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카이올렌 님의 서재입니다.

카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낼은맑음
작품등록일 :
2021.04.30 20:38
최근연재일 :
2021.05.10 18:44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60
추천수 :
0
글자수 :
75,899

작성
21.05.09 20:28
조회
11
추천
0
글자
17쪽

Chapter 1. 신체 말살-11.

DUMMY

월미도에 있는 카멜의 본부로 향하면서 G는 생각이 많아졌다.

당장은 부여받은 임무에 대한 진행 상황도 있었지만 일단 방금 겪은 사고에 대한 보고 건이었다.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하지?”

CIA에서도 모를 우리 카멜을 존재를 아는 자들이 있다. 그것도 멤버 하나, 하나 이름까지 전부 알고 있었다.

“대체, 뭐 하는 놈들이지?”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이상훈에 대한 신체 말살 건도 의문이 많이 드는 지령이었다. 바람 한번 핀 게 죽을죄인가? 물론 그로 인해 김태형의 부인이 죽었지만, 그 책임을 오롯이 이상훈에게만 전가하는 것이 맞는가? 그녀의 죽음에 남편 김태형도 전혀 책임이 없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애초에 불륜 동영상을 사내 게시판에 올리지만 않았어도 그녀가 자살하는 일은 없었을 것 아닌가? 이상훈을 죽이는 것은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운 일이었지만 자신 혼자서 단독으로 맡은 임무가 이번이 첫 번째 미션이라 G는 조금이라도 더 완벽하게 마무리를 짓고 싶었다. 아주 조금의 의문도 없이 말이다.

사실 G에게는 신체 말살 임무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자신 혼자서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살해 경험이 전무 한 것 또한 아니었다. 국정원 시절 요인 암살범 제거나 테러리스트 검거 과정에서 이미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렀지만 그건 상대가 극악무도한 테러리스트일 때의 이야기이지 이번처럼 일반인을 살해하는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마음이 좀처럼 편치 않았다.

바람 좀 피웠다고 사람을 죽여?

그럼 대한민국에 살아남을 사람 몇이나 있을까?

이런 경우 캡틴에게는 신체 말살을 대신 해주는 별도의 창구가 있다고 들었다. 그리고 카멜에 들어오는 상당수의 신체 말살 의뢰는 바로 그 집단에서 처리한다고 들어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번처럼 멤버에게 직접 신체 말살 건을 맡기는 경우는 상대가 아주 극악무도한 암살범이거나 CIA와 같은 조직에 소속되어 있어 카멜이라는 증거가 남으면 안 되는 경우처럼 아주 특수한 경우에 한해서였다. 그냥 일반인을 상대하는 것에 카멜 멤버가 직접 나서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이것도 큰 의문이었다.


왜, 캡틴은 별도의 창구를 이용하지 않고 굳이 나에게 이런 지시를 내린 것일까?


그래서 G는 이번 경우 그냥 단순 살해가 아니라 뭔가 복잡한 임무가 붙어서 그렇다고 생각할 뿐 크게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사실 이제까지 카멜에 의뢰가 들어왔던 일반인들 살해는 사실 크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 그 살해 대상자가 누가 보아도 굳이 법의 처벌이 아닌 정말 죽어도 될 정도의 악질들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친딸과 친구들을 성폭행하고 암매장을 시도한 의붓아버지거나 의붓아들을 살해한 계모이거나 조직적으로 서민들의 등을 처먹은 사기꾼 때문에 자살한 수많은 사람의 원한을 받은 악인들이 대상이었다. 사실 말이 일반인이지 그야말로 죽어 마땅한 놈들뿐이었다. 애초에 의뢰를 그렇게 받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조금 의문이 드는 것이 신체 말살 대상자 이상훈이 그 정도의 악당이란 말인가? 그저 바람 한번 핀 것 뿐이지 않은가? 굳이 의미를 두자면 카멜에 크게 무려 3번의 도움을 주고도 모자라 카멜의 캡틴이 큰 빚을 졌는데 그런 의뢰인의 조카며느리가 그놈 때문에 목숨을 잃어서? 하지만 그것도 자세히 따지고 보면 그놈과 바람이 시발점이긴 하지만 정확히 보자면 남편 김태형이 회사 게시판에 둘의 불륜 동영상을 올린 것이 더 컸다. 물론 자신의 부인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고 또 이상훈이 모자이크를 제거한 동영상을 다시 올리는 만행을 저지르는 바람에 여자가 자살했지만 애초에 남편이 동영상을 찍거나 올리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다.


