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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무한반복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네블레인
작품등록일 :
2019.05.21 11:33
최근연재일 :
2019.08.1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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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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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30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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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월 (18)

DUMMY

- 2월 (18)




“아아······ 그런 방법도 있겠네요······ 사실 어찌 보면 저도······ 첩보계 쪽으로 뽑힌 거기는 한데······”


우용식이라는 헌터가 저 성격으로 자경단에서 고생을 많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정수가 얘기해 준 우용식의 능력은 이랬다.

D급 능력자이기에 그가 낼 수 있는 출력의 한계는 B급 신체 정도를 구현해 낼 수 있었다.

일반적인 B급 신체보다는 조금 더 강도가 강하고 A급에는 못 미치는 정도다. 총탄을 그의 몸으로 튕겨낼 수는 없지만, 총탄이 장기까지는 침투하지 못한다.

그리고 회복능력 또한 가지고 있었다. 총알이 박힌 자리에서 총알을 끄집어낸 뒤에 2 ,3시간 정도 지나면 상처가 아물어간다.

또한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능력 유지시간이 길다는 것이었다. 최대 3일 정도 능력을 풀지 않고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보좌관은 그 짧은 시간동안 나에게 정확하게 필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아냈다.


“근데······ 선배들이 저는 첩보가 힘들 것 같다고 해서요······ 열심히는 하고 있는 데요······ 어찌 보면 자경단이랑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구요······ 자경단이랑 안 맞는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요···...”


하지만 성격까지는 딱 맞는 사람을 찾아내기는 어려웠나보다.


“자자,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저희 개발실이에요. 아, 이거 궁금하세요? 그건 마력석을 본격적으로 이용하는 인챈트리스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품인데요. 인첸트리스는 마법계 헌터 중에서는 유명하잖아요? 제가 마법 구동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시도해보고 싶은 게 있어서 연구하는 중이에요.”

“저, 현 연구원? 사실 그렇게까지 궁금하지는 않습니다.”

“그러시구나. 그럼 당연히 아까 얘기하시던 장비에 대해서 말씀을 좀 나누어 볼까요? 제가 내내 생각해본 게 있는데요. 아, 들고 계신 팔보호대 좀 줘보실래요?”


그녀는 엉겹결에 내민 팔보호대를 낚아채듯 가져갔다.


“이 팔보호대는 정말 잘 만든 작품이기는 해요. 하지만! 이미 세월은 많이 지났고, 구식 기술이 적응된 부분이 많죠. 아, 이거는 비밀이에요. 64층 개발실에 이걸 개발 하신 분도 계시거든요. 암튼, 개선 할 부분이 상당히 있다는 거죠.”


그녀는 팔보호대를 매만지며 끊이지 않고 말을 쏟아내었다.


“디자인적으로도 제 마음에 들지 않아요. 이건 무슨 에어리언이나 프레데터 영화에 나올 것 같이 생겼잖아요? 매끈하고, 깔끔하게 바꿔드릴게요. 헌터는 상징이기도 하잖아요. 성능보다 디자인을 우선시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만, 성능에 관계가 없다면 디자인도 신경 써줘야 해요. 이건 성의에 문제라고요. 아, 그렇다고 제가 이걸 만드신 분이 성의가 없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겉모습은 관계없습니다.”


살짝 웃으며 말하는 나에게 그녀는 검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헌터님의 생각도 존중하지만, 제가 용납 못 합니다. 아무튼 생각하고 계신 개선점이 있으세요?”

“별다른 건 아니고, 그냥 물총처럼 물을 보관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짝!


그녀는 손바닥을 쳤다.


“맞아요! 그건 기본이죠. 당연한 거예요. 물을 다루시니, 물을 보관하는 장비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왕이면 탄환이 발사되는 팔보호대에 탄환과 함께 보관했으면 좋겠다. 이게, 기본적인 생각이죠.”

“또 뭔가 다른 게 있습니까?”

“생각해보세요, 헌터님. 이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문제라고요. 제가 듣기로는 헌터님은 물이 아니라 모든 액체를 다루실 수 있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다룰 수 있는 양은 많지 않으시죠?”

“네, 그렇습니다.”


B급 빌런 스틱키는 두 양동이 분량의 물을 다룰 수 있었다. 즉, 나도 B등급 각성자 신체에 빙의하게 되면 동일한 분량을 다룰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다룰수 있는 물의 양은 기껏해야 3, 4컵 정도의 양 뿐이다.


“그게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만약, 물이 아니라 독액이라면? 산성용액이라면? 그것들을 상황에 맞춰 쓸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면 방법은 더 다양해 지겠죠.”

