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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기갑티라노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종이땡땡
작품등록일 :
2021.05.20 02:22
최근연재일 :
2022.02.26 19:28
연재수 :
6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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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15,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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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7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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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빙하기(2)

DUMMY

빙산 등반을 시작했다.

순탄치는 않은 여정이었다.


“캬아악!”


두 마리의 유티란누스가 사납게 달려왔다.

다리에 힘을 줬다. 얻어 맞는 한이 있어도 넘어져선 안된다. 대처가 힘들어진다.


[오버 클럭]

[스테고 – 전개]


혀와 다리로 좌측 지면을 부수고, 우측으로 돌진했다.


캉!


이내 방어막에 부딪힌 유티란누스. 기세가 약간 죽었다.

분사를 사용. 옆으로 파고들며, 무구를 뻗었다.


[불릿 타임]


쩍 벌어진 유티란누스의 아가리. 시선은 무기 쪽에 가 있다.


[분사를 강화합니다]


무기를 집어 넣고 미끄러지듯 몸을 돌렸다.


서걱!

콰직!


검과 말뚝이 유티란누스의 다리를 절단하고, 혀가 로켓포를 쓸고 지나간다.

동시에, 반대편에서 다른 녀석이 날아왔다. 미리 방어막을 펼치긴 했지만 바로 깨졌다.


쾅!


부딪힌 나는 바닥에 엎어졌다. 엉덩이에서 욱씬거렸다.

...뜯겨 나가있다. 또 입을 쩍 벌리는 유티란누스. 다리로 놈의 머리를 내려찼다.


[스테고 – 전개]

[오러]


미사일을 막고 혀로 참수했다. 유티란누스의 머리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시체를 씹어 먹었다.


[동력이 62% 충전되었습니다]

[양자 역학 에너지가 37.23% 충전되었습니다]

[양자 역학 에너지를 30% 사용했습니다]


시체를 먹고 남은 파편으로 엉덩이를 매꾸고, 양 어깨에 로켓포를 달았다.

이제 저격수만 찾으면 되겠다.


바람이 매섭긴 하지만, 필중 덕에 착탄은 어렵지 않으리라.

방어막도 있으니, 거리야 쉽게 좁혀질테고.

슬쩍 등판을 쳐다봤다. 골판이 검게 변색되어 있었다.

충전해놨다.


[동력 40%]

[양자 역학 에너지 24.76%]


고개를 들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


김기찬이 극지방에서 죽을 둥 살 둥 구르고 있던 때.

한 마준가사우르스는 익룡을 문 채, 유유히 비행하고 있었다.


“마준가. 마준가.”


정말 태평하게.

그는 대형 수각류다. 거기다 비행까지 하니, 포식자를 마주할 일도 적었다.


“마준마준.”


그러니 걱정할 게 있나.


“마-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가던 녀석의 시야에 무언가 잡혔다.

붉은 돌덩이. 뒤편에 불이 꼬리처럼 이어져있다.


“마준.”


고개를 갸웃한 순간.


쾅!


“가아아아앍!”


운석에 부딪힌 마준가사우르스! 날개가 부러진 그가 추락하기 시작했다.

남은 날개로 도주해보려 했지만, 출력이 부족했다.


“그아아악!”


꼴사나운 비명을 내며, 마준가사우르스는 지상으로 떨어졌다.

기온이 내려가고, 불을 뿜던 날개가 얼어갔다.


우박이 주위에서 쏟아진다.

어느새 극지방에 돌입한 것이다. 마준가사우르스는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 시각. 지상.


“?”


한 티라노사우르스가 그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김기찬이다.

우연찮게도, 마준가사우르스는 그가 있는 곳에 떨어지고 있었다.


“뭐여 시벌.”

[공습? 아니, 꼴을 보니 그건 아닌 것 같군요.]


분사를 이용해 쭉 빠졌다. 운석이 멀지 않은 곳에 떨어졌다.

운석을 중심으로, 대지가 솟아올랐다. 시야에 붉은 돌덩어리가 보인다.


“···운석?”


그 외에 다른 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도 그렇지. 운석이 떨어지다니. 얼척이 없다.

