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린애 님의 서재입니다.

두번째 남자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이린애
작품등록일 :
2018.04.09 23:54
최근연재일 :
2018.07.12 13:44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2,996
추천수 :
16
글자수 :
161,352

작성
18.07.12 13:44
조회
95
추천
0
글자
15쪽

그리운 어깨

DUMMY

‘서아네’라고 적힌 순옥의 식당 간판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던 유호가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아무도 없이 조용한 식당 안은 벽에 걸린 시계 소리만이 두 시를 향해 째깍이고 있었다.


주방에 들어선 유호가 천천히 찬장을 둘러보더니 겹겹이 포개진 그릇에 손을 뻗는다.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놓더니 이내 다른 접시와 컵들까지 꺼내기 시작했다.


내려놓은 물건들로 주방 바닥이 가득 찰 때쯤 유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니 어데고. 와 안 오는데.”


“죄송해요.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요. 오늘은 셋이서 드세요.”


“무슨 급한 일? 니가 먹자 캐놓고.”


“죄송해요.”


동현의 전화를 서둘러 끊은 유호가 다시 하던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할머니의 손때가 묻은 주방 집기들도 들고나와 테이블이 있는 홀 바닥에까지 늘어놓는다.


더 치워둘 것이 없나 식당 안을 두리번거리던 유호가 마지막으로 벽시계를 떼어냈을 때는, 어느덧 2시 30분이 가까워져 있었다.





*


“유호 니 괜찮나.”


유호가 자신의 집에 들어서자 순옥이 벌떡 일어나 반겼다. 거실에 같이 앉아있던 아영도 아직 긴장감이 어린 얼굴로 몸을 일으킨다.


“네. 많이 놀라셨죠?”


“놀라긴. 우리 밥 먹고 있던 구룡포는 진동 거의 없었다.”


“맞아요. 오늘 아저씨가 거기서 점심 먹자고 하신 덕분에.. 근데 아저씨는 어디 갔다 오셨어요?”


순옥의 말에 덧붙이던 아영이 유호에게 묻는다.


“갑자기 볼 일이 생겨서. 김순경 님은?”


“저희만 내려주고 가셨어요. 여기저기서 전화가 많이 와서..”


“우리 동네가 지금 난리란다~ 구룡포도 그렇고 이 집도 이래 말짱한데..”


다시 소파에 털썩 주저앉은 순옥이 집안을 둘러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유호도 그제서야 집안 곳곳을 확인한다.


카페 자리와 함께 두 사람이 같이 지낼 집을 보러 다니는 내내 유호는 이 동네를 고집했었다. 지난 2017년에 지진이 났을 때, 순옥을 찾아왔다가 지진 피해 복구를 도우면서 각 지역의 피해 정도를 익히 알고 있던 유호였다. 구룡포 역시 진동을 거의 못 느꼈다고 들은 적이 있었기에 순옥이 놀라지 않게 일부러 그쪽에서 점심 약속을 잡았다.


“집이랑 식당은 안전 확인될 때까지 당분간 못 들어가실 거예요. 당분간은 이 집에서 지내세요. 서아 방에서..”


유호의 마지막 한 마디에 순옥의 얼굴에 금세 그늘이 진다. 잠시 멍하니 서아의 방문을 바라보던 순옥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걸음을 옮겼다.


유호가 그대로 놓아둔 서아의 방 안 물건들을 주름진 손으로 하나하나 쓸어보던 순옥이 힘없이 침대에 눕는다. 벽을 보고 돌아누운 순옥의 쓸쓸한 뒷모습이 열린 문 사이로 보였다. 유호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눈을 감아버린다.


“저는 어떡하죠..”


아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 여기 잠깐 있어. 곧.. 좋은 분들께서 수험생들이 지낼 곳 마련해주실 거야.”


잠시 서아를 생각하느라 아영을 잊었던 유호가 미안한 마음에 서둘러 대답했다. 그러자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유호를 보던 아영이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돌린다.


