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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냥이의 냥 펀치

마지막 미션, 최애남 찾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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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냥이
작품등록일 :
2023.10.04 12:56
최근연재일 :
2023.10.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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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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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미션, 최애남 찾기

죽기 위해서 마지막 미션을 받은 '여정'의 '파란만장한 로맨스 타임 루프기'가 시작됩니다!




DUMMY

사실, 내가 왜 자살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저, 칠흑 같은 밤하늘 아래, 별빛보다 찬란하게 수놓아진 화려한 네온 사인으로 가득한 도심의 야경을 고스란히 품은 채, 난 건물 옥상에서 떨어졌다.


그랬다. 분명, 난 그렇게 죽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다음이었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날 줄만 알았는데, 이게 웬 걸? 무겁게 꿈뻑거리던 두 눈을 온전하게 떴을 때, 내 앞에는 웬 상태창이 하나 떠있었다.


[최여정. 여자. 11월 16일생. 36세. 161cm. 51kg. O형. ISFJ. 드라마 작가 5년 차. 당신이 맞습니까?]


맞았다. 팩폭 투척 하듯 살벌하리 만치, 정확하게. 막상 나에 대한 정보를 활자의 형태로 마주 하자니, 어딘지 모르게 화끈거리는 것도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이어트라도 하고 죽을 껄 그랬나?'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어처구니 없는 드립에, 난 어이없는 실소를 뿜었다. 그도 잠시, 내 눈앞에 뜬 상태창 아래는 YES와 NO 버튼이 형광색 불빛을 발하고 있었다. 일단, 지금 상황이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뭐라도 눌러야만 이 상태창이 꺼질 것 같았다. 그렇게 난 YES 버튼을 콕 눌렀다. 그러자 상태창이 물 안개가 퍼지듯 뿌옇게 흐려지더니, 다시금 새 화면으로 전환됐다.


[최여정님, 여기서 당신이 죽기를 원한다면 일곱 가지의 미션을 수행, 모든 미션을 클리어 해야만 합니다. 미션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다시 살아서 돌아가시겠습니까?]


변환된 상태창을 본 난 어처구니 없는 얼굴로 자조적인 미소를 쓰게 지었다.


"자살한 사람한테 다시 살아서 돌아가라니? 이게 말이나 돼? 오죽했으면 죽었을까..."


그랬다. 오죽했으면 죽었겠는가. 물론, 왜 죽었는지 기억나진 않았지만, 설마하니 인생이 다이아 수저인데 죽었겠는가. 게다가 사고사도 아니고, 누군가에 의한 타살도 아닌, 자살인데 말이었다.


게다가 자살한 사람한테 죽기를 원한다면 일곱 가지의 미션을 수행해서 클리어를 해야 한단다. 한 가지도 아니고, 일곱 가지를. 그것도 실패란 애당초 받아줄 생각도 없단 듯이, 클리어를 해야 된단다. 이건 뭐 말이 미션이지, 강요였고, 협박이었다.


그렇다. 모 아니면 도. 자살한 사람한테 미션 클리어가 아니면, 살아서 돌아가라는. 명백한 갑질. 죽어서도 갑질을 당하자니, 그것도 참 기분이가 더러웠다. 내 목숨도 온전하게 내 것이 아니라니. 대체 죽어서도 죽을 수가 없는 이런 명 줄은 왜 달고 태어났을까.


그렇게 상황 따지고, 기분 체크하자니. 시간은 하염없이 망상의 꼬리에 꼬리를 달 듯이 흘러갔다. 마치 내가 어떠한 선택을 하든, 하지 않든. 이 시간이 이대로 계속 흘러갈 듯이. 불현듯, 이런 시간 안에서 명 줄을 이어가는 것조차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 지금 눈앞의 상태창이 지금의 현실이라면, 이래서 죽을 수만 있다면 해내고 말리라. 무언가 알 수 없는 분노는 나를 이끌었다. 난 과감하게 상태창 아래에 있는 YES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상태창은 다시 전환됐다.


