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he***** 님의 서재입니다.

전체 글


[내 일상] 고난, 트라우마 설정. (마이너스 설정)

*안녕하세요, 비평질이나 하고 다니는 방구석 비평 벌레 히룰루입니다.

크리스마스 기념으로다가 팁 하나 올려봅니다. 도움이 되시는 분도 계시길 희망해요.

모 사이트에 올린 팁인데... 고수가 많은 문피아라 좀 꺼려지긴 하지만.

잠시 올려봅니다.

반응 안 좋으면 내릴게요.


~


작법서에 보면 대부분 이런 말이 적혀 있어요.
주인공에게 시련이나 고난, 트라우마를 부여하라. 주인공이 이를 극복하게 하라.


저는 이걸 마이너스 설정이라 불러요. 형님 누님도 편하게 명명해서 사용하심 됩니다.


오징어 게임을 예로 들게요. 마이너스 케릭이 많이 나오는 드라마니까요.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은 이혼한 백수고 노모에게 얹혀살고 빚이 있으며 이를 갚고자 도박에 빠져있어요.

이 사람은 마이너스, 제로, 플러스. 3가지 중 어느 영역에서 시작하고 있을까요?


상우는 원래 플러스의 인간인데 고객 돈을 주식에 맘대로 넣었다가 범죄자로 수배가 됐어요.

정호연은 태생 마이너스인데 탈북자고 북에 엄마 있어서 데려와야 하고 동생은 고아원, 본인은 소매치기고 사기도 당했어요.


주인공 세 사람, 다 마이너스 설정이죠?

오징어 게임의 1화와 2화에서 이루어진 작업은 게임 1판과 이러한 마이너스 설정 뿐이에요.

본격적으로 게임을 진행하기 전에 마이너스 설정에 더 큰 비중을 두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 세 사람의 특징은 오징어 게임이 끝날 때까지 이들을 상징하며 계속 따라갑니다.

그랬다고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케릭터가 잘 잡혀있는 겁니다.


환타지 명작 중 베르세르크란 게 있어요. 이걸 역대급 명작이라 부르는 걸 많이 보고 들으셨을 거에요.

주인공이 가츠란 남자인데 가츠는 플러스 주인공일까요, 마이너스 주인공일까요?


가츠는 팔이 하나 없고 눈도 하나 없어요. 낙인이란 걸 찍혀서 밤엔 잠도 못자고 마물의 습격을 받아요.

여주가 하나 나오는데요. 여주는 적 그리피스를 숭배하다 제물로 받쳐지고 강제 임신, 기형아 출신에 금치산자. 속된 말로 미친년이 되는 설정입니다. 

역대급 환타지 만화 명작치곤 설정이 많이 마이너스 하죠?


여러분이 사랑하는 만화, 슬램 덩크는 어떤가요? 

강백호가 마이너스 주인공인가요, 중간 인가요, 플러스 인가요?


헤어질 결심에서 박해일은 플러스 쪽에 속한 남자에요. 하지만 탕웨이는 살인마고 마이너스로 설정된 여주입니다.

플러스의 남자와 많이 마이너스한 여자가 만나서 여자는 여전히 플러스를 꿈꾸지만 남자는 그걸 받아주지 못해요.

해서 마이너스한 여자도 순수한 마음으로 사랑을(살인을) 할 수 있음을 마지막에 증명하죠? 참 슬펐어요.


보통 대다수 초보 작가 형님 누님들은 제로거나 플러스인 주인공을 설정해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대게는 십중팔구 플러스인 주인공을 설정해요.

사건이나 사고, 빌런 쪽에만 마이너스를 배치하고 그것을 해결하며 사이다를 생성하는 구상을 합니다.

큰 사건 사고나 주적을 만들고 그것을 해결하면 큰 사이다가 생성된다고 믿고 있는 편이에요.


보통 주인공 외의 설정에 이런 요소를 만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게 해소되고 나면 방향성을 잃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화는 재밌고 어떤 화는 재미가 없고... 이런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재미 없는 화에서 독자 이탈이 많아지면 작가 멘탈 붕괴가 심각하게 닥칩니다.


좋은 예가 커피 프린스란 드라마인데요. 윤은혜가 처음에 공유에게 남자라고 거짓말을 하죠.

거기서 여러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가져선 안되는 마음도 싹틉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모두 보셨을 거에요. 윤은혜가 자기는 여자라고 밝히는 것을요.