“학교는 괜찮을까요.. 내일 시험 보다가 또 지진이라도 오면..”


무슨 일인지 한 달 가까이 소식이 닿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며 애써 공부에만 집중하려 애썼던 아영이 황망한 듯 중얼거렸다.


잠시 그런 아영을 보던 유호가 가볍게 어깨를 두드렸다.


“걱정하지마. 내일 시험 안 봐도 될 거야.”


“네?”


“그리고.. 전에 말한 대로 아빠 곧 돌아오실 거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유호를 보는 아영의 얼굴에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읽힌다.


“나는 김순경님 좀 만나고 올게. 할머니랑 쉬고 있어.”





*


순옥의 동네 사람들이 모여 있을 체육관에 도착하니 익숙한 얼굴들 사이로 동현이 보였다.


“김순경님!”


“유호야! 니 우째 왔나.”


“도와드리려구요.”


“할매는?”


“뵙고 왔어요.”


대답하며 동현이 옮기던 박스에 서둘러 손을 보탠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했던 일손에 마음이 바빴던 동현의 얼굴이 얼마간 풀어지며 말을 이었다.


“서아랑 니가 다른 동네에 집을 얻어놓길 천만다행이다. 할매 나이도 많은데 여서 우째 자겄노.”


다시 박스를 옮기며 답답한 표정을 짓는 김순경의 눈길을 따라 유호도 체육관 안을 둘러본다.


여기저기 담요를 둘러쓴 채 멍하니 앉아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순옥의 식당을 오가면서 자주 보았던 얼굴들도 있고, 지난 2017년에 지진이 난 후 알게 됐던 사람들도 있다. 순옥의 식당과 집이 있는 건물은 크게 부서진 곳은 없었지만, 워낙 물건들이 많이 떨어져 내린 터라 안전 허가가 날 때까지 며칠간 이 체육관에서 함께 지냈었다.


“근데 할매 식당은 참 희한하대.”


어지러운 분위기 속에서 책을 손에 꼭 쥐고 집중하려 애쓰는 여학생 하나를 안쓰럽게 쳐다보던 유호의 귀에 다시 동현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가요?”


“아까 지나가다가 창문으로 들여다봤는데.. 깨~끗하더라고. 옆에 남기 할배 과일 가게는 과일들이 다 바닥에 뒹굴고 부서지고 난리가 났는데. 접시 한 장 떨어진 게 없는 거 같더라니까?”


“그래요? 다행이네요..”


유호가 모르는 척 대답한다. 지진이 지나간 후, 모든 걸 제자리에 되돌려 놓고 식당을 나섰다.


“서아 가스나가 어디서 보고 있기라도 한 건지.. 니가 때마침 밥 먹으러 나가자칸 것도 그렇고..”


동현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일손을 멈춘 탓에 유호 역시 빈손으로 입술을 깨문다.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동현이 움찔하며 유호의 눈치를 살폈다. 괜한 말을 했나 싶다. 하지만 동현이 다시 건네주는 상자들을 묵묵히 옮길 뿐 유호는 말이 없었다.




*


새해를 하루 앞둔 마지막 날.


정현병원 정문을 열고 유호가 대합실에 들어섰다. 소박한 트리를 꾸며놓은 넓지 않은 대합실의 따뜻한 공기가 몸을 감싼다. 유호의 얼굴이 금세 달아올랐다.


“유호 씨 오랜만이네. 원장님 지금 진료 중~ 한 분만 더 하면 끝인데 좀 기다릴래요?”


익숙한 얼굴의 간호사가 지나가다 말을 걸어온다. 유호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꾸벅하는 걸로 인사와 대답을 대신하고 의자에 앉았다. 간호사 역시 말없이 미소를 지어 보이고 종종걸음을 옮긴다.


