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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루 님의 서재입니다.

리콜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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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루
작품등록일 :
2021.07.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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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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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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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54,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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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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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된 배우-58편

DUMMY

22. 양 손의 남자 둘?





제주도에서의 촬영이 끝나자마자 배우들은 서울로 올라갔고, 스텝 몇 명만 남아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서울에 올라온 후 스튜디오에서 낮밤 없이 2주를 보냈다. 나는 일이 끝나면 잠자기 직전 마나를 돌려 모든 피로를 깔끔히 씻어버렸다. 하지만 다른 배우들이 힘들어하기에 일부러 피곤한 척 연기를 펼쳤다. 그리고 마침내 내일 첫 방송을 하는 날이 다가왔다.

나날이 연기가 늘고 있어. 오랜만에 내 이름을 검색해볼까?

나는 침대에 누워 스마트 폰으로 ‘임유은’라고 검색을 눌렀다.


[미래에서 온 여인, 새 주연 임유은!]


[계 탔다. 임유은!]

↳ 누구삼?

↳ 무존재감 아역배우출신~ 어떻게 배역 땄을까나?

↳ 희한하네. ㅋㅋㅋ


[K채널 야심작 ‘미래에서 온 여인’ 시청자들을 사로잡을까?

작가 김지연, 감독 정승호!

남자주인공 장산 그리고 여자주인공 이지나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지만 이지나와 재벌회장의 스캔들이 터지면서 이지나는 배역에서 잘리고, 새로운 여주인공을 임유은이 맡았다.

임유은은 여자주인공의 단짝 친구이자 조연으로 캐스팅되었지만 여주인공 캐스팅의 난항으로 행운을 잡게 되었다.

임유은은 아역출신으로 예전의 이미지와 판이하게 달라졌다.(본인의 말에 의하면 성형은 아니라고 적극 부인한다.) 그리고 연기력적인 면에서도 급성장하였다. 연기실력을 쌓기 위해 연극을 했고, 작은 배역까지도 거부하지 않고 꾸준히 하면서 이번 ‘미래에서 온 여인’의 여주인공을 거머쥐게 됐다. 검증된 여배우는 아니지만 이번 ‘미래에서 온 여인’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세상신문 엄기준 기자]



“캬아, 역시 날 알아봐주는 기자도 있다니까.”


나는 감탄사를 발했다가 댓글들을 훑어보기 시작하면서 얼굴이 일그러졌다.


“뭐야? 이 얼토당토한 댓글들은······. 깡그리 고소해버려? 후우. 참자. 이러다 이마에, 눈꼬리에 아니 입가에 주름만 자글자글 생기겠어.”


나는 이마와 눈가 그리고 입가를 잡아당겼다.


“두고 봐. 내 연기로 다 죽여 버리겠어. 내가 한다면 또 하는 성격이잖아.”


쾅쾅.


[언니! 안 자? 내일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며? 일찍 자.]


“잔다. 자.”


나는 불을 끄고는 눈을 감았다. 하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이리저리 몸을 뒤척거렸다.


“하아. 젠장. 아, 세상에. 내가 긴장을 다 하고.”


몸을 일으켰다.


“술이나 마실까? 내일 아침까지 술기운이 남으면 마나를 돌리면 되잖아. 나에게는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능력이 있잖아. 오케이.”


나는 슬금슬금 문으로 다가가 귀를 가져다댔다. 그런데 누가 있는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텔레비전 소리도 들렸다. 문을 열었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유미, 유민 그리고 매니저 진우.


“진우! 네가 왜 아직도 여기에 있어?”


문을 벌컥 열었다. 팝콘을 입에 넣던 진우는 사래가 걸려 헛기침을 하고는 등을 똑바로 세웠다.


“콜록 콜록 헛흠. 내일 아침 일찍 널 태우고 공원으로 가야하잖아. 집에 갔다가 다시 오면 힘들 것 같아서.”


“그럼, 일찍 자야지. 지금 상황이 말이 안 되잖아. 운전해야잖아.”


“그렇긴 한데. 아니, 그러는 너는 왜 안 자? 촬영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너야말로 일찍 자야는 것 아니야? 여주인공의 필살기는 피부인데.”


“연기가 아니고?”


“둘 다.”


“말이라도 못하면 예쁘기라도 하지. 진우야!”


“어? 왜 갑자기 코맹맹이 소리야?”


그가 징그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 맥주 한 잔 해도 될까? 잠이 오지를 않아. 한 잔 마시면 푹 잘 것 같은데.”


나는 못하는 애교를 부리면서 검지를 올렸다. 그때 방 안에 있는 휴대폰 벨소리가 들렸다.


“무슨 전화인지 가서 받아. 너한테 올 전화라면 뻔하잖아.”