이자는 죽어 마땅한 자인가?


카멜이 늘 신체 말살 의뢰를 받아들일 때 하는 의문이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의뢰는 미스 김이 가져 왔던 의뢰로 싸이코패스 독살 전문가의 살해 의뢰였는데 문제가 되었던 것은 아직 그놈이 아무런 죄나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것 때문이었다. 일반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이고 무수한 암살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뿐 아직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 김이 이 의뢰를 받아들인 것은 그 싸이코패스의 살해 계획 일이 불과 이틀 남은 시점이었기 때문이었다. 이틀 후부터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갈 텐데 이 의뢰를 무시하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미스 김 역시 소시오패쓰였기에 가능한 판단이었다. 굳이 누가 죽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느냐? 이 사람은 분명 살해를 할 것이고 우리에게 의뢰를 맡긴 사람도 의뢰인의 자격이 차고 넘칠 정도로 분명한 상황에서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멤버들간의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결국 의뢰인의 부모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 하에 그 사이코패스가 계획했던 실행 당일 그놈이 의뢰인의 부모를 살해하기 직전에 제거하는 것으로 중지를 모았었다. 이처럼 카멜은 암살범이거나 사이코패스같은 경우를 제외한 일반인의 경우 살해 의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어서 이번 같은 경우는 아주 드문 케이스였다. 종종 이런 경우가 있었지만 다 끝나고 보면 [아, 이래서. 캡틴이 그랬구나.]하는 수긍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의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당장은 수긍이 되지 않더래도 일단은 캡틴의 판단을 믿고 따랐다.

한참을 고민하고 있을 때 택시기사가 G의 상념을 깨웠다.

“다 왔습니다. 손님.”

“네? 아, 네. 감사합니다. 여기요.”

“그런데 정말 여기 맞나요? 여긴 숙박 시설이 전혀 없는 황무지인데요, 손님. 놀이 시설이나 횟집 이런 건 여기서 걸어가기 멀어요, 손님.”

조금 전 차가 박살 난 덕에 택시를 타고 왔더니 기사가 이런저런 질문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아, 뭐가 그리 궁금한 게 많으신지.

여긴 버스 노선도 없고 자차가 없으면 택시를 타고 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호기심 많고 말 많은 기사를 만날 줄이야.

원래대로라면 근처 요원들 차를 부르면 될 일을 차가 박살 나고 총격까지 당하는 바람에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급하게 현장을 빠져나오느라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타고 온 게 괜스레 후회되었다.

“아, 그냥 좀 걷고 싶어서요. 여기요. 나머지는 가지세요.”

그냥 좀 걷고 싶다는 양반이 택시를 왜 탔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G가 내미는 누런색 신사임당을 보고는 모든 의문을 싹 걷어 들였다.

“아, 네. 네. 그럼요, 그런 날이 있죠. 여기서 반대 방향으로 조금만 더 걸으시면 월미공원이 나올 겁니다. 거기도 산책하기 좋으니깐 이쪽 방향으로 걸어가세요. 그럼.”

택시기사는 행여나 말을 길게 해서 손님이 방금 내민 오만원권을 다시 내놓으라 할까 싶어 말을 빠르게 마치고 잽싸게 G를 남겨놓고 떠나갔다. G는 떠나가는 택시의 번호판을 유심히 쳐다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주황색 택시, 31바 123456번. 적당히 접촉사고 내서 블랙박스 수거해 오세요.”