[첫 번째 미션, 고통스런 순간 찾기.]


상태창을 본 나는 하필 미션이 뭐 저런 미션이지 싶었다. 미션은 말 그대로 내가 죽기 전부터 태어나는 순간까지를 끊임없이 회귀와 빙의하며, 고통이라 말할 수 있는 순간들에 타임 루프가 이어졌다. 괴로웠다. 이러니 죽으려 했겠거니 싶을 만큼. 그렇게 타임 루프가 출생의 순간까지 다다르면, 눈앞에는 상태창이 떴다.


[당신의 인생에 가장 고통스런 순간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상태창 아래는 버튼이 아닌 빈칸이 주어져 있었다. 주관식이었다. 끊임없는 회귀와 빙의를 일삼았던 순간들 중에 단 , 하나를 선택하란 의미였다. 난 빈칸에 손을 대고 말했다.


"내 첫 드라마가 방영됐을 때..."


순간, 빈칸이 환한 빛과 함께 번쩍이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금 상태창이 떴다.


[첫 번째 미션, 클리어. 축하드립니다, 최여정님. 그럼 두 번째 미션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번에도 당신의 죽음이 완성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난 '고통스런 순간 찾기'를 필두로, '불행한 기억 찾기', '후회되는 선택 찾기'. '슬픈 추억 찾기', '지우고 싶은 사건 찾기', '빌런 찾기' 등의 여섯 가지 미션을 무한 회귀와 빙의를 통해, 완벽하게 클리어 해왔다. 뭐 여섯 가지 미션을 클리어 해온 난 정말이지, 한시라도 빨리 이 생을 마감하고 싶을 뿐이었다. 어쩌면 살아온 인생이 이리도 아쉽지가 않을 수 있는지 싶었다. 그리고 미션을 거듭될수록, 회귀와 빙의가 중첩될수록, 타임 루프가 이어질수록 자살을 선택한 나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랬다. 난 죽기에 딱 적합한 사람이었다. 애당초 처음부터 이러한 상황이 왜 주어졌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미션이 진행될수록 난 더 명확하게 죽어야겠다는 마지막 선택이 탁월했음을 인지했다. 어쩌면 자살한 내게, 생에 대한 미련이나 후회, 아쉬움 따위를 남기지 않기 위한, 누군가의 무언가에 의해서 마련된 선물이지 않나 싶었다.


그렇게 지긋지긋한 환멸의 눈을 치켜 뜬 내 눈앞에는 어김없이 상태창이 떴다. 그야 말로, 일곱 번째 미션. 그 말인 즉슨, 라스트 미션!


[일곱 번째 미션, 최애남 찾기.]


상태창을 본 순간, 그동안 클리어 해왔던 미션들과 대조적인 마지막 미션으로 인해, 내 두 눈이 커다래졌다.


"...뭐? 최애남을 찾으라구?!"


어느새 난 아무런 말없이 두 눈을 연신 깜빡이기만 했다.


'그러니까... 일곱 번째 미션이... 내 마지막 찾기가... 최애남...'


뭔가, 달라졌다. 이제껏 마주한 상태창 속 미션과는 굉장히 이질적이었다. 그도 잠시, 난 상태창을 보면서 웃기 시작했다.


"뭐야? 그거였어?"


그랬다, 인생이란 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었다. 죽기 위한 미션이 지금껏 던져진 미션처럼 결이 맞으면, 그것 역시, 쉬운 미션이 되겠지. 그래서 이 놈의 상태창이 내게 미션의 키 맨을 던진 셈이었다. 마치 난 상태창을 향해, 들으란 듯이 소리쳤다.


"상관없어. 어차피 난 이번 미션도 클리어 할 거고. 처음 원했던 대로 죽게 될 테니까."


하지만 내 눈앞의 상태창은 여전했다.


"좋아. 최애남. 내가 찾아줄게."


