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Jun & Mary 님의 서재입니다.

흔적-2nd Generation.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판타지

Jun.N.Mary
작품등록일 :
2014.04.18 07:51
최근연재일 :
2014.08.27 06:00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18,118
추천수 :
327
글자수 :
246,781

작성
14.04.18 08:03
조회
539
추천
11
글자
9쪽

Chapter 2 . 준의 고통은 그녀의 즐거움

제목 및 인물 지명 명칭이 확정 되지 않았습니다. 양해 부탁 드리겠습니다.




DUMMY

2. 준의 고통의 그녀의 즐거움


딱.

홍차의 향을 음미하며 찻잔을 가볍게 내려놓았다. 부드러운 홍차의 달콤함만큼 마주보는 두 남녀의 분위기도 화기애애하였다. 은은히 공기를 따라 퍼져나가는 향기가 더욱 기분을 즐겁게 만들었다. 귀한 홍차인지 입안에 느껴지는 맛의 품격이 다른 때와 확실히 달랐다. 그 맛만큼 기분도 한층 좋아졌다.

“이번에 새로 들여온 것인데 어때요?”

“매우 좋군요.”

어깨선까지 내려오는 긴 백발에 세월의 깊이가 보이는 얼굴을 지닌 사람이 공녀와 마주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진한 청광색의 눈동자를 가졌으며 멋지게 기른 하얀 콧수염은 한 시대를 풍미한 거인을 더욱 돋보이도록 하였다. 다만 그 때와 다른 점이란 공왕을 보좌하며 전장을 종횡무진 누빌 때 착용했던 백색 갑옷 대신해 미려하게 빠진 검은 색 정장을 입고 있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전쟁터 대신에 이 저택을 누비고 있었다.

“공녀님, 오늘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아주 좋은 장난감을 발견했거든.”

“장난감이라니요?”

커다란 눈동자를 반짝이며 대답하는 공녀에게 집사 찰스가 조용히 물어왔다.

대답 대신에 공녀는 그녀의 품속에서 묵빛 단도를 꺼내들어 머리위로 던지기를 반복했다. 창가로 들어오는 햇살이 공중에서 회전하는 묵빛 단도를 반짝이게 했다.

“봐봐? 어때? 멋지지?”

그녀는 부모님께 새로 받은 장난감을 친구들에 자랑하는 개구쟁이처럼 웃으며 말했다. 공녀의 고운 눈동자는 오르락내리락하는 단도를 따라 위아래로 움직였다.

같이 그 단도를 응시하던 집사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

“혹시 그 단도를 어디에서 구했는지 알려 줄 수 있는지요?”

“왜?”

“그런 멋진 단도라면 하나 구입하고 싶어 서지요. 그리고 그런 귀한 물건은 함부로 남에 눈에 뛰게 하면 안 됩니다.”

“그래 좋은 단검인가? 묵빛의 품격! 겉보기에도 값이 나가게 보이긴 하지.”

공녀는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우지 못하며 답했다.

“이건 이번에 내가 새로 고용한 사람에게 얻었어. 뭐 정확히는 뺏었다고 해야겠지만. 내가 워낙 아름다워야지. 내 미모에 반해 자진 상납하던데?”

그녀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그의 미간이 가볍게 주름 잡혔다. 그의 반응을 아는지 모르는 그녀는 작은 입술을 쉴 새 없이 놀렸다.

“찰스도 보면 놀 날 걸? 그의 머리카락은 진한 금발인데 눈동자는 칠흑 같은 검은 색이야. 혼혈인가? 그는 검술실력이 남다르다고 하던데. 그래서 내가 두말 않고 고용했지. 조금 멍청해 보이지만.

졸지에 한 순진한 남성이 멍청이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음. 그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의 성은 알고 있습니까?”

“글쎄? 성은 모르겠고 그의 이름은 준이라고 하던데. 그런데 내가 쵸라고 부르기로 했어. 비쵸(벌레)의 줄임말. 찰스도 웃기지? 그리고 찰스가 사람 보는 눈은 나보다 나으니까 한번 만나봐. 이 방으로 오기로 했어.”

“준……”

눈가를 찡그리며 집사가 침중한 입술로 가볍게 되뇌었다.

그녀는 이른 아침에 준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계속 될수록 집사 찰스의 눈빛이 다소 복잡하게 변했다. 그녀가 준을 위해 강제로 만들다시피 한 새로운 자리에 대하여 한참을 이야기하던 때에 복도에서 인기척이 났었다. 시녀가 망토를 두른 금발의 사내를 데리고 들어왔다. 그의 등장으로 대화가 잠시 끊겼다.

“이리와. 쵸,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 저택을 총괄하는 총관 찰스야. 내가 태어나기 전에는 백색의 사신이라고 불렸지. 어마어마하지 않아?

“공녀님 꼭 잊힐 만하면 그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그녀가 조그만 혀를 내밀며 놀리듯이 말하자 근엄한 백색의 사신이 얼굴을 붉히면서 준에게 시선을 돌렸다.

공녀와 집사의 시선이 준에게 집중되자 그가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다. 준은 집사 찰스의 두 눈이 자신을 탐색하는 것을 느꼈다. 품평회의 상품같이 변해버린 자신의 처지가 조금은 슬펐지만 자신의 생활이 앞으로 그 앞의 두 사람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기에 내색할 수 없었다.

“제 이름은 준이라고 합니다. 공녀님의 배려로 당분간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지요.”

“쵸. 네 이름은 쵸라니까. 알겠어?”

