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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ia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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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Lastia
작품등록일 :
2024.05.19 09:56
최근연재일 :
2024.05.31 06:05
연재수 :
3 회
조회수 :
41
추천수 :
0
글자수 :
19,901

작성
24.05.23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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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구직활동(1).

DUMMY

머리가 깨질 거 같아···.

마치 누군가가 머리를 쥐어 짜내는 것만 같은 고통이다.

숙취다. 말할 필요나 있겠는가.

어제 별로 마시지 않은 것 같은데도 숙취가 장난이 아니다. 고량주를 곁들여서 그런가···.


하지만 엄청난 격통에도 나는 자그마한 티조차 낼 수가 없었다.

왜냐?

있는 것이다. 머리 위에서 지긋이 노려보는 저승사자가···.


‘어, 언제부터 저러고 있었지? 피곤하지도 않나. 용케 눈 하나 꼼짝하지도― 아. 안드로이드지 참.’


미녀가 나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는 이 상황, 언뜻 생각하면 좋을지도 모르겠다.

딱 취향인 미녀라면 더더욱.


그러나 그건 호감이 그득할 때의 이야기다.

아무 감정이 없는 눈으로, 눈꺼풀도 꿈쩍하지 않고 지긋이 보는 이 상황은 그냥 호러다.


더럽게 무섭다.

두통에 몸부림치다가 살짝 실눈에 미친 그 모습을 봤을 때는 진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어, 어떻게 하지?’


이대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는 게 아니다. 최소한 변명거리라도 생각해 내야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상대는 모든 행동 제약이 풀린 메루니까.

아직 빡쳐있다면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른다.


“―언제까지 자는 척을 할 건가요? 바이탈 스캔이 폼으로 보입니까?”

“으헉!”


차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침대 밑으로 굴려졌다.


“야, 임마! 메루! 그렇다고 사람을 굴리냐?! 저상 침대라 다행이지, 누구 골병드는 꼴 보고 싶어?!”

“요란은. 그 정도의 계산은 다 하고 실행하는 겁니다.”

“그게 더 악질 아니냐― 윽. 대갈통···.”

“쯧. 한심하긴. ···일단 해장에 좋을 것을 준비할게요.”


침대에 걸터앉아 있던 메루가 부엌으로 향했다. 원룸인지라 그냥 바로 앞이지만···.


‘응? 별로 화 나진 않은 건가?’


꽤 잔소리를 들을 거라 예상했거늘. 게다가 있었던 자리로 보건대 곁에서 쭉 간병까지 해준 모양이다.

절대 안 그럴 것 같은 안드로이드여서 그런지 왠지 감동이다···.

무엇보다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 최고다.


“―미리 말하는데, 먹고 나면 바로 심문 타임이에요. 도망갈 생각 마세요.”

“······.”


두 팔을 번쩍 들었던 나는 그대로 슬라임처럼 무너져 내렸다.

뭐··· 메루가 차려준 얼큰한 콩나물국은 맛있었다. 좋아하는 것으로 골라 해 준 점도 은근 기뻤고.


그리고 바닥에 마주 보고 앉아 시작된 신문.

나는 살기 위해서라도 솔직히 불 수밖에 없었다.


“흠. 가게가 문을 닫았다···. 즉, 백수가 되셨다는 거네요?”

“윽! 너, 너무 직설적입니다, 메루 씨!”


백수에게 백수라고 하는 것보다 더욱 치명타는 없다.

상처가 쓰라리다.


“앰병― 생쇼는 그만하고···”

“너, 지금―”

“―닥치세요.”

“넵.”


뱀의 앞에 놓인 개구리처럼 나는 얌전히 눈을 내리깔았다.


왠지 주객이 전도됐다. 그래도 난 주인인데···.


“하아. 그래서 이제 어쩌시려고요?”

“어쩌긴 구직밖에 더 있어?”

“알바가 아니라요?”