굳어 있던 몸을 움직여, 운석 쪽으로 다가갔다. 그새 거대한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찰박.


눈을 뿌려 운석을 식히고, 밀어냈다.

운석에 짓눌렸던 마준가사우르스가 눈에 들어왔다.

비참한 몰골이다.


“저런.”


뜯어낼만한 부위를 찾아봤다.

날개. 분출구. 이거다. 항상 불에 노출되 있으니 열에 대한 저항력이 있을 터.

안 그래도 무기들이 녹아가던 참이었는데, 조금 숨통이 트이겠다.


‘운석은···어디다 써먹어야하나.’


방어구?

씹어봤다. 딱딱하긴 한데, 수각류에 비빌 정도는 아니다.


화륵.


오러를 둘러서 찔러봤다.

열기에 내성이 있는 마술 같은 물질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 쑥 뚫렸다.


‘그냥 돌덩이네?’


아니, 평범한 돌과 다른 점이 하나 있긴 했다.


[양자 역학 에너지가 1.44% 충전되었습니다.]


우주에서 와서 그런가, 양자 역학 에너지가 꽤 풍부했다.


[양자 역학 에너지가 11.23% 충전되었습니다.]


이게 웬 떡이냐.

에너지가 무려 12%나 찼다. 하지만, 마냥 좋은 일은 아니었다.


‘이게 끝은 아니겠지.’


오르곤과 끝말잇기를 하다, 이곳이 평행 세계의 지구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었다.

그럼, 지구에서 공룡은 어떻게 되었는가.


‘운석 충돌로 멸종했지.’


이 지구도 그 수순대로 가고 있는거라면?

최악이다.

전에 조기완결 어쩌고 하긴 했는데, 시발 운석 엔딩은 아니잖아.


성장! 성장해야한다!

설산을, 나아가 바다까지 정복해야한다.

아르켈론을 잡을 정도가 되면, 운석에 맞아 죽진 않겠지.

마준가사우르스의 날개를 분리하고, 급하게 뜯어 먹었다.


운석. 거기다 마준가사우르스까지 딸려 왔으니, 시선이 끌릴 수 밖에 없다.

불청객이 찾아오기 전에 자리를 떠야한다.


[도킹을 사용합니다]

[양자 역학 에너지를 18% 사용했습니다.]


혀와 검에 날개를 도킹하고, 도망쳤다.

유티란누스와는 마주치지 않았다. 잘 벗어났다.


[뒤!]


아닌가보다.

방어막을 펼치며 몸을 돌렸다. 자줏빛 탄환이 방어막을 강타했다.

지면에 총구가 삐져나와 있었다.


“미친놈이.”


로켓포가 고개를 꺾더니, 불을 뿜었다.

지면에 닿은 미사일이 폭발했다. 눈이 용솟음쳤다.


후두둑.


눈이 가라앉고, 시야가 열린다.

먼저 보인 것은 총구처럼 말린 붉은 혀.

이어서, 하얀 피부의 개구리가 눈에 들어왔다.

아니. 외형은 중요하지 않다! 죽어라!

티라노 버스터, 출격!


[분사]


달렸다. 얼마나 빠른지 발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개구리는 녹록치 않은 상대였다.

놈의 도약에 거리가 순식간에 벌어졌다.


‘닿겠지?’


개구리에게 로켓을 발사했다. 휘어진 로켓이 정통으로 박혔다.


“케액.”


맞는다. 필중은 아껴두자.


철컥!


허공에서 탄환이 일자로 날아왔다. 화력을 집중해서 뚫으려는 듯 한데.

나도 방어막을 겹겹이 쌓아 막았다.


“개굴···”


총처럼 뭉쳐있던 혀가 풀린다. 무슨 난리를 피울지 모른다. 일단, 부순다.

발사된 로켓이 시야를 메운다.

이내, 공기가 요동쳤다. 하얗던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마치, 작은 태양처럼.


철퍽!


눈에 검붉은 덩어리가 부딪혔다. 뭔가 했더니, 개구리의 혀였다.

이게 왜 날아왔담. 개구리를 쳐다봤다. 아까보다 거리가 벌어졌다.