그 지점이 하이라이트인데 그게 밝혀지고 나자 어땠어요? 

갑자기 드라마가 확 힘이 빠져버렸어요. 그렇죠?


형님 누님들은 본인의 소설에서 커프 같은 경험을 많이 하셨을 거에요.

사건을 개연성에 입각해서 잘 해결했는데 갑자기 할 이야기가 없어지고 내 글 구려병이 확 도지는 거에요.


이 지점에서 대부분 작가님들은 현타를 당하죠. 커프 시청자들처럼요. 이는 작가라면 누구나 겪는 경험이에요.

작가 본인을 포함해서 독자까지 갑자기 재미가 확 떨어지는 경험. 참 문제에요, 그렇죠?


트라우마는 극복이 되는 게 있고 극복이 되지 않는 게 있어요.

예를 들어 나한테 악귀가 달라붙어서 잔소리를 해대기 시작하는 거에요.

이런 건 언제 떨칠 수 있다고 주인공도 장담 못해요. 많이 쓰는 기법이죠?


마블 최고의 영화로 보통 아이언맨이나 어벤저스를 꼽는데요. 아이언맨을 볼까요?

아이언맨을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가슴에 박혀있는 융합장치입니다.

그게 아이언맨 그 자체를 상징하고 아이언맨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뜨거운 가슴)이자 약점이에요.


작가 형님 누님들은 본능적으로 이런 걸 장착해주면 매우 좋다는 걸 이미 알고 계실 거에요.

플러스고 상징성이 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마이너스가 되면 내 목숨까지 좌우할 정도로 위험한 어떤 것.

(여자란 걸 들키면 큰일나는 윤은혜의 상황)


이것이 아이언맨을 사람들이 동정하고 계속 지켜보게 만드는 핵심 코어에요.

그의 융합 장치가 뜨거워질 때, 그를 응원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하면서 지켜보게 되죠.

독자와 시청자의 애정은 이 부분에서 발생해요.


초보 작가님들은 내 주인공에게 마이너스 요소를 잘 주지 않아요. 그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내 주인공을 특별하게 보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 주인공을 보다 완전무결한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까, 궁리하시면서 플러스 요소만 넣으려 듭니다.

제 말이 맞을까요?


마이너스 요소가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주인공을 무시하거나 싫어하는 게 아니에요.

그 해에 정호연만큼 사랑받았던 여주가 있었던가요?

마이너스 설정은 미움의 요소가 아닙니다.

마이너스한 상황에 처했더라도 그(그녀)가 당당하다면 독자와 시청자는 그(그녀)를 응원합니다.


소설을 많이 엮어보시면서 악당도 필요한 거구나, 나쁜 놈들을 물리쳐야 하는구나, 이런 걸 알게 되고 해서 이제 저쪽에 마이너스를 설정하는 단계에 이르러요. 그리고 사이다란 걸 배우죠.

현타에 많이 빠지시는 분들이 보통 이 단계에 많이 계세요. 

사이다를 얻고 방향성을 잃는 설정 단계에 계신 거에요.


이런 유형의 작가님들은 갑자기 현타를 겪고 내 글 구려병에 시달립니다.

끝내야 할 이야기를 끝내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경우도 많아요.

다음 이야기 할 게 없거나 있어도 재밌을지 확신이 들지 않거든요. 그렇죠?


예전에 정말 많이 쓰는 설정 중에 서자란 게 있었어요. 지금도 많이 쓰긴 해요. 정식 신분이 아니란 거죠.

파생되는 건 많지만 굳이 언급할 건 없겠고요, 중요한 건... 그런 설정은 소설의 끝까지 간단 점입니다.

왜 설정을 그렇게 두느냐면...


1. 평범함에는 감동이 깃들지 않는다.

2. 엔간해서는 극복하기 힘든 트라우마를 부여함으로써 독자의 동정을 계속 유도하며 독자를 유지한다.

3. 0에서 100보다는 -100에서 +100에 이르는 과정이 훨씬 인상적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입니다.


모 사이트의 1위 소설을 예로 들겠습니다.

같이 간 사람들 모두 저마다의 재능을 각성했는데 주인공만 아무 재능을 찾지 못합니다. 마이너스 설정이죠.

하찮은 생을 마감하는데 그 때에 이르러 본인 능력이 회귀 능력이란 걸 알게 되죠.

