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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턱뼈 님의 서재입니다.

재능나무로 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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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턱뼈
작품등록일 :
2022.12.13 22:18
최근연재일 :
2023.01.03 23: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25,692
추천수 :
539
글자수 :
137,180

작성
23.01.0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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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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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12쪽

23. 오 나의 효신(3)

DUMMY

“효신의 괴물 김소율.”


수려한 외모에 완벽한 신체 비율.

그와 같이 그라운드 위에서 마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오싹오싹 떨려왔다.

김소율은 본격적으로 경기에 집중하려는지 스케이팅 선수처럼 몸을 낮췄다.

그가 몸을 낮추자 주변의 공기가 촥 하고 무겁게 가라앉는 것만 같았다.


“겁먹지마!”


용기를 가지고 그라운드 위로 올라온 반란 팀이었지만 김소율의 지배력에 마른침을 삼켜야 했다.


- 꿀꺽


‘원래 이 정도의 녀석이었나?’


재능은 재능을 알아보는 법이었다.

문제는 김소율의 재능이 자신보다 훨씬 더 거대하게 느껴진다는 것이지만.

허나 과거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 선명하게 보였다.

녀석의 호흡이,

어깨의 들썩임이,

팽팽하게 긴장된 근육이,

그리고 공을 향한 놈의 시선이.


‘보이면 무조건 잡을 수 있다. 근데.. 방금 나 겁먹었던 건가?’


실업축구까지 했던 그가 중학생을 상대로 겁먹었다고 생각하니.

피식하고 웃음이 새어 나왔다.


[축구적 재능 단계 - 떡잎 II]


강지훈은 지신의 재능을 한 번 더 바라보며 그와 같이 몸을 낮췄다.


‘그만큼 재능의 영역이란 게 끝이 없는 거겠지!’


- 삐익!


[강지훈이 오른쪽의 김도경에게 패스를 보내며 경기를 시작합니다!]


- 와아아아아!


“거칠게 압박해!”


김대훈 코치의 외침과 함께 효신 중 아이들이 중앙선에서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김도경은 황우중에게 볼을 미뤘다.


[반란 팀은 강지훈을 선봉으로 한 1 - 2 - 1 포지션을 들고 왔습니다. 촘촘한 다이아몬드 전개를 펼칠 계획으로 보입니다.]


[그에 비해 효신 중 대표팀의 스쿼드는 1 - 1 - 2 극단적인 공격형의 스쿼드입니다. 김소율을 필두로 한 이 포지션은 현재 중등부 최강의 창이라고 불리는 스쿼드입니다. 픽소(수비수)역시 5번 최성호 선수로 주 포지션이 센터 벡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으로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 보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엄청난 속도에 압박을 느낀 것일까?

강지훈이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볼 처리가 늦어! 좀 더 빨리해야 해.”


반란 팀 아이들은 공을 받을 때마다 생각이 많아졌고 생각이 많아지자 패스 타이밍을 놓쳤다.

불안불안하던 볼 처리는 결국 실수로 이어졌다.


“도경아! 뒤! 뒤에 조심해!”


황우중이 급하게 콜 플레이로 도경을 깨웠지만 유한솔의 발은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유한솔이 발을 쭉 뻗어 김도경의 볼을 채갔다.


“땡큐 또경!”

“윽!”


유한솔은 빠른 속도로 볼을 몰고 올라왔다.


“올려!”


김대훈의 올려라는 단 한 마디에 효신 중 아이들은 한 몸처럼 움직였다.

도경은 자신의 실수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이 악물고 유한솔을 추격했다.

유한솔은 발등으로 툭툭 치며 중앙으로 파고들었다.


“한솔!”


빈 공간으로 파고드는 김소율의 외침.

유한솔은 김소율의 위치를 확인하고 아웃프런트로 낮게 깔아 패스했다.

김소율이 공을 잡자 율리나의 함성은 3 옥타브 솔까지 올라갔다.


- 꺄! 멋지다!

- 김소율 파이팅!


지서우가 급한 대로 몸을 던져 김소율을 제지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발바닥으로 공을 멈춰 세우고 뒤로 뺐다가 옆으로 툭 찼다.