“응. 알바는 안정적이지 않잖아. 나도 슬슬 때가 된 거지.”


일하면 지는 거라는데, 이젠 똑바로 현실을 봐야겠지. 30살이나 됐는데···.


알바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단기적인 수입 면에서는 편하고 좋기까지 하다.

그렇지만 역시 나이가 계란 한 판을 채울 정도가 되니 제대로 정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훗. 이렇게 어른이 되는 건가?”

“어른이라···.”


메루가 한심한 눈으로 본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지···.


“근데 마스터가 할 줄 아는 게 뭐죠?”

“앙?! 난 알바계의 스페셜리스트야!”

“별로 믿음은 가지 않지만··· 요리도 못하면서 여태 빵집에 잘도 다닌 걸 보면 나름 재주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요, 요리는 예외야.”


메루의 말대로다. 난 요리를 못 한다. 단순히 못 하는 정도가 아니라 괴멸적이다.

암만 인터넷에서 보고 따라 해 봐도 안 된다. 무얼 어떻게 하든 음식물 쓰레기 통에 있을 비주얼과 맛이 되어 버리고 만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라면을 끓이는 것이 전부다.

오죽했으면 메루를 산 계기의 대부분이 요리 때문이기도 했다.


빵집도 반죽 같은, 단순 힘쓰는 일이 많아 괜찮았지 직접 만들지는 않았다.

일단 사장님도 가르치려고는 했다. 그렇지만 금세 포기하고는 ‘사람은 적성이라는 게 있다’라며, 어깨를 두드려 줬다.


어쨌든 요리 이외라면 대부분 능숙하다. 구직 정도는 쉽게 될 것이다.


의욕이 솟은 나는 옷장에 잠들어 있던 정장을 꺼냈다.

오랜만에 입는 정장은 꽉 끼었지만, 넥타이도 단단히 매고 거울 앞에 섰다.


“흐음~ 나도 아직은 괜찮은데?”


오똑한 코와 날렵한 턱선. 예리하게 번뜩이는 눈매. 누가 봐도 삼십 줄로 보이진 않는다.


“최진우이~ 아직 죽지 않았구먼!”


만족스럽게 외친 나는 메루에게서 재킷을 받았다. 그리고 멋들어지게 돌리며 단방에 입었다.


“간다! 메로나 사 올 테니까 기대하고!”

“예에···. 조심히 다녀오세요.”


멋짐이 폭발한다.

평소처럼 배웅도 못 하고 뻑간 저 메루를 봐라. 이번에야말로 주인의 위대함을 알려주마!


“크하하핫!”


―그리고 나는 작은 벤치에 쓸쓸히 앉아있었다.


‘하, 하얗게 불태웠다···.’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접수부터 해달라는 것과, 공모 기간이 아니라는 차가운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지만.

물론 여기에 기죽을 내가 아니다.

포기하지 않고 구인 사이트에 연락을 돌려, 바로 면접이 가능하다는 곳엔 전부 들렸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좋지 않았다.


“자격증, 자격증! 안내 데스크에는 당최 무슨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거야?! 그리고 또 그놈의 경력! 아니, 죄다 경력직만 뽑을 거면 신입은 도대체 어디서 경력을 쌓으란 거야?!”

“엄마, 저 아저씨 해고됐나 봐.”

“쉿! 그런 얘기하는 게 아니란다.”

“······.”


아이의 엄마가 천사 같은 딸을 데리고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


“용케 해고라는 어려운 단어도 아는 꼬맹이네. ···아. 그러고 보니 여기 놀이터였었지.”


왠지 시선이 따끔하다 싶더라니···.

나라도 웬 아저씨가 축 처진 채로 애들 노는 곳에 있으면 신경이 쓰일 거다.


“집이나 가자. 오늘만 날도 아니고.”


뚜벅뚜벅.

나는 노을이 지는 놀이터를 지나 천천히 걸었다.


“다녀오셨나요?”

“엉. 여기 메로나.”

“······.”


