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에단.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배우와 고스트 감독의 승승장구 라이프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에단.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1.31 15:41
최근연재일 :
2024.03.08 20:5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28,804
추천수 :
1,036
글자수 :
193,252

작성
24.02.10 22:00
조회
829
추천
26
글자
11쪽

13화. 기분 좋은 제안

DUMMY

오늘 촬영도 무사히 마쳤다. 모든 촬영이 종료된 후 장진수 감독은 박지훈을 불렀다.


“황두현 역할은 액션씬이 별로 없어서 굳이 미리 훈련까지 받을 필요는 없었죠. 그런데 김철민 역할은 액션씬이 좀 있습니다. 이무성 씨도 촬영들어가기 전에 액션스쿨에서 트레이닝을 받았었죠.”


장진수 감독이 말했듯이 김철민은 액션장면이 몇 장면 있었다. 원래 지훈이 하기로 한 황두현은 추격씬 외에 실제 맞서 싸우는 액션 씬은 별로 없어서 굳이 미리 트레이닝을 받을 필요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김철민의 액션씬은 달랐다. 치열한 액션이 요구되는 역할이었다.


“네, 알고 있습니다. 감독님. 준비하겠습니다.”


하지만 액션이란 게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게 아니다. 장진수 감독은 그 점을 우려하고 있었다.


“액션씬 촬영은 대략 한 달 후의 일정입니다. 한 달 만에 액션 촬영에 맞는 준비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죠. 촬영을 최대한 좀 더 뒤로 조정하거나, 아니면 액션 장면을 축소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아닙니다.”


장진수 감독이 말을 마치자마자 지훈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굳이 무리하게 촬영 일정을 조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김철민의 액션 장면은 그대로 살리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장면을 축소시키면 관객이 김철민에게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이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너무도 당차고 자신있게 말하는 지훈의 모습에 오히려 감독은 당황했다.


“괜찮겠어요?”

“그럼요. 촬영일 전까지 필요한 준비를 다 마치겠습니다.”

“무리하지는 마세요.”


지훈의 비범함을 익히 잘 알고 있는 장진수 감독이기에, 지훈의 그런 말이 허세나 허풍으로 들리지 않았다.

지훈에게 충분한 신뢰를 느끼고 있는 장진수 감독이었다.


“그럼, 무술감독에게 미리 말해놓을 테니까 스케줄 잡아서 준비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감독님.”


지훈의 자신감은 실제 몸에서 느껴지는 자신감이었다.

김상기 감독이 미션대로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다.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동작들이었지만, 꾸준히 횟수를 증가시키며 수행한 결과 몸이 확실히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심지어 발성까지 탄탄해지는 것이 느껴져요.’

[몸과 마음은 하나고, 몸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하나의 단련과 발전은 다른 곳의 단련과 발전을 가져오지.]


실제로 그랬다.

몸에만 힘이 붙는 것이 아니라 눈에도, 목소리에도, 마음에도 기세(氣勢)가 살아나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 상태에서 액션 장면에 필요한 동작과 기술들만 추가하면 될 것 같았다.


[기본만 확실히 되어있으면 그 외에 필요한 기술들을 배우는 것은 일도 아니다.]


김상기 감독님의 훌륭한 말씀.

지훈은 그런 말을 진지하게 하는 김상기 감독의 뱃살을 보며 한마디 하고 싶었으나 자제했다.


[나의 뱃살을 보며 판단하지 마라. 몇 번을 말했다. 너희 세상과 다르다고 하지 않았더냐.]



*



촬영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지훈은 규민의 전화를 받고 곱창집으로 향하고 있다.

규민이가 자신의 소속사 대표와 함께 있다며 지훈을 부른 것이었다.

지훈도 이미 규민의 소속사 대표와 안면이 있는 사이였기에 흔쾌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왕년의 가수 출신 소속사 대표.

진정 실력있는 뮤지션 양성을 목표로 야심차게 만든 기획사다.

현재까지 소속 가수는 이규민 한 명.


비주얼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음악으로만 승부하겠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규민이를 통해 그의 말이 진심임을 알 수 있다.

오직 실력으로만...

규민이가 빨리 성공해야 할텐데.


지훈은 내일부터 본격적인 액션연습에 들어간다.

오늘까지 곱창을 허용한다.

내일부터는 기름진 음식은 당분간 바이바이.


지훈이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불판 위에 예쁘게 놓여있는 곱창이었다.

규민이도, 규민이 소속사 대표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곱창의 아름다운 자태만이 지훈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훈아, 왔구나!”

“어서 오세요. 지훈 씨.”


규민과 우진석 대표의 인사를 받고서야 그들이 보이는 지훈.


“넌 역시 먹을 복이 있어. 딱 맞춰 왔네.”


규민의 말대로 곱창은 노릇노릇 가장 맛있게 익어져 가고 있었다.

적당한 근황 얘기를 나눈 후, 그들은 곱창의 향연에 빠져들었다.


다들 며칠 굶은 사람들처럼 잘 익은 곱창을 열심히 자신의 입속으로, 뱃속으로 실어 나른다.

