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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피로잔 님의 서재입니다.

생존의 시대: 꿈을 꾸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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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샤피로잔
작품등록일 :
2020.11.30 20:24
최근연재일 :
2021.06.20 23:56
연재수 :
159 회
조회수 :
143,667
추천수 :
1,980
글자수 :
827,153

작성
21.05.07 22:45
조회
426
추천
7
글자
9쪽

30. 진실 (1)

DUMMY

"아무것도 없던 공허. 어느 날 그러한 공허에 변화가 찾아왔다. 공허로 가득한 공간 자체에 의지가 깃들기 시작한 것이지."


영오와 플레테우스를 창조의 나무 최상층에 안내한 샤린이 하나의 책을 꺼내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최초의 의지가 모여 하나의 존재를 만들었지."


그리고 샤린의 손이 책 겉표지를 훑고 지나가자 그를 중심으로 하나의 영상이 주위에 펼쳐졌다.


기존 책장밖에 없던 서고와 같은 공간이 앞이 보이지 않는 칠흑과도 같은 검은색 공간으로 변하였고, 잠시후 그 가운데 아름다운 빛무리가 모여들어 하나의 존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너무도 신비롭고 아름다워 영오의 정신은 점차 샤린이 보여주는 영상 속에 빠져들었다.


"그 존재가 바로 창조주님."


"창조... 주?"


"그분은 공허에서 태어나셨고 공허의 의지를 계승하셨지. 그리고 공허가 갖는 그 허무함을 없애고자 이윽고 여러 존재들을 만들기 시작하셨지."


샤린의 말이 이어질 때마다 그가 보여주는 장면에는 빛무리가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며 그가 말하는 바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처음이었으니 실패도 많으셨지.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었으니 말이야. 늘 실패의 연속이셨지."


"실패?"


"여기 오기 전 혼돈의 차원을 보았겠지?"


"혼돈의 차원.... 아! 창조주님의 쓰레기통?"


"맞다. 어디까지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혼돈의 차원의 밑바닥에는 괴상하지만 강한 생명체들이 많이 있지. 그것들은 전부 창조주님이 처음 만들고 버려놓은 실패작들이고 그 공간 자체가 실패한 차원들이 짜깁기 된 공간이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샤린의 뒤에는 그의 말이 진실이라는 듯 하나의 장면이 보였는데, 괴상한 생명체들과 칙칙한 공간들이 하나의 구멍에 빨려 들어가며 그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었다.


아마 방금 보여주었던 장면과 구멍이 혼돈의 차원이 만들어졌을 당시의 모습이리라...


영오는 점차 커져가는 스케일에 침을 삼키며 샤린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창조주님은 결국 하나의 차원을 완성시키셨지. 그 모습은 나무와 같아...."


"창조의 나무?"


"그래. 맞췄다. 훗날 창조의 나무라 불리게 된 세계를 창조하셨다."


이번에도 TV 채널이 바뀌듯 샤린의 뒤편에 있던 장면이 전환되며 거대한 나무 모습의, 초창기 창조의 나무가 그 모습을 내비쳤다.


"크다... 은하계가 저렇게..."


혼돈의 공간에서 나와 보았던 창조의 나무보다 더욱 거대하게 느껴진 초창기 창조의 나무, 영오가 그것이 거대하다고 느끼고 또한 알게 된 것은 나무의 가지 끝에 매달린 것들 때문이었다.


언뜻 보면 나무에서 자란 열매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은하계가 매달려 있었다.


즉, 은하계가 열매로 보일 정도로 초창기 창조의 나무가 거대했다는 것.


이곳에 들어섰을 때 창조의 나무를 보며 의문의 시선을 날렸던 플레테우스와 나무를 보며 과거와 많이 변했다고 말한 샤린의 말이 이해가 될 정도의 크기였다.


"그리고 태초의 시작이자 창조의 나무의 탄생을 시작으로 점차 차원이 확장되었고, 창조주님은 다음으로 그것을 가꿀 존재들을 만들기 시작하셨지."


"그것이..."


영오는 어느 정도 짐작되었는지 고개를 돌렸고, 그의 돌아가는 시선 끝에는 플레테우스가 서있었다.


"그래 그 존재들이 신이라 불리는 분들이지. 신은 창조의 나무 끝에 매달린, 이제 막 생성되기 시작한 여러 세계를 각자 하나씩 맡으며 관리자의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의 말을 듣는 영오의 머릿속에는 플레테우스를 처음 만났던 날, 아버지에게 명령받아 카넨테우스와 함께 플카터족과 카스닌 족이 살아가는 행성을 관리하고 있었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렇... 군요."


"처음 신들은 창조주님이 내린 최초의 명령에 기뻐하며 각자의 세계를 맡아 가꾸어 나가기 시작했지. 하지만 기쁨도 잠시... 생명체가 살지 않는 세계를 그저 바라보고만 있는 것은 지루함의 연속이었지."


"샤린의 말이 맞다. 어찌보면 지루한 시간이었지..."


"그리고 그때부터 신들은 창조주님이 정해준 규칙에 최대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의 활동을 하기 시작했지. 그래, 신들은 자신을 본뜨거나 혹은 다른 신들을 본떠 만든 존재들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지."


"..... 그것이 저와 당신과 같은 피조물들의 시작이군요."


영오의 대답을 끝으로 창조의 나무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생기가 흐르는 모습이 포착되었고, 장면이 빠르게 전환되며 풍성해진 창조의 나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 처음은 그냥 신들의 재미이자 유흥거리였지. 하지만...".