“오······ 우······ 현 연구원님은 정말 대단하······.”

“쉿, 우용식 헌터님은 되도록이면 말씀을 안 하는 걸로 하죠. 속이 터질 것 같으니까요. 아, 이런 또 말실수했네요. 죄송해요. 악감정은 없었어요.”


그녀는 휙 돌며 나를 향해 말했다.


“그리고, 헌터님. 물의 모양뿐이 아니라 강도와 경도 또한 조절이 가능하다고 들었어요. 맞나요?”

“네, 맞습······”

“좋아요! 그렇다면 물을 넓게 펴서 방패형태로도 사용이 가능하시겠네요?

“그럴 것······”

“그렇죠! 헌터님이 가진 배리어의 약점은 그거에요. 마력을 이용한 공격에는 무방비하죠. 하지만 물의 방어막을 이중으로 씌운 형태라면 어떨까요? 최소한 공격의 위력을 줄이는 효과가 있겠죠? 그게 아니라도 배리어의 강도를 보강해 줄테고요.”

“아,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네요.”


정말이다. 그 생각을 했었더라면, 포항 게이트에서 손가락이 부러지는 일은 없었을 거다.


“그러면 말이죠. 물을 분사할 때, 방사형으로 분사를 한다면 물의 방패를 만드는데 더욱 쉽지 않겠어요? 덩어리나 줄기 형태를 변형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훨씬 단축 될 테니까요.”

“그렇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혹시 배리어를 변형한다는 생각도 해보셨나요?”

“아뇨, 그건 안되는 걸로 아는······”

“세상에 안되는 건 없어요! 저희가 개발한, 물론 제가 개발한 건 아니에요. 저는 마력석을 이용한 마법 장비를 개발하지는 못하거든요. 아직 공부 중입니다. 암튼, 저희가 개발한 증폭 마력석에 대해서는 들어보셨나요?”


그녀는 대답을 듣지도 않았다.


“마력을 증폭시키는 것은 마법계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겠죠, 그렇죠? 한 번도 마법계가 아닌 다른 능력자가 증폭석을 사용하는 걸 못 보셨을 테니까요.”

“사실 그런 게 있는 줄도······”

“그런데 그게 가능합니다! 조금 다른 형식이지만요. 헌터님의 배리어 능력은 산타클로스로 알려진 헌터님의 능력과 100% 동일한 능력이에요! 돌아가신 것으로 추정되셔서 살짝 마음이 아프기는 하지만, 아무튼! 산타클로스 헌터님의 능력은 배리어의 크기가 한정되어 있었어요!”


생각해보니 그랬다. 산타 대장으로 빙의했을 때는 배리어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었다. 한계보다 더욱 크게 말이다.


“그게, 강도를 줄여서 넓게 펴는 형태로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다. 물론 강도는 떨어지지만 영역을 넓힐 수는 있죠!”

“그 증폭석도 넣어주신다는 겁니까?”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아직도 개선할 건 많아요!”


계속된 그녀의 설명을 듣자니 슬슬 머리가 아파졌다. 우용식 헌터는 이미 넋을 놓고 있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설명을 쫓았다. 그녀는 헌터복과 고글에 대한 설명까지도 길고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아시겠죠? 일단 보여주신 물품만으로도 가능한 일이 이렇게 많습니다.”

“네에, 근데 이제 그만 가봐야 할 것 같은데.”

“다른 장비를 사용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물론 충격파를 이용한 고속사출이 뛰어난 무기인 것은 틀림이 없으나, 그건 빌런을 상대하기 위한 무기일 뿐이죠! 지금까지의 얘기를 들어보니 헌터님께서는 게이트를 들어가시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 같으신데, 맞으시죠?”

“네, 그건 생각해 놓은 게 있어서······”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저도 또 연구해서 필요한 장비를 만들어내 보도록 하지요. 얼마나 많은 장비가 필요하신가요? 솔직히 이거저거 다 만들고 싶지만은.”

“아, 그리고 바이크의 개조도 생각해보고 있는데요!”

“바이크! 그거 멋진 선택이죠! 게이트의 크기가 작은 만큼, 이동 능력이 부족한 헌터님들께서 많이 애용하시는 장비인데요! 저희 지하에 멋진 모델들이 많습니다. 구경하러 가시죠.”

“아니, 그건 됐고요. 제 바이크가 있어서.”

“아, 그렇죠. 이 보좌관님에게 들었습니다. 그럼 이 바이크를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서 말씀드리죠!”