말하면 손해. 한 점이라도 더 먹기 위해 이들은 침묵한다.

그러기를 한동안.


“역시 곱창이 진리다. 뱃속에 기름기가 들어가니 좀 살 것 같네.”


규민이 자신의 배를 두드리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규민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우진석 대표.

조카와 삼촌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지훈의 표정을 살피던 우진석 대표가 입을 열었다.


“지훈 씨. 오늘 사람 한 명 소개해드리고 싶은데 괜찮으실까요?”

“네? 사람요? 어떤 말씀이신지.”

“제 친군데 이번에 배우 전문 기획사를 하나 차렸어요. 제가 지훈 씨에 대해 얘길 했더니 꼭 한번 보고 싶다고 해서요. 규민이가 지훈 씨도 소속사가 필요하다고 하기도 하고 그래서.”


사실 지훈도 최근에 소속사와 매니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중이긴 했다.

어느 정도 촬영이 마무리되면, 지난 삶에서 마음에 두고 있던 기획사에 먼저 접촉해볼까 생각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먼저 이런 말을 듣게 된 것이다.

좀 갑작스럽긴 하지만 곱창집에서 부담없이 한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뭐.


마침 우진석 대표의 휴대폰에 벨이 울리고 대표는 전화를 받았다.


“응, 그래. 우리 그때 그 곱창집에 있어.”


소개해준다는 그분인가 보다.

그는 누구일까.

살짝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그 친구도 예전에 배우 생활을 했어요. 나름 재능도 나름 있었는데 잘 풀리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꿋꿋이 버텼는데... 결국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다른 길로 가게 됐죠. 사업에서는 운이 따라줘서 큰돈을 벌더니, 결국 다시 이 바닥에 돌아와서 소속사를 차렸답니다.”


이 바닥에서 꿈을 키운 사람은 그 꿈을 이루기 전에는 이 바닥을 뜨기가 힘들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일 수도 있겠지만, 특히 이 바닥이 그렇다.

그러기에 수많은 무명배우, 무명감독들이 바다 위의 모래알처럼 존재하는 것이다.


하늘의 별 같은 스타와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많은 무명배우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 이 바닥이다.

우진석 대표가 말한 것처럼 다른 곳에서 돈을 벌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의 고향을 찾아 멀고 거친 경로를 거슬러오는 연어들처럼 말이다.


“어! 여기야!”


우진석 대표는 반가운 표정으로 입구 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지훈과 규민은 동시에 일어서서 꾸벅 고개를 숙이며 새로운 손님을 맞이했다.

지훈과 규민은 신인.

언제 어디서든 윗사람에 대한 예의는 깍듯이 지켜야 한다.


지훈에게 낯익은 얼굴이었다.

자신이 아는 얼굴보다 한참 젊은 얼굴이었지만, 지훈은 그가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워낙 개성있고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이국적인 마스크였기 때문이다.


후에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전문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만들게 될 민정훈 대표였다.

지훈의 전생에서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쟁쟁한 배우들을 거느린 회사의 수장이었다.


자신이 못다 이룬 배우의 꿈을, 후배 양성을 통하여 이루려는 그의 집념으로 탄생한 회사다.

그런 취지에 맞게 소속 연기자들의 니즈를 최대한 맞춰주고,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연기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회사로 커 나갔다.


아마도 이 시점에는 그 회사가 탄생하지 않은 걸로 아는데, 그의 모습은 신수가 훤해 보인다.

사업에서 성공했다고 하더니 역시 돈이 좋은가 보다.


“제 친구입니다. 예전에 연예계 생활할 때부터 절친이었지요.”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지훈과 규민은 목청 높여 인사를 했다.


“민정훈입니다. 반갑습니다.”


진한 이목구비답게 중후한 음색이 매력적이었다.

우진석 대표는 일단 소주 한 잔을 민정훈 대표에게 따라주고, 그들은 함께 건배를 했다.

술이 먼저 들어가야 입도 편하게 술술 열리는 법.


“규민이 녹음은 요즘 잘 되고 있어?”


민정훈 대표가 규민에게 친근하게 물었다.

규민 소속사 대표의 친구이기에 서로 익히 잘 알고 있는 사이였다.


“네. 이번에 받은 곡도 마음에 들고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규민의 대답을 듣자마자, 민정훈이 우진석 대표에게 시선을 돌렸다.


“우대표. 이번에도 규민이 썬글래스 계속 쓰게 할 거야? 언제 우리 규민이 얼굴을 세상에 공개할 거야?”


민정훈 대표의 말에 우진석 대표와 규민이는 그저 웃기만 했다.

규민의 웃음에 씁쓸함이 묻어나는 것은 기분 탓일까.


“녹음 마치면 기획 회의에서 컨셉 잡아봐야지.”


우진석 대표는 말을 마치고 이어서 지훈에게 말을 건넸다.


“지훈 씨. 겸사겸사해서 오늘 자리를 마련했어요. 지훈 씨도 소속사가 이제 필요한 상황이고, 이 친구도 이제 막 기획사를 차린 상태거든요. 아직 소속 배우는 아무도 없지만. 하하.”