“아, 퇴원하라 해놓고 자꾸 검사를 더 한다 우짠다~ 그래서 성질부리고 있는데 테레비에 우리 집이 나오더라니까. 우리 고원장님 말씀 안 듣고 집에 갔으믄 고대로 다시 실려 올 뻔 했제."


"큰일 날 뻔 했네~"


뒤쪽 대기석에 앉아있던 두 할머니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김향순 님~"


간호사가 부르는 소리에 두 사람 중 이야기를 들어주던 할머니가 진료실에 들어간다. 혼자 남은 할머니를 유호가 돌아보자 눈이 마주쳤다.


몇 번 본 적이 있던 얼굴이었다. 포항의 연말 풍경에 대한 인터뷰에서 여진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며 눈물짓던 할머니는 휠체어에 앉아있었다. 지난 2017년에 봤던 TV 뉴스였다.


"박숙자 님~"


유호의 얼굴을 빤히 마주 보던 할머니가 간호사의 호명에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씩씩한 걸음걸이로 진료실을 향해 힘차게 걸어간다.


유호는 마음속에 아주 조금의 위안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좀 전에 나가신 할머니 봤나."


유호가 마주 앉자마자 고원장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유호 역시 미소를 지으면서도 대답하지 않는다.


"말 안 해줄 거라는 표정이구만. 당뇨약 타러 오실 때마다 나한테 고맙다고 하시는데 밖에 있는 줄 알았으면 이 청년이 시킨 거라고 일러바칠 걸 그랬네. 그 할머님 성격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실토할 때까지 집에 안 보내셨을 텐데."


농담에도 여전히 웃기만 하는 유호의 얼굴을 고원장이 가만히 들여다본다.


"구실장이랑 재민 군이 자네 걱정을 많이 해. 포항을.. 떠나는 게 낫지 않겠냐고."


고원장의 얼굴에도 걱정이 어렸다.


'언제까지 지나간 인연만 붙잡고 살 거냐. 카페는 서울에서도 할 수 있어. 나랑 같이 뭐라도 해보자.'


유호 역시 구실장의 말을 떠올리며 표정이 어두워진다.


"어디 가나?"


고원장이 유호 옆에 놓여있던 여행 가방을 보며 물었다.


"울산에.. 갑니다."


유호의 멋쩍은 대답에 고원장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


울산 L호텔.


1803호가 변함없는 모습으로 유호를 반겨주었다. 1년여 만에 온 것이지만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망설임 없이 창가로 걸어간 유호가 한동안 대관람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습관처럼 서아의 편지를 꺼내 읽는다. 이제는 너무나 낡아버린 편지를 손에 꼭 쥐고 지난번 이 방에 왔을 때를 떠올렸다. 지난 2017년 마지막 날, 유호는 지금처럼 창가에 서서 편지를 읽고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 유호는 의자에 가만히 앉아 조용히 밤이 오기를 기다린다.





*


11시 30분이 넘자 유호는 방을 나섰다. 지난번과 달리 대관람차에 불이 꺼져버려서 왠지 불안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백화점 주차장을 향해 걸어간다.


차단기 옆을 지나 비상계단 입구를 향해 가는 유호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저번에는 있는지도 몰랐던 경비실 창문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곁눈질하며 비상문 손잡이에 손을 뻗는다.


하지만,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당황한 유호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간다. 그러나 철컥대는 소리만 커질 뿐이었다.


"누구요!"


뒤에서 남자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유호가 돌아보기도 전에 급한 걸음으로 다가와 유호의 어깨를 잡는다.


"들어오면 안 됩니다."


돌아서니 경비복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단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내 수상쩍다는 표정으로 유호를 아래위로 훑는다.


"아까 옥상에 갔다가 중요한 물건을 두고 와서요. 잠깐만 올라 가보면 안 되겠습니까?"


자신도 모르게 유호의 입에서 거짓말이 흘러나왔다.


"내일 오십시오."


