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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피로잔 님의 서재입니다.

생존의 시대: 꿈을 꾸는 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샤피로잔
작품등록일 :
2020.11.30 20:24
최근연재일 :
2021.06.20 23:56
연재수 :
159 회
조회수 :
143,669
추천수 :
1,980
글자수 :
827,153

작성
21.06.03 23:50
조회
360
추천
8
글자
9쪽

32. 최후의 날 (6)

DUMMY

*****

아리사와 플레테우스가 전투에 돌입한 그 시각.


5섹터의 서울에 위치한 명동 헌터 거리, 그것도 골목길 구석에 자리 잡은 작은 가계인 제피로스에는 오랜만에 불빛과 함께 뜨거운 열기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한 달 전부터 사람의 온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모습과는 180도 다른 제피로스의 모습에 주변에 있던 다른 가계의 주인들이 슬쩍슬쩍 바라볼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제피로스 안에는 한 사내가 자리를 잡고 제피로스의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째깍! 째깍!


그렇게 사내 홀로 제피로스 안을 몇 분이나 지켰을까?


"자, 다 됐네!"


커피 한 잔을 마실 시간이 지난 후 이곳 제피로스의 주인인 권일만이 지하 작업실에서 땀을 닦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한 자루의 검과 손도끼, 그리고 대검 한 자루를 짊어지고 나타났는데 그 모든 무기의 주인이 자리를 지키고 있던 사내였는지 일만은 그자에게 그 모든 것을 짊어지고 다가갔다.


"휴, 오랜만에 힘 좀 썼군."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아. 고생이랄게 있겠나. 원래부터 하던 일이 이건데 뭘... 그것보다 죽은 줄 알았던 영오, 자네가 갑자기 나타나서 이 물건들을 손봐달라고 할 때 얼마나 놀란 줄 아나?"


제피로스의 주인인 권일만의 입에서 튀어나온 영오라는 이름. 아리사가 볼일이 있다고 한 영오는 현재 이곳 제피로스에서 처음으로 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하, 그렇습니까?"


"거기다 자네 지금 모습 때문에 같은 인물인지 몰라봤다네."


"뭐 변한 것이라고는 덩치하고 오른쪽 눈과 머리색 정도밖에 없는데..."


"그걸 보고 많이 변했다고 하는 것이지. 내가 자네를 알고 지낸 시간이 길지 않았다면 몰라봤을 거라네."


"그런가요?"


그리고 고개를 들어 올려 일만과 마주 본 영오의 모습은 실제로 일만의 기억 속 영오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있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한 달 동안 어디서 뭘 먹고 왔는지 덩치는 반 배정도 커져있었고, 머리카락도 그전의 칠흑과도 같은 흑발이 아닌 검은색과 은색이 반반 섞여 있어 영오의 인상을 달리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또한 거기에 더해 눈의 흰자 부분과 눈동자 부분이 반대가 되어 검은 공막 사이에 있는 흰색 눈동자를 가진 오른쪽 눈까지...


그의 겉모습은 어디서 그런 변화를 겪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어 달라진 모습이었다.


"자네, 그동안 뭘 하고 있었나?"


"꿈... 을 꿨죠?"


"꿈?"


"예. 길고도 긴 꿈이요. 이리도 살아보고 저리도 살아보고... 많은 꿈을 꾸었죠."


"허..."


"그런 여러 꿈을 꾸고 깨어나 보니... 제가 짊어진 것들이 보이더군요."


일만의 궁금증에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듯한 영오의 아리송한 대답.


영오는 창조주를 만나 망령과의 시간을 보낸 것을 일만에게는 곧이곧대로 말할 수 없어 그는 적당히 둘러대며 일만의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하지만 그런 영오의 아리송한 대답에도 일만은 만족하며 웃을 수 있었다.


"기괴한 일을 겪은 모양이군. 하지만... 자네의 지금 모습을 보니 그 기괴한 일이 좋은 쪽으로의 변화를 준 것 같아 마음이 놓이는군."


대답을 하는 영오의 눈, 그의 별처럼 빛나며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맑은 눈을 보자 좋은 방향으로 영오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일만은 직감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만의 만족스러운 웃음에 영오는 자신을 걱정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는지 미소 지을 수 있었다.


'일만님도 건강하신 것 같으니 마음이 놓이네. 이제 슬슬...'


드르륵!


"응? 이제 가려고?"


"예, 여기 온 것은 마지막 일을 하기 전 일만님과 베티를 보려고 온 것이거든요."


"그렇군."


"그런데 아까부터 베티가 안 보이던데... 어디 심부름 갔습니까?"


일만의 건강한 모습에 안심을 한 영오가 제피로스를 떠나기 전 항상 모습을 보이던 베티가 보이지 않자 일만에게 질문을 던졌고,


"흥! 그 녀석 남자친구가 좋다고 쫄래쫄래 가버렸어."


"남자친구요?"


일만의 입에서 튀어나온 놀라운 대답에 영오는 움직이던 동작을 멈추고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설마... 베티... 다른 사람과?'


그와 동시에 영오는 그가 알고 있는 여러 망령들의 기억들을 생각하며 설마 하는 마음으로 일만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래, 크리스 그 녀석이 걱정된다고 지금 헌터 연합군에 참가해버렸다네. 물론 크리스가 베티 녀석이 걱정된다고 안전한 후방으로 자리를 내줬다고는 하지만..."


"아아. 그렇게 됐군요. 역시 이번에도 둘은 인연이 닿았군요!"


'잘 됐다!'


