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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 배우와 고스트 감독의 승승장구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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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단.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1.31 15:41
최근연재일 :
2024.03.08 20:5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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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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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3,252

작성
24.02.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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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2화. 세상 혼자 사는 아우라

DUMMY

첫 번째 촬영 이후 3일을 쉬고 두 번째 학교 홍보 모델 촬영일.

오늘로 홍보 모델 촬영은 마무리가 되는 날이다.

실내 촬영일이라 학교 이곳저것 건물과 카페를 빌려 촬영이 진행되고, 지훈의 인터뷰 장면과 학교 홍보를 위한 멘트 영상도 촬영을 한다.


물론 말이 인터뷰지 다 대본이 있는 인터뷰. 목적은 학교 홍보고, 결론은 이 학교가 최고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


“굿!”


촬영 스태프들이 가장 신나 보였다. 이들은 서한대학교와 많은 행사들을 함께 진행하는 업체.

사실 그들은 그 중에서도 학교 홍보 모델 촬영을 할 때 가장 애를 먹곤 했다.


일반인이 갑자기 모델이 되어 다양한 포즈로 사진 찍고, 영상 촬영하고, 카메라 보며 인터뷰하고 홍보 멘트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거든.

매번 수많은 NG를 거듭하며 예상 촬영 시간을 훌쩍 넘기는 것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달라도 너무 달랐다.


“지훈 씨, 왜 이렇게 자연스럽게 잘해요?”

“지훈 씨는 프로잖아 프로. 곧 데뷔하실 몸이라고.”

“그래도 아직 신인인데 그거 감안하고라도 너무 잘 하는데?”


스태프들과 홍보팀 직원들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촬영 스태프들은 그들대로 촬영 진행이 순조롭고 수월해서 좋고, 홍보팀 직원은 생각 이상의 뛰어난 모델을 만나서 마냥 기분이 좋았다.


그런 그들의 마음이 촬영 내내 흥겨운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촬영 끝!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서로의 수고를 격려하며 박수로 마무리 하는 촬영장.

하지만 모두 끝난 것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일정이 하나 남아있었다.


“자, 오늘 모두 수고하셨으니 고기로 체력보충 하시기 바랍니다. 요 앞 고깃집에서 회식이 진행되니 되도록 많은 참석 바랍니다!”


이런 기다림이 있었기에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법.

모두의 머릿속에는 고기가 이미 지글지글 익고 있었다.



*



지글지글 익고 있는 불판에 고기가 길게 놓여진다.

치이이익 소리를 내며 맛있게 익고 있는 고기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며 군침을 흘리고 있는 수많은 시선들.

고기가 이글이글 익어감과 동시에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은 더욱 이글이글거렸다.

모든 일을 끝마친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고기의 맛을 어디에 비할 수가 있으랴.


“지훈 씨, 고생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촬영이 정말 수월했습니다.”


지훈의 앞에 앉은 변광수 촬영감독이 지훈에게 맥주를 따르며 말했다.


“아닙니다. 너무 잘 유도해주셔서 전 그냥 따라가기만 했을 뿐입니다. 제가 감사합니다.”


서로 오고 가는 덕담 속에 회식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었다.

어찌 보면 이들은 영화판에서 일하는 제작진들이랑 비교할 때 아직은 아마추어라고 볼 수도 있었다.

이들의 가슴 속에는 분명 더 큰 욕심들이 존재함이 틀림없다.

다양한 커리어를 쌓고 더 큰 바닥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고 싶은 꿈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문득 지훈은 훗날 세계적인 뮤비 감독이 되는 사람의 올챙이 적 생각을 듣고 싶었다.


“감독님!”

“네?”


술잔이 어느 정도 오고 간 후였다.

지훈이 진지한 모습을 띠었다.


“감독님은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되세요?”

“계획요?”

“네, 그러니까 뭐 꿈이라던가. 하고 싶은 게 따로 있다던가 그런거요.”

“음.”


지훈의 대답을 듣고 변광수 감독은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쎄요. 워낙 쟁쟁한 분들이 많아서... 쉽지가 않네요.”


변광수 감독은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왠지 씁쓸함이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제가 보기엔 그 쟁쟁한 분들 속에 감독님도 충분히 들어가실 것 같은데요? 그래서 여쭤보는 거예요.”

“하하. 말씀만으로 감사합니다. 이 바닥에 정말 훌륭하신 분들이 많아요. 아직 한창 더 배워야죠.”


말을 마친 변광수 감독은 소맥잔을 단숨에 비웠다.


‘먼저 슬쩍 권해볼까? 어차피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좋지.’