그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는다. 택시기사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렇게 호기심 많고 말까지 많은 기사를 그냥 보내기엔 불안해서 어쩔 수 없었다. 이제 저 기사는 오늘 걷고 싶은데 택시를 탄, 그것도 오만 원이나 지급한 이상한 손님 하나를 태웠다는 기억이 아니라 접촉사고가 난 재수 없던 날이라고 기억하게 될 것이었다. 게다가 자신이 찍힌 물리적인 저장장치까지 회수할 테니 저자가 G를 기억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G는 곧장 반쯤 폐허가 된 모텔로 향하지 않고 도로변 좌측에 나무로 위장된 CCTV 앞으로 가서 얼굴을 들이밀자 붉은빛 하나가 G의 얼굴 곳곳을 훑었다. 그러다 붉은빛이 녹색 빛으로 바뀌고 나서야 G는 반쯤 반파 된 모습으로 흉물스럽게 있는 모텔 건물로 향했다.

G가 캡틴이 있는 상황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여러 전산원들이 방금 G가 있었던 곳의 모든 CCTV를 검색하고 있었다.

“왔니?”

캡틴이 조금은 시크한 말투로 G를 맞았다.

“네, 캡틴.”

“몸은 괜찮아? 어디 다친 곳은 없고?”

이미 모든 상황을 알고 계신다.

“네, 괜찮습니다.”

“운이 좋았어. 차량 밑에 있던 폭탄 잔해물을 회수했는데 불량품이었어.”

캡틴의 말에 G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놈들이 폭발물에 시차를 두어서 살려준 게 아니라 아예 죽일 생각이었는데 운 좋게 살아남았다는 말이 아닌가?

“네, 캡틴. 제가 원래 억세게 운 좋은 편이잖아요. 운도 실력이라면서요?”

“쿡. 그렇지. 근데 여기 데이터에는 없는 놈들이네? 아는 놈들이었어?”

“아뇨. 저도 첨 보는 놈들이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놈들이 우리를 알고 있었습니다. 카멜의 이름을 입에 담았습니다.”

G의 말에 캡틴의 눈이 찢어졌다.

“뭐? 무슨 소리야? 우리를 알아?”

전 세계 어떤 정보기관도 카멜의 조직이 존재하는지 모르고 있다. 그들의 뛰어난 정보력은 제쳐 두고라도 카멜이 무슨 테러 조직이 아닌 이상 그들 정보기관이 알 필요도 없고 관심도 없을 테니 당연히 카멜이라는 이름조차 모르고 있다.

“네, 그리고 우리 멤버 이름까지 아는 듯했어요. 픽서형을 알더라고요.”

“픽서를 안다고? 그럼?”

“짐작 가는 곳이 있습니까?”

픽서와 무쌍을 알고 있다면 캡틴도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과거 미국과 프랑스에서 테러 조직 몇 개 박살 낸 적이 있었는데 그 잔당이 아닌가 추측을 해 볼 수 있었다.

“몇 군데 있긴 한데, 픽서나 무쌍이 미션 수행 중에 카멜이란 이름을 입에 담았을 리가 없는데 말이야. 거기까지 안다는 건.”

지잉, 지잉.

그때 G의 휴대폰이 울어 되었다.

“받아봐.”

“네.”


-네.

- - ... 처리되었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의뢰는 한 달 안에 처리될 겁니다.

- - ....그럼 이만.


“뭐야? 김명운 아저씨 의뢰야?”

“네. 타깃을 의뢰인 회사에 입사시켰습니다.”

G의 말에 캡틴의 눈이 또다시 찢어졌다.

“너, 설마?”

캡틴의 물음에 G는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캡틴이 아무리 독심술에 능하다고 해도 아직 아무런 보고도 들어가지 않았는데 [너, 설마?]란 두 마디에 이미 자신의 계획을 다 안다는 듯한 표정과 말투에 힘이 빠졌다.

이 인간은 정말 신이라도 된단 말인가?

“네, 맞습니다. 타킷의 신체 말살 마지막 선택권은 의뢰자 김명운에게 맡길 겁니다. 의뢰 요청 건의 완료일을 한 달 후로 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물어봐도 되나?”