그녀는 밉지 않은 웃음을 지으며 단호히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준의 얼굴이 구겨진 종이처럼 변했다. 집사 찰스는 공녀와 함께 생활하면서 더 구겨질 준의 신세를 상상하며 안쓰럽게 그를 보았다.

“난 이 저택을 관장하는 집사 찰스라고 하네. 공녀님의 개인 비서이지.”

“비서는 무슨. 잔소리꾼이지. 매일 쫒아 다니면서 잔소리하잖아.”

집사 찰스를 향해 새초롬하게 눈을 흘기면서 공녀가 쏘아붙였다.

“공녀님. 공녀님께서 잔소리라고 생각하면 전 너무 슬픕니다. 전 모두 공녀님을 위해서……. 다 애정표현입니다. 애.정.표.현! 험험. 시간이 이렇게 됐나? 준. 내 나중에 이곳에서 알아야할 기본 소양에 대하여 알려 줄 터이니 찾아오도록 하게. 공녀님 저는 이만.”

집사 찰스는 더 퍼부어질 공녀의 날카로운 공격을 피하기 위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에게 할 말을 급히 마치고 황급히 몸을 돌렸다.. 그는 응접실을 나가며 공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금발의 사내를 심오한 눈으로 주시하였다.

“방은 어때?”

그녀는 가시 반석에 앉은 것처럼 쭈뼛거리는 준에게 물었다.

“과분할 정도 마음에 듭니다.”

“하긴 네 녀석에게는 과분하지.”

그를 방으로 데리고 온 시녀가 그의 홍차를 탁자위에 내려놓고 물러갔다.

공녀를 바라보는 그는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 차를 머금었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쌉쌀한 액체가 목을 적셨다. 홍차의 맛이 그의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했다.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미녀와 함께 있으면서도 즐거워할 수 만 없는 안타까운 마음. 조금이라도 그런 그의 심기를 감추기 위해 말을 이어나갔다.

“공녀님의 배려에 감사를 드립니다. 그런데 저는 공녀님을 위해 무었을 하면 될까요?”

“널 위해 준비해 놓은 자리가 있어. 충분히 만족스러울 거야. 기대해도 좋아. 내일 모두에게 공표할거야. 넌 다른 생각 할 것 없이 그저 내 말만 들어 알겠지? 내 말이 바로 법이니까 시키는 대로 하면 돼. 그리고 모른 것이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할 일없이 돌아다니는 사람 아무에게나 물어봐.”

공녀의 커다란 두 눈이 그에게 들어왔다. 하늘처럼 맑은 눈이 모든 걱정을 잊게 해주는 것 같았다. 그녀의 배려있는 대화가 그의 바늘처럼 날카롭게 긴장했던 정신이 서서히 풀어지게 했다.

‘그래 당분간 걱정하지 말자. 공녀라는 지위의 힘도 무시 못 하는 것이니까. 우선 이곳에 대하여 알아보고 나아갈 길을 알아보면 되겠지.’

공녀의 속마음을 읽을 수 없는 그의 한계였다. 어쩌면 앞으로의 걱정을 뒤로 미루고 싶은 그의 심경을 반영했는지 모르겠다.

오늘 하루 동안 준은 공녀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 공녀에 대하여, 이 새로운 곳에 대하여. 다만 한 가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라면 공녀가 소개시켜주는 사람들의 태도였다. 그는 그들 모두 그에게 지나치게 잘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공녀에게 새로 고용되었다는 사실에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비슷한 눈빛을 보내니 준로서 염려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오늘 하루 동안 겪은 모든 일들은 그에게 낯설었지만 묘하게 익숙했다. 마치 데자뷰를 겪었던 느낌이었다. 새로운 상황에 대하여 불안감이 있었지만 일단 의사소통이 자유롭게 된다는 것에 대하여 깊이 안도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언어, 렝과 – 그의 어머니의 모국어- 돌아가신 어머니의 자취가 이곳에 남아 있음에 분명했다. 오히려 새로운 상황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흥미로움이 더 강했다. 정말 묘하게 익숙하다.

특히 이곳의 예절이 그의 가법과 비슷했다. 그는 그의 가법을 어머니가 계셨을 때는 소꿉놀이로 여겼고, 후엔 어머니와의 추억 속에 감기고 싶었던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여겼었다. 그런데 오늘 그의 생각이 변했다.

무거운 돌처럼 그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는 기억의 단편들의 비밀. 그의 어머니와 관계된 알 수 없는 의문들이 그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준의 머릿속을 정리하는 동안 석양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땅거미가 대지 구석구석 찾아 기어왔다. 노을을 바라보는 그의 등 너머로 희미한 그림자가 길게 깔려 있었다. 이 곳의 저녁도 다를 것이 없었다.




오타/탈자/문장오류 찾으시면 알려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더 나은 소설을 위해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미국 드라마처럼 내용을 전개하려고 노력합니다.

연재 속도가 느릴 수도 있음을 미리 알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16 믹기
    작성일
    14.05.06 04:01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7 Jun.N.Ma..
    작성일
    14.05.06 09:36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작성자
    Lv.16 MirrJK
    작성일
    14.07.15 02:49
    No. 3

    비밀 댓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7 Jun.N.Ma..
    작성일
    14.07.15 15:05
    No. 4

    ??? 무슨 내용일까요?? [ 비밀 댓글입니다.] 라고 써있는데 그 비밀이 궁금합니다. 읽는데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흔적-2nd Generation.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 Chapter 1. 현실? 꿈? 현실? +4 14.04.18 526 10 4쪽
2 Chapter 1. 현실? 꿈? 현실? +6 14.04.18 408 13 10쪽
1 Chapter 1. 현실? 꿈? 현실? +6 14.04.18 1,156 34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