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에도 그늘이 있다면
바람꽃은 형체가 없어 향기만 있을 뿐...
내 시간에도 그늘이 있다면
숨이 턱끝까지 차도록 달렸어도
태양은 아직 산을 넘지 못한 일몰 전
일만도가 넘는 뜨거움으로
하루 종일 나를 쫓는 살가운 햇살.
쳐다보지마라.
관심갖지도 마라.
네가 그럴수록
내 피부만 타들어간다.
네가 떠났는지,
내가 보냈는지 모르지만,
그 후로 매일 그렇다.
고개 돌릴 틈도 없이
눈물 훔칠 틈도 없이
내 하루는 고통의 연속이다.
지나간 시간의 기억은
햇살이 되고
달빛이 되다
오늘처럼 추운 날엔
방향 모르는 바람 되어
온몸을 난도질 하고
시간은 내 편인줄 알았는데
흐를수록 기억은 선명해져서
숨을 수조차 없다.
어느 곳에 서 있어도 떠있는 태양처럼
내 삶에 쉴 수 있는 그늘은 없다.
네 실수도
네 잘못도 아니다.
그저
너를 만난 내 죄다.
다시 돌아갈 수 없어 슬퍼도
어쩔 수 없는...
아마도
내 시간에 그늘이란 게 있었다면
그건 너를 알기 전이었으리라.
겁 많았어도
아이처럼 환하게 웃던 그 날들 속에
잠깐이라도 편히 쉬어 봤으면...
그렇게 영원히 잠들었으면...
남은 내 시간에도
그런 그늘이 남아 있다면...
오늘 꾸고
내일 죽는 꿈이어도 좋겠다.
[글주정정이, 월혼 김자중]
#추위에
#고통에
#슬픔에
#후회에
#실망감에
#그래도 산다.
#해빙기!
#얼음 땡!
#달달한 밤!
마치, 사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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