유일하게 자신만 가지고 있던 마이너스(트라우마)를 활용해서 주인공은 이제 성장을 시작하고 그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세계에 갔다는 것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점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도 독자도 작가에게 뒤통수를 맞았어요. 오호, 이것봐라? 하면서 선호작 버튼을 눌리게 됩니다.

작가에게서 ‘내공’ 혹은 ‘필력’이란 걸 어렴풋이 느끼게 되고 첫 애정 요소로 이 지점을 기억해 두게 됩니다.

마이너스가 갑자기 플러스가 되어 작동하기 시작하면 이처럼 어마무시해요. 

그런 좋은 예라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는 게 좋겠어요. 제가 말이 많아서...

이미 이 부분을 깊이 통찰하시고 지나가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히트작의 가장 기본된 요소니까요.


알지만, 내 소설에 적용하는 건 망설이시는 분들도 많으실 거에요.

[마이너스한 주인공보다 도덕적이고 선하며 당당하고 보편적인 주인공을 선호] 하시기 때문이겠죠.

혹은 [매우 특별한 주인공]을 선호하시거나요.


그렇더라도 한번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귀족이란 특별함]을 타고났지만 [서자이고 무시받는 주인공]이란 설정을 왜 인기 작가님들이 하시는 것인지를요.


글은 잘 쓰시는데 뭔가 포텐을 터트리지 못하시는 형님 누님들이 많이 계셔요.

나는 왜 그럴까... 고민하시는 분들도 더러 계실 겁니다.

그런 분들 중에는 이런 트라우마, 마이너스 설정.

이걸 도입해서 사용해 보는 걸 깊이 고민해보셔야 할 분도 분명 계실 거에요.


하지만 이 부분은 잘못 쓰면 독이 되기도 해요. 

[특이]하게 설정하려고만 들면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한 경우도 생겨요.

마이너스하게 설정한다는 걸 특이하게 설정한다는 것과 혼동하시면 안 돼요.

[개성]이나 [특징]이 될 수 있도록 소설에 잘 녹여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초보 작가님들께는 조금 어려운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간단한 것처럼 말씀드리고 있긴 하지만 이게 사실은 구상과 많이 연관되어있어서...

뭔가 캐치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소설 구상하시는 방식 자체가 크게 달라지실 거에요.

구상의 초점이 스토리나 세계관에서 케릭터와 주제, 상징으로 이동하게 되실 가능성이 큽니다.


[작 중 내내 가져갈 수 있는 주인공 자체에 내장되는 마이너스 설정] 을 한 번 고민해 보시길 바래요.

어쩌면 형님, 누님이 지금 고민중인 부분이 해소될 수도 있으니까요.


큰 히트작을 한번 내보자고 작정하신 3~4질 정도의 작가 형님, 누님들이 가장 깊이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잖아요?

가능하면 트라우마를 사건 사고나 빌런 쪽에만 부여하지 마시고 [주인공에게 자체 내장]하는 방향으로 발상을 바꿔보세요.

어쩌면 그게 가장 좋은 해법일 수도 있으니까요.


사족 같은 잔소리였습니다. 모쪼록 미세먼지라도 작품 구상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길 바랍니다.

물러갈게요.


*추천이 많아 선입견을 생성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덧붙입니다.

플러스 설정으로도 초 히트작을 쓸 수 있습니다. 반드시 마이너스 설정을 권하는게 아닙니다.

필요시 도입하시라는 권유이지 강요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아주 유명한 어떤 소설은 아포칼립스한 상황이 발생하지만 그 상황은 주인공에게만 적용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적용되었어요.

주인공만 스토리를 알고 있다, 하는 주인공 플러스 설정입니다. 초 히트작이죠.

마이너스 설정을 꼭 해야만 하는가 보다, 이런 선입견을 가지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네, 수정 완료했습니다.

*팁은 1개가 아니라 2개입니다. 마이너스 설정을 고려하라. 주인공 쪽에 오래가는 마이너스를 설정하라. 이걸 스토리에 배치해서 요리하려 하지 마시고 캐릭터에게 넣어서 자연스럽고 오래 가져가라. 이런 의미가 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슨 말인지는 작가님들이 더 잘 아실 테구요.


이상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모쪼록 단 한 분이라도 내가 이게 문제였구나, 도움 얻는 분이 계시길 소망하며...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2 내 일상 | 소설이란 무엇인가? 소설의 한 방향성에 대해서... 24-02-11
» 내 일상 | 고난, 트라우마 설정. (마이너스 설정) 23-12-25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