봉지를 스윽 본 메루는 말없이 냉장고로 갔다.


나는 곧장 침대로 다이빙했다.

머리에 깍지를 끼고, 잠시 생각을 하고 있으니 메루가 침대 끄트머리에 앉았다.

싱숭생숭한 와중에도 조신한 자태에 눈길이 간다.

나란 남자는···.


“잘 안되셨나요?”

“불경기잖아. 뭐, 불경기가 아닐 때가 없는 거 같지만···. 그래도 금방 취직 자리를 구할 수 있겠지.”

“그러면 옷부터 갈아입으세요. 다리기 힘듭니다.”

“엉.”


그렇게 내 구직활동의 막이 울렸다.


정말 최선을 다한, 일주일간 이어진 그 대장정의 결과는···


“엄마, 저 아저씨 오늘도 있어!”

“얘가! 호호···.”


권고사직을 숨기려는 가장 같은 모양새가 측은한지, 처음에는 황급히 도망치기 바빴던 아이의 부모님도 이젠 측은한 눈길을 보낸다.

그렇다. 대 참패다. 나는 변함없이 오늘도 집 근처 놀이터 벤치에 앉아있는 것이다!


쉬울 거란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설마 이리도 힘들 거라고는 정말 예상하지도 못했다.


“스탬피드의 영향이 크긴 컸나 봐···.”


관심이 없어서 몰랐는데, 구직하러 돌아다니니까 확실히 사람이 제법 줄어든 체감이 됐다.


아마 다들 재발하는 것이 무서워 이사를 간 것이겠지···. 아니면 잠시 다른 곳에서 지낸다던가.

집 안에 곧장 돌아간다는 느낌이 아니다. 역 앞 상가도 제법 공실이 늘어나 있고.


보통 스탬피드는 간혹, 2~3년에 한 번 일어나나 말까, 하는 확률이다. 그것조차도 평소에는 모험가 연맹에서 관리하기에 소규모에서 진압되는 편이다.

그러니 굳이 이사까지 가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이번엔 규모가 어마어마했다는 거겠지. 하긴 사장님도 가게를 접을 정도니.”


덕분에 일산은 모험가가 바글바글해졌다.

침체 된 도시에서도 모험가 연맹이 있는 곳만은 활기가 넘쳤다.

그곳 거리에는 모험가를 대상으로 하는 노점상이 빠르게 들어섰고, 공실로 빈 점포도 곧장 들어섰다.


나도 일자리의 냄새를 맡고 거기로 갔었다.

하지만 모험가에게 파는, 던전 탐험에 도움이 되는 물건들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있어야만 했다. 어떤 사소한 거라도···.

말하기로는 시답잖아 보이는 물건이라도 위험할 수 있다나?

그래서 직원들은 모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모험가뿐이었다. 일반인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 불경기에도 일자리가 넘치고. 과연 남녀노소 불문하고 인기가 좋을 만하구나. ···응? 잠깐! 그럼 나도 하면 되잖아?”


위험한 건 싫다. 알바조차도 조금 위험하다 싶으면 쳐다도 안 봤었다.

하지만 지금은 물불 가릴 때가 아니다. 사장님이 퇴직금이라며 월급을 제법 두둑이 챙겨줘 당분간은 버틸 여력은 되지만, 아직 메루의 대출금이 남아있다···.


그래. 소위 말하는 돌푸어가 바로 나다.


한심하다는 건 안다. 나 또한 돌푸어에 대한 이슈를 보고 혀를 찬 사람이기도 했고.

그래도 남에게 피해를 주진 않았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연이자 5%로 빌린 것이었다.

빡빡하긴 했으나 한 번도 연체된 적이 없다.


‘리얼 기가 막힌 타이밍에 좋은 프로모션이 나왔었지. 덕분에 메루도 살 수 있었고.’


후회는 없다. 되레 나이스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덕분에 유유자적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흠. 좋아.”


결단이 섰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박차고 일어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서기 무섭게 나는 외쳤다.