혀를 발판삼아 허공에서 도약한건가?

추락 지점으로 달려갔다. 개구리가 독기 어린 눈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그-애.”


입이 쩍 벌어진다. 놈의 구강에서 전류가 흘러나왔다.

빔이라도 쏠 기세. 놔둬선 안된다.


[스테고 – 전개]

[오버 클럭]

[필중]


로켓을 발사하며, 말뚝을 뒤로 집어 당겼다. 골판이 말뚝의 주위를 둘러싼다.


쾅!


앞으로 크게 내딛으며, 말뚝을 투척했다.

개구리의 입에서 광선이 뿜어져나오더니, 전방을 휩쓸었다. 로켓은 흔적도 없이 녹았다.


‘···진짜 쏘네.’


바닥을 구르며 상황을 살폈다. 말뚝은, 안 녹겠지?


푹!

[양자 역학 에너지를 15% 사용했습니다.]


오. 됐다. 뚫었다.

개구리가 연기를 토해내며 추락했다.

혹시 몰라 혀를 뽑아 들고, 놈의 머리를 후려 쳤다.

미동도 없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개구리의 머리와 몸체를 짓뭉갰다.

시체에 눈을 떼지 않은 채, 말뚝과 골판을 회수하고 개구리의 살점을 뜯어냈다.


‘다 녹았네.’


쇳물이 가득하다.

개구리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술이었다보다.


파직.


전류가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확인해보니,빛바랜 구체가 있었다.

미미하게 자줏빛 스파크가 튀어 올랐다.


‘이거구나.’


딱 봐도 알겠다.

이게 에너지포의 원료다.


[동력 52.23%]

[양자 역학 에너지 23.25%]


얻긴 했는데,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골판도 충전해야하고, 수리할 에너지도 아껴야하기 때문이다.


‘자원이 부족해.’


에너지포를 당장 활용하진 못하겠다. 적당히 달아놓기만 하자.


[도킹을 사용합니다]

[양자 역학 에너지를 13% 사용했습니다]

[에너지 코어를 습득하셨습니다.]

[불완전한 상태입니다. 충전이 불가능합니다.]


알림을 치우고, 발걸음을 옮겼다.


‘아. 근데, 개구리 위치는 어떻게 알아낸거야? 아예 안 들렸는데.’

[바람 소리 때문에 묻힌거지. 들리긴 합니다. 파장도 다르고.]

‘···그래. 파이팅!’


드디어 오르곤의 쓸모를 찾은 것 같다.

자, 그래서 이제부터 할 게 뭐냐!

뭐긴 뭐야. 그냥, 존나 뛰어야지.


***


[에너지 코어를 온전히 습득하셨습니다.]

파직.


소형 공룡을 터트리고, 수각류 몇 마리를잡고 나니 금방 완성됐다.

내부에서 힘이 느껴진다!

그러나,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


‘당장은 못 쓰겠다.’


막 썼다간 개구리처럼 내부가 녹아버릴 것이다.


[동력 62.23%]


유티란누스의 털 덕에, 동력 소비량도 점점 줄어들었다.

슬슬 극지방에서의 삶도 익숙해지고 있었다.


“후우.”


설산을 올려다봤다.

한, 몇 시간쯤 달리면 정상에 도착할 것 같다.


***


[동력 99.23%]

[양자 역학 에너지 9.23%]


밤이 되었다.

로켓도 추가로 달고. 개구리도 사냥해서 혀를 끼워놨다..

그게 끝이다.


[한결 같은 인생이군요.]

‘그러게.’


검과 말뚝은 아직 살아 있었다. 수각류의몸으로 꾸역꾸역 보수해서 그렇다.

아, 총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걸 보여줄만한 게···오. 유티란누스. 좋은 실험체다.

로켓으로 지면을 터트려, 시야를 가렸다.


철컥.


붉은 총구가 유티란누스를 조준했다.

투두두두. 자줏빛 탄환이 연발로 발사됐다.

유티란누스는?


[죽었군요.]


숭숭 구멍이 난 채 죽어있었다.

이렇게, 혀를 엮은 덕분에 에너지포를 갈기는 게 가능해졌다.

