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래임(雪來林) 131-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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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더 부러워요."
그녀의 미소는 정말 아름다웠다.
"필아. 뭐하노?"
"필이 씨. 갱아야."
설래임에 등장했던 경남과 영숙이 찻집 안으로 들어왔다.
"문디 자슥. 커피만 마시고 있을 기가? 설에 처음 왔는데 설 구경을 좀
시켜도."
경남은 소설 내용처럼 여전히 쾌활했다.
"응. 왔어? 괜찮으시면 기타를 좀 빌려도 될까요?"
"네. 그러시죠."
찻집 주인이 흔쾌히 그에게 안고 있던 기타를 건네주었다. 그는 두 눈
을 감고 찻집 주인이 앉았던 의자에 앉아서 기타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그의 아름다운 연주에 매료되었다. 젊은 날. 그가 그녀를 위해서
손가락에 피가 날 정도로 밤새도록 연습했던 '사랑의 로망스'였다. 그는
잠깐 청순했던 19살 시절로 되돌아간 것 같았다. 30년 전. 까까머리 고
등학생은 어느덧 새치가 자연스럽게 보이는 중년이 되어있었고 흐른 세
월만큼 그에게 인생의 향기가 묻어나왔다.
"음."
찻집 주인은 그의 연주에 깊은 감명을 받았는지 두 눈을 감은 채 고개
를 끄덕였다.
"고맙습니다."
그가 다시 찻집 주인에게 기타를 돌려주었다.
"쉬운 곡이 아닌데 잘하시는군요."
찻집 주인은 그에게 기타를 돌려받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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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름다운 연주에 감동했는지 두 눈에 영롱한 보석이 맺혔다. 그 보
석은 눈물의 보석이었으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고귀한 보석이었다.
"가지."
그와 그녀는 서로 팔짱을 낀 채 찻집을 나갔고 여기자는 자리에 앉은
채 유리벽 밖으로 사라져 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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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얘기
그동안 본 작품 설래임을 애독해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일단 먼저 필자의 부족한 필력으로 인해서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을 앗아
갔다면 깊이 사과드리는 바이다.
본 작품에서 첫사랑 그녀의 이름은 원래 '신경희'로 설정했지만, 본격
적으로 본 작품을 집필하면서 '신경아'로 바뀌게 되었다. '제1화 설래임'
의 모티브는 국내 어느 중견 가수의 첫사랑 이야기에서 비롯되었으며 그
는 방송에서 '지금도 나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고 그의
친구는 그의 첫사랑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가 보면 실망할
것을 우려해서 그에게 그녀가 사는 곳을 알려주지 않았다. 본 작품 설래
임은 그의 첫사랑 이야기와 필자의 80년대 고교 시절 이야기가 잘 어우
러져서 완성되었고 식당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저 아주머니
도 어떤 이의 첫사랑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이에게 사랑은 쉽겠지만, 또 다른 이에게 사랑은 어렵다. 여자들
은 마지막 사랑이 중요하지만, 남자들한테 첫사랑은 영원히 간직하고 싶
은 소중한 추억이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어떤 이의 첫사랑
이 아니었을까? 사랑을 화학 기호나 숫자로 정의하지 말자. 사랑은 그냥
사랑일 뿐이다.
어떤 아가씨가 필자에게 물었다.
'비극적인 사랑을 해보셨어요?'
그때 난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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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자체가 비극적이다.'
필자에게 작가의 기질이 보이기 시작한 건 중학생 즈음이었고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황순원 선생님의 단편소설 '소나기'를 읽은 이후부터였다.
소나기는 사춘기를 앓은 나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고 그 후에 필자도 감
동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
이제 두서없이 써내려간 이 글을 이만 마칠까 한다. 마지막으로 한 마
디만 하겠다.
'나는 당신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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