“들어봐, 메루. 나··· 모험가가 될 거야!”

“아, 예···.”

“아니, 진짜라니까?!”

“누가 뭐라 했나요. 그보다··· 옆에 있는 고양이는 뭡니까?”

“응? 고양이?”


갑자기 말을 돌리는가 싶었는데, 이게 웬걸? 진짜 내 발 옆에는 새까만 고양이가 있었다.


“와씨! 뭐, 뭐야?! 언제 들어온 거야?”

“길을 잃은 아이일까요?”


깜짝 놀란 나는 벽에 달라붙었는데, 메루는 겁도 없이 고양이에게 다가갔다. 그러고는 살며시 안아 올렸다.

고양이는 저항하지 않고 메루의 품에 안겼다.


“야, 얌전하네?”

“그러게요. 손을 탄 아이 같네요.”


살살, 메루가 턱을 쓰다듬자, 고양이는 기분 좋은 듯 눈을 감았다.

다만, 그르렁거리진 않는다. 고양이는 묘하게 조용했다.


“못 우는 녀석인가?”

“아뇨. 성대는 괜찮아요. 그냥 조용한 아이인가 봐요.”


초 고스펙답게 메루는 바디스캔도 달려있었는데, 드는 순간에 바로 체크를 한 모양이었다.


“다른 병은?”

“깨끗하네요.”

“그러면 역시 집고양이인가?”

“아마도요? 털이 고르기도 하니···.”


메루의 말대로 반듯하게 잘 관리되어 있다. 머리를 쓰다듬어 보니 그 반질반질함과 부드러움에 살짝 놀랄 정도다.


“이건 무조건이겠는데? 근데 찾아주기엔 좀 늦었으니··· 오늘은 우리가 데리고 있어야겠네.”

“그러면 먹을 거부터네요.”

“간단하게 캔이나 주면 되나···?”

“···주문했어요.”

“화장실도 필요하겠지? 그건 대충 박스로 만들고, 모래는···.”

“소분된 걸 같이 샀어요.”


즉각 대답하는 메루. 어딘가의 유능한 비서 같다.


뭔가 좋아하는 거 같고, 맡기면 알아서 잘 돌봐주겠지. 적어도 나보단 훨씬 나으리라.


옷을 갈아입고, 나는 침대에 비딱하게 누웠다. 그리고 허공에 손을 찌르는 제스처로 TV를 켰다.


“오? 너도 보게?”


훌쩍 나에게로 온 고양이는 내 배 쪽에 자리를 잡았다.

정말 사람에 대한 경계가 없다.


아까는 놀라서 뒷걸음질 쳤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동물을 좋아한다.

딱히 내치거나 하지 않고 조용히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면서 다른 손으로는 TV를 조작했다.


그렇게 한동안 볼 영상을 찾고 있자니, 문득 고양이가 눈에 들어왔다.

이 붙임성 좋은 고양이가 나를 따라 하고 있던 것이다.


“하하. 넌 안 돼. 등록이 안 됐잖냐.”


고양이는 이해가 안 되는지, 허공을 휙휙 젓던 자신의 앞발을 내려다봤다.


“응? 왠지 무지하게 똑똑한 녀석 같네. 무얼 하는지 아는 느낌이고. 원래 집에는 등록되어 있기라도 하나? 이래저래 불편할 거 같긴 한데··· 뭐,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이 다 있으니까.”


관심 끄고, 나는 메루가 밥을 차려줄 때까지 느긋하게 볼거리를 골라 갔다. 고양이도 자리를 뜨지 않고 함께 했다.


저녁을 먹고, 나는 방금까지 식사를 한 좌상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메루와 마주 앉았다.

고양이도 당연하다는 듯이 테이블 위에 착석했다.


나는 그런 검정고양이를 잠시 황당하다는 눈으로 보았다.


“뭐, 좋아. 그보다 메루, 아까 이야기 말이야.”

