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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으로 세계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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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쓰리
작품등록일 :
2023.05.21 00:43
최근연재일 :
2023.05.25 16:44
연재수 :
8 회
조회수 :
237
추천수 :
8
글자수 :
38,099

작성
23.05.21 01:13
조회
40
추천
1
글자
5쪽

프롤로그 - 북 오브 엔드리스(Book of Endless)

DUMMY

우주 만물에 대한 모든 ‘지식’이 담겨 있다고 전해지는 책, 북 오브 엔드리스(Book of Endless).


인류가 풀지 못한 불가사의들의 해답은 물론이요, 자연과 천체의 원리, 심지어는 미래마저도 적혀있다는 전설에 따라 수많은 이들이 엔드리스를 펼쳐보았다.


“유레카!”

“이...이 것이 세계!”


책을 읽은 자들은 얻은 지식에 감복해 하나같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엔드리스를 손에 넣은 당초 목적이 지혜였든 권력이었든 간에 말이다.


허나, 그들 중 기쁨을 오래도록 영유한 이는 없었다.


책을 펼쳐 본 자는 누구도 예외 없이 1분 내로 죽음을 맞은 것이다.


“이건 저주받은 책이다.”


그리스의 한 철학자는 엔드리스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 책은 신의 성물이 아니라고. 그저 악마의 농간일 뿐이라고.


“더 이상 저주에 희생되는 이가 없어야 해.”


철학자는 배를 끌고 나가 지중해 한가운데에 엔드리스를 던져넣었다. 무슨 방법을 써도 책이 파괴되지 않았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바다에 수장된 날 이후로 엔드리스는 파도를 따라 세계의 대양들을 유랑하게 되었다. 어떤 날은 돌고래 떼에 치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태풍을 만나 날아가기도 하면서.


영겁의 시간이 지나 책은 지구를 한 바퀴 돌게 되었다.


오랜 여행의 종착지는 한국의 제주도였다.


“이게 뭐지?”


해변을 거닐던 한 청년이 밀물에 딸려온 엔드리스를 주워 들었다.


“아......”


책을 읽어본 청년은 옛사람들처럼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그 눈물에 담긴 의미는 선배들과 조금 달랐다.


“세계의 명운이 극에 달했구나.”


청년의 뺨에 흐르는 건 기쁨이 아닌 슬픔이었다.


게다가 책을 읽은 지 1분이 지났음에도 청년은 죽지 않았다.


그가 옛적에는 없었던 존재. 마력을 가진 ‘헌터’이기 때문이었다.


보잘것없는 하급 헌터였던 청년은 책을 주운 날부터 단숨에 강해졌다. 우주에 존재했던 현인(賢人)들의 갖가지 능력을 책을 통해 익힌 덕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힘을 손에 넣었건만, 청년은 스스로 세상을 바꾸려 하지 않았다. 자신은 그릇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대신, 청년은 ‘운명’이라는 결사단을 조직해 비밀리에 마석을 끌어모았다.


오직 책을 통해 보았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

.

.

5년 뒤. 여의도의 한 D급 던전 안.


울창한 숲의 구석 자리, 사람이 오가지 않는 곳에 마석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거래소에 내다 판다면 족히 50억은 받을 양이다.


청년이 마석 앞에 서서 엔드리스를 펼쳤다.


“책에 깃든 2천의 영혼과 봉인된 1만의 영혼. 그리고 나의 심장을 바치노니.”


청년이 중얼거리자 마석과 그의 몸이 푸른 불꽃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택함 받은 구원자여 우리를 심판에서 해방하라!”


화아악-


기도가 끝나는 순간, 바닥에서 푸른 불기둥이 솟아오르며 청년과 마석을 집어삼켰다.


쿠구구궁!


불기둥은 잠시간 던전 전체를 울리고는 땅에 작은 크레이터를 만들어낸 뒤에야 사그라들었다.


“이곳이......지구인가.”


깊숙이 패인 크레이터 한가운데. 마석이 불타 없어진 자리엔 청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남자가 남아있다.


은색 머리칼. 황금을 머금은 눈동자. 중세 시대에나 입었을 법한 판금 갑옷.


상당히 이국적인 용모를 한 남자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고는 이내 눈을 감았다.


“정말 기억이 대부분 사라졌군. 내 이름조차 떠오르지 않아.”


남자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기억의 소실은 예견하고 있었다. 지구에 오기 위해 지불한 계약의 대가였으니까. 누구와 계약했는지 역시 잊어버리고 말았지만.


‘메르헨 행성 출신 백필드 가문의 기사. 나에 대해 생각나는 건 이 정도인가.’


기본적인 상식은 잊지 않았으나 스스로에 대한 정보는 유독 잘 떠오르지 않았다. 생각해내려고 하면 할수록 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뿌옇게만 느껴졌다.


“하나 후회는 없다. 내가 선택한 길이니.”


남자는 고개를 저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게다가 내겐......이것이 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겉표지 중앙에 붉은 보석이 박힌 고풍스러운 책이었다.


“북 오브 엔드리스. 내가 지구에 온 이유.”


남자가 비장한 얼굴로 책을 주워 들었다.


“그래. 나는 이 책을 통해 강해질 것이다. 세계. 아니. 우주의 누구보다도 더!”


책을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에 결연한 의지가 내비쳤다.


무엇을 위해서, 어떤 목적으로 강해지려 하는지는 잊었다. 하나 두렵진 않다. 이런 선택을 내린 과거의 자신을 믿으니까.


지구로부터 아득히 멀리 떨어진 행성 메르헨. 그곳에서 검성 또는 백은(白銀)이라고 불리던 남자, 백필드 가문의 기사는 이렇게 지구로 오게 되었다.


우주 만물에 대한 모든 ‘지식’이 담겨 있다고 전해지는 책, 북 오브 엔드리스에 의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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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너의 이름은 23.05.25 20 1 11쪽
7 예상치 못한 위기 (2) 23.05.23 27 1 11쪽
6 예상치 못한 위기 (1) 23.05.21 27 1 12쪽
5 던전에 들어가려면 23.05.21 31 1 11쪽
4 처음 만난 지구 23.05.21 30 1 11쪽
3 백필드 가문의 기사 (2) 23.05.21 29 1 11쪽
2 백필드 가문의 기사 (1) 23.05.21 33 1 12쪽
» 프롤로그 - 북 오브 엔드리스(Book of Endless) 23.05.21 41 1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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