“먼저, 김명운씨가 의뢰인의 자격을 충분히 갖추었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타깃이 된 이상훈의 경우 김태형의 부인과 불륜을 저지른 것 외에는 크게 죽일 만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김태형의 부인이 자살한 것도 그가 부인의 불륜 동영상을 촬영하여 사내 게시판에 올리면서 시작된 겁니다. 물론 결정적으로 이상훈이 모자이크를 제거해서 다시 동영상을 올린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애초에 동영상을 찍지 않았다면 부인이 자살할 일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나만 묻자. 김태형이 동영상을 올린 시점에서 부인이 자살했나?”

“그건 아니죠.”

“이상훈이 모자이크 처리된 영상의 부인이 나오는 장면을 다시 살려서 부인 위주의 동영상으로 재편집해서 업로드 한 후 부인이 자살했어. 이건 누가 봐도 이상훈이 죽인 거로밖에 안 보이는데?”

“하지만 애초에 김태형이 동영상을 몰카로 촬영하지만 않았더래도 이상훈은 직장을 잃지 않았을 테고 그랬다면 자신과 불륜을 피운 여성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사내 게시판에 올리지도 않았을 테지요.”

G의 말에 캡틴이 참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잠시 쳐다보았다.

“왜, 왜 그러세요?”

아마 미스 김이 보았다면 지금 캡틴은 G를 카멜 중심 멤버가 아닌 카멜의 계륵으로 생각하고 쳐다보는 표정이라고 정확히 이야기했을 터였다.

“넌 총기 사고 나면 총 쏜 놈 말고 총포상을 원망할 거야? 칼로 사람 찌르면 찌른 놈 말고 칼 만든 놈 원망할 거야?”

“그, 그건 아니죠.”

참, 이놈은 정말 계륵이란 말이야. 이건 뭐 버리기엔 실력이 아깝고 쓰기엔 판단력이 떨어지고 의뢰 건수가 많아져서 손이 부족하니 쓰긴 써야 하는데 단독 미션 수행에 이런 덜 떨어진 판단이나 하고 있으니, 국정원은 어떻게 들어갔던 거야.

잠시 캡틴은 G를 처음 만났던 날을 회상했다.

“너, 우리 처음 만난 날 기억하니?”

“그걸 잊을 리가 있습니까? 제가 죽다 살아난 날인데요. 다시 태어난 날이기도 했죠.”

“그래? 난 네가 이럴 때마다 가끔 생각한다.”

“네? 뭐를요?”

“그냥 못 본 척 지나갈걸. 그냥 하던 일이나 끝내고 본부 가서 맥주나 마실 걸 하고 말이야.”

“왜, 왜 그러십니까, 캡틴?”

“이럴 때 보면 넌 참 공무원 같아.”

“네?”

“내가 몇 번이나 이야기해 줘야 해? 우리가 무슨 사법 기관이야?”

“아니죠.”

“그럼 우리가 무슨 나라에서 세금을 받는 공무원들이야?”

“그것도 아니죠.”

“그런데 넌 왜 공무원처럼 판단하니? 아직도 국정원 소속인 거 같아? 널 배신 한 그곳이 아직도 그렇게 좋아?”

솔직히 국정원이라면 치가 떨렸다. G는 아직도 그 배신 당해 죽을 뻔한 일을 잊지 못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널 배신한 놈들 처단할 때는 안 그러더니 왜 다른 의뢰인들의 의뢰는 이렇게 공적으로 판단하니?”

이 대목에서 G는 늘 할 말이 없었다.

“그게 왜 이 의뢰건 하고.”

“아니, 네 말대로 따지자면 애초에 부인이 자살한 원인이 불륜 동영상을 몰래 촬영한 김태형의 잘못이라면 그때도 엄밀히 따지면 그 배신자들도 상부 명령으로 널 제거하라고 한 거 아니야? 너처럼 생각하면 그 당사자들 말고 국정원장이나 대한민국 대통령을 죽여야 하는 거 아냐?”

아, 말렸다. 캡틴과 이야기하면 늘 이렇다.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이번 주 안에 사고사로 신체 말살 처리하겠습니다.”

“아니야. 네가 계획 한 것도 괜찮은 생각 같아. 한 달 후에 타깃 제거는 의뢰인 김명운 아저씨에게 맡겨보자. 물론 이상훈의 생존 여부와는 상관없이 김태형이 자살하는 일은 없어야 해.”