변광수 감독은 어차피 뮤비 감독으로 전향할 터,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좋을 거라는 판단에 지훈은 먼저 권유를 해보기로 했다.


“감독님!”

“네?”


자세를 더욱 앞으로 내미는 지훈.

그런 지훈을 멀뚱히 바라보는 변광수 감독.


“감독님, 음악 좋아하시죠?”

“네... 좋아하죠.”

“왜냐하면 아까 촬영하면서 느낀 건데 감독님은 뭔가 감각이... 음, 뭐랄까.”


변광수의 표정이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귀를 쫑긋 세우기 시작한 그.


“감각이...?”

“제가 잘은 몰라서 뭐라고 표현하기 그런데요. 음... 암튼 쉽게 말해서요!”


눈의 초점까지 바로 잡는 변광수 감독.

탁월한 감각을 가진 모델이 하는 말이니 신뢰감이 잔뜩 상승한 듯 보였다.


“아무튼 감독님은 뮤직비디오 감독같은 거 하시면 엄청 잘 하실 것 같아요!”


지훈이 변광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변광수는 남자에게 반해도 되나 괜찮은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아니, 근데 지훈 씨.”

“네. 감독님.”


변광수는 잠시 고개를 숙이며 진지함을 뿜어냈다.

그리고는 순한 눈망울이 되어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사실 제 꿈입니다. 제 꿈이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는거에요. 그래서 유명한 뮤비 감독님 밑에 들어가 일도 했는데요...”

“네.”

“근데 감각이 없다고 넌 이쪽이랑 안 맞는다고 구박만 당하다가 거의 쫓겨나다시피 했어요. 지금은 반 포기 상태입니다...”


그래서 꿈 얘기를 할 때 그의 표정이 그러했구나.

하지만 미래를 이미 알고 있는 지훈에게는 이러한 스토리가 오히려 흥미로웠다.

비록 지금 그의 모습은 위축되어 있지만 후에 어마하게 성공할 것을 알기에.


“감독님! 아닙니다. 제가 좀 보는 눈이 있는데요. 저 한번 믿어보시죠! 하하. 그쪽으로 가시면 엄청 잘 되실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모델님이 해주시는 말씀이니 꼭 새겨 듣겠습니다! 하하.”


변광수 감독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누군가의 인정이 그 사람의 힘을 몇 배는 끌어올릴 수 있다.

지금껏 접어두었던 그의 꿈.

어쩌면 자신이 해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다시 들기 시작했다.


“지훈 씨. SNS에서 스타됐는데?”

“저요?”


주변의 스태프가 자신의 휴대폰을 열어 지훈에게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지훈의 학교 홍보 모델 촬영 사진이 가득 실려있었고, 사람들의 댓글이 넘쳐나고 있었다.

대부분의 댓글은 역시 지훈의 외모에 관한 찬양이었다.


- 우리 학교 홍보 모델이란다. 대박! 영화배우인줄!

- 무슨 영화 캐스팅 되었다는 소문이 있던데!

- 서한대학교로 편입하고 싶다. 무슨 과냐?

- 영문학과란다. 편입은 할 수 있냐?

- 반칙 아니냐! 신인 배우가 홍보 모델 해도 되는거냐!

- 안될 거 있냐? 그리고 이제 촬영 시작이고 아직 작품도 없다는데. 그럼 기존 배우는 아닌 거지!

- 우리 학교도 저런 학교 홍보 모델 도입이 시급하다!


지훈은 신기한 듯 SNS상의 반응을 바라보았다.

영화가 아닌 학교 홍보 모델로 이런 뜨거운 반응을 받으니 기분이 더욱 이상했다.


“하루 촬영으로 벌써 이러니 나중에는 난리도 아니겠는데?”

“아무튼 지훈 씨. 축하! 하하. 자, 한잔합시다!”


지훈은 자신의 일처럼 좋아해 주는 스태프들과 건배 후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켰다.


“그럼 팜플렛 제작같은 건 언제쯤 끝나요?”


지훈이 스태프에게 물었다.


“요즘에 바로 나와요. 소책자 디자인은 이미 다 구성되어 있으니까 사진만 넘기면 바로 인쇄들어갈 겁니다.”

“네, 그렇군요.”


지훈은 학교를 홍보하는 책자에 실린 자신의 얼굴이 빨리 보고 싶었다.



*



김선희 작가는 설거지에, 주방 청소에, 굳이 안 해도 되는 부분까지 닦고, 또 닦으며 청소에 열중하고 있었다.

글이 잘 안 풀릴 때 하는 그녀만의 방식이었다.