이제 마지막 난관. 핵융합만 해결하면 된다.


‘회로가 강화되긴 했는데.’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서 뭐라 말을 못 하겠다.

뭐, 곧 확인할 수 있겠지만.

갓 사냥한 유티란누스를 먹어치웠다.


키잉.

신체가 붉게 물든다. 토악질은 나오지 않았다. 동력은?


[동력 104.23%]

[동력 101.42%]


“넘었다.”


헛고생은 아니었나보다.

미소를 지으며 뛰어 올라갔다. 지형의 경사가 완만해졌다.

어느새 평평해진 지형. 올라갈 곳은 없다.

정상이다.


“······”


주위를 둘러봤다. 공룡은 없었다.

느긋하게 경치를 구경했다. 지속적인 전투로 인해, 정신이 피곤했다.

잠깐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었다.


[눈보라의 움직임이 어쩐지 인위적이군요. 마치 밀려나는 듯한...]

“···?”


눈보라를 유심히 살펴봤다.

오르곤의 말 대로, 몇몇 눈덩이가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멀리 있는 눈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이 근처만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떠오르는 원인은 하나.

시선을 내렸다.


‘여기에 있구나.’


인간의 기술. 그것이 기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리라.


[기기가 살아있다는 뜻은, 어쩌면...]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르지.”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지금껏 몇 개의 은신처를 발견했지만, 대부분 고장나고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아직 살아있다.


누군가 꾸준히 관리라도 한걸까?

그럼 이 아래엔, 인간의 생존자가 있는 게 아닐까.

설산을 내려갔다.


인간과 조우. 껄끄러운 상황이다.

그럼 이 은신처는 버려야하나?


‘아니야.’


과민 반응일 수도 있다. 단순히 기기가 살아있다는 것 만으론, 증거가 부족하다.

왜, 설산에서 인간을 만난 것도 아니잖아.

부족한데···


‘진짜 있으면 어떡하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다.

일단, 설산부터 털어먹으면서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봐야겠다.

만일 인간이 없다 해도, 지금까지처럼 간단히 일이 풀릴 것 같진 않으니.


애초에, 나에겐 부족한 점이 많다.

핵융합을 활용할 동력도 부족할뿐더러, 에너지포도 완벽하다 보기엔 어려웠다.


‘막 입으로 뿜을 정도는 되야지.’


총으로 깨작깨작 쏘는 게 뭐가 에너지포야.

그게 가능하냐고?

아마 가능할거다. 설산은 광활하다. 사냥감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다.


개구리랑 수각류를 한 20마리. 30마리씩 잡아서 도킹하면, 입으로 에너지 포를 쏘는 것쯤이야.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는가.


‘안되면 더 잡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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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기갑 공룡의 귀환(完) 22.02.26 40 0 22쪽
66 존1나쌘 티라노가 되었다(2) +1 22.01.10 44 1 13쪽
65 존1나쌘 티라노가 되었다(1) +2 22.01.03 40 1 15쪽
» 빙하기(2) +1 21.10.27 54 1 12쪽
63 빙하기(1) 21.10.20 48 1 13쪽
62 혹한의 땅으로(2) +1 21.10.16 45 1 13쪽
61 혹한의 땅으로(1) +1 21.10.09 47 1 13쪽
60 게 사냥(2) 21.10.03 46 1 12쪽
59 게 사냥(1) +1 21.09.29 53 1 13쪽
58 나는 게를 잡을 수 있을까(3) 21.09.25 55 1 12쪽
57 나는 게를 잡을 수 있을까(2) +1 21.09.21 56 1 15쪽
56 나는 게를 잡을 수 있을까(1) +1 21.09.19 68 1 14쪽
55 절벽 위에서(2) 21.09.13 65 0 12쪽
54 절벽 위에서(1) +1 21.09.11 61 2 14쪽
53 생존 난이도가 올라갔다. +1 21.09.08 70 1 13쪽
52 혼합체 사냥 +1 21.09.04 65 2 13쪽
51 사냥 준비(2) 21.09.01 66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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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다시, 바다로(3) +1 21.08.27 76 3 13쪽
47 다시, 바다로(2) 21.08.24 82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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