경비원의 얼굴이 다시 단호해진다.


"부탁드립니다. 출장을 왔다가 내일 새벽 비행기로 돌아가야 하는데 중요한 서류입니다."


얼마 전 유호의 카페에 물건을 두고 갔던 한 손님이 새벽에 전화를 걸어 했던 말이었다. 유호를 침대에서 일으킨 그 말이 경비원의 마음도 움직이길 바라며 유호는 간절한 표정을 지어본다.


"안 되는데.."


경비원의 얼굴이 누그러졌다. 그리고 손이 점점 주머니 쪽을 향한다. 그의 어깨너머로 경비실 벽에 걸린 시계가 보였다. 45분을 넘어가는 분침을 보며 유호는 마음이 다급해진다. 경비원이 주머니에 손을 넣어 열쇠를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초조해진 유호가 하마터면 열쇠를 뺏으려고 달려들 뻔한 사이 마침내 경비원이 입을 열었다.


"갔다 옵시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유호는 옥상 유리문에 달려들었다. 하지만 지난번과 달리 유리문 역시 단단히 닫혀있었다.


"여기도 잠가놨죠."


경비원이 혀를 차며 문 꼭대기에 달린 열쇠 구멍에 키를 꽂는다. 유호는 유리에 눈을 대고 옥상을 들여다봤다. 매표소에는 불이 꺼져 있었다.


"매표소 직원은 지금 없습니까?"


유리문을 연 경비원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유호를 돌아본다.


"당연하죠."


한 박자 늦게 대답하며 먼저 옥상에 들어서는 경비원의 뒤를 황급히 따르며 유호가 말을 이었다.


"전에는 할머니 직원분이 계셨는데요. 그러니까.. 검은 옷을 입고.."


"전에 언제요? 오늘? 전에든 오늘이든 할머니는 못 본 거 같은데.. 그리고 여기 유니폼은 초록색이에요."


경비원의 대답을 흘려들으며 유호가 매표소를 향해 달려간다. 매표소 안은 역시 비어있었다.


"아무도 없다니까. 직원이 있는데 문을 잠그겠어. 잃어버린 장소가 어디예요?"


잠시 황망하게 서 있던 유호가 이번에는 대관람차를 향해 달려갔다.


"어어, 그렇게 혼자 막 가지 말고~"


경비원의 말에도 아랑곳없이 유호는 가장 아래에 내려 와있는 관람차의 문을 열려고 했다.


"그건 기계가 돌아가야 자동으로 열려요. 나는 못 하는데. 대관람차에 놓고 내렸어요?"


유호가 허탈한 걸음걸이로 돌아 나왔다.


"내일 여기 직원들 출근할 때까지 기다려야겠네.."


경비원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든 유호의 눈에 대관람차 직원이 기계를 움직이던 작은 관리실이 들어왔다. 유호가 재빨리 그 안으로 뛰어든다. 원래 잠그지 않는지 직원이 잊어버린 건지 모르겠지만 문이 열려있었다.


"어! 어!"


경비원이 말릴 새도 없이 유호가 닥치는 대로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왜 이래요!"


경비원의 손을 뿌리쳐가며 버튼을 눌러보지만, 그 어떤 버튼도 반응하지 않는다. 뒤늦게 열쇠 구멍을 발견한 유호의 몸에서 힘이 풀렸다. 열쇠를 꽂고 돌려야지만 작동이 되는 모양이었다.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진짜 뭐 잃어버려서 온 거 맞아? 나와!"


경비원의 손에 힘없이 끌려가던 유호의 눈에 대관람차가 가득 들어온다. 불이 꺼진 채 굳게 움직임을 멈춘 모습이 원망스러웠다. 서아가 떠난 이후 유호는 이날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다시 한번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꼼짝 말고 기다려! 경찰 부를 거니까."