“뻔하다니?”


“비즈니스 전화 아니겠어?”


“아휴. 누가 이렇게 매너 없이 늦은 시간에 전화한 거야? 얼마나 매니저가 믿음이 안 가면 나한테 전화를 할까?”


나는 진우에게 시원한 한 방을 날리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누가 지금 이 시간에 전화한 거야? 시간이 변경됐나? 어?

휴대폰 액정에 뜬 이름을 본 순간 눈만 껌뻑거렸다.


“아, 여보세요?”


나는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임유은 씨! 지금 통화 가능한가요?]


“네, 괜찮아요.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하셨죠?”


[무슨 일이라뇨? 제 전화가 부담스러운가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목소리요?”


[네, 유은 씨는 제가 보고 싶지 않았습니까?]


“설마 저번처럼 절 술자리에 부르려는 건 아니죠? 전······.”


[제가 두 번씩이나 똑같은 실수를 하겠습니까?]


“아쉽네요.”


나는 속내를 슬며시 드러냈다.

오늘 같은 날은 실수해도 내가 다 받아줄 텐데. 술 마시고 싶은 날인데. 냠냠.


[네?]


“아니에요. 그런데 무슨 일로 이 시간에 전화 주신 거예요?”


[내일 시작하는 드라마에 저희 화장품 PPL이 들어가는 건 알죠?]


“네, 알죠.”


[새 CF를 찍을 계획이에요. 유은 씨를 다시 캐스팅하려고요. 원래는 좀 더 나중에 찍을 계획이었는데 유은 씨가 조연에서 주연으로 바뀌어서 저희의 계획도 전면 수정되었습니다. 드라마 스케줄이 없을 때 촬영 스케줄을 잡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저보다 제 매니저와 상의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제가 드라마 촬영 스케줄을 다 알고 있지는 않거든요.”


[아, 제가 그것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군요. 매니저한테 연락을 취하도록 할게요. 그런데 빨리 해야 하는데 매니저는······.]


“저희 집에 있어요.”


[네? 집에요?]


그의 목소리 톤이 급격하게 올라갔다.


“이상한 상상하지 마세요. 저 가족들과 같이 살고 있어요. 내일 새벽 촬영 때문에 있는 거예요. 그 녀석······ 아니, 매니저 집이 저희 집에서 꽤 멀거든요.”


나는 왜 자신이 이런 변명까지 늘어나야 하지하는 생각을 하면서 머리를 긁적거렸다.


[계약이 급한데 지금 찾아갈 수 있을까요?]


“네?”


[스케줄을 빨리 잡아야 해서요.]


“직접 오실 거예요?”


나는 떨떠름했다.


[네, 운이 좋게도 제가 유은 씨 집 근처에 볼일을 보고 있는 중이에요. 10분이면 도착할 것 같은데요.]


“이런 일까지 직접 대표가 하나요? 원래 이런 건 직원이······.”


[대부분은 그렇죠. 하지만 제가 이 화장품 회사를 꼭 성공시켜야 하거든요. 그래서 자리가 확실히 잡힐 때까지는 제가 직접 뛸 겁니다. 곧바로 갈게요.]


“여······. 와. 이렇게 성격이 급한 남자였어? 드라마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CF를 찍자고 하고. 그래, 다른 CF도 중요하지만 이 화장품CF만은 꽉 붙잡아야만 해. 내가 먹여 살려야 할 식구들이 늘어만 가는데. 아니,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진우야! 아니, 매니저!”






휘건은 유은이 사는 아파트 주차장에 외제차를 주차시켰다.


“가족들과 다 함께 산다고? 혼자 살면 좋을 텐데. 독립하라고 돈을 주면 거절하겠지? 훗. 스폰서로 소문이 날지도 몰라. 열애설도 한 번 났으니 더 신빙성 있다고 생각하겠지. 그런데 매니저가 친구라지만 너무 가까운 것 아니야? 남자는 다 늑······. 후. 나도 포함이 되는군. 그런데 나도 참. 이런 어이없는 일이나 하고. 계약이 당장 시급한 것도 아닌데.”


휘건은 피식 웃고는 아파트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녀의 아파트 현관문에서 초인종을 눌렀다.





“대표님!”


진우가 편안한 차림으로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안으로 들어오시죠. 급하면 저한테 연락을 주지 그러셨어요. 그러면 제가 찾아뵙는 건데요.”


“내일 촬영 때문에 바쁘잖아요. CF촬영스케줄을 하루라도 빨리 정해야 저희도 그에 맞춰 일정을 잡을 수 있거든요.”


“제가 바쁜가요? 배우가 바쁘죠. 자, 들어오시죠.”