“이 아이의 이름 말이군요.”

“하루 임보하면서 뭔 이름이야?! 그게 아니라, 모험가 한다고 했잖아.”

“아~ 그런 소리도 했었죠. 근데요?”

“괜찮을까 싶어서···.”

“음. 괜찮지 않을까요? 마스터라면 어차피 라이선스만 따고 실무 쪽으로 빠질 거잖아요?”

“오오~ 역시 메루. 나를 잘 아는구먼.”

“본의 아니게도. 하루 이틀 뒤치다꺼리를 한 게 아닌지라···.”


어딘가 먼 산을 보는 듯한 메루.

살짝 찔린 나는 헛기침을 했다.


“라, 라이선스는 어떻게 돼? 따기 어려워?”

“딱 잘라 말해주기 어렵네요.”

“왜?”

“개인의 적성에 많이 좌우되는 모양인가 봐요···.”


대답하면서도 메루는 여러 사이트에 적힌 후기들이나 조언을 읽고 있는지, 초기 세팅의 진지한 얼굴이었다.


“도움이 될 만한 건 없어?”

“체력을 미리 길러놓으라네요. 실무라도 현장에 나갈 일이 있으니 그런 거 같아요. 커트라인이 은근히 높네요.”

“얼마나?”

“5km 구보 25분, 20km 행군 완주 등등 있네요. 참고로 행군은 기본적인 짐을 챙긴 상태랍니다.”

“무, 무거워?”

“10kg쯤이라네요.”

“휴우. 군인들보단 빡세진 않네.”


듣기로 군대는 군장의 무게가 20kg이라고 했었다.

그 무거운 걸 메고 40km를 간다고 하니 확실히 군인보다는 난도가 낮다. 그렇다고 쉽다는 건 또 아니지만···.


“결국 나 하기 나름인가? 문제는··· 적성 쪽이네. 전혀 감이 안 잡혀.”

“탤런트··· 각 개인의 재능···. 사람이 아닌 저로서는 미지의 영역이네요.”

“메루는 스테이터스 표가 안 뜨니.”

“기본적인 개념은 이해하지만···, 세부 능력은 역시 모르겠네요. 정보도 별로 없고.”

“그게 밥줄이니까. 널리 퍼질수록 내 밥그릇만 작아지는 거 아니겠어? 아니면··· 개인 간의 차이가 있어 정립하기 어렵다거나.”

“가보면 알겠군요.”

“응? 메루도 가게?”


놀라서 묻자, 메루의 눈이 일자가 되었다.


“제가 없이 마스터 혼자 뭘 할 수 있는데요?”


싸늘하게 째려보는 눈빛이 따갑다.

마치 일주일간 구직에 실패한 나를 질책하는 것 같아 더더욱 따갑다.


이런 메루의 기분을 거스르면 안 된다.

안 그래도 가사 전반에 담당하고 있는데 삐지기라도 하면 굶는 건 나다. 좋을 게 하나 없다.


“아니, 메루가 와주면 난 땡큐 아냐? 교습 내용이라던가 다 기록해 줄 테고. 복습할 때도 고대로 들을 수 있고. 손나 든든하네.”

“······.”

“응? ···아아! 진정해! 써먹기 좋은 취급한 게 아니야!”

“알겠으니 요란 좀 떨지 마요.”


‘어라? 기분이 풀렸나 본데?’


착각이 아니다. 언뜻 화난 듯 보이지만 입가가 미묘하게 올라가 있다.

원인은 모르겠다. 무엇이 메루의 심경을 변화시켰는지.


‘좋은 게 좋은 거지.’


군자는 위험한 곳에 발을 디디지 않는다고 했다.

나 또한 그 명언을 새겨듣는 사람 중에 하나로서 구태여 건드리지 않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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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구직활동(2). 24.05.31 9 0 15쪽
» 구직활동(1). 24.05.23 12 0 16쪽
1 백수가 됐다. 24.05.19 2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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