민정훈은 이미 알게 모르게 계속해서 지훈을 살펴보고 있었다.

이미 우진석 대표로부터 지훈에 대해 많은 얘기를 들은 상황이다.

우대표가 그토록 요란스레 칭찬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박지훈이란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된 상태였다.


하지만 민정훈이 처음 박지훈을 보고 받은 인상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이상이었다.

그는 현장에서 수많은 배우들을 보았었다. 그리고 기획사를 준비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배우들의 특징들을 철저히 분석했다.


이제부터 자신의 일은 배우 양성이다.

배우들을 훈련하고, 이끌어 주는 일을 하게 될 터이다.

뛰어난 배우를 알아보는 안목이 진실로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자신의 소속사의 첫 배우는 상징성이 있다. 의미가 있다.

앞으로 그의 회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본보기 이기도 하고, 자신과 함께 시작하는 배우라는 뜻깊은 의미도 있다.


정말 좋은 배우와 함께 하고 싶다.

좋은 배우란 무엇인가.

뛰어난 연기력은 물론이고 훌륭한 인성과 함께 자신만의 아우라를 뿜어내는 배우.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배우.

그런 배우와 함께 하고 싶은 것이 민정훈의 간절한 심정이다.


그런 민정훈에게 박지훈이 나타났다.

그는 느꼈다.

이제는 하늘에서 자신에게도 기회를 주었음을.

이 바닥에서 다른 모습으로 성공할 기회를 주었음을 그는 알아챌 수 있었다.


“이번에 영화 들어가셨다고요.”

“네, 운 좋게도 장진수 감독님 작품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민정훈은 명함을 꺼내어 지훈에게 내밀었다.


‘MJ 엔터테인먼트 대표 민정훈.’


지훈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전생에서 자신이 선망했던 소속사 아니던가.

한국영화계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포진되었고,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실력파 배우들이 가득했던 회사였다.


“지훈 씨. 조만간 만나서 얘기 한번 나누시죠.”


민정훈 대표의 눈에 힘이 실렸다.

후에 거물이 된 그가, 올챙이 시절의 모습으로 나타나 자신에게 만남을 제안한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네, 대표님. 알겠습니다.”


지훈 역시 회심의 미소로 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 배우와 고스트 감독의 승승장구 라이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입니다. +2 24.03.12 64 0 -
공지 연재 시간 공지입니다. 24.02.20 381 0 -
36 35화. 빌런은 빌런이다 (2) +4 24.03.08 220 21 11쪽
35 34화. 빌런은 빌런이다 (1) +3 24.03.07 237 20 12쪽
34 33화. 영화가 개봉하다 (2) +4 24.03.06 270 19 11쪽
33 32화. 영화가 개봉하다 (1) +4 24.03.05 298 22 11쪽
32 31화. 쫑파티에서의 만남 +3 24.03.02 390 26 12쪽
31 30화. 첫 영화 촬영을 마무리하다 +4 24.02.29 412 25 12쪽
30 29화. 배우의 선택은 항상 어렵다 +5 24.02.28 432 26 12쪽
29 28화. 미래의 거물이 될 사람들의 만남 +5 24.02.27 481 28 12쪽
28 27화. 촬영장에 다른 존재가 나타나다 +4 24.02.25 493 26 11쪽
27 26화. 인연은 타이밍이다 (2) +6 24.02.24 535 33 12쪽
26 25화. 인연은 타이밍이다 (1) +4 24.02.22 560 26 12쪽
25 24화. 아이가 누구인지 알아내다 +4 24.02.21 602 34 12쪽
24 23화. 상황은 언제나 변화한다 +4 24.02.20 605 28 11쪽
23 22화. 미래를 아는 남자 (2) +3 24.02.19 635 29 12쪽
22 21화. 미래를 아는 남자 (1) +3 24.02.18 700 30 13쪽
21 20화. 소속사가 생기다 +5 24.02.17 719 28 13쪽
20 19화. 두 남자의 로맨틱 영화 +3 24.02.16 785 30 12쪽
19 18화. 노력없는 재능 +5 24.02.15 762 29 12쪽
18 17화. 미친 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2) +4 24.02.14 752 29 12쪽
17 16화. 미친 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1) +5 24.02.13 809 29 11쪽
16 15화. 연예계 망나니 이야기 (2) +7 24.02.12 824 30 12쪽
15 14화. 연예계 망나니 이야기 (1) +5 24.02.11 805 28 13쪽
» 13화. 기분 좋은 제안 +5 24.02.10 830 26 11쪽
13 12화. 세상 혼자 사는 아우라 +4 24.02.10 834 26 12쪽
12 11화. 내가 천재 배우다 (2) +4 24.02.09 849 28 13쪽
11 10화. 내가 천재 배우다 (1) +4 24.02.08 860 25 12쪽
10 9화. 빌런의 등장 +6 24.02.07 870 28 12쪽
9 8화. 기회가 주어지다 +6 24.02.06 879 2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