드래그 백이었다.


“서우야 끝까지 해줘야 해!”


황우중은 한대협의 발을 묶고 있었기 때문에 김소율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다가가게 된다면 중앙에 구멍이 날 테니까.

지서우가 있는 힘을 다해 관성으로 밀려가는 몸을 억지로 세웠다.

그러고선 다시 김소율에게 달려갔다.


김소율은 왼쪽 팔을 크게 한 번 휘두르고는 발을 엉덩이까지 당겼다.


‘슛이다!’


지서우는 확신했다 무조건 슛이라고.

그가 발을 뻗음과 동시에 강지훈이 절박하게 소리쳤다.


“안돼! 위치만 막아!”


하지만 이미 늦었다.

크루이프 턴이었다.


‘끄윽!’


김소율은 지서우와 완전히 교차되자 당겼던 발을 뒤로 접고는 쉽게 빠져나갔다.

마치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움직이는 거처럼.

지서우는 유유히 빠져나가는 김소율의 모습을 멍한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노마크 찬스다.’


김소율은 니어포스트 상단으로 강하게 찼다.

경쾌하고도 맑은 소리가 그라운드에 퍼졌다.


- 파앙!


[김소율 지서우선수를 벗겨내고 강하게 슛합니다!]


‘하나, 둘!’


이동수는 타이밍에 맞춰 몸을 날렸다.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날아오는 공은 동수의 손끝에 걸려 골대를 넘어갔다.


[골키퍼 이동수의 신들린 선방! 골라인 아웃 됩니다! 첫 공격의 유효 슈팅은 효신 중이 가지고 갑니다!]


- 와아아아아아!


날카로운 슛과 금쪽같은 선방은 C 구역 서포터즈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쉬움과 안도의 한숨이 섞여 잔디 위를 쓸었다.


“호오. 아무리 봐도 김소율의 저 재능 아깝단 말이야. 그리고 쟤가 시립 중 이동수지? 리치가 어마무시 하군. 분명 골이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네 FC고도리 출신이요. 동수도 이번에 입단 테스트 대상자예요.”

“이번 U-16에는 걸출한 애들이 많아서 아주 기대가 되는 구만.”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은 신재욱 코치가 반짝이는 눈으로 아이들의 경기를 바라봤다. 그 옆으로 스태프 김지수가 아이들의 상태를 체크했다.


“지훈이는 뭐 안 보여 주려나.”


경기 시작 5분 만에 터져 나온 김소율의 슈팅과 이동수의 선방.

하지만 강지훈의 트래핑만큼이나 인상 깊지는 않았다.


*


유한솔 코너킥을 준비했다.


“사람 맡아! 7번!”


이동수가 장갑 낀 손으로 반란 팀을 조율했다.

황우중이 김소율 옆으로 바짝 붙어 섰다.


“집중하자! 집중! 버텨야 해! 기회는 분명 올 거야!”


강지훈은 ‘기회’를 강조해 말했다.

역습에 준비하라는 뜻이었다.


유한솔이 코너킥 자리에서 김대훈을 바라봤다.

그는 손가락을 네 개를 펼쳐 보이며 주문했다.


“최성호 올려! 4번!”


“4번!”


유한솔이 재창하자 효신 중 아이들이 눈빛 교환을 시작했다.


[네! 지금 김대훈 코치 효신 중 선수들에게 세트피스를 지시했습니다. 코칭스태프가 있다는 것은 이런 전술의 차이에서 나는 것이지요. 반란 팀 초반부터 위기를 맞습니다!]


효신 중 아이들은 페널티 에어리어 앞에서 김코치와 약속한 자리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김소율과 한대협이 페널티 서클 옆으로 나란히 섰고, 바로 밑으로 최성호가 섰다.

반란 팀의 골대를 앞에 두고 삼각형 모양을 만들었다.


[효신 중 5번의 최성호 선수도 페널티 에어리어 위로 올라섭니다. 반란 팀의 골대 앞에 거의 모든 선수들이 운집해 있습니다.]


