이지만, 증오해 마지않는 서한솔이 큰 곤욕을 치를 거란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서한나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으흠···근데 이 오빠를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서한나가 자신의 오빠인 서한욱을 떠올리자 골치가 아파졌다.

서한욱.

천적과 다름 없는 서한솔과는 다르게 서한나와 서한욱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둘은 친한 편이었다.

그래서 서한나는 서한솔과 친하게 지내는 서한욱에게 불만이 많았지만,


“한나야, 나라고 좋아서 한솔이랑 붙어 있겠어? 쟤 컨트롤 할 수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러는 거니까 맘 넓은 니가 이해 좀 해줘.”


항상 이렇게 말하는 서한욱에게 딱히 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사실, 둘이 쿵짝이 맞아 여러 여자에게 집적거리고 만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도 여러 남자를 만나고 다니는 입장이니 뭐라 욕할 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오빠도 엮이면 아빠가 가만히 안 있겠지? 에휴 어쩔 수 없이 알려줘야겠네. 한솔이 새끼 일만 해도 집이 엄청 시끄러워질 텐데 괜히 오빠까지 보탤 필요는 없지.”


경찰에서 조사까지 시작한 마당에 괜히 서한솔 옆에 붙어있다가 구설수에라도 오르면, 자신의 아버지인 서주창의 성격상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었다.


서한나는 서한욱에게 전화를 걸까 생각했지만, 이내 마음을 바꾸고 메시지를 남겼다.


- 오빠 난데, 이거 보고 전화줘. 오빠의 운명이 걸려 있어.


자신이 봐도 유치한 메시지를 보며 피식 웃은 서한나가 시계를 바라보았다.


오후 7시 35분.


“술 한잔하기 딱 좋은 시간이네?”


기분 좋은 오늘을 그냥 넘길 수 없다고 생각한 서한나가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


“시발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뭐가?”


“아, 그런 게 있어.”


친구와 저녁을 먹던 서한욱이 나이프를 내려놓고, 그대로 스테이크 덩어리를 입에 욱여넣었다.


“아 새끼, 격식이 없어요, 격식이”


“격식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어차피 안에 들어가면 다 똥 돼 임마.”


“에이 씨발, 밥 먹는데 입맛 떨어지게.”


그러면서 서한솔처럼 스테이크를 입에 욱여넣는 친구도 서한솔 못지 않은 체구를 가지고 있었다.


“야 근데 아까부터 뭐 때문에 전화를 그렇게 보고 있냐?”


“어디 연락이 올 때가 있거든.”


“그렇게 기다리는 거면 니가 직접 걸어보던가?”


“내가 연락한다고 뭐 답이 나오는 건 아니라서.”


서한욱은 서한솔이 수술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

자신은 서한솔이 마약 거래를 하러 나갔다가 이렇게 다쳤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원래 이런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았다.


그렇게 이따금 전화기에 시선을 주며 식사하고 있을 때,


띠링-.

메시지가 왔다.


“잉? 한나가 왜 문자했지?”


서한나가 보낸 메시지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실패한 복수자는 회귀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업로드 시간 변경 및 제목 변경이 자주 발생할 예정입니다. 24.03.06 8 0 -
공지 제목 변경했습니다. (실패한 복수자는 회귀했다.) 24.03.04 4 0 -
공지 금일 휴재 안내 +2 24.03.04 10 0 -
» 12화 +1 24.03.05 29 3 12쪽
12 11화 +2 24.03.03 34 3 11쪽
11 10화 24.03.02 37 2 12쪽
10 9화 (03.01 내용 수정) +2 24.03.01 47 3 12쪽
9 8화 24.02.29 41 3 12쪽
8 7화 (15금? 주의요망) +2 24.02.28 48 3 12쪽
7 6화 24.02.27 42 3 11쪽
6 5화 (02.26 - 잘못된 회차 업로드 수정) +2 24.02.26 46 3 12쪽
5 4화 24.02.25 48 3 12쪽
4 3화 (02.25 수정) +2 24.02.24 55 3 13쪽
3 2화 +2 24.02.23 64 3 13쪽
2 1화 (02.22 수정) +2 24.02.22 86 4 13쪽
1 프롤로그 +2 24.02.22 104 4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