그리고 일만에게서 튀어나온 크리스의 이름을 듣자 영오는 그가 알고 있는 몇 가지 기억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 크리스와 베티의 커플을 떠올리며, 다시 그 둘이 커플이 되었다는 것에 만족스러운 웃음과 함께 그는 드디어 이곳 제피로스에서의 볼일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응? 자네는 알고 있었나?"


"훗, 글쎄요?"


"끄응! 요즘 젊은 것들이란..."


"하하하,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쩝... 그러게나. 이번에는 몸조심해서 다녀오게!"


철컥!

까악! 까악! 까악!


"예, 알겠습니다."


일만의 걱정스러운 배웅과 정겨운 제피로스의 까마귀 알림 벨소리를 뒤로하고 문밖을 향해 한 발자국 걸음을 내디딘 영오.


탁!


그리고 그 한 걸음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단순한 한 걸음이었지만 영오의 신형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이동되어 있었다.


영오가 제피로스의 문을 열고 나올 때까지만 해도 분명 하늘 위 태양이 뜨거운 열기를 내보이며 한낮임을 알려주었는데, 한 걸음 디딘 지금 영오가 위치해 있는 곳은 태양이 아닌 포근 한 달빛이 그를 감싸고 있는 한밤중이었다.


즉, 영오는 단 한 걸음으로 전혀 다른 시간대의 대륙으로 이동을 한 것이다.


"이곳이었나?


그리고 그런 이능을 선보인 영오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저택 앞에 서있었다.


보는 사람들이 절로 압도될 정도의 으리으리한 대저택!


대저택 안에는 중요 인물이나 혹은 보물이 있는 것인지 두 명씩 조를 이뤄 순찰을 하고 있었다.


"여기를 지키고 있던 놈들이... 신의 기사단 놈들이었지?"


순찰을 하고 있는 자들의 정체는 바로 엘 카스 세력의 주축인 신의 기사단.


그들은 영오가 문 앞에 도착해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농담 따먹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소식 들었어? 라파엘님과 우리엘님이 기사단과 섀도우들을 이끌고 지금 5섹터에 있는 남은 놈들을 처리하러 움직이셨데."


"캬! 재미있겠는데?"


"그렇지? 하지만 우린.... 여기서 이게 뭐 하는 짓이냐?"


"쩝. 그래도 이곳에서 그분을 보호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야. 아쉽지만 참아야지. 혹시 알아? 다음에 기회가 올지?"


그들은 5섹터의 헌터 연합군을 마치 재미난 장난감처럼 여기고 있었고, 그곳 전투에 끼지 못한 자신들을 안타깝게 여기며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생각하고 있어야 할 것은 이곳과 멀리 떨어진 5섹터의 상황이 아니었다.


"다음 기회? 과연 네놈들에게 기회라는 게 있을까?"


그들의 대화 속에 끼어든 의문의 목소리!


"응? 누구냐?!"


"글쎄? 궁금하면 엘 카스놈에게 물어보던가."


촤악!


목소리의 주인공은 영오.


그는 어느새 순찰을 하고 있던 신의 기사단 사이에 나타났고 그는 그들의 대화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는지 간단하게, 그리고 비정하게 그들의 목을 베어버렸다.


툭! 데구르르


"살려둘 가치가 없는 놈들."


그렇게 빛과 같은 영오의 움직임에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놀란 표정 그대로 싸늘한 시신이 되어버린 순찰자들.


하지만,


삐익! 삐익!


"저쪽에서 소리가 났다!"


"불빛을 비춰!"


영오가 모습을 나타낼 때 그들이 지른 소리 때문인지 주변에 있던 순찰인원들이 이상함을 감지하고 모여들기 시작했다.


"후우... 그래. 와라! 어차피 네놈들을 살려보낼 마음은 없었다."


저벅 저벅!


그리고 영오는 애초에 이곳에 있는 모든 생명들을 지우기로 마음먹었는지 오히려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그를 향해 뛰어오는 신의 기사단에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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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Epilogue +1 21.06.20 477 6 10쪽
158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8) 21.06.20 457 8 13쪽
157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7) 21.06.18 353 7 8쪽
156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6) 21.06.16 351 8 8쪽
155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5) 21.06.14 352 8 9쪽
154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4) 21.06.12 359 8 12쪽
153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3) 21.06.10 359 7 8쪽
152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2) 21.06.10 363 8 8쪽
151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1) 21.06.08 398 8 11쪽
150 32. 최후의 날 (8) 21.06.06 385 7 11쪽
149 32. 최후의 날 (7) 21.06.05 358 8 9쪽
» 32. 최후의 날 (6) 21.06.03 361 8 9쪽
147 32. 최후의 날 (5) 21.06.02 357 8 11쪽
146 32. 최후의 날 (4) 21.05.31 360 8 11쪽
145 32. 최후의 날 (3) 21.05.30 362 8 9쪽
144 32. 최후의 날 (2) 21.05.28 384 8 10쪽
143 32. 최후의 날 (1) 21.05.27 371 8 10쪽
142 31. The One (4) 21.05.24 366 8 8쪽
141 31. The One (3) 21.05.23 376 7 12쪽
140 31. The One (2) 21.05.21 377 6 9쪽
139 31. The One (1) 21.05.20 372 5 8쪽
138 30. 진실 (9) 21.05.19 377 7 9쪽
137 30. 진실 (8) 21.05.17 370 6 10쪽
136 30. 진실 (7) 21.05.16 365 7 8쪽
135 30. 진실 (6) 21.05.15 375 6 9쪽
134 30. 진실 (5) 21.05.13 399 7 9쪽
133 30. 진실 (4) 21.05.11 427 7 11쪽
132 30. 진실 (3) 21.05.10 424 7 12쪽
131 30. 진실 (2) 21.05.08 415 6 11쪽
130 30. 진실 (1) 21.05.07 427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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