청소를 하면 머리가 정돈되며 종종 좋은 아이디어와 에피소드가 떠오르곤 했다.

지금 이렇게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다는 것은 그녀가 지금 집필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김선희 작가는 전작 ‘우리만의 로맨스’가 예상치 못했던 히트를 기록하며 한번에 스타작가로 등극을 했다.

당연히 차기작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모아지는 상황.

그녀는 드라마 작가 생활 7년 만에 스타작가라는 칭호를 받는 것이 꿈만 같이 기쁘면서도 점점 무거워지는 부담감에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었다.

글이 예전처럼 편하게 나오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상황.


‘이번 작품 망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텐데...’


만약 이번 작품이 반응이 좋지 않다면, 지난 번의 좋은 결과물조차 거품이라는 평이 날라올 것 이 뻔했다.

한때의 찬사와 환호가 무서운 검(劍)이 되어 날라오는건 한 순간이다.


실패를 너그럽게 용납할만한 만만한 바닥이 아니다.

분당 시청률로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매일매일이 전쟁터같은 곳이 바로 방송계다.


청소를 하다가 고개를 돌려보니 휴대폰 액정에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무음으로 해놓은 그녀의 폰에 전화가 오고 있었다.

그녀는 받지 않을까 하다가 문득 어떤 느낌이 들어 전화기를 집어 올렸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이번 작품을 같이 하기로 한 김무진 피디였다.


“피디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피디님. 잘 지내시죠?


잘 지내시죠, 라는 인사가 이상하게 듣기 싫었다.

그녀는 자신이 너무 예민해져 있다는 사실을 이 순간 새삼 깨달았다.


“네, 그냥 그렇죠 뭐.”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

지난 번 작품도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무진 피디였기에 그녀의 기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작가님.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시간은 충분합니다. 천천히 하세요.

“네, 그런데 이번엔 뭔가 깜깜하네요. 주인공 캐릭터도 정리가 안 되고요. 주인공이 안 잡히니까 진행이 되지가 않네요.”

-네, 지난번과는 다른 캐릭터를 잡아야 하니까 더욱 힘이 드시죠. 지난번 주인공이 너무 사랑을 받았으니까요. 너무 걱정마시고 저랑 의논하면서 생각해 봐요. 조만간 식사 자리 한번 마련할게요. 그때 많은 얘기 나누어요.


그녀는 전화를 끊고 찻물을 끓이기 시작했다.

어쨌든 설거지와 청소를 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 했다.

차를 마시며 좀더 쉰 후, 다시 집필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식탁에 홀로 앉아 따뜻한 국화차를 마시며 머릿속을 비우려 노력하는 김선희 작가.

하지만 쉽사리 머릿속이 비워지지 않는다.

자신의 휴대폰에 있는 음악을 재생시키려고 폰을 여는 순간, 현관문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자신의 딸이 들어온다.


“왔니?”

“네, 엄마. 아, 배고파요.”

“손 씻고 기다려. 밥 차려줄게.”


이제 좀 쉴만하니 딸내미기 들어와서 배고프다 한다.

전업작가에 전업주부의 삶은 녹록지가 않다.

딸 시연이는 손에 든 무언가를 식탁에 무심히 툭 던져놓고 화장실로 들어가 버렸다.


무슨 홍보 팜플렛인 듯 보이는 소책자였다.

김선희 작가에게는 거꾸로 놓여서 보여지고 있었다.

서한대학교라는 글자가 눈에 띠었고, 그 밑에는 한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김선희 작가는 무심히 그 사진을 바라보다가 무엇에 이끌리듯이 소책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한 남자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정면에 있었다.

김선희 작가는 묘한 끌림을 느끼며, 뚫어지게 그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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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화. 쫑파티에서의 만남 +3 24.03.02 390 26 12쪽
31 30화. 첫 영화 촬영을 마무리하다 +4 24.02.29 412 25 12쪽
30 29화. 배우의 선택은 항상 어렵다 +5 24.02.28 432 26 12쪽
29 28화. 미래의 거물이 될 사람들의 만남 +5 24.02.27 481 28 12쪽
28 27화. 촬영장에 다른 존재가 나타나다 +4 24.02.25 493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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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화. 아이가 누구인지 알아내다 +4 24.02.21 602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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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 소속사가 생기다 +5 24.02.17 719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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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화. 연예계 망나니 이야기 (1) +5 24.02.11 805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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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 세상 혼자 사는 아우라 +4 24.02.10 834 26 12쪽
12 11화. 내가 천재 배우다 (2) +4 24.02.09 849 2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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