유한솔 양팔을 위로 들며 인사이드로 올리는 척하다가 낮게 최성호에게 패스했다.


[최성호의 기습적인 중거리 슛!]


-터엉!


하지만 골대 앞에 반란 팀의 숫자가 더 많았다.

황우중 온몸을 던져 최성호의 중거리 슛을 육탄으로 막아냈다.


[황우중 선수의 허벅지에 막힙니다.]

[하지만 한대협 선수 세컨볼! 슛!]


강지훈도 마찬가지였다.


[앞에 강지훈 선수가 맞고 골라인 아웃됩니다. 코너킥!]


“쳇..”


[세트피스로 뚫어내기에는 반란 팀의 수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유한솔 다시 한번 코너킥을 준비합니다. 자리싸움이 치열합니다! 10번의 한대협과 99번의 강지훈이 맞붙었습니다. 유한솔 선수 한 손을 들고서 코너킥을 올립니다!]


한대협은 강지훈에게 어깨를 붙이고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네까짓 놈한테 밀릴 줄 아냐?”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


강지훈이 씩 웃었다.


“이 새끼가..”


그때 유한솔의 크로스가 휘어져 들어왔다.

강지훈과 동시에 점프했다.

공중에서 거칠게 경합이 일어났다.


[강지훈 엄청난 점프! 효신 중의 주장 한대협을 그대로 날려버립니다. 그대로 공중 볼을 따내며 이동수 골키퍼가 손을 뻗어 공을 잡아냅니다.]


“동수야! 기회!”


강지훈이 쩌렁 쩌렁하게 동수를 부르자 반란 팀은 이 순간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튀어나갔다.


‘안돼!’


한대협은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넘어진 상태에서 튀어 나가는 강지훈의 발목을 걷어찼다.


-빠악!


그의 스터드가 강지훈의 뒤꿈치를 강타했다.


“끄윽.”


강지훈은 한번 비틀 거렸다.


[한대협 반칙으로 끊어냅니다! 하지만 강지훈! 밸런스를 유지합니다. 넘어지지 않습니다. 레프리 양손을 앞으로 뻗으며 어드밴티지 선언! 강지훈 달립니다! 반란 팀 엄청난 역습 속도!]


김소율의 미간이 움찔 떨렸다.


김도경과 지서우도 고개를 푹 숙인 채 전력질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달리자니 아이들은 왠지 그때가 생각났다.


’10초 안에 들어오면 푸시업 면제’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던 지옥훈련, 드리블 인터벌.

당연히 한 명도 면제된 사람은 없었지만 그들은 불가능을 알면서도 꿋꿋하게 달려나갔다.

지금처럼.


숨을 참은 채로 미친 듯이 달리는 도경이었다.

하지만 강지훈은 점점 멀어지는 것만 같았다.


‘강지훈..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질 수 없지.’


김도경 더 스피드를 올렸다.

근데 그때 옆으로 더 경악스러운 놈이 지나갔다.

김소율이었다.

흡사 귀신같았다.

귀신같은 스피드로 강지훈을 추격했다.


‘미.. 미친!’


[강지훈 바운드되는 공을 머리로 밀어내고 계속해서 달려 나갑니다. 반란 팀의 엄청난 역습! 장전되어 있던 총탄이 날아가는 것만 같습니다. 7번! 김소율 빠른 수비가담! 하지만 반란팀의 공격숫자가 더 많아요!]


최성호가 무게 중심을 낮추며 수비에 들어갔다.

골키퍼도 각을 좁히며 슈팅 자리를 틀어막았다.


“파울로라도 끊어!”


벤치에서 들려오는 김대훈 감독의 지시.


[김소율 결국 강지훈의 어깨를 잡아챕니다. 강지훈 속도를 줄이며 버티고 또 버팁니다. 최성호도 강지훈에게 발을 뻗습니다!]


강지훈은 여기서 멈춰줄 생각이 없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된다.

골대가 바로 눈앞이었다.

어깨를 잡아챈 김소율의 손길이 갈퀴처럼 아프게만 느껴졌다.


‘끅.. 무조건 버틴다.’