사실 정확히 보자면 의뢰인 김명운이 원하는 것은 조카의 생존이지 불륜을 저지른 이상훈이 죽거나 말거나 크게 상관이 없었다.

성격 급한 캡틴이 웬일이야? 한 달을 기다려 주겠다니? 이제 나의 판단을 믿어주는 것인가?

G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며 힘차게 대답했다.

“네, 캡틴. 이미 모든 계획이 서 있습니다. 보고서를 보시면 알겠지만요. 정확하게 의뢰인 김명운씨가 원하는 대로 이행될 것입니다.”

이미 취업 사기에 부동산 사기까지 모든 걸 걸어 놓았다. 이상훈, 김태형 둘 다 이미 그 덫을 밟았고 모든 것은 G가 세운 계획대로 될 터였다.

아무 문제 없다.

G는 자신 있는 표정으로 물었다.

“여긴 이미 모든 설계를 마쳤습니다. 다른 미션도 진행이 가능합니다. 또 다른 의뢰는 없습니까?”

“없어. 차가 폭파되었다며? 차도 새로 구하고 이것저것 할 게 많을 텐데 들어가서 쉬어. 이번 일 마무리 잘하고.”

돌려서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적들에게 꼬리를 잡힌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G는 그제야 깨달았다. 성격 급한 거로 유명한 캡틴이 왜 한 달이란 시간을 주었는지. 자신의 판단을 믿은 것이 아니라 한 달 동안 근신을 명한 것이다. 한 달 동안 다른 일 하지 말고 이미 설계가 끝난 이 일에 매달리라고 한 건 한 달의 근신을 명한 거나 다름이 없었다.

“죄송합니다. 캡틴. 앞으로는 뒤를 자주 돌아보겠습니다.”

G의 말에 캡틴이 세 번째로 눈이 찢어졌다.

이 자식은 이럴 때만 쓸데없이 눈치가 빨라. 일을 이렇게 좀 해라.

참 피곤한 스타일이야. 계륵 완전체야. 진정한 계륵.

“그게 딱히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네가 죽을 뻔했잖아. 그래서 그런 거야. 아직 놈들 정체도 파악이 안 되고 너만 노리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 그리고 정말 지금 의뢰 건수가 없어. 진짜 쉬라고 말 한 거야”

아닌 거 안다. 캡틴.

“네, 잘 알고 있습니다. 돌아가 쉬겠습니다. 이번 건은 말씀드린 대로 잘 마무리 짓겠습니다.”

이 말을 남기고 G는 카멜에 접수된 어떤 미션 단 하나도, 아무것도 수확하지 못한 채 돌아서 본부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제 처음으로 단독 미션을 수행하는 데 똥물을 제대로 끼얹은 놈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캡틴은 쉬라고 했지만, G는 나름대로 다른 계획이 서 있었다.

“너희 누군지 모르지만 사람 잘 못 건드린 거야. 찾아내서 대가를 치러주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카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Chapter 2. 사회적 말살-2. 21.05.10 11 0 16쪽
14 Chapter 2. 사회적 말살. 21.05.10 11 0 12쪽
» Chapter 1. 신체 말살-11. 21.05.09 12 0 17쪽
12 Chapter 1. 신체 말살-10. 21.05.09 13 0 13쪽
11 Chapter 1. 신체 말살-9. 21.05.09 11 0 11쪽
10 Chapter 1. 신체 말살-8. 21.05.09 14 0 11쪽
9 Chapter 1. 신체 말살-7. 21.05.08 14 0 19쪽
8 Chapter 1. 신체 말살-6. 21.05.08 19 0 12쪽
7 Chapter 1. 신체 말살-5. 21.05.07 17 0 11쪽
6 Chapter 1. 신체 말살-4. 21.05.06 22 0 12쪽
5 Chapter 1. 신체 말살-3. 21.05.05 26 0 4쪽
4 Chapter 1. 신체 말살-2 21.05.05 33 0 11쪽
3 Chapter 1. 신체 말살. 21.05.04 33 0 4쪽
2 프롤로그-2 21.05.04 42 0 4쪽
1 프롤로그 21.04.30 83 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