동시에, 난 상태창 아래 있는 GO 버튼을 눌렀다. 난 익숙하게 두 눈을 감았다. 그동안 내가 타임 루프를 반복해본 결과, 시간의 굴절을 이동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멀미가 심했다. 물론, 처음에는 그대로 오바이트를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오바이트는 우격다짐으로 참아냈다. 하지만 타임 루프를 통한 심한 멀미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난 두 눈을 감은 채, 시간의 굴절을 이동하는 내내, 시큼한 맛의 레몬을 상상했고, 머리까지 찌릿한 빙수 등을 떠올렸다. 원래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고. 멀미를 이겨내기에는 이보다 적절한 방법은 또 없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방법을 몰랐다.


그 사이, 내 귓가에는 적당히 따라서 허밍 할 수 있는 음악이 들려왔다. 이것은 일곱 번째 미션에 해당하는 첫 번째 타임의 후보지에 도달했다는 의미였다.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최애남 찾기에 있어서 나의 인생 중에, 가장 최근 시기로 회귀했다는 것이었고, 그 시기의 나로 내가 방의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번 미션의 마지막 타임의 후보지 역시, 최애남의 최초의 대상이자 마지막 후보자가 존재하는 가장 어리디 어린 어느 시기라는 의미였다.


그렇게 나는 천천히 두 눈을 떴다. 주변은 긴장 어리게 조용했고, 묘하게 습했고, 흐릿한 빛을 안은 채, 어두웠다. 그렇게 눈앞에는 커다란 스크린이 보였고, 그 속에서는 내 마지막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었다.


일명, 글밥을 먹고 사는 전업 작가가 되어 지내면서, 이 시간처럼 적막한 시간이 또 없었다. 내가 드라마 작가로 활동 한지 5년 차가 됐지만, 드라마 작가 입봉보다 실은 영화 시나리오 작가 입봉을 먼저 했었다.


맞다. 난 드라마 작가로 입봉하기 전부터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 먼저 활동했었고, 자살하기 전까지 네 번째 드라마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내 마지막 영화 시나리오 작가의 크레딧이 올라가던 시기라 함은, 자살하던 날을 기준으로 치면 1년 전이었다.


어느 정도 시기를 파악한 나는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극장 안에는 관객들로 가득 차 있었으나, 누구도 자리를 떠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오늘은... VIP 시사회였다.


'내 영화의 시사회? 여기서 내 최애남의 후보자가 있었나?'


자살한 직후부터 내가 왜 죽으려 했는지를 모른다는 것도 의아했지만, 자살하기 전으로부터 1년 정도 밖에 안됐는데도 나의 연애와 연관된 후보자가 떠오르지 않는 것이 의문스러웠다. 이때 내 눈앞으로 상태창이 떴다.


[최여정님, 이번 마지막 미션에서는 회귀한 당신이 빙의한 상태지만, 최애남 후보자에 대한 기억과 그와 관계된 연애 일절의 기억은 모두 지워진 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전하게 다시 후보자와 연애하는 시간에 대한 타임 루프가 지원됩니다. 이처럼 재연된 모든 연애를 통해, 최종 최애남을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리도 친절한 미션 상태창이라니. 어찌 됐든, 라스트 미션은 마지막답게, 리부팅된 설정값까지 옵션으로 더해진 상황이었다. 그래, 꼴보기 싫은 갑질은 여기까지. 난 그대로 상태창 아래에 있는 END 버튼을 눌렀고, 동시에 눈앞에 있던 상태창은 사라졌다.


"아... 숨막혀..."


순간, 나도 모르게, 입에서 멋대로 혼잣말이 중얼거려졌다. 이때 내 옆자리에서 생수 한 병이 내밀어졌다.


"저기, 이거라도 마실래요?"


왠 남자의 목소리에, 내가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순간, C컬 머리를 한 진한 눈썹에, 무쌍의 커다란 눈을 가진, 아직 솜털이 가시지 않은 듯한 앳된 얼굴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어, 이 남자...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어디서 봤지?'




그래서 과연, '여정'의 '최애남'은 누구일까요?


작가의말

처음으로 작품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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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미션, 최애남 찾기가 시작됐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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