[강지훈 악착같이 버텨냅니다. 혼전 상황! 레프리 호각에 입을 가져다 댈 때 강지훈 왼쪽 코너로 달려가는 지서우에게 패스! 김도경 컷백! 슛!]


골키퍼 다리를 좍 찢으며 바닥에 주저앉았지만 볼은 골 망을 갈랐다.


- 촤르륵!


- 와아아아아아아!


우레와 같은 함성 소리가 반란 팀 응원석에서부터 터져 나왔다.


[엄청난 카운터 어택! 반란 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나가 골을 만들어 냅니다!]

[엄청난 골! ]


김도경 그대로 펄쩍 뛰어오르며 강지훈에게 안겼다.


*


한대협이 자리에서 일어나 털레털레 그라운드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갈 때였다.

레프리 한대협에게 손짓했다.


- 삑!


[한대협 선수 강지훈에게 건 위험한 태클로 옐로카드를 받습니다.]


- 우우우우우우!


반란 팀 서포터즈들의 야유 소리가 그라운드를 메웠다.


“젠장할! 그러니까 유한솔! 타이밍을 보고 올렸여야지.”


그는 억울했다.

타이밍만 잘 맞았으면 강지훈 따위 어렵지 않게 잡을 수도 있었을 것도 같았으니까.


“그게 왜 내 잘못이야. 몸싸움에서 진 건 너면서! 그리고 끝까지 뛰었어야지. 태클이나 걸고 자빠졌냐! 성공이라도 하던가.”

“뭐 이 자식아!”

“야! 왜 싸우고들 그래 이제 잘하면 되지! 어차피 흐름은 이쪽에 있었어. 역습만 조심하면 돼.”


효신 중 아이들은 각자 자리로 돌아갔다.

효신 아이들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 김소율이 강지훈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재밌네. 강지훈.”


김소율 김대훈 코치를 바라봤다.

김대훈 코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반란 팀 1점 리드하며 경기 재개됩니다.]


- 킥오프


선수들이 모두 제 자리에 위치했다.

김소율이 센터마크에 볼을 두자 레프리가 휘슬을 울렸다.


- 삐익!


“한대협 밀어줘. 그리고 효신! 스쿼드는 1 - 2 - 1 로 가자!”


김소율의 목소리를 듣자 효신 중 아이들의 표정에 일제히 화색이 돌았다.


“소율이가 이끈다!”



주장 한대협 마저도 김소율의 말을 거부할 수 없었다.

진정한 효신 중의 주인은 김소율이었으니까.

그는 군말 없이 발바닥으로 툭 밀며 경기가 시작됐다.


효신 중의 포지션의 변화가 생겼다.

한대협이 왼쪽 아라로, 유한솔이 오른쪽 아라로 갔고 김소율이 최전방으로 향했다.


“짧게 짧게 가자. 한솔아.”

“오케이!”


효신 중 7 번 최강의 창 김소율이 효신 중을 이끌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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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MOM +1 22.12.26 943 22 12쪽
15 15. 할렐루야 FC (2) +1 22.12.25 947 19 13쪽
14 14. 할렐루야 FC (1) +2 22.12.24 977 20 13쪽
13 13. 떡잎 +2 22.12.23 1,005 22 13쪽
12 12. 캐논 슈팅 챌린지 +2 22.12.22 982 20 13쪽
11 11. 출정 +1 22.12.21 1,022 17 13쪽
10 10. 반란 팀(2) +1 22.12.20 1,031 20 14쪽
9 9. 반란 팀(1) +1 22.12.19 1,069 20 12쪽
8 8. 발아(3) +1 22.12.18 1,123 22 13쪽
7 7. 발아(2) +2 22.12.17 1,205 25 12쪽
6 6. 발아(1) +2 22.12.16 1,255 25 13쪽
5 5. 내기(3) +2 22.12.15 1,298 23 12쪽
4 4. 내기(2) +2 22.12.14 1,372 24 13쪽
3 3. 내기(1) +1 22.12.13 1,485 25 12쪽
2 2. 새로운 시작 +1 22.12.13 1,623 27 12쪽
1 1. 회귀 +6 22.12.13 1,984 3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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