그가 집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동생들의 호기심어린 시선이 휘건에게 향하자 나오려는 한숨을 참으면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쪽은 제 동생들이에요.”


나는 유미와 유민을 가리켰다.


“안녕하세요?”


휘건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유미와 유민은 멋쩍은 듯하면서도 그의 얼굴을 살폈다.


“동생들이 잘 생기고 예쁘네요.”


“감사합니다.”


“너희들은 방으로 들어가. 벌써 시간이 꽤 늦었어.”


나는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그래, 너 들어가서 자.”


유미가 유민의 팔을 툭 쳤다.


“너도.”


나는 유미의 말에 방문을 가리켰다.


“왜 나까지? 나는 성인이야. 대학생이라고. 미성년자인 유민하고는 달라.”


“지금 비즈니스 업무 이야기하는데.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안 들어가?”


“진우 오빠!”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으로 유미가 진우를 쳐다봤다.


“미, 미안! 난 힘없는 매니저야.”


“칫. 알았어. 들어간다.”


“들어갈게.”


둘은 아쉬운 눈으로 방으로 들어갔다.


“자, 이제 우리끼리 남았으니까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눌까요?”


나는 양손을 맞잡고는 흔들었다. 나는 반팔 티에 분홍색 수면바지를 입고 있었고, 화장기 없는 얼굴에 똥머리를 하고 있었다.


“음료수 가져올게요. 뭘 드실래요?”


“물 주세요. 이건 수제 케이크입니다. 아까 동생 분들한테 드릴 걸 그랬네요.”


“이 늦은 시간에 먹으면 살쪄요. 그건 제가 먹을게요.”


“너야 말로 내일 스케줄 신경 써야지. 이것 먹고 얼굴 퉁퉁 부면 어떡할 거야? 보톡스 맞아서 얼굴이 부었다고 기사 나갈 거야.”


진우가 내가 건네받으려던 케이크를 얼른 뺐었다.


“너 나 못 믿어? 난 얼굴 절대 붓지 않아. 나만의 노하우가 있어. 지금 안 먹으면 스트레스로 내일 촬영 제대로 하지 못할 것 같아.”


“그건 네 말이고. 안 돼.”


진우가 단호하게 말했다.


“야! 너 내 매니저면서 몰라? 빨리 준비해와.”


“그래도······. 후우. 알았어.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진우는 주방으로 갔다. 그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휘건의 얼굴이 살짝 찡그려졌다. 하지만 전혀 그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 진우는 다이어리를 가지고 와서 펼쳤다.


“대표님이 오신다고 해서 촬영스케줄을 미리 살펴봤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스케줄이 비어있습니다. 스케줄이 3주까지 짜여 있어서 이 날 못 찍으면 그 후를 기약하셔야 합니다.”


“그럼, 그 날로 하기로 하죠. 저희도 빠른 시간 내에 촬영을 끝내고 방송을 내보내야 하니까요. 자세한 계획은 저희 측 마케팅팀에서 매니저님에게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그런데 이런 일까지 대표님이 직접 처리하십니까?”


사업에 대해 문외한인 진우가 보기에도 이건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갸웃거려졌다.


“아까 내가 이미 여쭤······.”


“임유은 씨니까요. 저희 화장품의 메인 모델이고 마스코트잖아요.”


“네.”


완전히 납득이 된 건 아니지만 진우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제 몸값이 그대로인 건 아니죠?”


“아, 유은아! 대표님을 만나는데 그 차림은 좀······.”


뒤늦게 정신이 든 진우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혀를 찼다. 아무리 집이고 늦은 시간이지만 중요한 손님을 앞에 두고 잠옷차림은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님! 불편하세요?”


“아닙니다. 아, 내일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고 했죠? 빨리 쉬어야 하는데 미안합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 케이크 드시고 가세요.”


“아니, 됐습니다. 이 물이면 충분합니다. 그럼, 금요일에 봅시다.”


그는 남아있던 물을 마시고는 일어섰다.


“대표님도 오시려고요?”


“당연하죠. 그럼, 푹 자고 드라마 촬영 잘하세요.”


“감사합니다. 제가 차 타는데까지······.”


나는 그를 따라나서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니, 그 모습으로 어딜······.”


“밤늦은 시간에 어딜······.”


진우와 휘건이 동시에 말했다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진우가 말했다.


“아니, 괜찮습니다.”


“아닙니다. 손님인데 배웅해드려야죠.”


진우가 앞서 집을 나섰다.


작가의말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에게 감사합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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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84 ur*****
    작성일
    21.10.12 13:29
    No. 1

    휘건이한텐 감정적으로 안 끌리나봄.
    ㅋㅋ 술로 끌리는 남자가 되어버렸옹~
    장산은 안 나오네.
    낼 파트 쥔공인가? 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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