이제는 좀······ 그만 했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길고 긴 바이크의 개조 설명이 끝나고,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우용식 헌터는 한쪽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졸고 있었다.


“제가 또 다른 장비를 개발해봐도 괜찮을까요? 권지열 헌터님.”

“아뇨, 이제 충분합니다. 일단은 써보고 적응을 해야···...”

“그것도 맞는 말씀이지만, 장비라는 것은 언제 어떤 용도로 사용될지 모르기에 여러 가지 상정을 감안하여······”


안돼, 이제 그만.


“죄송한데, 말씀하신 것들은 2월 내에 만드는 게 가능하신 겁니까?”




갑자기 그녀가 입을 다물었다.


“힘들까요?”

“2월 내면 3주밖에 안 남았는데요?”

“꼭 2월 안으로 완성시켜 주셨으면 합니다.”

“저기······ 시간이 좀 촉박한데.”

“제가 3월 전에 무조건 장비를 받아야 하거든요.”

“어, 으음······”

“말씀하신 팔보호대, 헌터복, 고글, 바이크는 가능하시죠.”

“그게요······”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을 빼셔도 괜찮습니다.”

“그럼······ 고글의 경량화랑, 디자인은······ 아냐, 디자인은 포기할 수 없어. 그럼 내구도를? 아냐, 내구도는 생명인데. 뭘 빼지?”


갑자기 그녀가 횡설수설하며 혼잣말을 했다.


“어쩌지? 어쩌지? 아니, 고민할 시간이 없어. 일단은 시작해야 해.”


그녀는 고개를 번쩍 들고 나를 향해 다가와 말했다.


“헌터님, 반가웠고요. 제가 좀 바빠서 대화는 힘들 것 같네요. 다음에 다시 뵈어요. 완성되면 연락드릴게요.”

“2월 27일까지는 완성해 주셔야 합니다.”

“네네, 빨리 가보세요. 바쁘시잖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개발실을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네네, 가세요.”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을 보니 천성 엔지니어인 것 같았다.

나는 단잠에 빠진 우용식을 깨웠다.

1층에 들려 탄환을 보급받은 뒤에 협회 건물 밖으로 나왔다.

주차장에 세워둔 바이크는 어느새 개발팀에서 가져간 뒤였다.


협회에서 얻은 것이 많았다.

내 손에 들린 고글과 팔보호대가 있다.

그리고 협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헌터님······ 다음 목적지는 어디인가요?”


우용식이 물어왔다.


“우용식 헌터, 우리 게이트나 한 바퀴 돌까?”


하늘을 맑고 화창했다. 오랜만에 따스한 날이었다.

1월 1일의 그 날처럼 말이다.



***


택시를 불러 김진호의 집까지 이동했다.

그곳에서 내가 몰고 온 차를 찾아, 평택으로 향했다.


“평택······ 게이트요?”

“응, 맞아. 우리의 다음 목적지다.”


우용식과 계속 붙어있다 보니, 그의 순박한 모습에 차츰 정이 갔다.


“오우······ 저는 견학 외에는 게이트에 가본 적이 없어서요······ 긴장되네요.”

“하하, 걱정할 필요 없어.”


평택 게이트에는 나영웅이 만들었던 무기의 재료 중 지금 상황에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


“화염계 몬스터 아닌가요······? 저는 불에 대한 내성이 크지는 않아서······”

“그래, 평택 게이트에는 화염계 몬스터가 나오지, 그래서 도와줄 사람을 불렀어.”


그곳에서 나오는 마력석을 가공하면 화염내성을 올려주는 악세서리를 만들 수 있다.

이번 시도에 꼭 필요한 장비다.


끼이익!


게이트 앞에 도착하자, 나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반겨주었다.


“으하하하, 권지열 백호 길드원! 또 게이트 앞에서 만나는구만.”

“또 보내요? 아저씨? 옆에 멍하게 생긴 청년은 왜 딸려왔데요?”


백석호와 윤세린이었다.


“저······ 저는······ 멍청하지······”

“자, 인사는 천천히 하시고 입장부터 하시죠. 끝나고 남양주의 집까지 가려면 빠듯합니다.”


협회장의 암살을 막던지 못 막던지, 그 뒤 일정은 정해져 있다.

이곳에서 얻은 화염저항 아티팩트를 가지고 우용식과 함께 합정게이트를 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죽을 것이다.

이번 생의 목표는 암살의 단서와 협회장과의 연결고리 확보, 합정게이트의 탐색, 그리고 장비들의 획득 동선을 세우는 것에 있다.

다음 생을 위한 준비의 과정이다.

그들을 살리기 위한 준비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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