유호의 한쪽 팔을 꽉 붙든 채 다시 경비실 앞까지 내려온 경비원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네. 여기 L백화점인데요. 네. 수상한 사람이 있어서.. 네, 네."


전화를 걸며 유호를 노려보던 경비원이 다시 한번 유호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지만 유호는 도망갈 생각은커녕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멍하니 경비원 뒤로 보이는 시계에만 눈길을 둔다.


잠시 후, 시계가 정각 열두 시에 멈췄다. 아쉬움에 유호가 고개를 떨구는 순간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진다. 땅이 꺼지는 듯한 느낌에 몸을 굽히는 사이 주위 풍경이 한번 크게 출렁였다. 유호가 다시 번쩍 고개를 들자 경비원은 눈앞에 없었다.


살짝 비틀거리는 걸음을 옮겨 걸어 나가자 경비실 창문 너머로 TV를 보고 있는 경비원이 보였다. 유호가 차단기를 향해 걸어갈수록 점점 눈에 들어오는 경비원의 옆얼굴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유호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핸드폰을 찾으려고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봤지만, 방에 놓고 나온 모양이었다. 대신 잡히는 서아의 편지를 손에 꼭 쥐며 자꾸 허공을 향해 헛발질하는 듯한 느낌을 다잡고 호텔을 향해 걸어간다.


유호의 모습이 불안해 보였는지 주춤거리는 프런트 직원을 지나쳐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유호가 손잡이에 몸을 기댔다.


'설마.. 혹시..'


18층에서 문이 열리자 흔들리는 몸을 아랑곳없이 유호는 1803호를 향해 달린다. 잠시 심호흡을 하고 카드키를 꺼내 문을 열었다. 조심스레 문을 밀자 안쪽 벽에 다른 카드키가 꽂혀있다. 떨리는 손에 들린 카드키를 다시 주머니 속에 넣고 유호는 천천히 어두운 방안을 걸어 들어갔다.


욕실 문이 가까워져 오자 희미한 불빛이 흘러나온다. 유호의 가슴이 크게 뛰었다. 살짝 열린 문을 향해 손을 뻗는다. 욕조 물이 찰박이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문을 열자 그리운, 너무나 그리웠던 서아의 작고 동그란 어깨가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두번째 남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그리운 어깨 18.07.12 96 0 15쪽
26 11월 15일 18.06.11 69 1 13쪽
25 4월 3일 18.06.04 74 1 12쪽
24 작은 천국 18.05.31 67 2 12쪽
23 따뜻한 손 18.05.24 81 1 11쪽
22 다시, 시작 18.05.24 73 0 13쪽
21 두 개의 키 18.05.17 62 1 12쪽
20 2017. 1. 1 18.05.17 83 1 11쪽
19 거꾸로 가는 대관람차 18.05.17 92 1 12쪽
18 안아줘요.. 19금 18.05.12 47 1 12쪽
17 두번째 남자 18.05.10 103 0 15쪽
16 놓아버린 손 18.05.09 91 0 14쪽
15 잠들 수 없는 밤 18.05.09 120 1 15쪽
14 잘해. 너보다. 18.05.03 73 1 18쪽
13 마지막 밤 18.04.30 99 0 15쪽
12 2017 18.04.28 117 0 14쪽
11 2016년 크리스마스에는 18.04.26 113 0 12쪽
10 뜨겁고 서글픈 밤 19금 18.04.24 67 1 17쪽
9 대관람차 18.04.21 107 0 10쪽
8 2014년 10월 18.04.17 106 0 13쪽
7 눈을 보면.. 18.04.11 133 0 14쪽
6 반짝이는 18.04.10 151 0 12쪽
5 소중하게 18.04.10 140 0 12쪽
4 그 사람 18.04.10 161 1 14쪽
3 너무 보고 싶어서.. 18.04.10 149 0 13쪽
2 일렁이는 마음 18.04.10 228 1 11쪽
1 피할 수 없는 18.04.10 295 2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