머뭇거리는 샤린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또다시 장면이 전환되었고 신들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다투는 모습이 영오의 눈에 보였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고 피조물들에게 애정이 생긴 신들은 너도나도 자신의 피조물을 자랑하기 시작했고, 결국 누구의 피조물이 우수한가에 대한 의견으로 시작된 사소한 말싸움이 피조물 간의 그리고 신들 간의 전쟁으로 번져나갔지. "


그리고 이어진 장면에서는 창조의 나무에 불이 붙은 듯 붉어진 모습과 함께 대전쟁이 시작된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로 거리가 떨어져 있던 은하계에는 신들이 놓았는지 기다란 다리가 생겨나있었고 창조의 나무에는 그전에 보았던 밝은 생명의 기운이 아닌 피와 비명이 깃들기 시작했다.


"대전쟁의 시작이었지."


플레테우스도 그때가 생각났는지 치를 떨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나와 카넨테우스를 비롯해 몇몇신들이 나서 전쟁에 빠져있는 그들을 말려보았지만 소용없었다네."


"플레테우스님의 말씀처럼 당시 많은 신들이 서로 의견이 나뉘며 대립했다고 한다."


축처진 어깨의 플레테우스를 보며 샤린이 당시 기록이 적힌 책의 내용을 말했고, 확인사살 같은 그의 목소리를 듣자 플레테우스의 어깨는 한층 더 바닥을 향해 축 늘어졌다.


"그리고 우리 피조물들이 생각할 수 없는 엄청난 시간 동안 전쟁이 이어졌다. 만년 아니 그 이상의 시간 동안 이어진 대전쟁... 결국 참다못한 창조주님이 나서게 됐다."


샤린의 말이 끝나자마자 빛으로 된 존재, 창조주가 검을 빼든 모습이 펼쳐졌다.


그리고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참상에 분노를 한 듯, 창조의 나무를 향해 빛으로 된 검을 거침없이 휘둘렀고 그와 동시에 모든 이들의 눈을 멀게 할 빛이 창조의 나무를 관통한 창조주의 검에서 흘러나왔다.


"창조주님은 크게 분노했고 창조의 나무에 매달린 열매, 방금 네가 말한 은하계를 끝없이 확장하는 검은색 공간에 흩뿌려 놓으셨다. 그들끼리 절대 만날 수 없도록 말이지."


"저건? 우주.... 설마 창조주님이 칼을 휘둘렀다는게... 빅뱅?"


우주가 만들어진 최초 대폭발인 빅뱅. 그것이 설마 창조주의 분노가 서린 검이었다니....


영오는 방금 전 보았던 창조주의 검에 전율을 하는 한편, 점차 흥미진진해지는 이야기에 두 귀와 두 눈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영오의 그런 마음을 이해라도 하듯 다시 화면이 전환되어 우주라 생각되는 곳에 샤린의 말대로 열매들, 은하계들이 흩뿌려지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창조주님은 떨어진 은하계 내에서도 분란이 일어날까 걱정되어 하나의 은하계에는 하나의 문명만이 존재하도록 규칙을 만드셨지."


"....."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신들은 교류가 없어지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나... 어떻게 해야 창조주님의 분노가 사라질까 하며 말이야."


"샤린의 말이 맞다. 그 후 우린 흩어져 각자의 세계를 가꾸는 데에 집중했다. 어떤 이들은 아버지의 분노가 풀리는 날을 숨죽여 기다렸고, 또 어떤 이들은 그 시간이 지루해 그들이 할 수 있는.... 피조물들을 계속해서 만들며 세계를 꾸며갔지."


플레테우스는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 것인지 하늘을 보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플레테우스님의 말씀처럼... 지루한 시간이 계속되었지. 그리고 그런 모습을 보던 창조주님은 결국 하나의 결심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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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8) 21.06.20 457 8 13쪽
157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7) 21.06.18 353 7 8쪽
156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6) 21.06.16 351 8 8쪽
155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5) 21.06.14 352 8 9쪽
154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4) 21.06.12 359 8 12쪽
153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3) 21.06.10 359 7 8쪽
152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2) 21.06.10 363 8 8쪽
151 33. 종말의 한가운데에서... (1) 21.06.08 398 8 11쪽
150 32. 최후의 날 (8) 21.06.06 385 7 11쪽
149 32. 최후의 날 (7) 21.06.05 358 8 9쪽
148 32. 최후의 날 (6) 21.06.03 360 8 9쪽
147 32. 최후의 날 (5) 21.06.02 357 8 11쪽
146 32. 최후의 날 (4) 21.05.31 360 8 11쪽
145 32. 최후의 날 (3) 21.05.30 362 8 9쪽
144 32. 최후의 날 (2) 21.05.28 384 8 10쪽
143 32. 최후의 날 (1) 21.05.27 371 8 10쪽
142 31. The One (4) 21.05.24 366 8 8쪽
141 31. The One (3) 21.05.23 376 7 12쪽
140 31. The One (2) 21.05.21 377 6 9쪽
139 31. The One (1) 21.05.20 372 5 8쪽
138 30. 진실 (9) 21.05.19 377 7 9쪽
137 30. 진실 (8) 21.05.17 370 6 10쪽
136 30. 진실 (7) 21.05.16 365 7 8쪽
135 30. 진실 (6) 21.05.15 375 6 9쪽
134 30. 진실 (5) 21.05.13 399 7 9쪽
133 30. 진실 (4) 21.05.11 427 7 11쪽
132 30. 진실 (3) 21.05.10 424 7 12쪽
131 30. 진실 (2) 21.05.08 415 6 11쪽
» 30. 진실 (1) 21.05.07 427 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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